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액션과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캐릭터를 내세운 초액션 <크리티카>. 중국에서는 텐센트가 퍼블리셔를 맡아 <크리티카>를 서비스한다.
단순히 중국 진출만 하는 것이 아니다. <크리티카>는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을 인정받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중국에 소개될 예정이다. 지난 21일 열린 ‘텐센트 게임스 UP 2012’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텐센트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사업 진출을 발표할 때 첫 프로젝트로 <크리티카>를 선택했다.
<루니아전기> 이후 액션이라는 한 우물을 팠던 올엠은 한국에서는 NHN, 일본에서는 게임온, 중국에서는 텐센트라는 대형 퍼블리셔들과 손잡게 됐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중국에서 올엠 이종명 대표와 김영국 이사를 만나 봤다. /베이징(중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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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올엠 김영국 이사와 이종명 대표.
■ 100장의 계약서와 1년 동안의 러브콜
<크리티카>의 중국 진출은 깜짝 발표였다. 텐센트와 계약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종명: 텐센트는 다들 손잡고 싶어하는 파트너다. 사실 우리가 1년 정도 구애한 셈이다. 계약서만 100장이 넘었다(웃음). 이를 검토하는 데만 6개월 정도 걸렸다. 절차상 기간이 좀 길었던 것 같다. 사실 텐센트와 지난해 중순 정도에 계약했는데, 그동안 밝힐 기회가 없었다.
<크리티카>의 중국 진출 전략으로 특별히 준비된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종명: 우리는 어디가 됐든 퍼블리셔의 요청 사항은 최대한 들어주자는 입장이다. 솔직히 말해서 중국 시장은 우리가 잘 모른다. 그래서 모르는 것은 배우고 이해가 안 돼면 이해가 될 때까지 상의하자는 원칙을 세웠다. 이렇게 보면 한국에서의 전략과 특별히 다를 게 없다. 지금은 중국에 대해서 배우는 입장이다.
<크리티가>의 퍼블리셔는 각 나라의 유명 업체들이다. 특별한 노하우라도 있나?
이종명: 내가 열심히 구애했다(웃음). 퍼블리셔들이 <크리티카>의 가능성을 좋게 봐준 덕분이기도 하지만, <루니아전기>라는 전작이 있어서 더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액션 장르에서 노하우를 쌓으며 한 우물을 팠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텐센트의 마샤오위 부총재는 <크리티카>가 중국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캐주얼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정말 캐주얼하게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종명: 한국에서 <크리티카>는 마니아 액션게임의 이미지인데 중국에서는 대중적인, 다시 말해 캐주얼한 느낌으로 받아들이더라. <루니아전기>를 마니아 게임으로 만든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웃음). 사실 전작이 마니아만 남고 대중적으로 가지 못했던 부분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됐다.
김영국: <루니아전기>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마니아가 만들었고 마니아 취향의 게임이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시작할 때부터 시장을 이해한 상황에서 이에 맞춰 가려고 노력했다. 마니아적인 요소도 포함하고 있지만, 대중적인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중국 유저들을 위한 별도의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나?
이종명: 중국은 한국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인스턴스 플레이와 콘텐츠 소비 속도는 중국 유저가 전세계에서 최고라는 이야기는 많이 듣고 있다. 텐센트에서도 콘텐츠 양을 많이 늘리고 해킹을 철저히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도 중요한 부분이기에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대중성의 경우 <크리티카>의 게임성이 중국 유저들에게 잘 맞는다는 말을 들었다. 빠르고 시원한 액션이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QQ플랫폼을 통해 30만 명의 피드백을 받았다. 그래픽 등의 첫인상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지금은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영국: <크리티카>는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다. 개발 중인 상태에서 별도의 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금은 하나의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로컬 콘텐츠 제작은 시장의 요구에 따라서 달라진다. 사실 한게임이나 텐센트의 요구가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분리해서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 애니메이션과 만화, 원소스멀티유즈로 간다
중국에서는 QQ닷컴의 애니메이션 플랫폼에서 서비스가 진행된다고 들었다.
이종명: 이렇게 결정된 것을 최근에 알게 됐다. 처음부터 애니메이션풍의 과장된 액션과 캐릭터 개성을 살린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의 콘셉트와 콘티도 텐센트가 직접 작업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우리로서는 큰 기회를 잡은 셈이다. 애니메이션 플랫폼을 통해 더 큰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크리티카>를 만화책으로 출판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종명: 다양한 시도를 해보자는 정도다. 지금까지는 게임의 스토리를 우리가 주도했는데 플랫폼마다 스토리는 협의해서 진행할 듯하다. 다만, 아직까지 개별 플랫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은 없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로 나가게 되면 개성적인 캐릭터의 수가 중요해진다. 지금을 3명만 나와있는데 대책은 준비되어 있나?
김영국: 게임의 특성상 캐릭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실제로 <루니아 전기>에서 캐릭터를 수십 종 만들어 본 경험이 있어서 이에 대한 걱정이 없다. 다만 유저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기를 봐가면서 업데이트를 하고자 한다. 캐릭터에 애착을 가지기 전에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곧 테스트를 시작하는 걸로 안다. 중국 론칭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일정이 있나?
김영국: 한국에서는 상반기 CBT 연내 OBT가 목표다. 중국은 일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선보이고 싶다. 중국 론칭의 경우 너무 많이 만든 상태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 게임을 바꾸기 힘들어진다. 가능하면 유저들의 피드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상태에서 론칭하고자 한다.
한국·일본·중국 중에서 중요한 시장이 있다면? 서양 시장도 노리고 있을 듯하다.
이종명: 다 잘 됐으면 좋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각 시장의 특색이 있다. 액션의 질은 일본에서 인정받고 싶고, 온라인의 경험이나 특성은 한국에서, 중국에서는 대중적인 커뮤니티에서 인정받고 싶다. 결국 다 잘하고 싶다는 말이다(웃음).
김영국: 일단 한중일 등 아시아 시장에서부터 잘해야 한다. 북미나 유럽도 언젠가는 갈 것이다. <루니아전기> 때 인터뷰할 당시에는 세계정복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아시아부터 정복하고 나서 세계로 나가도록 하겠다. (루니아전기 인터뷰) 당시를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다(웃음).
■ PvE로 유저를 모으고, PvP로 남게 만든다
나라별 퍼블리셔들의 반응은 어떤가?
텐센트는 굉장히 적극적이다. ‘중국에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많다. 일본은 모든 개발이 마무리되면 6개월 안에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며 일단 완성된 버전이 나오고 시작하겠다는 성향이 강하다. 한국은 요구사항이 디테일하지 않고 개발사의 판단에 맡기는 편이다.
예를 들어 유저들이 지루하다는 피드백을 준다. 문제의 해결책은 개발사가 잘 알고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중국은 객관적인, 한국은 주관적인 제안을 주는 편이다. 한게임은 항목별로 수치화해서 준다. 즉 점수를 주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준다. 물론 답은 우리가 찾아야 한다.
중국은 객관화된 수치를 보여주면서 현지 유저들은 무엇을 좋아한다고 답을 주는 식이다.
액션 게임이고, 동영상을 봐도 PvP의 비중이 높을 듯하다.
김영국: 지금은 PvE 콘텐츠의 개발 비중이 높은데, 중국에서는 PvP 콘텐츠를 많이 요구하는 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콘텐츠가 준비되면 PvP도 탄탄하게 준비할 것이다. 당장 생각해 봐도 대부분의 유저들이 즐기는 것은 PvE 콘텐츠다. 일단은 여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종명: 보통 <던전앤파이터>를 2년 넘게 플레이한 유저들은 대부분 PvP를 즐긴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오래된 유저를 게임에 남을 수 있도록 만드는 열쇠가 PvP라고 본다. PvE 콘텐츠로 유저를 모으고, PvP로 남게 하는 것이다. 지금은 전략적으로 PvE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라고 보면 된다.
끝으로 중국 유저들에게 <크리티카>를 발표한 소감을 말한다면?
이종명: 발표를 무사히 끝내서 다행이다. 행사 기간에 텐센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중국 서비스가 예정된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이 굉장히 좋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10년에 한 번 주어지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조만간 선보인다. 그만큼 <루니아전기>를 사랑해준 유저들에게도 보답할 수 있도록 전작의 교훈을 쏟아부은 신작이라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