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의 연재물 ‘해봤더니’는 다양한 게임들을 ‘가볍게’ 즐기고,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 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 글입니다.
게임을 철저하게 플레이하고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 이름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담백하게 (주관적으로) 담아내는 글이니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 다 좋은데 배터리 소모 속도만 어떻게 좀… ㅠ_ㅠ
삼국지를 품다
☞ 플랫폼: 웹/모바일(안드로이드) ※ iOS는 나중에 지원
☞ 개발/유통: 엔도어즈/넥슨
☞ 등급: 15세 이상 이용가
☞ 장르: 웹 MMORPG
☞ 네트워크: 네트워크 연결 필수
☞ 서비스: 비공개(4차 서포터즈 테스트 종료)
엔도어즈의 웹 MMORPG <삼국지를 품다>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4차 서포터즈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삼국지를 품다>는 웹게임으로서는 수준급의 3D 그래픽을 갖췄고, MMORPG와 영지경영 시뮬레이션의 요소를 결합한 게임성을 추구합니다.
이번 4차 서포터즈 테스트에서는 멀티플랫폼이 추가됐습니다. 웹과 안드로이드 OS 연동을 테스트했죠. PC와 모바일 양쪽에서 천하통일을 노리는 <삼국지를 품다>의 이번 출병은 어땠을까요? 디스이즈게임이 체험해 봤습니다.
■ PC 온라인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다
스마트폰으로 접속하기 전, 가장 걱정됐던 것은 재현도였습니다. <삼국지를 품다>는 웹 MMORPG로서는 이례적으로 시네마틱 영상을 적극 활용합니다. 중요한 퀘스트마다 동영상으로 몰입감을 높이죠. 때문에 미려한 그래픽을 과연 모바일 환경에서도 온전히 구현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그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반긴 것은 익숙한 화면이었죠. 모바일이라는 환경 때문에 다소 그래픽 퀄리티가 떨어지긴 했지만, <삼국지를 품다>의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삼국지를 품다> 특유의 다양한 콘텐츠도 건재합니다. 웹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지경영 모드나 PvP 모드 군영전, 그리고 메인 콘텐츠인 방대한 시나리오와 전략적인 턴 방식 전투까지 스마트폰에서 그대로 즐길 수 있더군요. 특히 메인 퀘스트 진행 중에 나오는 시네마틱 영상은 스마트폰으로 체험하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플랫폼의 한계 때문에 현실과 타협한 부분도 보입니다. 전투 중 지원되는 장수의 음성이나 기술 이펙트 등의 몇몇 특수효과를 볼 수 없었고, 수묵화풍의 일러스트도 스마트폰 속에선 얼굴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PC 버전의 콘텐츠를 스마트폰에서도 100%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듯합니다.
■ MMORPG 중심의 PC, 영지경영 중심의 모바일
플랫폼이 다양해지니 콘텐츠의 비중도 변했습니다. PC 버전의 <삼국지를 품다>는 MMORPG 모드 중심의 게임이었습니다. MMORPG 모드 특유의 끊임없는 퀘스트와 밀도 있는 스토리도 원인이었지만, 영지경영 모드에서 행동을 취할 때마다 요구되는 긴 대기시간도 이유 중 하나였죠.
하지만 스마트폰으로도 <삼국지를 품다>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상황이 변했습니다. PC로 한 시간에 한 번 게임에 접속하는 것과 스마트폰으로 한 시간에 한 번 접속하는 것은 스마트폰 쪽이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유저를 고뇌에 빠트렸던 대기시간도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 덕분에 조금만 신경 쓰면 감당할 수 있게 됐죠. 접근하기 까다로웠던 영지경영 모드에 튼튼한 다리가 놓인 셈입니다.
반면 MMORPG 모드는 모바일 환경에서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아직은 완벽하지 못한 모바일 환경 지원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번 테스트 버전은 스마트폰으로 게임과 동시에 다른 작업을 할 수 없는 버전이었습니다. 만약 게임 중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를 확인하면 게임에 다시 접속해야 했죠. SRPG 방식의 전투 시스템 덕분에 재접속한 게임에서 비명횡사한 캐릭터를 볼 일은 없었지만, 재접속만으로도 MMORPG 모드의 흐름을 끊기에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모바일 기기의 발열 문제와 빠른 배터리 소모 속도도 MMORPG 모드의 비중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 배터리 소모 속도는 충전 케이블이 연결돼 있는 상태에서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PC 버전에선 MMORPG 모드가, 모바일 버전에선 영지경영 모드가 높은 비중을 갖게 되었습니다. 영지경영 모드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게임 콘텐츠와는 무관하게 최적화와 기기 문제로 모바일에서 비중이 낮아진 MMORPG 모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2% 부족한 유저 인터페이스
스마트폰으로 <삼국지를 품다>에 처음 접속했을 때 놀란 점은 모바일 버전과 PC 버전의 위화감이 적었던 것입니다. 유저 인터페이스(이하 UI)의 공이 컸죠. 모바일 환경에 맞춰 필요한 부분은 살리고 중요도가 낮은 부분은 메뉴 탭에 숨겨 PC 버전의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PC 버전을 해봤던 유저라면 별다른 도움말이 없어도 바로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였습니다.
모바일이라는 환경에 맞춰 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PC에선 ‘w,a,s,d’ 키로 가능했던 이동이 모바일 버전에선 화면 왼쪽에 새로 생긴 가상 조이스틱으로 대체됐습니다. 전투할 때는 화면을 터치하고 있으면 줌인과 동시에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부분을 십자마크로 정확히 표시해 터치 미스를 방지해 주더군요.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기기 특유의 작은 화면은 여전히 유저의 발목을 잡습니다. 작은 화면 탓에 게임의 핵심 조작법인 터치(클릭)가 힘든 게 문제였죠. 전투를 하려면 필드의 몬스터를 터치해야 하는데, 작은 화면 속에서 원하는 몬스터를 터치하기란 생각보다 힘듭니다. 만약 원하는 몬스터가 다른 몬스터 사이에 끼어 있다면 더욱 난감해지죠. 스마트폰 중에선 화면이 큰 편에 속하는 ‘갤럭시 노트’가 이 정도였으니 다른 기기라면 더욱 심했겠죠.
최적화가 완벽하지 않은 몇몇 UI도 아쉬움을 더하는 요소였습니다. 일례로 모바일 버전의 채팅창은 공간 문제로 4줄의 메시지밖에 표시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지난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스크롤 바가 없고, 메시지를 입력할 때는 채팅창의 글을 볼 수 없는 별도의 창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모바일 버전에서 다른 유저와 대화할 때 너무 힘들었습니다.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온라인게임에서는 치명적인 문제죠.
종합하자면 <삼국지를 품다>의 이번 출병은 PC와 모바일 두 플랫폼의 성공적인 연동이라는 튼튼한 교두보를 확보했습니다. 단점들이 없진 않았지만, PC·모바일의 콘텐츠 연동 100%라는 성과는 그런 단점도 고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더군요.
다음 테스트에서는 iOS까지 <삼국지를 품다>의 영지가 확장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