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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24] "닌텐도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마리오 원더'

만드는 과정도 유쾌하고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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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4-03-21 16:06:10

Wonder: (명사) 경탄, 경이, 놀라움


말 그대로 놀랍다. 닌텐도는 게임을 이렇게 만드는구나.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이하 마리오 원더)의 개발 비화를 GDC 현장에서 듣고 신선한 충격에 빠졌다. 


"여러 사람이 있으면, 여러 능력이 있다. 이들의 능력을 각기 살리고 싶었고, 팀 전체의 힘을 활용해 '원더'를 만들고자 했다. 우리는 팀 전원이 게임 디자이너라고 생각했고, (개발자가 아닌 인원까지 포함해) 모든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았다. 그 결과 2,000개가 넘는 '원더' 아이디어가 모였다. 실제 게임에 사용된 건 반도 안 됐지만 말이다."


본문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지만 아이디어 검토 과정은 더욱 인상적이었고, 강연 현장에서는 '원더' 효과로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들까지 공개됐다. 즐기는 자를 이길 사람은 없다고 누가 그랬던가. 닌텐도의 전설적인 개발자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는 건 이런 거구나, 닌텐도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미국 샌프란시스코=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테즈카 타카시. 1984년부터 <마리오>와 <젤다>를 비롯 지금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닌텐도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한 명이다.

모우리 시로. 닌텐도 DS로 출시된 <마리오>, <젤다>의 메인 프로그래머, <마리오 U 디럭스>와 <마리오 원더>의 디렉터다.

# 왜 2D로 만들었나?

<마리오 오디세이> 등을 재밌게 플레이했던 사람들이 종종 해왔던 질문이다. <마리오 원더>는 왜 2D로 만들어졌을까?


모우리 시로는 "저는 게임을 만들 때 플레이어, 카메라, 맵부터 만들고 시작하며, 2D, 3D 게임 모두 작업 순서는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메라의 부분에서 3D 게임은 시간이 꽤 많이 드는데, 2D에서는 그 시간을 게임의 재미에 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D 게임의 장점으로 "(테스트 단계 등에서) 빠르게 만들고 보여줄 수 있으며, 게임 속 과장된 세계가 2D에서는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테즈카 타카시 또한 "현실의 물리 법칙으론 점프 중 방향 전환를 하는 게 말이 안 되지만, 방향을 누르는 플레이어에겐 직관적"이라거나 실제 사람의 반응과 달리 게임 속 캐릭터는 쉽게 후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등 "게임 세계의 리얼함"을 별개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여기서 게임 세계의 리얼함(또는 몰입감)과 재미를 위해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을 "모타이나이" 즉 "아까운" 요소라고 칭했는데, 이 맥락에서 사용되지 못한 '원더'들이 등장한다.


해당 강연의 최종 목적지는 2D 게임 개발의 매력이었다.

아쉽게 버려지는 아이디어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 모두의 아이디어, 계속되는 도전


모우리 시로는 <마리오> 시리즈에서 보이지 않는 벽돌이 눈에 드러나거나, 토관을 타고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고, 더 높은 난이도를 마주하는 방식 등은 플레이어들에게 반복 학습되면서 "어느새 새롭지 않아졌다"고 언급했다. 말 그대로 "놀라움"을 느낄 정도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던 닌텐도는 서문에 언급한 것처럼 모든 팀원들과 브레인 스토밍을 진행해 2,00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모으게 됐다.


닌텐도는 '원더' 아이디어를 적용함에 있어 그 어떤 허들도 만들지 않았지만, 플레이어가 느낄 위화감을 최소화하고 게임 플레이에 잘 녹아들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조건은 필요했다. 그 중 하나가 '미리(Pre) 원더'와 '동안(During) 원더'를 구현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예를 들어, 풍선 마리오 전에, 풍선처럼 부푸는 적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또한 한 줄로 설명 가능한 직관적인 아이디어만을 남겼다.


이렇게 모인 아이디어는 게임 디자이너,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사운드 디자이너 각각 1명씩 총 4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 단위에서 테스트 게임 개발 과정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원더'의 영역에 들어선 아이디어는 2개. 지형을 기울여 마리오가 미끄럼틀을 타듯 움직이는 버전과 1년차 직원이 낸 아이디어인 '퀴즈'였다. 1년차 직원이 쓴 내용은 "원더 퀴즈 시작합니다?"라는 문장 한 줄 뿐이었지만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브레인 스토밍 과정. 정말 '모두'의 의견을 수용했다.

모두의 각기 다른 능력을 존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아이디어들이 '원더'로 사용되지 못했을까? 사운드 디자이너 '콘도'는 "효과음과 배경 음악을 육성으로 따라하자"는 의견을 냈다. 아이디어 자체는 재밌지만, 원더로 사용되기엔 미묘했던 상황. 결국 효과를 품고 있는 '배지'로 활용됐다. 


'배지'에 적용된 아이디어는 콘도 씨가 직접 의성어를 사용해가며 녹음해 개발팀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고 한다. 플레이어들은 액션마다 다른 음성을 들어보기 위해 이런저런 동작을 더 시도해본 계기가 됐다고 한다.


또 다른 '원더'가 되지 못한 아이디어는 '자이언트 블록'이었다. 블록을 먹는 적에게 머리가 먹히는 동안 몸은 먹히지 않는 상황. 블록 면적이 너무 커서 채택되지 않았었다고 한다. 모우리 시로와 테즈카 타카시는 "원더에 답을 정해두지 않았다. 답을 모르니까 제작 과정 또한 재밌었다"고 언급했다. 


사진만 봐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가? 재밌게 만드니 재밌는 결과물이 나온다.

'원더'가 되지 않았어도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았다.


# 아이들에게도 건내줄 수 있는 게임

'함께' 만드는 과정을 봤다면, '함께' 플레이하는 과정은 어떨까?

두 사람은 레벨 디자인과 협동 플레이라는 측면에서 몇 가지로 분류를 제시했다. 가족과 함께 하는 로컬 코옵, 모르는 대상과 함께 하는 온라인 코옵이 그 예시다. 모우리 시로는 개인적으로 가족과 플레이할 때는 의외의 상황을 마주하는 것을 좋아하고, 온라인으로 플레이할 때는 서로의 플레이에 감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함께 플레이하면 (의도했든 아니든) 실력 차이로 인한 간극 경험 또는 자주 게임이 처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온라인에서 상대를 괴롭히는 악독한 사람들도 세상엔 존재한다. <마리오 원더>가 지향한 방향은 서로를 도운 보상은 강화하고, 함께 한다는 인지는 시켜주되, 각자의 플레이에도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친절한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는 두 사람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수다쟁이 꽃은 유일하게 풀 보이스 더빙이 된 캐릭터다. 플레이어의 몰입 및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 투입된 캐릭터다. 테즈카 타카시는 "더 리얼한 플레이"는 멀리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1985년에 처음 세상에 나온 <마리오> 게임은 내년이면 40살이 된다.

두 사람은 2D 게임, 함께 즐겁게 만들고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미래가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플레이를 생각하는 건 정말(SUPER) 재밌다"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를 만든 두 사람이 남긴 강연 마지막 멘트였다. 


아이들에게도 권할 수 있는 협동 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여러 디테일이 담겼다.

'수다쟁이 꽃' 


'원더' 테스팅 과정. 다 함께 즐겁게 만든 게임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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