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색(色)을 버린 중국 온라인게임들이 늘고 있다.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는 차이나조이에서 <투전신>을 공개했다. <투전신>은 서유기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디아블로>의 핵&슬래시 방식을 도입한 MORPG다. 같은 날 텐센트는 PC용 패키지게임인 <풍권잔운>의 체험대를 선보였다. 스테이지 방식의 대전액션인 <풍권잔운>은 PSN과 XBOX라이브 서비스를 통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에픽게임즈의 중국합작법인인 진유네트워크는 언리얼엔진 3를 이용한 3인칭 슈팅게임 <전구사명>을, 플레이쿨은 마찬가지로 언리얼엔진 3를 이용한 턴 방식 MMORPG <도원>을 공개했다. 네 게임 모두 기존의 중국온라인과는 전혀 다른 그래픽과 시스템, 제작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8등신 캐릭터와 무협, 저사양의 2.5D그래픽으로 대변되던 중국 온라인게임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 8등신과 무협이 만능 아니다
중국색을 버린 게임이 느는 이유는 새로운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과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중국 개발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 관계자는 “중국색이 가득한 저사양 무협게임만 인기를 끌던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정부에 의한 PC보급과 경제발전이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PC사양이 올랐고 2,5D 그래픽의 무협 MMORPG가 문자 그대로 ‘쏟아져’ 나오면서 새로운 게임에 눈을 돌리는 유저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사양은 높지만 중국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는 <드래곤네스트>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중국도 내수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을 염두에 둔 개발사도 늘어났다. 해외에 팔기 위해서는 기존의 중국 온라인게임과는 다른 ‘글로벌 기준’에 맞출 필요가 있다.
실제로 차이나조이의 대형개발사 중 2,5D 그래픽의 무협 MMORPG를 전면에 내세운 곳은 <천룡팔부 3>를 공개한 창유와 <대당무쌍>, <정도 2>를 선보인 거인네트워크 정도에 불과했다. 그나마 대부분은 유명 IP의 후속작이다.
■ 엔진부터 시스템까지 중국은 실험 중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중국 개발사들은 다양한 플랫폼과 시스템에 도전 중이다.
언리얼엔진 3를 이용한 <도원>과 <전구사명>처럼 최신엔진을 이용하거나 <풍권잔운>처럼 PSN과 XBOX라이브 서비스에 도전하는 업체도 생겼다. 에픽게임즈 역시 중국합작법인인 진유네트워크와 함께 차이나조이 의 B2B관에 참가했다.
<녹정기>나 <투전신> 등 무협을 소재로 개발한 게임들도 기존의 중국 온라인게임과는 차별화된 그래픽과 시스템을 내세웠다. 세계관 이외에는 특별히 중국색을 내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녹정기>는 스토리의 진행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동료를 얻고 최대 2명까지 동료를 소환해 전투할 수 있다. 3D 입체영상도 지원한다. <투전신>은 <디아블로>와 유사한 빠른 논타겟팅 전투를 내세웠다. 거대한 돌이 굴러오는 함정이나 패턴을 파악해야만 싸울 수 있는 거대한 보스 등 모험과 전략에도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장르와 시장에 도전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해외개발자를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텐센트 부스 관계자는 “개발초기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한 게임은 중국적인 색채나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며 “아직은 실험 초기지만 인력을 갖추고 익숙해지고 나면 해외 유명게임에도 견줄 수 있는 완성도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