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 마이로소프트와 워게이밍 코리아가 국내 최초로 <월드 오브 탱크 Xbox360 에디션>을 공개했습니다. PC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탱크>를 콘솔용으로 변환한 타이틀이죠.
북미 서버 버전으로 플레이한 소감을 그대로 말하자면, 자주포가 너프되기 전인 8.6 이전 버전을 최고급 그래픽으로 플레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묵직한 전차를 조작하는 맛과 전술적인 플레이가 강조되는 게임성은 물론, 전차들의 세세한 움직임도 8.6 이전과 완전히 같거든요.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전체 미니맵을 기본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 정도일까요. 확실히 전체 미니맵을 보려면 따로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가며 전황을 파악할 필요는 있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월드 오브 탱크 Xbox360 에디션> 시연 영상
■ 부품 업그레이드는 패키지로! 간결해진 시스템
차고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간결해진 유저 인터페이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전차 아이콘은 PC버전보다 훨씬 더 커졌고, 성능은 숫자가 아닌 막대 그래프로 표시됩니다. 모니터에서 좀 멀리 떨어진 소파에 누워서 플레이해도 전차를 고르거나 성능을 비교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요.
거실에서 플레이해도 좋을 정도로 유저 인터페이스가 커졌습니다.
부품 업그레이드도 훨씬 더 간결해졌습니다. PC 버전은 주포, 포탑, 엔진, 무전기, 현가장치를 따로 업그레이드해야 했는데, <월드 오브 탱크 Xbox360 에디션>은 여러 부품을 패키지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입니다.
PC 버전처럼 먼저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품을 연구하지 않아 다른 부품을 장비하지 못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좋아 보였습니다. 가령 "현가장치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아서 애써 연구한 주포와 포탑을 무게 초과 때문에 못 달아요!" 같은 불상사요.
부품은 패키지로 구매해 교체할 수 있습니다.
부품을 따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PC 버전.
■ 불을 토하는 전차들? 폭파 이펙트와 타격감 강조
차고에서 전장으로 넘어가니 변화된 그래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강조된 폭파 이펙트과 1인칭 시점에서의 타격감 개선이었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 Xbox360 에디션>은 ‘불을 토한다’고 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줌인한 상태로 포를 쏴도 포신 끝에서 불꽃이 튀는 게 눈에 확 띄고, 고폭탄 계열의 포탄이 땅에 떨어질 때도 흙먼지와 함께 화염이 일렁거립니다. 전차가 터질 때는 아예 불기둥이 솟구칠 정도였고요. 폭발보다는 연기를 강조하는 PC 버전과 사뭇 달라 보입니다.
터질 때는 불기둥이 확 치솟습니다.
이 변화를 과장이 심하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꽤나 재미있는 변화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왠지 강력한 포를 쏘고 있다는 기분도 들고, 적 포탄이 옆에서 터질 때마다 가슴을 졸이는 긴장감이 있었거든요. 무엇보다 적 전차를 파괴할 때의 타격감이 상당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1인칭 시점에서의 타격감 개선도 눈에 띄었습니다. PC 버전은 1인칭 시점으로 줌인해서 쏠 경우, 조준경 중앙을 향해 포탄이 휙하고 날아가는 수준이었잖아요. 하지만 <월드 오브 탱크 Xbox360 에디션>에서 1인칭 시점으로 줌인하면 ‘우람한’ 포신이 눈에 띕니다. 쏠 때마다 포신에서 불이 뿜어져나오는 장면도 보이고요.
덕분에 1인칭 시점에서 적을 저격할 때 포를 쏜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PC 버전에도 도입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1인칭 시점에서 포신이 보입니다. 쏠 때마다 불을 뿜는 게 일품입니다.
■ PC버전만큼 전황을 잘 파악하려면 적응 기간이 필요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황 파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PC 버전과 달리 전체 미니맵을 기본으로 보여주지 않아요. 오른쪽 맨 밑에 표시되는 미니맵은 그저 자기 주변만 표시해줍니다.
전체 미니맵을 띄우려면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문제는 버튼을 누르면 전체 화면을 덮는 미니맵과 양 팀의 전차 목록이 뜬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전체 미니맵을 띄운 상태에서는 전차 주변의 상황을 못 봅니다.
버튼을 눌러야 전체 미니맵이 뜹니다. 이때 전투 화면을 못 봅니다.
덕분에 체험 중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일어났습니다. 경전차로 적 자주포를 몽땅 탐색해줬는데도 아군 자주포가 움직이지 않아요. 아군 자주포가 전체 미니맵을 안 보고 있어서 적 자주포가 탐색된 줄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죠.
물론 아군이고 적군이고 모두 Xbox360 버전을 접한지 얼마 안 된 유저들이라 일어난 해프닝입니다. 유저들이 게임에 익숙해지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죠.
보이스 채팅을 이용해 전황 파악을 하는 방법도 있겠죠. 비록 Xbox360이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보이스 채팅 기능이 소대, 팀별 채팅까지 지원하는지 체험은 못했지만, 이미 PC 버전에서 쓰고 있는 채팅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못할 것도 없으니까요.
한 마디로 현재 전체 미니맵 기능은 아쉽긴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유저의 숙련도, 의사소통 수단 활용 여부에 따라 해결될 수 있으니까요.
팀원끼리의 의사소통으로 전황 파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하향되기 전의 자주포가 귀환했다?
오히려 가장 신경 쓰인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PC 버전에서는 자주포들의 조준 속도가 대폭 깎였는데, <월드 오브 탱크 Xbox360 에디션>의 자주포는 조준 속도가 깎이기 전 수준으로 설계돼 있거든요.
일장일단은 있습니다. 섬세한 조작이 어려운 게임 패드임에도 불구하고 자주포를 쉽게 다루고 금방 재미를 붙일 수 있었으니까요. 다만 중전차를 몰 때는 겁이 났습니다 8.6 업데이트 이전 PC버전처럼 자주포탄들이 날아와 금새 차고로 돌아갈까봐 가슴을 졸였으니까요.
일단 PC 버전과 다른 자주포에 대한 결론은 보류해두겠습니다. 체험 시간이 너무 짧아 판단할 근거가 없고, 나중에 바뀔지도 모르니까요. PC 버전도 지역에 따라 업데이트 버전이 다른 경우도 종종 있었으니까요.
자주포 조준원이 현재 PC 버전보다 작습니다. 그만큼 조준속도도 빠릅니다.
■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즐기기 딱 좋은 <월드 오브 탱크>
결론을 말하자면, 게임성 자체는 PC 버전과 완전히 같습니다. 맵도 같고, 개별 전차의 특성도 다르지 않습니다. 집에 Xbox360이 있는 <월드 오브 탱크> 유저고, 게임 패드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안다면 PC 버전 즐기듯이 부담 없이 하면 됩니다.
물론 전체 미니맵 보기가 불편하다는 점은 신경 쓰입니다. 전황 파악을 PC 버전만큼 하려면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요.
대신 폭파 이펙트 변경과 1인칭 시점에서도 포신이 보이도록 변경된 덕분에 포 쏘는 맛은 확실히 업그레이드됐습니다. 게임 패드의 진동 기능이 한층 더 타격감을 더해준다는 점도 있고요.
덤으로 마우스와 키보드와 달리 자유로운 자세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Xbox360 버전만의 장점이 있으니, 콘솔 유저 겸 <월드 오브 탱크> 유저라면 직접 체험하고 계속 플레이할지 결정해도 늦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