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게임,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소셜게임은 수없이 많이 등장하고 또 그만큼 사라져 간다. 이 중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다시 말해 큰 성공을 거둔 게임도 있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실패한 게임들도 존재한다.
우리의 관심사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나'보다 '어떻게 해서 성공할 수 있었는가'에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성공과 실패의 이유는 무엇일까? 소셜게임 개발사인 플레이돔 개발자 2명이 분석한 2011년에 성공을 거둔 소셜게임의 사례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플레이 돔의 스티브 메리츠키 VP 게임 디자이너(왼쪽),
데이브 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오른쪽).
이들은 지난해 성공한 게임 대표게임 10개를 트렌드와 재미, 그리고 새로운 입소문 방법과 구매시스템 등을 개발자의 시선으로 분석했다. 한마디로 지난해 소셜게임의 성향을 10개의 키워드로 분석한 것이다.
시장은 언제나 새로운 트렌드를 원한다. 그리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트렌드를 만들고 여기서 새로운 재미를 찾아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은 대부분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많은 개발자들이 등장하면서 발상의 전환을 가진 게임은 점차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면 같은 발상을 한 개발자들도 이와 비례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하나가 성공을 거두면 이를 벤치마킹해서 성공을 노리는 게임도 등장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소셜게임 중에서는 비슷한 트렌드를 가진 게임이 서서히 늘어간다.
이중에서도 고유 IP(지적재산권)을 가지고도 실패한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바로 대표적인 소셜게임이 <모노폴리 밀리어네어>이다.
■ 소셜게임을 잘못 이해한 사례 <모노폴리>
플레이돔의 메르츠키는 “IP를 잘못 활용한 아주 나쁜 사례”라고 단언했다.
<모노폴리>를 소셜게임 했을 때 아이디어 자체는 완벽에 가까웠다. 에너지(페이스북 게임의 턴 소모 자원)는 주사위를 굴리는 것으로 구현하고 친구와 같이 해야만 하는 게임의 룰은 소셜게임의 표본으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보드게임의 대명사 <모노폴리>를 소셜게임으로 만든 <모노폴리 밀리어네어>.
실제 <모노폴리>가 론칭됐을 때 일일방문유저(DAU)는 치솟았다. 당연히 성공할 수밖에 없는 콘텐츠였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는 오판으로 판명됐다. 급격히 치솟았던 유저들은 확 내려갔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미 재미가 증명된 게임이 재미가 없었던 것일까? 이유는 분명했다. 소셜게임은 일반적인 게임과는 다른 성향을 띄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모노폴리> 자체는 훌륭한 게임이지만 이를 소셜로 옮겼을 때 그들은 소셜을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모노폴리>가 실패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게 요약된다. 소셜게임이지만 <모노폴리>에서 페이스북 친구들은 협력이나 경쟁의 요소가 되지 않았다. 단순히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친구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리고 게임의 요소가 너무 단순했다.
다시 말해서 원작의 게임 플레이 요소와 다른 게 없었고 심지어 인터페이스와 그래픽도 원작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는 너무 낡은 게임을 페이스북에서 플레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메르츠키는 “<모노폴리>의 사례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좋은 IP는 많은 유저들에게 환영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게임 자체가 너무 진부하다면 유저들은 결코 IP가 좋다고 그 게임을 즐기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서 그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소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고 강조했다.
■ IP를 제대로 사용한 좋은 예 <심즈 소셜>
<모노폴리>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면 <심즈 소셜>은 IP를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데이브 롤 디렉터는 <심즈 소셜>을 “플랫폼 변경에서 라이선스를 제대로 활용한 게임”이라고 정의 했다. 심지어 <심즈 소셜>이야 말로 입소문을 제대로 활용한 플레이 수준은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소셜게임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것이라고 극찬했다.
<심즈3>를 쉽고 소셜하게 만든 것이 <심즈 소셜>.
다시 말해 친구 요청을 통한 플레이어의 증가는 바로 게임성과 이어지면서 그들은 서로 상호 작용을 통해 게임에서 인센티브를 얻는 절묘한 디자인을 가능케 한 것이 <심즈 소셜>이라는 것이다.
그 디자인의 핵심은 심플함과 친근함이다. PC 버전의 <심즈>에서 볼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아이콘은 간단하게 만들고, 다시 배울 필요가 없을 만큼 원작을 단순화했다. 그리고 소셜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에너지바와 경험치별 인터페이스를 통해 소셜게임으로의 친숙함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그래픽이 단순한 것도 아니다. 오브젝트는 보는 순간 <심즈>를 떠올릴 만큼 놀라운 수준이다. 이는 <심즈>에 소셜이라는 단어만 붙여 게임명을 정할 만큼 라이선스를 강조하고 있다.
원작의 UI를 소셜게임에 맞게 간략화하되 기능은 그대로 살리고 있다.
소셜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시스템을 적절하게 사용.
데이브 롤은 “지금까지 소셜게임에서 라이선스를 통해 성공한 케이스는 아직 없다. 하지만 이제 라이선스를 통해서 성공할 수 있다. 그 증거가 바로 <심즈 소셜>이다. 만약 누군가 특정 IP를 <심즈 소셜>처럼 디자인을 할 수 있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심즈 소셜>의 디자인은 원작에 쉬운 방식을 도입하고, 여기에 소셜이라는 시스템을 조합하면 된다. 좋은 IP를 제대로 만들어 제대로 지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하는 길임을 <심즈 소셜>이 보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