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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 2주년, 보람 있고 뿌듯하다”

곰TV 오주양 방송제작본부장, 채정원 운영팀장

카스토르 2012-09-07 15:55:15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lobal Starcraft2 League, 이하 GSL)가 어느덧 출범 2주년을 맞았다.

 

곰TV는 지난 2010년 9월 4일, 세계 최초의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리그로 시작된 TG삼보-인텔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1을 출범시켰고, 핫식스 GSL 시즌4 코드S 32강 B조 경기가 열린 2012년 9월 4일 2살이 됐다.

 

스타크래프트2 오픈은 이후 GSL로 발전하면서 월드챔피언십, 슈퍼토너먼트 등으로 이어지면서 2년 동안 총 16번이나 개인리그 우승자를 배출했고, 세계 최초의 스타2 팀 리그인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팀리그(Global Starcraft2 Team League)로 이어졌다.

 

2년 동안 곰TV에서 진행된 대회만 22번, 총 216명의 선수와 14개 팀이 30억 원(개인리그 상금은 24억 2천 820만원)에 육박하는 상금을 획득했다.

 

곰TV에서 출범 2주년을 맞은 GSL 제작을 진두 지휘하는 오주양 방송제작본부장과 채정원 e스포츠 운영팀장을 만나 GSL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짧지만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심현 기자


 



지난 9월 4일, GSL 출범 2주년을 맞았다. 기분이 어떤가?


오주양> 솔직히 2주년이라고 숫자에 대한 의미 부여를 하거나, 설렘은 없다. 다만 지난 2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이라이트로 제작한 영상을 보면 우리가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양적으로 많은 대회를 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스타2로 치르는 대회가 처음으로 생겼고, 스타1을 하던 선수들이 전향하기도 했고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성장했으며 외국과 다양한 파트너십도 진행했다. 그 사이 시스템에 변화도 있었고 만감이 교차한다. 긍정적으로는 아직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세상에 없었던 콘텐츠가 탄생했고,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서 보람 있다.

 

채정원> 일단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지난 2년은 너무 치열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우선 2년 동안 변한 것이 많다. 리그도 많고 중계도 많이 하면서 발전 속도가 시간에 비해 굉장히 빨랐다고 생각한다. 제작이나 시스템도 그렇고 유연한 운영 방침을 유지했던 결정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로 GSL을 아껴주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이 기쁘고 뿌듯하다.

 

오주양> 동감한다. 정말 유연한 운영이 옳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시작 단계에서는 걱정이 많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니 이 방향으로 진행된 것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꼽는다면 무엇인가?

 

오주양> 정말 많은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특별한 사건 위주로 이야기를 한다면 애너하임에서 최초로 블리즈컨의 외부 행사로 GSL 코드S 결승전을 치렀던 것이 우선 생각난다. 외국 팬들과 함께한 것도 의미 있었고, 그들의 뜨거운 반응을 직접 확인한 것도 뜻 깊었다. 블리자드의 행사에 참여한 것도 그렇고, 한국을 벗어나서 외국에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도 우리에게는 큰 재산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 특별한 사건이 아님에도 인상적인 일은 우리의 팬들이 방송에 출연하고 만드는 스태프들과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고 친해지면서 유대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GSL 2주년을 제외한 일 가운데는 말년 병장이었던 채정원 팀장을 곰TV에 입사시켜서 함께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웃음). 당시를 회상해보면 인연이나 운명이 존재하는 것 같다. 전혀 계획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것들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채정원 팀장과 함께 일을 하게 됐다

 

채정원> 난 시작부터 모두가 기억에 남는다. 지난 10여 년 동안 나는 그냥 리그 해설자였다. 그런데 오픈 시즌을 개막하는 자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든 일들이 생각이 난다. 그리고 각종 대회로 외국에 나갔던 일들도 기억에 남고, 최근에 KeSPA의 불참 사건도 기억에 난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우리를 사랑하는 팬들의 반응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특히 외국 팬들의 뜨거운 호응과 응원이 큰 힘이 됐고, 과거라면 그냥 묻히고 지나갈 수도 있었던 일들이 잘 해결이 된 것 같다. 이 모두가 팬들의 뜨거운 사랑 덕분인 것 같다.

 

 

KeSPA의 GSL 불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어땠나?

 

오주양> 지난 2년 가운데 많은 시간 동안은 곰TV 독점 혹은 곰TV를 통해서 리그를 진행하고 방송을 해야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시장이 개방이 되고 여러 주체가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러길 기대했다. 시점이 문제지 그런 날이 오는 것이 곰TV는 물론 e스포츠 시장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조금 빠르긴 했지만 예상했던 일이 시작됐고, 이제는 시장에서 자유 경쟁을 해야 하고 거기에서 도태되지 않고 그동안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작은 물론 모든 측면에서 내실을 다지고 내부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짐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문제는 더 좋은 퀄리티의 방송을 제작하고, 리그를 운영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독점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을 하면서 곰TV가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 일을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최초의 사건이었다.

 

채정원> KeSPA의 불참에 대해서는 GSL 시즌3에서 한번 경험을 했기 때문에 GSL 시즌4부터는 당연히 참가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공동 비전 선포식이 열린 이후 그런 확신을 갖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참 소식을 접했다. 사업적인 이슈가 있다거나 우리가 모르는 내부 문제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콘텐츠 내부 문제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속상했다.

 

지난 2년 동안 GSL을 운영하면서도 우리가 얻은 객관적인 성과에 대해서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거나 평가절하되는 것 때문에 억울하고 속상했다. 과거에 좋지 않은 일들도 있기 때문에 이번 일로 인해 더욱 속상했고, 걱정이 컸다.


 

 

결국 사태 해결에서 연맹의 적극적인 태도가 도움이 컸다.

 

오주양> (연맹의 스타리그 불참 성명 발표를)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동안 일이 생기면 곰TV는 특별한 대응 없이 지나가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적극적인 의견을 표명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불참 사실을 공지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가만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은 했음에도 사실을 밝히고 설득하거나 번복하게 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연맹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우리와 함께 많은 대회를 치르면서 공동 운명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곰TV는 팀과 선수들이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많은 대회를 유치하고 운영했고, 선수들과 게임단은 거기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연맹이 조지명식까지 진행된 스타리그를 불참한다면 많은 비난을 받거나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는 위험한 결정이었다. 곰TV가 그것을 결정해서 부탁하거나 설득할 수 없는 문제임에도 연맹의 이번 결정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정이었다. 연맹에서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곰TV와의 관계나 의리에 대한 내용을 적절하게 표현을 해줬고, 무엇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위험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준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마웠다.

 

앞으로 우리도 이런 관계에 금이 가거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그들의 믿음에 부응해서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사실을 느낀 계기가 됐다.

 

채정원> 연맹의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 연맹이 성명서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들의 생존권은 물론 곰TV와의 의리로 결정을 내려줬다는 사실이 너무 고마웠다. 여기서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연맹의 결정이 많은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연맹의 결정이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제3자들도 동의하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곰TV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사건이 묻히는 상황을 걱정했는데 연맹의 용기 있는 결정으로 해결됐다. 평소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말을 인상 깊게 생각한다. 연맹과 커뮤니티, GSL을 사랑해준 모든 팬들이 한 마음으로 응원해줬기 때문에 이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모든 스타2 선수들이 함께 어울려 활동할 수 있는 대회를 지금처럼 열심히 만들고 그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KeSPA 불참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에 대한 걱정은 없나?

 

오주양> 그런 걱정은 항상 갖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굵직한 것들만 따져도 곰TV 클래식이란 큰 대회가 사라진 경험이 있고, 최근에도 리그가 파행으로 진행될 뻔 했다.

 

사실 막연한 걱정에 불과하고 그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과거 곰TV 클래식에 대한 경험이 있음에도 GSL을 시작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조금 안이한 생각이었을지 모르겠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갈등이 불거지고, 선수나 팀들이 혼란해 빠지고 팬들도 걱정하는 상황이 매번 발생한다면 그것은 모든 주체가 공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구체적인 예상을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각 주체간에 공감대 형성과 협력을 통해 미연에 방지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채정원> 한국에 스타2 e스포츠와 관련해 5개의 주체가 있다. 곰TV, 연맹, 협회, 온게임넷, 블리자드다. 지금부터라도 5개 주체가 계속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는 물론 최근에도 이런 일이 발생했고, 어떤 방향이 옳다는 것은 이번에 팬 여러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확인됐다. 이번 사건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블리자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건이 발생할 경우 블리자드가 적극적으로 개입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난 2년 동안 리그 상금만 30억을 지급했다. 제작비나 다른 비용을 감안하면 엄청난 투자다. 그만큼의 수익이나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나?

 

오주양> 물론이다. 분명 30억이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북미를 포함한 외국에 e스포츠 열풍이 불면서 대회 하나에 10억짜리 리그가 열리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큰 상금이 걸린 대회가 흔해져서 30억이 적은 금액이 아님에도 큰 금액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30억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아직 한국의 e스포츠 시장이 그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긍정적으로 보면 시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곰TV 입장에서 매출은 물론 다른 효과를 통해 상금 30억 이상의 것을 얻은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우리는 대회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리그 진행, 외국 선수 초청이나 중계 시스템 등 사업적으로 훨씬 많은 방향의 일들을 진행해야 하고, 추가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업체, 파트너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추가적인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e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 곰TV와 다른 주체들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할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도 하다.


 

 

온게임넷도 스타2로 스타리그를 시작하면서 경쟁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팬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곰TV의 약점이 목동 스튜디오다. 이에 대한 개선책은 없나?

 

오주양> 스튜디오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팬들이 많은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 문제는 스튜디오 자체의 규모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접근성이나 편의시설 등에 대한 불편함이 더욱 큰 것 같다. 그런 불편함에 대해서는 100% 이해하고 있고, 당장 현장의 스태프들도 그런 면에서 힘든 점이 있다. GSL을 보다 멋있게 연출하고, 더욱 다양한 e스포츠를 시도하려면 역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이다. 그래서 스튜디오 이전에 대한 필요성은 회사 내부에서 직원들은 물론 경영진까지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스튜디오의 요건을 충족하면서 접근성과 편의성까지 해결할 만한 공간이 많지 않아 아쉽다.

 

과거 MBC게임의 룩스 히어로센터 정도의 환경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구할 수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곰TV는 게임 방송과 e스포츠 방송의 특성을 살리고 싶은데 그런 의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 예를 들면 카메라 활용을 위해 기둥의 제한이 없거나 천장이 높아야 한다거나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지금도 방송에 적합한 곳을 계속해서 찾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아쉽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선발 주자로 쌓은 노하우나 리그 퀄리티, 시스템에 대한 장점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채정원> 우선 중계는 게임 숫자가 많다 보니 선수들의 심리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스타2라는 게임이 빠르기 때문에 중계도 거기에 맞춰서 보다 빠른 호흡으로 중계하는 편이다. 스타1에 비해 전투 시간이 짧기 때문에 그 시간에 설명을 하지 못하면 마지막 부분에 결과만 보면서 이상한 게임이 되고 만다. 많은 팬들의 오해도 이런 이유에서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GSL 중계에서는 정보 전달이 많고 말이 빠른 부분이 있다. 젊은 중계진들의 특성을 살려서 빠르게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력을 높이기 위한 중계를 지향한다.

 

게임 연출 역시 마찬가지다. 스타2는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연출 기능이 굉장히 많다. PD가 방송을 아무리 잘 만들더라도 중계 방송의 80% 이상은 실제 게임 화면이다. 그래서 그 점에 포커스를 맞췄고 경쟁력을 갖췄다. 윤정민, 이선종 게임 연출이 그런 부분에 주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GSL이 평가절하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선수들의 경기력이 평가절하되는 것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곰TV의 리그 중계는 그런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리그들의 시스템은 분명히 다른데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이 GSL 시스템이 어렵다는 것이다. 스타리그와 비교한다면 코드S는 스타리그, 코드A는 듀얼토너먼트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출전 선수들의 숫자를 떠올리고 리그가 진행되는 시스템을 설명하면서 GSL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다. 시스템에서 구체적인 부분까지 설명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인데 간단하게 이해하면 코드S가 상위 리그이고 코드A를 통해 올라온다고 이해하시면 스타리그와 똑같은 것이다. 정교한 시스템과 구체적인 숫자는 리그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이고, 일반적인 팬 여러분들은 간단하게 이해하셔도 좋다. GSL 시스템은 실력 있는 선수들이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지 않기 위한 장치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오주양> 예선 통과자와 코드S 탈락자들이 코드A를 진행하는데 몇 명이 몇 라운드에서 어떻게 맞붙어서 어떻게 올라가고 떨어지는지를 이해하려면 e스포츠 전문 기자나 하드코어 팬들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GSL의 일정이 빡빡하고 대회가 어렵다고 하는데 세상에 스타2 리그가 GSL 밖에 없던 상황에서 더 많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대회를 제공하기 위한 최초의 고려였음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중간에 몇 차례 수정을 거치면서 조정이 됐지만, 앞으로 대회가 늘어나고 e스포츠 시장 규모가 변화함에 따라 보다 유동적으로 추가 조정할 계획은 있다. 지금의 틀에서 크게 위화감이 없는 한도 내에서 개선할 계획이 있다.

 

리그 퀄리티 측면에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곰TV의 게임 연출과 음악이다. 중계와 해설은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에 따라 선호도가 있을 수 있고, 스타1과 스타2의 게임이 다르고 대회의 템포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 연출에 있어서는 우리의 장점이다. GSL은 연간 3천 경기 이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리그 방송 자체가 게임 연출에게는 훌륭한 트레이닝이다. 중계진에게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흐름을 읽고 보여주는 것이 리그 방송 자체로 훈련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명의 게임 연출은 프로게이머에 준하는 실력을 보유한데다 자신들의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뛰어나다.

 

특히 윤정민 게임 연출은 게임도 꾸준히 즐기면서 자신의 가치를 지키고 있고, 보다 편하게 게임을 보여주기 위한 스킬도 계속해서 개발하고 노력한다. 2년 전의 게임 연출과 비교하면 윤정민 게임 연출의 능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현재의 장점을 지키는 것은 지금 잘하고 있는 스태프들을 계속 격려하고 후진 양성도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윤정민, 이선종 게임 연출의 경쟁을 통해서 그런 부분을 극대화하고 있다.

 

진태민 음악감독은 원래 방송 음악을 하던 사람이 아니다. 본인이 작곡도 하고 게임 OST 작업도 하던 음악인이다. 곰TV와 인연을 맺으면서 방송 음악으로 전향을 했는데 그 부분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원래 방송 음악은 일정한 공식이 있다. 짧은 템포에 비교적 규격화된 작업을 함에도 진태민 감독은 장면 하나, 코너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옆에서 보기에는 다소 미련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의 우직한 작업이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의 노력과 장인 정신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면서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2년에는 2011년에 비해 대회 숫자가 줄었다. 이를 지적하는 팬들도 있다.

 

오주양> 올해 운영 계획을 처음 발표하면서도 밝혔듯이 대회의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경기 숫자는 더욱 늘어났다. 결국 곰TV가 지출하는 제작비는 줄어들지 않았다. 물론 상금은 소폭 줄었지만, 많은 경기로 인한 제작비가 늘어났다. 상금이 줄어든 부분도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채정원> 1년은 365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리그의 기간이 늘어나면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발생한 현상이다. 보다 높은 퀄리티의 대회를 보여드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2013년 GSL 투어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나?

 

채정원> 이제는 한국에서도 양대 리그가 시작됐다. 올해 계획을 발표하는 상황에서는 우리만 리그를 진행했지만, 이제는 다른 리그를 고려한 일정 조정도 필요한 상황이 됐다. 일정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 보다 유연한 결정과 대응을 해야 할 것 같다. 팬들이 조금 더 접근하기 쉬운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오주양> GSL의 규모는 더 늘리지 않고 올해의 수준과 유사할 것이다. 하지만 스타2 이외에 보다 다양한  종목을 추가해서 팬 여러분들께 더욱 큰 재미를 드릴 계획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차차 계획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해달라.

 

오주양> 대기업에서 일할 때는 내가 일한 것이 어떻게 전해지고 어떤 평가를 받는지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거나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려웠다. 곰TV에서 일하면서는 일관성을 갖고 열심히 일했더니 그것이 그대로 전달된 것 같다. 어떻게 말하면 커뮤니티나 팬들의 반응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예전 같다면 신경을 쓰고 대응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가 신경 쓰고 대응을 했더니 곧바로 팬들에게서 반응이 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우리의 일을 느끼고 알아준다는 사실이 좋다. 일을 하면서 보람차고 추진력을 찾는데 있어 팬들의 교감이나 피드백이 굉장한 힘을 준다. 팬들이나 시청자들의 피드백 뿐만 아니라 대회를 기획하고 열심히 운영하면 선수들도, 관계자들도, 직장 동료들도 모두가 그것에 대해 느끼고 반응한다.

 

그런 의미에서 GSL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다. 내가 신경 쓰고 노력한 것이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는 것을 확인하는 생동감 있는 일이고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다. 우리와 함께 일하는 스태프는 물론 선수, 팬 등 모두가 GSL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GSL을 만드는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고맙고, 고마움이라는 단어 만으로는 표현이 부족한 감정이 느껴진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 한 이 느낌이 앞으로도 그대로 전해지길 바란다.

 

채정원> 처음 곰TV에서 같이 일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걱정했던 것이 해설자로서의 가치까지 상실하는 것이었다. 선택을 해주신 사장님과 이사님의 도움으로 일을 시작했고, 지금은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과거 남산에 올라갔을 때 남산 전체의 조명을 한번에 켜고 끄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난 2년 동안 곰TV에서 GSL을 운영하면서 이제 남산 전체 조명을 관리할 수 있는 스위치 정도는 만든 것 같다. 앞으로 이 스위치를 완벽하게 만들고 보완해서 완성하는 일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GSL을 진행하면서 GSL을 즐기고, 환호하고, 응원하고, 비판을 해주시는 팬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너무 기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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