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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게임, 소통하는 게임을 꿈꾼다”

아이덴티티게임즈 김태연 기획팀장, 허준 PD

김승현(다미롱) 2012-08-20 12:00:00

아이덴티티게임즈가 개발하고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액션 MORPG <던전스트라이커> 2 CBT에 들어간다. 기초적인 액션을 점검했던 1차와 달리 2차 테스트에서는 메인 콘텐츠인 전직과 계승, 그리고 최종 콘텐츠의 일부가 될 3종의 순환 콘텐츠가 공개된다.

 

과연 새로운 콘텐츠는 어떤 특징이 있고, 1 CBT의 피드백은 얼마나 반영됐을까? 2차 CBT 참가자를 모집 중인 <던전스트라이커>(//ds.hangame.com)의 두 개발자를 만나 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모두에게 주어지는 자유로운 성장”

 

아이덴티티게임즈 김태연 기획팀장(왼쪽)과 허준 PD.

 

TIG> 캐릭터 레벨과는 별도로, 전직으로 얻는 직업은 따로 성장한다고 들었다. 어떤 개념인가?

 

김태연: 캐릭터가 두 종류의 경험치를 얻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는 캐릭터의 레벨에 적용되는 경험치, 다른 하나는 직업의 등급을 올리는 경험치다. 유사한 예를 들자면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캐릭터 레벨과 직업 레벨 개념을 생각하면 편하다.

 

허준:캐릭터 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스킬 포인트가 증가하고, ‘직업 등급’이 오르면 캐릭터가 배울 수 있는 스킬의 종류가 늘어난다. 처음에는 캐릭터 레벨과 직업 레벨이란 이름이었는데 유저들에게 혼란을 줄 것 같아서 지금의 명칭으로 수정했다.

 

 

TIG> 캐릭터의 성장과 직업의 성장이 다르다면 향상되는 능력치는 어떻게 적용되나?

 

김태연: 캐릭터가 성장할 때는 모든 능력치가 균등하게 오르고, 직업 등급이 향상될 때는 해당 직업에 적합한 능력치가 상승한다. 이렇게 상승한 능력치는 직업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계속 누적된다.

 

허준: 이것은 정식 론칭 때도 유지될 예정이다. 다양한 직업 등급을 올렸다는 것은 그만큼 유저가 게임에 많은 투자를 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수치가 조정될 수는 있을지언정 능력치 누적이 없어지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TIG> <던전스트라이커>의 전직은 같은 직업군은 물론 다른 직업군으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자유로운 성장은 파티플레이의 역할 분담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 같다.

 

김태연: <던전스트라이커>의 파티플레이는 MMORPG처럼 탱커·딜러·힐러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전원이 딜러 역할을 하며, 이 역할을 공격만으로 수행할지, 버프나 디버프로 보충할지만 다르다. 열심히 캐릭터를 키웠다면 비교적 균일한 효율을 보여줄 것이다.

 

전직은 성장뿐만 아니라 변화도 자유롭기 때문에 대응폭이 넓다. 만약 힐러가 필요하다면 던전에서 클레릭 계열로 전직하는 식으로 유연한 파티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렇게 전직할 때는 장비나 퀵바가 그 직업으로 플레이했을 때의 상태로 바뀌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게 그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허준: 물론 귀족직업·국민스킬이 없을 순 없다. 하지만 그 직업은 그만큼 컨트롤이나 육성이 힘든 직업일 것이고, 스킬 또한 얻기 힘들 것이다. 일종에 노력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물론 자유로운 전직 시스템 덕분에 이 길은 모든 유저에게 열려 있다. 어떤 직업의 어떤 스킬을 조합할 것인지가 게임의 특색이다.

 

 

 

TIG> 새로운 플레이 화면을 보니 굉장히 많은 계승 스킬이 공개됐다. 밸런스나 추후 유저 피드백 반영 등이 걱정된다.

 

허준: 일단 2 CBT에서 공개되는 계승 스킬은 말 그대로 테스트용이다. 추후 계승 스킬이 더 늘거나 줄 수 있다. 하지만 테스트 측면에선 제한된 피드백보다는 이렇게 많은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 더 났다고 생각한다.

 

많은 계승 스킬은 유저들의 자유로운 전직을 유도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던전스트라이커>의 기본 모토는 ‘부러우면 너도 전직해’(웃음). 모든 유저에게 모든 직업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밸런스도 직업군 사이의 밸런스보다는 PvE의 측면을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누구든 강해질 수 있고 ‘어떤 상황이든 누구나 한몫은 할 수 있다’가 우리 게임의 사상이다.

 

김태연: 다른 게임들은 한 직업을 선택하면 그것이 나만의(혹은 그 직업 유저만의) 것이 되어 밸런스에 민감해지지만, <던전스트라이커>는 페널티 없는 자유로운 전직 덕분에 이것에서부터 자유롭다. 실제로 개발진도 밸런스 못지않게 직업의 특색을 살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TIG> 차원 던전, 카오스 던전, 시간의 탑이라는 순환 콘텐츠 3종이 추가됐다. 사실상 엔드 콘텐츠라 봐도 무방한데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다면?

 

허준: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형태의 보상이다. 같은 종류의 보상을 준다면 입수 난이도가 높아도 유저들은 대부분 가장 좋은 보상이 있는 곳으로 몰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저는 유저대로 지치고, 콘텐츠는 콘텐츠대로 버려지게 된다.

 

순환 콘텐츠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보상을 달리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차원 던전은 CP라는 보상을 통해 공격속도나 회복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일반 던전의 뒤를 잇는 카오스 던전은 유저에게 장비와 재화, 경험치를 공급하고, 최상위 콘텐츠인 시간의 탑은 회복과 공략시간이 제한되지만 대신 카오스 던전에서 나오지 않는 장비류나 기타 강화 보조재료 등이 떨어진다. 이처럼 던전의 보상을 달리해 서로 버려지는 것 없이 유기적으로 맞물리게 하는 게 순환 콘텐츠의 목표다.

 

순환 콘텐츠는 시간의 탑과 카오스 던전, 차원 던전이 맞물리는 구조로 기획됐다.

 

 

█ “1 CBT 피드백, 철저히 반영했다”

 

TIG> 테마1(1)은 스토리와 던전이 완전히 리뉴얼됐다. 1차 CBT와 비교하면 다른 게임인 것 같다.

 

김태연: 1차 CBT에 비하면 제약이 많아지고 디자인도 타이트해졌다. 원래는 포탈시드(귀환 아이템)나 에이션트 게이트(일종의 웨이포인트)를 이용해 고전게임처럼 유저가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게 하고 싶었는데, 이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2 CBT에서는 전체적인 동선을 짧게 하고 퀘스트나 던전 구성에 일부 시스템적인 강제도 추가했다.

 

허준: 개발팀 내부에 하드코어한 게이머들이 많다 보니 FGT를 통해서도 미처 조율하지 못한 부분이 남아 있었다. 앞으론 이런 요소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신경 쓸 예정이다. 물론 만약 유저들이 게임에 익숙해진다면 다시 게임의 흐름 조절과 같은 자유도를 넓힐 계획이다.

 

 

TIG> 1 CBT에서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등장세력도 다양하고 텍스트 양도 많아 따라가기 버거웠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2 CBT에선 어떻게 바뀌었나?

 

허준: 먼저 주요 NPC들에게 개성에 맞는 일러스트와 대사더빙이 추가됐다. 더빙은 모든 대사보다는 그 상황이나 세계관을 잘 알려줄 수 있는 부분 위주로 되어 있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심각한 상황에 빠진 모습을 보는 괴리감은 한층 줄어들 것이다.

 

또한 1 CBT의 많은 세력과 반전 요소를 과감히 줄였다. 일단 주적을 하나로 통일했고, 주요 세력도 인간으로 한정했다. 많았던 대사도 두세 줄로 줄여 가독성을 높였다. 국내외 대작게임에 비하긴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그래도 유저들이 ‘내가 뭘 하고 있다’ 정도는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TIG> 전작 <드래곤네스트>는 역동적인 인 게임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혹시 <던전스트라이커>에서도 그런 요소를 기대할 수 있는가?

 

허준: 인 게임 영상이나 오브젝트를 활용한 함정 플레이 등은 온라인게임에서는 노력 대비 효용이 높지 않아 지양하고 있다. 만들어도 그 던전을 깰 일이 많지 않고, 한 번 경험한 이후엔 그 효용 자체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에선 파티플레이 등의 이유로 유저가 온전히 인 게임 영상을 감상하기도 힘든 측면이 있다. 때문에 이런 요소들 대신 아이템 옵션이나 전직 등 <던전스트라이커>만의 특징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간의 탑의 원화.

 

 

TIG> 1 CBT에서는 대도시 루미나 시티를 제외하면 전부 인스턴스 맵이었다. 때문에 다른 유저를 만날 기회가 적어 커뮤니티가 활발하지 않았는데, 2 CBT에선 어떤 변화가 있나?

 

김태연: 기존에는 일반 던전만 있어 다른 유저를 만날 기회가 적었지만, 2 CBT에 추가되는 차원 던전이나 카오스 던전, 시간의 탑과 같은 순환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루미나 시티에서 바로 입장하는 방식이다. 유저들은 일반 던전과 달리 보다 쉽게 파티를 구하거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카오스 던전은 자유롭게 난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활발한 파티플레이를 기대하고 있다.

 

허준: 참고로 차원 던전과 시간의 탑은 중간에 난입할 수 없는 구조다. 두 콘텐츠 모두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1 CBT보다 파티플레이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 밖 인스턴스 공간의 커뮤니티 문제에 대해서는 개발진도 인지하고 있으며 여러 방향으로 고민 중이다.

 

차원의 던전 원화.

 

 

TIG> 1 CBT의 최종 보스였던 여왕 라비티는 보스룸까지의 짜임새 있는 던전 구성과 보스의 부위파괴 요소 덕분에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2 CBT에서 추천하고 싶은 보스가 있다면?

 

허준: 라비티 이후의 보스들이 전반적으로 잘 디자인됐지만, 개인적으로 테마3의 마지막 보스를 추천한다. 여러 이유로 다양한 전직을 체험하지 못하는 유저라도 테마3의 마지막 보스와 대면하면 <던전스트라이커>의 던전과 사냥에 한해서는 2 CBT를 모두 즐겼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외에 기존 던전도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많이 개선됐다. 1 CBT 유저들도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전부터 피드백을 반영하기 적합한 시스템까지 설계해 놨다. 개선된 던전과 신규 던전 모두 유저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

 

 

 

유저들과 소통하는 게임을 꿈꾼다

 

TIG> 1 CBT 4개월 만에 돌아왔다. 많은 부분이 추가되고 개선됐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허준: 사실 추가된 콘텐츠는 이전부터 준비했던 것들이다. 지금도 2 CBT에 공개된 내용보다 더 많은 콘텐츠가 확보돼 있지만 원활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물론 그렇다고 개발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이전 콘텐츠의 개선은 물론 이미 만들었던 콘텐츠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일도 정말 힘들었다.

 

 

 

TIG> 게임 기획이 전반적으로 유저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집중한 느낌이다.

 

허준: 개발진 모두 둘째가라면 서러울 하드코어 게이머들이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즐겼던 고전게임의 재미를 요즘 추세에 맞춰 제공하고 싶었다. <울티마> 시리즈나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그 속에는 유저의 선택을 존중하는 자율성이 있었다. <던전스트라이커>도 유저들에게 그런 자율성을 전달하고 싶었다. 물론 옛 게임의 불친절함도 함께 전달되는 것은 문제다(웃음). 유저 분들의 많은 지적을 부탁한다.

 

 

TIG>으로 2 CBT를 앞두고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허준: 유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예전에 모 회사에서 일했을 때 한 게임이 완성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결과물은 국내 유저들과는 맞지 않는 하드코어한 게임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과정에 이르는 수많은 소통은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게임은 개발자가 만들고 싶은 것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호 소통을 통해 같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2 CBT를 진행하면서도 많은 피드백을 받아 개발진과 유저가 같이 만들어 가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김태연: 유저 분들 모두 재미있게 즐겨주었으면 좋겠고, 또 우리를 놀라게 했으면 좋겠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게임은 개발자보다 유저가 더 잘 안다. 개발진들이 예측했던 것과 다른 참신한 플레이, 색다른 공략을 항상 기대하고 있다. 그런 굉장한 유저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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