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은 지난 4월 19일
열린 간담회에서 "전 세계 모바일
게임의 22%는 전략 게임"이라고 말하면서 "플랫폼 확장, 자체IP 육성, A.I.게임 개발, 신규 장르 개척이라는 넷마블의 글로벌 전략에
(아이언쓰론이)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의 모바일 게임 중 22%가 전략 게임이라는 말은 곧, 전략 게임의 세계적인 인기를 반증함과 동시에 이미 많은 전략 게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넷마블은 ▲ 그래픽을 통한 차별화 ▲ 새로운 전투 ▲ RPG를 통한 재미 ▲ 기술 혁신을 강조했었다.
야심찬 포부를 심고 출시된 <아이언쓰론>. 과연 실제로 접해본 <아이언쓰론>의 모습은 어땠을까. 기자가 직접 플레이 해 본 감상을 그래픽, 전략 요소, RPG 요소로 나눠 정리해봤다. /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
# 보는 맛이 있는 그래픽, 잘 보여주는 연출
<아이언쓰론>을 설치해 실행시키자마자 눈에 띄는 건 역시 그래픽이었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중세 서양의 모습이 잘 구현돼 있었다. 성을 비롯한 건물들이 막 떠오르는 태양광을 받으며 풍채를 뽐내고 있었고, 중세 서양 판타지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붉은 드래곤이 성 주변을 유유히 배회하고 있었다.
인트로 화면과 튜토리얼을 거쳐 진입한 인게임 그래픽 또한 인트로
화면의 그래픽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 높은 그래픽을 보여주었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 보이는 성의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사실적이었다. 두 손가락을 이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성을 둘러볼 수 있었고, 일정 시간동안 아무런 입력이 없으면 나타나는 대기 화면 연출도 웅장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을 잘 살리는 모습이었다.
기존 모바일 전략 게임들 중 '그래픽'을 강점으로 내세운
게임은 많지 않다. 그래서 넷마블은 뛰어난 그래픽 자체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고, 실제로 접해 본 그래픽은 차별화 목적에 걸맞는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다.
그래픽을 잘 받쳐주는 연출 또한 눈에 띈다. 앞서 언급한 대기
화면 연출은 기존 인게임 뷰 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서 영지 전체를 비춰 성을 비롯한 경작지, 바다, 가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지를 훑는 듯한 카메라의 움직임은 생동감을 더하고 넓어진 시야는 웅장함을 더한다.
실제 전투 과정에서의 '일기토 연출'도 인상 깊은 연출 중 하나다. 코에이의 <삼국지>시리즈나
<진삼국무쌍>시리즈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일기토는 장수나 영웅이 전투에 앞서 1:1로 맞붙는 것을 뜻한다.
이 일기토의 모습을 <아이언쓰론>에서는 전투 콘텐츠인 '차원전'과 '아레나'에서 직접 볼 수 있다. 말을
탄 두 영웅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면서 경합을 벌이는데, 전투 전 각 지휘관이 사기를 북돋우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일기토 연출은 중세 시대의 전투를 박진감 넘치는 영화로 보는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다만 이와 같이 사실적이고 화려한 그래픽이 장점만 취하는 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듯 하다. 전략 게임의 핵심은 병력 관리, 자원 관리 등 많은 부분이 '수치'와 맞닿아 있다. 유저들은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자원과 병력, 건물을 관리해야 하는 거점에서는 표시되는 수치가 직관적이고 한 눈에 들어오도록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획득할
수 있는 자원량, 보유하고 있는 병력의 수, 건설 중인 건물의
남은 시간, 건물의 레벨 등이 그런 수치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아이언쓰론>의 영지는 직관적일까? 비록 수려한 조경을 넓은 시야로 볼 수는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관리 수치를 표시하는 UI가 비교적 작고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정석적인 전투에 새로운 모드를 가미했다
<아이언쓰론>의 전투는 어떤 모습일까. 유저가 궁성레벨 6을 달성한 이후 처음 접하게 되는 전략전투 컨텐츠인 '차원전'은 전략 시뮬레이션의 정석을 보여주었던 반면, '배틀로얄 모드'를 통해서는 새로운 전투 방식을 시도한 모습이었다.
차원전은 <아이언쓰론>의
스토리를 따라 인공지능과 전략 대결을 펼치는 전투 콘텐츠다. 이후 다른 유저가 미리 배치해 놓은 병력과
인공지능 대결을 펼치는 '아레나'도 흡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저가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을 10부대까지 추리고 영웅 한 명(아레나는 최대 세 명)을 골라 진형을 정비한다. 그리고 나서 배치된 인공지능 병력과 교전하면 된다. 전투 전·후에
조작할 수 있는 전략 요소를 정리해 보았다.
1. 상성 : 각 병종간에 상성이 존재한다. 적의 병종과 규모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투입할 병력의 병종과 규모를 미리 선택할 수 있다. 강한 상성의 병종은 약한 상성의 병종에게 100% 추가 피해를 입힌다. 상성 구조는 보병<궁병<기병<보병으로 이루어져 있고 공성장비(예- 투석기)는 상성 구조에 속해있지 않다.
차원전의 전투준비창. 중앙 하단에 상성표를 확인할 수 있다
2. 배치 : 전투에 돌입하기 전 병력의 진형을 다듬을 수 있다.
병력의 위에 병종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진형을 구성하면 된다. 하단의
망원경 아이콘을 통해 적 진형을 관찰하고, 그 진형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병종을 배치하면 된다. 궁병이 양 가장자리에 배치돼 있으면 기병을 그에 맞게 가장자리에 배치하는 식이다.
3. 스킬 사용 : 앞선
두 요소가 전투 전 고려해야 할 전략 요소라면, 스킬 사용은 전투 도중 사용할 수 있는 전술 요소에
해당한다. 화면 우측 하단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과 스킬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마력이 표시돼 있다. 최대 마력 105가 있고, 오우거
소환에 70, 메테오 스트라이크에 30을 소모하는 식이다. 마나는 전투가 끝날 때 까지 회복되지 않으므로 기회를 따져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스킬은 원하는 위치에 드래그해 사용할 수 있다. 서로의 전력이 비슷한 상황에서 스킬 사용은 승패를 결정짓는 큰 변수가 된다.
4. 정찰 : 내
영지(캐슬)에서 오른쪽 하단의 '월드'를 누르면 AI가
만들어 놓은 요새(혼돈의 요새 등)나 다른 유저의 성을 공격(공성전)할 수 있다. 공성전을
통해 자원과 영웅을 획득할 수 있는데, 이 요새를 공격하기 전에 미리 '정찰'을 해 볼 수 있다.
정찰에는 소량의 은화와 시간이 소요되며 정찰을 마치고 나면 약탈 가능 자원, 장비 보상, 적 병력 규모 등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 차원전과 아레나에는 해당되지 않는 시스템이지만 전투에 돌입하기 전 유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소개한다.
초기 차원전에서는 전략적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숫자로
밀어붙이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만 초반을 넘어선 차원전 전투나 아레나에서는 전략적 시스템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다만, 이런 전략적 시스템은 대부분의 모바일 전략 게임들이 갖추고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정석적인 전략 게임의 재미를 충실하게 재현해 냈긴 했으나, 그 말은 곧 다른 전략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아이언쓰론>은 '배틀로얄'모드를 선보였다. 궁성 레벨 12부터 참여할 수 있는 배틀로얄 모드의 키워드는 '공정성'과 '최후의 1인'이다.
최대 20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배틀로얄 모드는 앞서 소개된 차원전이나 아레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투를 치르게 된다. 넓은 월드맵에 자신을 비롯한 다른 유저들의 성이 배치되면, 적의 성에 병력을 보내 성을 무너뜨리면 된다. 영주 레벨을 제외한 병력, 아이템은 동일하게 조정된다. 이 동일한 조건 아래에서 최후의 1인이 남을 때 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눈여겨 볼 점은 '안전구역'과 '위험구역'의 존재다.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배틀로얄 장르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시스템이다. 지정된
시간에 따라 안전구역이 좁아지기 때문에, 유저는 전장을 살피고 판단에 따라 위치를 바꿔야 한다.
이는 많은 유저들이 전략 게임에서 아쉬움을 표했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기존 전략게임에는 도입된 바
없었던 배틀로얄식 시스템을 적용해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 또한 있다. 차원전과 아레나에서 <아이언쓰론>이 보여줬던 전략적인 전투와 연출은 공성전과 배틀로얄 모드에서 볼 수 없다. 병력을 직접 배치하고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던 차원전과 아레나와는 달리, 다른 유저의 성을 공격하는 공성전과 배틀로얄 모드에서는 수치에 의한 결과값만 도출되기 때문이다.
공성전·배틀로얄 모드의 전투 화면은 <로드 모바일>이나 <클래시 오브 킹즈>같은 일반적인 전략 게임의 모습과 유사하다. 차원전과 아레나에서 보여줬던 진형을 짜는 재미와 화려한 연출을 공성전과 배틀로얄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 수집하고 키우는 재미는 있지만…아쉬운 RPG 요소
<아이언쓰론>에서 또 하나 강조됐던 점은 '육성하는 재미'였다. 얼핏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전략'과 'RPG'의 조합은 새로운 시도이면서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실제 <아이언쓰론>의 육성은 어땠을까. 일단 재료를 차곡차곡 모아 직접 만들거나, 몬스터 사냥을 통해 장비를 획득하는 재미는 있었다.
<아이언쓰론>의
육성은 주로 영웅 캐릭터를 통해 이뤄진다. 영웅은 부대와 함께 출정해 보병 공격력 증가와 같은 전투
버프를 주거나, 건설 시간 감소, 수확량 증가 같은 버프를
주기도 한다. 궁성에서는 영웅의 특성에 맞는 보직에 임명시키는 '내정'을 통해 전체적인 버프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대표적인 전략 게임 <삼국지>시리즈의 장수 시스템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영웅은 공격력, 방어력, 체력
등의 스탯을 가지고 있으며 6가지 장비(갑옷, 투구, 주무기, 보조장비, 장신구 2개)를 착용할
수 있다. 공격력이나 병력 전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룬도 3개
까지 장착할 수 있다.
더 좋은 장비와 룬을 모으거나 만들고, 영웅 경험치를 올려 영웅의
레벨을 올리면 마치 RPG 캐릭터처럼 영웅을 육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영웅의 스탯을 올릴 수도 있고, 영웅이 부대에 끼치는 영향력(예- 차원전 궁병 공격력 100% 증가)을
올릴 수도 있다.
퀘스트 등을 통해 모은 재료로 장비를 직접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다. 자신의 캐릭터가 강해지는 걸 체감할 수
없는 것.
RPG의 재미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나를 대변해 주는 캐릭터가 점차
강해지는 것'이다. 이 재미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강해질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고, '강해짐을 확인할 방법'이 필요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캐릭터가 강해질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내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 유저는 비로소 '내 캐릭터가 강하다'는
인식을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아이언쓰론>의
영웅 시스템을 살펴보았을 때, 강해질 수 있는 수단은 충분히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장비와 룬을 통해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었고, 그 장비와 룬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제작, 몬스터 사냥)도 있다. 장비 별 등급도 있고, 최고
등급인 불멸 등급 장비는 강화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언쓰론>에서는
강해진 내 영웅이 얼만큼 강해졌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관련 내용을 짚어보기 전에, 우선 대부분의 RPG 게임에서는 캐릭터의 강해짐을 어떻게 체감시키는지
살펴 볼 필요성이 있다.
캐릭터가 강해진다는 것은 장비 뿐 아니라 스킬, 레벨 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한정지을 수는 없으나, 여기서는 장비를 통한 캐릭터 성장에 초점을 맞춰 보도록 하자. 유저가 캐릭터의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 두 가지는 '숫자에 의한 체감'과 '외형 변화에 의한 체감'이라 할 수 있겠다.
먼저 숫자에 의한 체감은 '대미지 변화'를 통한 방식이 가장 흔하다. 기존에는 10의 대미지를 주었던 내 캐릭터가 장비를 바꾸고 나서 20의 대미지를
준다면 직관적으로 캐릭터 성장을 가늠할 수 있다. 공격 대미지(공격력) 뿐만 아니라 피격 대미지(방어력)도
이에 해당된다.
외형에 의한 체감은 장비를 바꿔 입었을 때 딸려 오는 외형으로 인해 유저가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이용한다. 많은 게임들이 저레벨 구간의 장비 외형을 허름하게 만들고 고레벨 구간의 장비 외형을 화려하게 만드는 것이 이를
이용한 대표적인 체감 전략이다.
이러한 '성장 체감'이
<아이언쓰론>에선 직관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감상이다. 착용한 장비에 따라 영웅의 스텟이 증가하는 등의 변화는 있지만 이것이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장치가 부족하다. <아이언쓰론>에서 대미지 표기는
스킬 사용이나 공성전에서 나타나는데 이는 영웅 캐릭터의 독자적인 대미지가 아닌 '병력'의 대미지이기 때문에 '내 캐릭터'의
성장 결과로 다가오지 않는다.
비단 대미지 뿐 아니라 몬스터를 잡는 시간이나 소요되는 자원에 따라서 성장 정도를 체감할 수 있겠지만, 이 방법 또한 효과적이지 않은 느낌이다. 특히 실제 RPG처럼 퀘스트를 받고 필드 몬스터를 사냥해야 하는 '마을 모드'에서는 몬스터 사냥이 고정된 모션과 확정적인 승리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유저는 몬스터와 자신의 캐릭터 사이에서 우열(내 캐릭터가
더 강하다던가, 몬스터가 더 강하다던가)을 판단할 수 없으며, 캐릭터의 성장을 통한 뿌듯함을 느끼기 힘들다. 따라서 <아이언쓰론>의 '육성하는
재미'는, 수집하는 재미는 갖췄지만 그것을 실질적으로 느끼기
힘든 이유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힐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언쓰론>이 완성도 낮은 전략 게임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기존 전략 게임과 차별화되는 수준 높은 그래픽은 유저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형평성과 새로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틀로얄 모드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