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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리뷰] 던전앤파이터 VS 루니아전기

끼석사마 2006-01-16 20:07:16

온라인게임계도 복고풍의 유행을 타는 것인지, 최근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게임이 온라인화 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오락실에서 돌아가던 게임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이식한 유형부터, 과거의 게임을 토대로 현재의 분위기에 맞게 재구성하는 유형까지.

 

지금부터 비교할 <던전 앤 파이터>(이하 던파)와 <루니아 전기>는 이런 유행을 타고(혹은 유행을 만들어내면서) 태어난 게임들이다. 둘다 아케이드 액션 오락실 게임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꽤 닮았으며, 좋은 경쟁 상대가 되고 있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아있는 두 게임을 몇 가지 항목별로 나눠서 비교해보려 한다. 나름대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필자의 시각은 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주관적인 것이다. 두 게임이 이런 면을 가지고 있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식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끼석사마

 

두 게임은 비슷한 소재에 게임성과 게임구조까지 비슷해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그래픽>

 

대부분의 라이트 게이머들은 스크린샷이나 동영상을 먼저 접하면서 게임의 첫 인상을 얻는다. 물론 그래픽이 아무리 좋더라도 게임 자체가 재미없다면 인기를 얻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 속담처럼 그래픽 수준이 뛰어날수록 게임에 득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되진 않는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 던전 앤 파이터 ★★★★★★★☆☆☆(7/10)

<던파>의 그래픽을 사람의 얼굴에 비유해본다면, 거짓말로라도 미남이라곤 할 수 없을 것이다. 2D, 일명 도트 그래픽이라고 부르는 기법으로 그려진 <던파>는 3D 게임이 범람하는 지금의 시대상에 역행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썬>이나 <그라나도에스파다>처럼 화려한 3D 그래픽으로 제작된 대작 게임들을 미남, 미녀라고 가정했을 때 <던파>의 얼굴은 과거에나 겨우 미남 소리를 들었을 법한, 유행지난 얼굴의 남자일 뿐이다.

 

그러나 <던파>의 이런 못생긴(…) 그래픽은 오히려 올드 게이머들에게 그 옛날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액션 게임에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 옛날 그 시절에는 저런 게임을 즐기면서 놀았지’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고 할까? ‘과거에 오락실에서 즐기던 횡스크롤 액션게임’을 온라인에서 재현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제작된 게임이니만큼, <던파>의 그래픽은 배경이나 디자인, 이펙트 하나 하나까지도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를 재현하려는데 충실한 모습이다. 다시 말해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컨셉이 분명하고, 그 컨셉이 게임 안에 적절하게 녹아 들고 있다는 것.


 과거의 추억이 물씬 느껴지는 그래픽의 구현에 초점을 맞춘 <던전 앤 파이터>.

 

"그래, 바로 이 맛이야!"

 

- 루니아 전기 ★★★★★★★★☆☆(8/10)

<루니아 전기> 역시 <던파>처럼 아케이드 액션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게임이다. (<루니아 전기>와 같은 시점의 아케이드 액션 게임도 많았다) 하지만 <던파>와 다른 점이 있는데, <던파>가 2D 그래픽을 이용해 예전의 추억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면, <루니아 전기>는 3D 그래픽이라는 새옷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는 점.

 

색다른 분위기라고 해서 그것이 어색하다는 것은 아니다. 만화와 같은 느낌을 주는 카툰 렌더링의 캐릭터 디자인과, 마치 동화책의 삽화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배경 그래픽은 오히려 <루니아 전기>의 컨셉인 ‘동화책 속 이야기’와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물론 요즘 등장하는 게임들의 그래픽 수준에 비교하면 그리 높은 퀼리티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굳이 화려하지 않아도 예뻐 보이는 그래픽이라고 할까? 역시 잘 맞아떨어지는 그래픽이라고 할 수 있다.

 

스테이지의 배경 하나하나가 마치 동화책의 삽화와 같은 느낌을 주며, 카툰 렌더링으로 묘사한 캐릭터는 동화책의 삽화 속을 뛰어다니는 만화 캐릭터 같다.

 

다만 캐릭터를 확대해서 보면 약간 압박감이…

 


<사운드>

 

아케이드 액션 게임은 적을 물리치며 진행하는 전투씬 즉 액션(온라인 게임으로 치자면 사냥장면)이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는 게임의 결정적인 재미요소다. 액션에 사용자를 얼마나 몰입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게임의 재미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몰입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는 것이 바로 액션을 취할 때의 그래픽과 사운드 효과.

 

일반적으로 MMORPG의 사운드를 논할 때는 배경 음악 위주로 평가하지만, 아케이드 액션의 경우 게임에 기여하는 비중이 큰 것이 효과음 부분이므로 이번 비교 리뷰에서는 배경음악에 대한 평을 배제하고 효과음의 평가에 주력하도록 하겠다. (사실 비교 대상인 두 게임의 배경음악은 평을 하기 힘들 정도로 무난한 수준이다. 나쁘지도, 그렇다고 매우 좋은 것도 아닌 중간쯤.) 

 

던전 앤 파이터 ★★★★★★★★☆☆(8/10)

<던파>의 효과음은 게임의 그래픽 분위기와 잘 맞물려 상당한 수준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통쾌한 타격음은 물론이요, 상황에 따라 시기적절하게 들려오는 각종 효과음은 실제와 상당히 흡사한 느낌을 준다. 액션 게임의 성공은 그래픽 효과와 사운드 효과가 적절히 조화될 때 느낄 수 있다는 소위 ‘손맛’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데, 개인적으로 <던파>는 이점에서만큼은 10점 만점에 9점 이상을 주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던파>의 효과음은 굉장히 사실적이다. 착용한 장비에 따라서 효과음이 바뀌기도 하는데, 덕분에 몰입도는 두 배!

 

그러나, 사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단점 또한 존재한다. 그 일례로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가끔 던전에서 흘러나와야 할 음악이 마을에서 들려오거나, 음악이 아예 들리지 않거나, 재생되다 도중에 끊어지는 등의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들 수 있다. 별로 신경 쓸만한 게 아닌 것 같지만 필자 같은 경우 한참 게임에 빠져 있을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흥이 식어버려 게임에의 몰입감이 떨어지곤 했다. 비단 필자만이 아니라 <던파>를 즐기는 유저라면 한번쯤 이 점에 대해 거슬린다는 느낌을 가져봤을 걸?

 

또한 수많은 유저가 몰리는 장소에 가면 채팅창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효과음과 캐릭터들이 이리저리 걸어대며 울리는 발소리 효과음 덕분에 정신이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게다가 주위의 NPC들은 ‘안녕하세요~’, ‘물건 좀 보고 가세요~’, ‘꽝은 없습니다~’ 등등의 소리를 끊임없이 외쳐대니…. 아마 이런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장사를 하기 전 사운드 볼륨을 내리거나 아예 스피커를 꺼버리는 행동 역시 한번쯤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던전과 마을 사이를 이동 할 때, 방과 방 사이를 이동할 때 자주 일어나는 음악 끊김 현상은 은근히 거슬리는 요소 중 하나다.

 

마을에서 물건을 사고 팔 때는 스피커를 끄거나 볼륨을 줄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루니아 전기 ★★★★★★★★★☆(9/10)

<루니아 전기> 역시 효과음 하나만큼은 굉장히 훌륭하다. 특히 적 여러 마리를 몰아서 공격할 때의 타격감은 통쾌함 그 자체. 효과음은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인 ‘손맛’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인만큼 개발자들도 아마 상당한 신경을 쓴 모양이다.

 

하지만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다. 일례로 검을 사용하는 지크 캐릭터의 공격 효과음이 뭔가를 베는 소리가 아닌 둔기로 가격하는 듯한 소리처럼 들리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때리는 맛이 아닌 베는 맛을 느낄 수 있는 효과음으로 바꿔준다면 더욱 게임에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스킬의 효과음 부분도 지적할 만하다. 공격용 스킬을 사용할 때 들리는 효과음은 스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만 정작 스킬을 엊어맞은 적들의 타격음이 미비하거나, 어떤 스킬의 경우는 타격음조차 아예 없는 경우가 있다. 스킬이라는 것은 특수한 능력을 사용해 공격하는 것인 만큼 스킬을 시전할 때 들리는 소리뿐만 아니라 타격음도 좀더 세심하게 만드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몰아 잡는 이 기분, 유쾌 상쾌 통쾌!

 

스킬을 사용할 때의 타격음이 미흡한 것이 그나마 부족한 점이랄까…?

 


<밸런스>

 

온라인게임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구현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어렵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수많은 유저들이 하나의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이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각자의 밸런스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수준의 게임을 일컬어 좋은 밸런스를 갖춘 게임이라고 부리기도 한다.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밸런스 조정의 가장 기본은 게임 속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가든 비슷한 수준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던전 앤 파이터 ★★★★★☆☆☆☆☆(5/10)

밸런스 면에서는 최악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던파>는 오픈베타테스트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스킬이 추가될 때마다, 또 새로운 직업이 생길 때마다 밸런스 조정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또 다른 밸런스의 붕괴를 낳을 뿐이었다. 심지어 어떤 유저는 ‘경쟁사의 간첩이 네오플(던파의 개발사)에 침투해서 일부러 게임을 망쳐놓고 있다’고 주장할 정도였으니까.

 

언젠가 실시했던 하향패치와 스킬 초기화 이후 운영진이 올렸던 사과 공지. 하지만 이후로도 이와 비슷한 사태는 몇 번이나 더 일어났다.

 

<던파>는 유저들이 가장 기피하며 또 반발하는 하향 패치를 너무 남발했다. 충분한 테스트 없이, 단지 개발자의 머리 속에서 계산된 수치만으로 이루어진 하향패치를 반길 유저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겠는가? 물론 스킬 초기화 등으로 새로운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곤 하지만, 새롭게 적용된 밸런스의 정확한 정보도 알 수 없는 마당에 무턱대고 초기화만 시켜주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개발자들은 알아야 한다. 얼마나 밸런스 조정에 대해 유저들의 불신을 샀으면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영자님들! 업뎃하지 말아주세요! 또 밸런스 망가지느니 그냥 이대로 살아요!’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일까.

 

또한 명색이 온라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파티 플레이의 효용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단점이다. 게임 시스템 차원에서 파티 플레이를 권장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이 점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던파>에서 빨리 레벨업을 하고, 빨리 돈을 벌고, 남보다 더 많은 아이템을 갖기 위해선 혼자서 높은 난이도의 던전을 깨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개발사에서도 파티 플레이를 장려하기 위해 파티 시 추가적인 경험치 보너스를 얻을 수 있게 했고, 파티원의 수가 늘수록 아이템의 드롭율이 늘어나는 등의 패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컨트롤로 극복할 수 없는, 높은 스턱(완전방어) 확률을 감수하며 오로지 가까이 붙어 패는 것만이 유일한 공략법인 몬스터들과 단순한 물량공세를 이용해 던전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파티 플레이란 꿈과 같은 일이다. 정작 파티로 플레이해도 그저 두들겨 패는 것이 유일무이한 공략법이라 파티 플레이의 목적인 유기적인 상호협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데 뭐하러 파티를 맺는단 말인가? 오히려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 혼자 돌 때보다 더 힘든 형편이니, 이제 파티는 세상물정 모르는 초보시절이나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이도의 퀘스트를 플레이할 때 겨우 ‘한번 해볼까?’ 망설이게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테스트 서버에만 선보인 '마법사’ 클래스는 굉장히 중요한 클래스이며 매력적인 업데이트다. 하지만 마법사 업데이트를 기대하며 기다리는 유저보다는 밸런스 붕괴를 걱정하는 유저들이 더 많아 보인다.

 

"파티 플레이는 없다. 우리에게는 오직 솔로 플레이 뿐!"

 

루니아 전기 ★★★★★★★★☆☆(8/10)

<루니아 전기>의 경우 아직 프리 오픈 베타 테스트 중인 상태이므로 섣부르게 밸런스를 논할 단계가 아니지만, 일단 현재까지 구현된 내용을 토대로 얘기해보자.

 

일단 <루니아 전기>의 밸런스는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당장의 문제점이 곳곳에 보이지만 그리 큰 문제라곤 할 수 없고, 아직 정식 오픈 전인데다가, 올엠과 넥슨의 게임운영 능력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개선의 여지가 보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미래가 보인다고 할까?

 

우선 캐릭터간 밸런스의 경우 현재 근접형 기사 캐릭터인 지크의 역할이 너무 축소되어있다지만, 이는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아직 역할 분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지크의 경우 근접 전투를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과의 조우가 잦아 위험도 역시 높은 편이므로, 적의 공격을 그만큼 많이 받게 되기 때문에 다른 클래스에 비해서 목숨을 잃는 시기가 빠르기 때문. 하지만 지크의 역할이 단순히 높은 공격력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만이 아니라, 마법사가 적을 공격하기 쉽도록 전방에서 적들의 시선을 끌어주는 역할이란 것을 유저들이 깨닫게 된다면 이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각 클래스 별로 역할의 분담이 확실히 되어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밸런스를 논하는 일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PvP 밸런스의 경우 치유사 캐릭터의 부진이 약간 문제가 되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유저들이 스테이지 클리어를 목적으로 캐릭터를 육성하고 있기 때문에 회복계열의 스킬에 능한 치유사가 전투에서 약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PvP 역시 나름대로의 파티 플레이가 필요한 만큼 PvP가 활성화되고 많은 유저들이 대전형식의 전투에 익숙해지면 이 역시 마찬가지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지 밸런스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다양한 기믹과 강력한 능력을 가진 보스급 몬스터를 통해 스테이지의 밸런스를 조정하는데, <던파>처럼 도저히 공략 불가능한 적을 등장시키는 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하지 않는다는 것이 <루니아 전기>의 장점. 물론 그렇게 설치된 기믹이나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최초로 맞닥뜨릴 때는 앞이 깜깜하게 느껴지지만, 가만히 관찰해보면 어딘가 유저의 컨트롤 실력, 또는 파티의 협동으로 극복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미묘하게 밸런스가 맞물려 돌아간다.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적이라도 한 줄기의 공략법은 남아있다. 단지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갈수록 그 줄기가 점점 가늘어진다는 게 문제지….

 


<컨텐츠>

 

컨텐츠가 탄탄하게 준비된 게임일수록 그 수명은 늘어난다. 엔딩이 없는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아무리 넉넉하게 준비된 컨텐츠라도 언젠가는 유저들의 손에 모두 소모되고 말아버리므로, 어떤 게임의 컨텐츠를 평가할 때는 얼마나 넉넉한 양의 컨텐츠가 준비되었는지, 그 질과 양은 충분한지, 그리고 끊임없이 새롭고 독창적인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평가요소가 된다.

 

던전 앤 파이터 ★★★★★★☆☆☆☆(6/10)

루니아 전기 ★★★★★★☆☆☆☆(6/10)

<던파>와 <루니아 전기>는 컨텐츠 면에서만큼은 같은 게임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그 구성이 비슷하다. 일단 같은 아케이드 형식의 게임 진행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난이도 별로 나뉘어진 던전(또는 스테이지)을 돌파해나가며 최종적으로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보스를 처치한다는 점, 또 부수적인 컨텐츠로 PvP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까지 동일하다. (심지어는 나름대로 미니게임이라고 넣어 둔 뽑기 시스템마저 둘 다 가지고 있다) 다른 점은 단지 겉으로 보이는 그래픽의 차이일 뿐. 때문에 두 게임은 각자 준비된 컨텐츠의 장점과 단점 역시 비슷하다.

 


<던파>와 <루니아 전기>는 컨텐츠 면에서 너무나도 닮아있다. 심지어는 나름대로 미니게임의 요소라고 넣어둔 뽑기 시스템마저 둘 다 가지고 있다. 왼쪽은 <던파>의 NPC 단진이 판매하는 ‘뽑기 항아리’를 구입하는 모습, 오른쪽은 <루니아>의 액세서리 상점에서 판매하는 ‘뽑기 상자’를 열심히 까는 모습이다.

 

두 게임은 아케이드 액션의 특성상 외길 구조의 플레이 방식을 고수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게이머들의 자유도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온다. (쉽게 질린다는 말이다.) 물론 <던파>의 경우 각 캐릭터 별로 마련된 여러 가지의 무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수많은 종류의 스킬과 전직 시스템을 통해 나름대로의 자유도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게이머들의 취향에 의한 선택의 갈래일 뿐 이 선택의 과정까지 컨텐츠라고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루니아 전기> 역시 마찬가지로, 아직 정식 오픈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자료나 인터뷰 등에서 <던파>와 다른 수순을 밟을 가능성은 찾기 어려웠다.

 

무기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하지만 이는 아이템의 성능이나 개인적인 취향 등을 고려한 단순한 선택일 뿐, 컨텐츠의 일부가 될 순 없다.

 

패키지 게임이라면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갈림길과 그에서 파생되는 결과 하나하나가 당당한 컨텐츠의 일부분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비교하고 있는 두 게임은 온라인게임이기 때문에 컨텐츠의 일부분이 되기에 부족하다. 왜냐하면 같이 게임을 즐기는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그 길을 직접 걸어보지 않고도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 즉 궁극적으로 컨텐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오로지 레벨업, 레벨업, 레벨업.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의욕을 고취시키는 장치라고 마련된 것이 경험치를 얻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성장시킨 캐릭터를 가지고 더 높은 수준의 던전이나 스테이지에 도전한다는 것 뿐이니….

 

이런 아케이드 액션 스타일의 게임은 컨텐츠의 확장이 쉬운 편이다. 던전이나 스테이지의 개수를 늘리면 되니까. 하지만 이 방식은 그저 하나의 컨텐츠를 잡아 늘이고 또 늘여 양을 불리는 것뿐이다. 물론 이런 식의 컨텐츠 불리기는 대부분의 게임이 행하고 있는 방법이므로 이를 비난할 수는 없겠지만, 필자는 컨텐츠의 양만큼이나 질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이전의 컨텐츠에서 별로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는 던전과 스테이지들은 당장 컨텐츠를 늘려줄지 모르지만,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그저 ‘비슷한 놀이터가 하나 더 생겼을 뿐’이다. 똑같은 그네에 똑같은 미끄럼틀을 또 하나 탈 수 있다고 해서 그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겨워질 걸?

 

마치며…

 

지금까지 필자 나름대로 두 게임을 즐기면서 유저들 사이에 공공연히 문제가 된 점을 지적해보기도 하고, 또는 필자만이 생각했을지도 모를 사소한 문제점까지 터치하기도 했다. 지금은 과거 몇몇 게임들이 유저들을 독점하고 있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수많은 게임들이 피고 지는 게임의 춘추전국시대. 머리가 여물대로 여문 유저들은 예전처럼 불편함이 있어도 불리한 일을 당해도 참고 넘어가는 천사가 아니다. 감히 이 글이 각 게임의 개발진들을 조금이나마 자극해 필자가, 아니 모든 유저들이 아쉬워하는 부분들이 조금씩이라도 개선되고 보다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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