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게임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시즌5 업데이트의 콘셉트가 ‘진화’(EVOLVE)였다. 어떤 의미인가?
송기원: 오래된 게임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물론 오래된 게임은 맞다. 하지만 계속된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히 개선했고 초기와 비교해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없기에 오래된 게임이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시즌4까지 <SD건담 캡슐파이터>는 서비스 초기와 같은 그래픽과 인터페이스(UI)를 유지했고, 500대 이상으로 늘어난 유닛을 편하게 검색하는 방법이 제공되지 않았다.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그래픽을 개선하고 유닛 수집 현황과 성능을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유닛 일람 시스템, AI(인공지능) 전함전과 건담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를 소재로 만든 싱글 미션, 세력전 이벤트를 준비했다.
진화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송기원: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가장 많이 신경 썼다. 오래된 게임이라는 인식을 바꾸려면 우선 눈에 보이는 부분부터 바꿔야 했다. 특히 최근 게임들과 비교하면 그래픽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아서 시급히 개선할 필요도 있었다.
옵션 적용 전(왼쪽)과 후의 변화. 속도감을 위해 모션 블러 효과를 추가하고
실제로 그래픽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의 인식이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하승수: 업데이트 전보다는 그래픽이 많이 개선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물론 더 개선할 점이 있지만 첫 시도는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김형길: 새로운 그래픽에 만족하는 사람은 유저만이 아니다. 유닛 검수를 담당하는 반다이코리아는 새 그래픽이 적용된 유닛을 단번에 통과시킬 만큼 만족을 보였고, 해외 퍼블리셔들도 하루빨리 새 그래픽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할 정도다.
시즌5에서 기존 유닛 수정을 시도한 이유가 궁금하다.
송기원: 지금 화력이 강한 유닛들이 너무 많다. 초급 유저나 중급 유저가 상대를 발견하기도 전에 격파당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파츠를 분리해서 무장을 바꾸는 유닛을 상향할 필요도 있었다. 무장을 3개씩 활용하던 유닛이 파츠를 분리하면 무장을 2개밖에 못 쓰는데, 무장 변경 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서 전투력이 약화된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예전에 추가한 기존 유닛의 애니메이션과 필살기 연출을 리뉴얼하는 등 개선 사항이 많았다. 그래서 차례대로 수정하기 위해 시즌5 업데이트부터 기존 유닛을 손보기 시작했다.
A, B, C 랭크 사이의 밸런스도 조정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기원: 신규 기체들은 랭크 간 밸런스 문제가 덜 나타나는데 구기체일수록 랭크 간 성능이 크게 차이 난다. 신기체와 구기체의 밸런스 조정을 통해 해결할 생각이다. 다만 어떤 형태로 밸런스를 맞출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밸런스팀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테스트한 뒤에 일정을 잡을 예정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
■ “유저 편의를 위한 시스템도 진화했다”
UI 변화로 유닛 일람 시스템을 꼽았는데, 기획의도가 무엇인가?
하승수: 유닛 일람 시스템은 게임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담 대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모든 유닛 중에서 유저가 수집한 것이 무엇인지, 수집하지 못한 기체는 어떤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지, 각 유닛의 성능은 어떻게 되는지 바로 볼 수 있다.
유닛 수가 500대로 늘어나면서 어떤 것이 좋은지,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유저들이 많았는데, 이 시스템으로 유저들이 유닛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유닛 수집 현황과 방법은 웹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승수: 웹에서 수집 현황을 확인하는 기존 방식은 국내에서만 된다. <SD건담 캡슐파이터>가 서비스 중인 해외 지역 중 인터넷 환경이 안 좋은 곳도 있다. 이런 지역을 위해서라도 유닛 일람 시스템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또, 기존 방식은 새로운 유닛을 수집하는 등의 변경점이 하루 뒤에 반영돼 유저들에게 불편을 끼쳤다. 그래서 새 유닛을 수집하면 바로 수집률 현황이 달라지는 시스템도 만들어야 했다.
연구소에 ‘캡슐 연구 지원 시스템’이 추가되는 변화도 생겼다.
송기원: 기존의 캡슐 연구소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하는 유닛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인데, 연구 시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있었다. 단적인 예로 SS랭크 유닛은 110일이나 연구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캡슐 연구 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해 친구의 도움을 받으면 연구 시간이 줄어들고, 그만큼 빨리 유닛을 얻을 수 있다. 한편 연구를 지원해준 유저는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하승수: 결과적으로 유저들은 원하는 유닛을 더 쉽게 얻게 됐다. 게시판에서 원하는 유닛 연구를 도와 달라고 요청하면 쉽게 연구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유닛을 모은 하드코어 유저들의 성취감을 주는 효과도 나타났다. 친구가 연구 지원해 달라는 유닛을 보유하고 있다면 연구 시간을 더 크게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 플레이 패턴을 바꾸는 싱글 미션과 전함전
시즌5에서 싱글 미션전을 추가한 것도 기존과는 다른 흐름인 것 같다.
송기원: 유명한 에피소드는 1:1 대결인 경우가 많아서 4인 미션으로 다루기는 적합하지 않았다. 극단적인 예로 아무로와 샤아의 싸움을 4인 미션으로 적용할 경우 아무로가 4명이나 등장하면 우습지 않은가. 4:1로 싸우다 보니 전투 밸런스가 맞지 않는 문제도 있고….
또한, 4인 미션전은 일반 유닛과 싸우는 비중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보스전이 연상되는 유명 에피소드와 어울리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유명 에피소드는 싱글 미션으로 구현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기동전사 건담>을 소재로 한 란바랄 특공대와 <기동무투전 G건담>을 배경으로 삼은 란파오 섬 공방전을 먼저 추가한 이유가 1:1이기 때문이었나?
송기원: 맞다. <기동무투전 G건담>을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1:1 대결이란 콘셉트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작에서는 ‘건담 파이터’끼리 1:1로 싸우는 대회를 열지 않나.
란바랄 특공대는 업데이트 방향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건담의 시초인 <기동전사 건담>에서 아무로가 처음으로 쓰러뜨린 난적 란바 랄을 소재로 삼는다면 ‘앞으로 마쿠 베, 검은 삼연성, 샤아와의 싸움도 추가되겠구나’는 기대감이 형성될 거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싱글 미션과 함께 AI 전함전도 추가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송기원: 미션과 대전 모드 중간의 느낌이 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다. 대전 모드는 유저들끼리 겨루면서 여러 패턴과 전술이 나타나니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상대에게 연전연패당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미션전은 대전 모드보다 스트레스가 덜할 수 있지만 공략법이 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AI를 내세워 대전 모드의 스트레스를 줄이되 뻔하지 않은 전투를 개발하려고 많이 고민했다. 대표적으로 AI 유닛과 유저 유닛의 스펙을 똑같이 설정해 미션전과 차별화하거나, 호위 유닛만이 아니라 호위함과도 싸워야 한다는 특징을 들 수 있다.
AI 전함전을 해본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하승수: 좋은 편이다. PvE 모드다 보니 잘하는 유저와 싸우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염려도 없고, 대등한 스펙의 AI 유닛들과 겨루다 보니 미션전과는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더군다나 AI들이 생각보다 잘하기 때문에 도전정신을 자극받아 몰입하는 유저도 있다.
한편 AI 전함전이 도입되면서 활발하게 의견을 내는 유저들도 많다. 이러한 의견들을 모아 더 개선된 AI 전함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송기원: 일단 전함마다 다른 패턴을 만들어 개성을 부여하는 것부터 검토하고 있다. PvP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기원: 더 나은 그래픽, 유닛을 쉽게 얻는 법, 새로운 콘텐츠와 같은 변화는 시즌5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실제로 시즌6 제작 준비를 하며 새로운 것을 많이 기획하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점점 변해 갈 <SD건담 캡슐파이터>를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