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 더 나아가 MS에 느끼는 한국 유저의 아쉬움은 일련의 보도를 통해 수년간 알려졌다. 특히, 기반 여러 서비스도 문제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어화', 좀 더 정확히는 국내 출시 타이틀의 한국어화 지원 여부다.
그래서 국내 Xbox 유저가 많은 유저를 위해 직접 한국어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나섰다. 시작은 Xbox MVP이자, Xbox 유저인 '유정군' 님이 끊었다. 이미 수년간 Xbox 관련 소식을 꾸준히 여러 커뮤니티에서 제공해, 유저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개인적으로 Xbox 타이틀의 한국어화 정보에 대해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1~2년 하고 말겠지 하고 시작한 작업은 어느덧 7~8년째가 됐고 Xbox부터 Xbox 360, Xbox One까지 출시된 850여 개의 게임의 한국어화 여부부터 국내 정식 발매여부, 장르, 출시일, 퍼블리셔 등 핵심 정보를 DB화했다. 모든 DB는 개발자와 퍼블리셔에게 직접 문의해 정확성도 추구했다.
유정군 님은 이를 기반으로 모바일 앱을 개발 중이다. 유저가 영문명으로 게임을 검색하면 게임에 대한 앞서 확보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앱은 Xbox 시리즈 X 출시에 맞춰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DB에 대한 가치와 접근 방법을 높이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유정군 님과 같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카프보이' 님이 구글 크롬을 기반으로 하는 확장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지난 6월 29일 서비스 제공됐으나 계속 수정, 보완 중이다.
게임업계에서 유저발 진행 사례는 여럿 볼 수 있지만 플랫폼 홀더에서 제공할 법한 대규모 DB를 제공한 사례는 처음이다. 유정군 님, 카프보이 님을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디스이즈게임: 플랫폼 홀더 차원이 아닌, 유저 차원에서 진행된 사례다. Xbox 한국어 지원 앱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다.
유정군: Xbox One이 국내 출시됐을 때부터 시작됐던 생각이다. 국내 출시하는 게임의 한국어화 여부에 대해 유저들이 상세하게 알고 싶어했지만 이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답을 주기 바랐던 MS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Xbox 타이틀에 대해 한국어화 정보에 대해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2년 정도 정리하고 말겠지 했는데 벌써 7~8년째가 됐다. 엑셀 파일로부터 시작해 구글시트로 정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이용하다 보니 시트 속도도 느리고, 읽는 데도 오래 걸렸다. PC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었다. 그런 장벽이 있다 보니 한국어화 정보를 올려도 유저가 접근하기 쉽지 않더라. 주변에서도 정보는 유용한데 PC 웹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쉽다는 얘기도 했고. 그래서 2개월 전 쯤 모바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앱 개발 경험은 있나?
유정군: 없다(웃음). 그냥 조금 더 편리하게 한국어화 정보를 이용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 그런데 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다 보니 앱을 만드는 과정이 꽤 걸렸다. 덕분에 주변 분들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찾다 보니 앱을 만들 수 있는 보조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아서 Xbox 유저 커뮤니티 개발자 분들에게 도움 받았다. 현재 전체적인 시스템은 모두 구현했다. 카프보이 님은 웹 페이지에 연동을 했지만, 나는 한국어화 게임에 대한 DB를 앱에 넣는 형태로 진행했다. 그래도 앱 용량이 20MB 정도 밖에 안된다.
사실, 기본적인 정보는 다 구축해놔서 DB만 넣으면 되는데, 성격상 테스트도 하고, 좀 더 잘 내보내고 싶은 마음에 Xbox 시리즈 X 출시됐을 때 쯤에 앱을 배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기에 맞춰 작업하고 있다.
유정군 님과 함께 개발하게 됐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카프보이: 어떤 플랫폼이든 국내 콘솔 게임이 출시되면 대부분 유저가 한국어화에 대해 궁금해한다. 구매에 좌우되기도 한다. Xbox 쪽은 그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다 보니, Xbox 유저 커뮤니티에 한국어화 여부에 대해 질문을 할 때마다 유정군 님의 구글시트 링크를 덧글로 남기곤 했다.
개인적으로 구글시트 정보를 매우 유용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접근 방법이 좀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구매할 때 기준으로 한국어화에 대해 궁금해 하는데, 당시 시트를 보고 확인해도 수개월 지나면 다시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좀 더 편하게 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Xbox 공식 구매페이지 자체에 그 정보를 보이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구글 크롬에서 페이지에 연결하는 방법 중에 확장 프로그램이 있어 이걸 활용하기로 했다. 유정군님이 모바일 앱으로 개발한다면, 나는 그 DB를 기반으로 구글 크롬에 쏴주도록 분담했다.
Xbox 한국어 지원 앱은 어떤 기능을 담당하나. 어떻게 사용할 수 있나. 지원 범위라던지. 확장 프로그램도 설명 부탁한다.
유정군: 현재 Xbox 스토어 게임명의 90% 이상이 영어로 제공되고 있어서 공통적으로 영어로 게임명을 넣기로 했다. 디자인은 좀 더 다듬어야 하겠지만, 검색창에서 게임명을 영어로 검색한 뒤 검색 결과에 나온 것 중 원하는 게임을 클릭하면 정보가 나온다.
제공되는 정보는 한국어화 여부부터 국내 정식 발매여부, 장르, 출시일, 퍼블리셔 등 핵심 정보를 넣었다. 중요한 것은 앱에 DB를 모두 넣어서 제공되므로 오프라인이어도 사용할 수 있다. 1개월 마다 앱 DB 정보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 목표다.
참고로 앱애 들어갈 팩샷도 모두 작업했다. 지금도 작업 중이라 아직 멀었다. 이제 절반 정도? Xbox 시리즈 X에 구동되는 게임도 들어가고, Xbox 부터 Xbox 360, Xbox One까지 대략 850여 개 정도 된다. 모두 입력하고 있다.
카프보이: 모바일이 직접 체크한, 검증된 정보가 올라가는 것이라면 확장 프로그램의 컨셉은 편의성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누구나 정보를 추가, 수정할 수 있도록 설정해서 100% 검증됐다고는 보기 어렵다.
하지만 의견을 계속 추가해 정보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한국어화에 대한 정보가 계속 업데이트 될테니까. 업데이트된 정보가 더해지면서 데이터의 생산과 공유가 원활하도록 구현했다.
우리가 진행 중인 작업은 Xbox 시리즈 X가 나왔을 때, 기존에 Xbox 유저 커뮤니티에 와야 볼 수 있던 정보를 모바일 앱이나 확장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유저 차원에서 이런 한국어 지원 앱을 개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마음을 먹는 것도 그렇고, 필요 기술 습득이나, 보유 DB 확보나.
유정군: 단순한 표 같지만, 7~8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Xbox 라이브러리에 구매한 게임만 1,500개가량 된다. 왜 많냐면, 초기에는 단순하게 게임의 한국어화 여부를 알기 위해서 게임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DB 중 90%는 내가 확인하고 작업했으며 나머지는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최근에는 번역 프로그램의 수준이 많이 높아져 3~4년 전부터는 문의할 내용을 번역해 게임을 만든 개발사나 퍼블리셔에 일일히 문의하거나 관련 소셜 페이지에 문의해 답변을 받았다. 유저 수준에서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했달까(웃음). 그런 식으로 쌓인 게 지금의 리스트다. 물론 지금도 계속하고 있고.
3~4년 전에는 꿈도 못 꿨다. 그런데 앱을 제작하는 방법도 많이 좋아지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주변 분께 도움도 받고, 검색하며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이거면 좋겠다 싶은 것을 정해서 개발하기 시작했다. 개발에 문외한이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차원에서도 나름 뜻깊더라. 생각보다는 수월했다.
확장 프로그램 쪽은 어땠나. 개발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카프보이: 특별하게 기술적으로 고도화된 것을 작업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정군 님이 오랜 시간 동안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다. 나는 옆에서 그걸 보며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자발적으로 한 것이기에, 당장 내일부터 데이터 관리를 안 하면 사라지거나 의미가 없어지는 것들이다. 그래서 계속 업데이트를 해줘야 한다. 누구의 강요나 부탁 없이 본인 스스로 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웃음). 그래서 뭔가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확장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각나 진행했다. 수년간 애써서 관리했던 것이 빛을 보지 못할까봐.
타 국가에는 이런 사례가 있나? 타 국가의 언어 지원 현황은 어떤 편인가.
유정군: 얼마전 윈도우센트럴 뉴스 통해 보도됐지만, 영어권 국가 외에는 서아시아나 남미, 유럽 게이머도 자국어 번역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처럼 번역에 대한 언어 정보가 없다.
그나마 유럽, 남미는 시장이 커서 게임이 많아 불편이 덜하다고 보여지지만 어쨌든 게임 정보를 보려면 자국의 Xbox.com에 방문해야 하고 여기에는 관련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더라. 우리처럼 자국어를 활용한 이런 지원 앱을 만든 경우는 없다고 들었다. 정보를 제공하려면 타이틀 리스트를 보유해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있으니까.
대외적인 느낌에는 PS쪽이 한국어화를 더 많이 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량만 놓고 보면 Xbox도 이에 못지 않은 양을 한국어화 했다. 인터뷰 게재 이후 영어자막을 통해 앱 소개 영상을 Xbox 본사와 Xbox MVP 포럼에 전달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를 보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개발 과정에 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카프보이: 확장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하며 VPN을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이를 적용시키면 우리나라에서 보이지 않는 정보가 보여진다. 웹사이트 정보를 다른 서버가 받은 다음 보여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적용해 Xbox 구매페이지를 가면 한국어화를 포함한 게임 정보가 해당 페이지에 보여지도록 표시하려 했다.
하지만 문제는 페이지의 정보가 바뀌었을 때다. 해킹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페이지를 변조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취지와는 다르게 부정적인 늬앙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래서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쓰지 않았다. 대신 클릭을 하면 창이 떠서 정보를 보이게 하는 것으로 바꿨다. 가장 안전하니까.
유정군: 앞서 게임의 한국어화에 대해 개발사, 퍼블리셔에게 직접 문의를 했다고 얘기했는데, 하도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문의와 답변에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 수준이다. 그런데 의외로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멀티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게임의 경우, 우리는 언어 정보를 다 제공했는데 왜 Xbox만 그 정보를 모른다고 할까?"하고 반대로 나에게 묻더라.
이와는 별개로 한국어화 자체가 중요한 이슈다. 그래서 특정 시기에 발표하거나 보도자료를 배포해 준비하는 회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해외 회사에 직접 문의해 알다 보니 좀 더 빨리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국내 회사의 마케팅 이슈를 저해하거나 덜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문제는 PS와 Xbox 똑같이 한국어화해 제공하는 타이틀의 경우, 국내 회사에서 PS만 한국어화 정보를 알리고 Xbox 한국어화는 아예 다루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
유저들은 확장 프로그램, 앱 개발 소식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
카프보이: 매우 반겨주시더라. 응원도 많이 받았다. 게임 유튜버분들은 소개 영상을 올려주신다는 얘기도 했다. 유정군 님이 소개 영상에 영어자막을 붙여 올려주신다고 하니 해외쪽은 아마 추후 반응이 올 것으로 보인다. Xbox 게임을 좀 더 편하게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Xbox 한국어 지원 앱 배포로 인해 예상되는 동향은.
유정군: 콘솔 게임에서 패키지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요즘 다운로드 판매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제법 가속화될 것 같고. Xbox 시리즈 X가 판매된 이후에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다. Xbox 게임패스의 규모나 서비스 퀄리티도 더욱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가운데 이런 확장 프로그램, 앱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국내 유저에게 좀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더 많은 Xbox 유저가 게임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될 것이고. 시장 확대에도 도움됐으면 싶다. MS에게도 변화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사실 앱을 만든 이유는 MS가 서비스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이들의 불만을 덜고 싶어서였다. 앱 출시로 MS가 조금이라도 동기부여를 가지게 되면 그걸로 족하다.
MS로부터 관련 피드백이나, 어떤 코멘트...도 없었겠다. 얘기하는 늬앙스를 보면.
유정군: 없다. 퍼스트파티 정보에 대해서는 가끔 답변을 주기는 하는데, 그 외에 모든 정보는 직접 영어로 문의하라는 프로세스로 일관하고 있다.
확장 프로그램과 앱은 취지는 같지만 이를 다루는 방식이 다르지 않나. 물론 앱이 개발 중이어서 아직 먼 얘기일 수 있지만 두 프로그램에서 나온 정보를 연계해 좀 더 퀄리티를 높일 수 있겠다.
카프보이: 일단 확장 프로그램과 앱을 내보낸 다음 유정군 님이 앱을 써본 뒤 어떤 의견을 주느냐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 같다. 데이터 연동에 대한 요금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 반응을 좀 봐야 할 것 같다.
유정군: 바라는 것은 Xbox 시리즈 X가 발매됨과 동시에 인기를 얻고, 여기에 확장 프로그램과 앱이 추가 상승 효과를 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으면 한다.
확장 프로그램의 경우 향후 업데이트나 운영 계획에 대해, 모든 유저가 추가/수정하는 오픈데이터 형태를 기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집단지성의 힘을 빌린다는 취지에서는 효율적으로 보이나, 고려할 요소가 제법 많을 것 같다. 업데이트/운영에 대해 계획하는 방향, 계획은.
카프보이: 데이터를 특정 인원이 주도해서 관리하기 시작하면 그 데이터를 관리하지 못하는 시점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오픈데이터를 생각했다. 모두가 정보를 보고 문제 있으면 수정하고. 또 잘못된 정보가 입력되면 다른 인원이 수정되고. 프로세스를 만들어주는 것이 개발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의 관여는 유저의 역할로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만 완전 오픈이라기 보다, 덧글을 기반으로 데이터의 추가, 수정은 누구나 할 수 있게 하되 유정군 님이 데이터를 검증하고 난 뒤에 확실하면 검증 완료로 표시하고 락을 걸어버리는 형태도 생각하고 있다. 검증이 되면 더 이상 추가 의견이나 수정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누가 수정하고 추가하는 지는 로그인 이력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이가 로그인해 정보를 입력하도록 했다. Xbox 유저 커뮤니티 관리자이신 '여유쓰' 님은 한국어 외에 글로벌 앱 개념으로 다른 나라 언어도 지원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
사실, 이런 경우는 한국MS의 국내 서비스에 대한 부실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Xbox를 오래 이용한 유저로서, 할 말도 많겠다.
유정군: 오래 전에는 한국MS에 원인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본사 자체의 관리가 좀 더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수익이 되는(혹은 수익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투자하고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업 논리지만 언어 지원은 좀 더 기본적인 영역에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업체에 대한 신뢰와 연결되기도 하고.
카프보이: 큰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규격화된 광고를 내보내지 특정 국가만 한정해서 광고를 내보내지 않더라. 우리 입장에서는 '무시한다', '신경쓰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MS 입장에서는 공통된 소스로 Xbox 시장 전체에 전달하는 것에만 포인트를 두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뭔가 인지를 하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현지화가 없는 거지.
MS 입장에서는 올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Xbox 시리즈X도 출시하고, 또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X클라우드도 안정화 궤도에 올라, 서비스 접목이 목전이다. 호재인 셈인데, 어떻게 보나.
카프보이: 앞서 얘기한 그거를 빼고 그 나머지를 본다면 사실 인프라는 잘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MS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총동원하는 느낌이다. 흐름은 정말 좋은 것 같다. 하드웨어 스펙도 잘 나왔으니.
다만 현지화와 관련해 MS가 어떻게 입장을 바꿀지에 대해서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여러 모로 좋은 상황에 놓여 있지만 현지화에 대해 관심을 갖는 포인트가 필요하긴 할 것 같다.
현지화 외에 아쉽게 생각되는 서비스가 있다면.
유정군: 유저가 MS와 얘기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없다는 것이다. Xbox는 한국MS가 아니라 싱가폴에서 가져다 주는 번역된 정보를 받아 유저에게 제공하고 있다. 유저와 MS가 정보를 주고 받고 발전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카프보이: 소니는 로컬 시장의 관계자와 프로세스를 잘 활용하는 것 같은데 MS는 이를 잘 활용하지 않더라. 여전히 거리가 좀 먼 느낌이다.
유저 입장에서, 게임 시장에 대한 MS의 모습을 어떻게 보나.
카프보이: 그래도 MS는 트렌드에 맞춰 계속 변화했다고 생각한다. 구글이나 애플 처럼. 다만, 유저는 소비자 입장이기에 게임을 소비하는 형태나 방식은 이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나 아직은 간극이 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과거의 스타일이 익숙하기도 하겠고. 반면 소니는 좀 더 과거의 형태에 무게를 두고 있고 의지하는 모양새다.
유정군: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겠다. 한국MS에는 한국 담당자가 없다. 인력관리가 안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도 있다. 트렌드에 맞게 대응한다는 점은 맞지만.
유저발 여러 시도로 해외 매체에서도 여러 번 조명받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 Xbox 유저의 팬심도 꽤 대단하다.
유정군: 글쎄, 잘 모르겠다. 다들 Xbox가 좋고 더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뭉쳤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생겼던 것 같다. 팬심이 잘 반영돼 시장이 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Xbox 시리즈X가 국내 어떻게 서비스되기 바라나.
카프보이: 소니 혹은 PS5를 따라간다 혹은 앞지른다는 어떤 경쟁 구도라는 형태는 이제 의미 없는 상황이 됐다고 본다. 독점 타이틀, 자국어 제공도 중요하지만 그것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MS는 지금 처럼 MS가 할 수 있는 독점 인프라를 계속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데이터센터 확보부터 하위호환, 클라우드X 등. Xbox만이 가지는 확실한 메리트를 가지면서 시장을 재편하는 느낌이랄까.
유정군: Xbox 시리즈 X가 나온다고 시장에 반전을 기대하기 보다, 시장의 형태를 바꾸는 노력도 하면 좋겠다. 다운로드 시장에 대한 비중도 눈여겨봐야 한다.
또, Xbox 시리즈 X가 중요한 기기인 것은 맞지만 여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이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쪽을 강조하는 것 같다. 차세대 시장은 콘솔기기의 경쟁 보다는 전혀 다른 구도가 될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국 시장도 판을 잘 형성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큰 그림을 짜는 것은 지금 잘 하고 있다. 다만, 기본에도 좀 더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가장 관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