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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2024 모바일게임(한국 편)_밀려오는 중국 게임, 하락 중인 MMORPG

세계 1위 모바일 데이터 분석 회사 센서타워 임채민 한국 지사장 인터뷰

임상훈(시몬) 2024-12-23 09:30:31

[기획특집] 데이터로 본 2024년 모바일게임 시장

▶ 2. 한국 편: 밀려오는 중국 게임, 하락 중인 한국 MMORPG


“한국 게임 시장은 다운로드당 매출이 미국보다 매력적입니다. 외국 게임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은 매출 기준 글로벌 4위의 게임 시장입니다. 업계나 게이머 모두 체감하듯 지난 몇 년간 중국 게임의 위세가 갈수록 세지고 있는 형국이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일단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게 우선입니다. 글로벌 편에 이어 센서타워 임채민 한국 지사장에게 국내 시장에 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주요 장르와 게임의 RPD(다운로드당 매출) 등 데이터들을 꼼꼼히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오래 전부터 해왔던 말이지만, 다시 또 할 수 밖에 없네요. 위기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 여전히 1등이지만, 갈수록 줄고 있는 RPG와 MMO 시장

Q. 디스이즈게임: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매출과 다운로드는 어떤가요?

A. 임채민 지사장: 한국 시장의 모바일 게임 매출은 감소세 보이다가 올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습니다. 2022년은 전년도 대비 9% 감소, 2023년은 전년도 대비 8% 감소했다가, 2024년에는 전년도 대비 0.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다운로드 추세는 감소세이지만 올해 감소 폭은 줄어들었습니다. 2022년은 전년도 대비 5% 감소, 2023년은 전년도 대비 7% 감소했다가 2024년은 전년도 대비 1.9% 감소로 확인됩니다.

센서타워 코리아 임채민 지사장

Q. RPG와 MMORPG의 상황은 어떤가요? 지난해에도 확연한 하락 추세가 이어졌는데, 올해는 어땠나요?

A. 매출 측면에서는 RPG가 여전히 비중 1위 장르입니다만 하락세가 매년 지속되며 2024년 비중은 전년대비 9% 감소하여 51.3%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2021년 67%였던 비중에 비해 매우 큰 폭으로 떨어진 비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서브장르 별 비중을 살펴보면 MMORPG가 1위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매년 감소해 왔습니다. (46.5% → 46.2% → 38.9% → 29.3%). 그 원인을 살펴보니 주요 MMORPG 타이틀들의 MAU가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70%~ 90% 가량 하락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금액이 높은 MMORPG의 경우, 일부 유저들은 할인 쿠폰이나 결제 포인트가 적립되는 원스토어를 이용하거나, 웹샵에서 결제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센서타워 데이터는 아직 이 수치들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_편집자 주)

이러한 RPG 감소세 중에서도 방치형 RPG는 매년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2021년 한국 시장 모바일게임 매출에서 1.6% 차지했던 ‘방치형 RPG’는 2024년 그 비중이 7.1%까지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트렌드와 유사하게 한국에서도 방치형 RPG의 매출은 2024년 2월에 정점에 도달한 이후 거의 매월 하락하다가 10월 <카피바라 Go!> 출시 후 인기몰이로 11월에 반등했습니다. 12월에는 <저니 오브 모나크>가 출시돼 매출 5위를 찍고 있고요.



# 글로벌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 전략, 퍼즐 장르

Q. 한국 시장에서도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올해 <라스트 워: 서바이벌>과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브롤스타즈> 등 전략 장르가 선전했습니다. 전체 전략 장르가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요? 

A. 전략 장르는 여전히 매출 비중 2위를 기록했는데, RPG의 추세와 달리 2024년 비중이 전년 대비 약 8% 증가했습니다. 외산 게임 <라스트 워: 서바이벌>,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브롤스타즈>의 성장과 함께 111퍼센트의 국산 신작 <운빨존많겜>의 성과가 전략 장르 전체의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Q. 국내에서도 <로얄 매치> 유저가 늘어난 듯합니다. 퍼즐 장르의 상황은 어떤가요?

A. 올해 퍼즐 장르는 매출 비중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4년간 매년 비중이 꾸준히 성장하며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습니다. (3.5% → 3.9% → 5.4% → 7.4%). 특히 모바일 퍼즐 게임 매출 1위를 차지한 <로얄 매치>는 2024년 전체 퍼즐 게임 매출의 약 30% 차지하며 해당 장르의 매출을 견인했습니다.



# MMORPG와 방치형 RPG의 RPD(다운로드당 매출) 차이

Q. 다운로드 측면에서는 장르 별로 어떤 흐름이었나요?

A. 다운로드 측면에서도 ‘퍼즐’ 장르의 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2023년 비중 20.2%에 이어 2024년에는 비중이 22.6%로 늘어나며 2년 연속 비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매출과 다르게 다운로드에서는 RPG 장르 비중이 성장세로 확인되는데요(2022년 14.1%, 2023년 17.6%, 2024년 20%), 이는 방치형 RPG의 다운로드 성장이 그 원인인 것으로 추정합니다. 전체 RPG 다운로드 중 방치형 RPG가 2022년부터 계속해서 다운로드 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점유율도 매년 높아졌는데요(29.4% → 34.5% → 35.4%), 12월 말 출시된, <버섯커 키우기>, 올해 출시된 컴투스 홀딩스의 <소울 스트라이크> 등이 이러한 성과를 견인했습니다.


Q. 올해 방치형 RPG가 전체 RPG에서 차지하는 다운로드 비중은 가장 큰데(35.4%) 비해 매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7.1%) 현상을 보였군요. 다운로드당 매출(RPD)에 차이가 꽤 큰 모양입니다.

A. 올해 국내 시장 MMORPG 매출 1~3위는 <리니지M> , <오딘>, <리니지W> 순입니다. 이 게임들의 RPD는 각각 342.88달러, 326.37달러, 529.65달러였습니다. 방치형 RPG 매출 1~3위는 <버섯커키우기>, <세븐나이츠 키우기>, <소울스트라이크>인데, 이들의 RPD는 각각 25.55달러, 36.47달러, 9.52달러였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톱3 게임의 수치를 합쳐 비교해보면 MMORPG가 방치형 RPG에 비해 약 15배의 RPD를 기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Q. MMORPG 타이틀들의 MAU가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70%~ 90% 가량 하락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과금 부담 때문에 거기서 이탈한 유저 중 일부가 방치형 RPG로 갔을 수도 있겠군요.

A. 네, 아까 말씀드렸듯이 RPG 장르 내 방치형 RPG의 다운로드 비중이 지난 3년 동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9.4% → 34.5% → 35.4%). 이와 함께, 저희 오디언스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MMORPG 유저가 '캐주얼 게이머' 페르소나에도 부합할 가능성이 일반 유저 대비 320%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부 MMORPG 유저들이 더 많이 캐주얼한 방치형 RPG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 미국보다 높은 한국의 RPD, 더욱 치열해질 각축장이 될 수도

Q. 올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선전한 게임은 어떤 게 있습니까?

A. 올해 한국 시장은 그야말로 글로벌 전략게임 성공작들의 주무대였습니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올해 글로벌 전체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1%, 12.8%로 미국 다음인 2위를 기록했습니다. <브롤스타즈>는 8.3%로 미국, 독일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요.


더욱 주목할만한 점은 한국의 RPD(Revenue Per Download: 다운로드당 매출)가 미국보다도 높았다는 점입니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의 미국 RPD는 20.76달러였던데 반해 한국은 46.85달러로 2배가 넘었고,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미국 22.07달러, 한국 54.80달러로 거의 2.5배에 달했습니다. <브롤스타즈>도 미국 9.23달러 대비 한국이 11.95달러로 더 높은 것으로 확인했고요.

이렇듯 한국 시장이 여러 글로벌 게임사들에게 매출의 핵심 동력임이 명확히 보여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러 해외 게임사들의 한국 시장 내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 시장 뿐 아니라 여러 시장에서 이러한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중요도가 앞으로 훨씬 더 높아질 수 밖에 없겠죠?


Q. 상대적으로 높은 RPD를 통해 해외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을 느끼겠네요. 게다가 한국 MMORPG의 RPD가 넘사벽 수준이므로, 그 유저를 타깃으로 한 해외 게임사의 진출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을 것 같고요. 그렇다면 올해 한국 게임 중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게임은 어떻게 있을까요?

A. 한국 게임 중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피자 레디>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 5월 21일, 텐센트 게임즈의 운영 하에 중국에서 출시했는데요, 출시 당일 중국 iOS 모바일게임 다운로드와 매출 순위에서 각각 2위, 1위에 올랐습니다. 이후에도 일매출 순위 1위권을 5주 가량 유지했고, 이러한 성공은 중국 출시 약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놀라운 성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특히 10억 달러 중 82%인 약 8억 2,000만 달러를 중국 시장에서 달성했는데요, 이는 오랜 시간 중국 시장에서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는 <왕자영요>, <화평정영>은 물론 <원신>, <붕괴: 스타레일> 등과 같은 글로벌 히트작과 비교했을 때 8억 달러 매출을 가장 빨리 달성한 사례입니다.

다음으로는 슈퍼센트의 <피자 레디>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의 다운로드 수는 2023년 12월 말에 급증 후 등락을 거듭하다 2024년 3월 말부터 또 한 번 크게 급증하여 4월 6일 다운로드 110만 건에 육박하며 출시 후 가장 높은 일일 다운로드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피자 레디>는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의 약 70%에 해당하는 수를 2024년 들어 약 4개월 동안 올리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입증했습니다.


Q. 광고 매출에 의존하던 하이퍼 캐주얼 게임들이 인앱 결제를 덧붙인 하이브리드 캐주얼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피자 레디>도 그런 추세를 보이고 있나요?

A. <피자 레디>도 다운로드 수 증가와 함께 인앱 구매 수익도 상승하며 4월 7일 출시 후 가장 높은 일일 인앱 구매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누적 인앱 구매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미국으로, 전체 수익의 약 45%가 미국에서 발생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피자 레디>를 서비스하는 슈퍼센트는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모바일 캐주얼게임 다운로드 기준, 전 세계 퍼블리셔 순위 8위에 올랐습니다. 한국 퍼블리셔가 모바일 캐주얼 게임 퍼블리셔 순위에서 이와 같은 성과(톱10)를 달성한 것은 약 7년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2017년 비트망고가 9위에 랭크됐었죠.


# 국내 시장 톱 10위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중 6곳은 중국 또는 중국 회사가 투자한 게임사

Q.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 매출 기준, 퍼블리셔 순위는 어떻게 되나요?

A. ‘리니지’ 라인업과 <오딘>을 가지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가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4위와 5위는 넷마블과 넥슨이었고요. 나머지 회사들은 전부 중국 회사거나 중국 회사가 소유한 게임사였습니다.

3위는 <라스트 워: 서바이벌>의 FirstFun이었고, 6위는 <버섯커 키우기>의 조이넷 게임즈, 7위는 <화이트아웃 서바이버>의 Century Games였습니다. 그 뒤를 미호요, 텐센트, 슈퍼셀이 이었고요. (넷마블과 넥슨은 국내 대형 게임사 중 웹샵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웹샵에서 결제되는 매출액은 센서타워에 아직 집계되지 않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_편집자 주)



Q. 올해 3월 센서타워는 데이터 분석 경쟁사인 data.ai를 인수해 화제가 됐습니다. 인수 이후 어떤 변화나 진화를 예상해볼 수 있을까요?

A. 센서타워와 data.ai는 지난 10여 년 동안 독보적인 모바일 마켓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을 함께 이끌어 왔습니다. 이번 인수로 두 회사의 막대한 데이터와 인사이트, 방대한 패널 자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인력 및 리소스, 그리고 각자가 보유한 노하우를 결합하여 플랫폼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층 높아진 정확도와 다양하고 깊이 있는 데이터 인사이트를 센서타워의 UI를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활용하실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또한 양 사의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모바일을 넘어서 디지털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여러 기능들이 저희 프로덕트 로드맵 상에 계획돼 있는데요, 짧게 소개해 드리자면 먼저 웹 데이터 (데스크탑 웹, 모바일 웹) 인사이트가 추가될 예정이고요, 게임산업에 계신 분들이 모두 환영하실 PC와 콘솔 게임 관련 인사이트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구매와 매출 데이터 및 효율과 컨버전 데이터까지 커버하려는 계획을 갖고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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