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군 24인용 텐트 혼자 치기 이벤트, 일명 ‘T24’ 행사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해당 이벤트의 주인공은 텐트를 혼자서 설치에 성공한 누리꾼 ‘Lv.7 벌레’와 <간장온라인>이었다.
텐트가 펼쳐지는 그 순간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낯설지만 기억에 남는 게임명인 <간장온라인>이 눈에 띄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을 것이다. ‘저게 뭐지?’라고. 결과적으로 이번 <간장온라인>(//www.ganjangonline.co.kr)의 마케팅은 ‘신의 한 수’라고 불릴 정도로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궁금해졌다. 누가 이런 마케팅을 구상하고 진행했을까? 그래서 디스이즈게임은 에스지인터넷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최우승 팀장을 찾아갔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에스지인터넷 최우승 마케팅 팀장.
■ ‘신의 한 수’가 된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간장온라인>이라고 하면 이번 T24 이벤트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의 아이디어였고, 어떻게 지원을 결정했나? 제안자는 포상(?)을 받았는지도 궁금하다.
최우승 팀장: 제안은 내가 했다. 배경을 설명하자면 저비용으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바이럴(입소문) 요소를 찾았다. 네 달 정도 커뮤니티를 검색하면서 우리의 타깃 안에서 소재를 찾던 중 텐트 이벤트를 발견했다. 만약 혼자 24인용 텐트 설치에 성공한다면 영상으로 화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텐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참고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것이 나 자신이라서 별다른 포상은 아직 없다. 열심히 일하고 고민한 결과에 만족하는 중이다. 다만 너무 저비용 고효율을 거둬서 위에서는 다음부터 마케팅 예산을 적게 주고 비슷한 마케팅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을까 걱정이다(웃음).
실제로 누적 10만 명, 최대 30만 명의 시청자가 T24 이벤트를 봤다. 마케팅 담당자로서 효과를 평가한다면?
개인적으도 기대 이상이다. 사실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에서 노출 효과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다양한 매체와 지상파 방송에서까지 취재를 올 줄은 몰랐다. 웃자고 진행했는데 죽자고 덤벼드는 모양새가 되면서 일이 이렇게 커질 줄도 몰랐다. 한 100 정도의 효과를 기대했다면 200 이상의 효과를 봤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당일 현장에서 ‘Lv.7 벌레’가 생각보다 빠르게 텐트를 설치하면서 긴장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있었다. 용마루(중앙기둥)를 반쯤 올린 상태에서 약 30분 동안 휴식을 취한 것이다. 덕분에 <간장온라인>이 잘 보이는 상태에서 계속 방송에 노출되는 효과를 얻었다.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간장온라인>이 뭐야?’였다. 진행자들도 “간장을 만두에 찍어 먹는 온라인게임이다”고 말했다. 행사 뒤에 사이트 접속이나 실시간 검색을 통해 게임의 인지도 상승 효과가 있었나?
음… 사실 게임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만 있다면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간장온라인>의 타깃은 이른바 아저씨 유저들이다. 그런데 이번 T24 행사에 몰린 사람들은 10대 후반부터 20대 후반으로 약간 차이가 있다. 다만 이들이 입소문을 내고 <간장온라인>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비용 대비 효과는 엄청나다고 본다.
이 기회에 ‘Lv.7 벌레’를 홍보모델로 기용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T24 이벤트 지원은 스팟 마케팅으로 향후 마케팅과는 방향성이 다르다. 화제를 모으고 이목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진행했던 것이다. 따라서 ‘Lv.7 벌레’를 홍보모델로 내세우기 위한 준비나 논의는 없었고, 아직 생각도 안 했다.
T24 행사의 주인공은 ‘Lv.7 벌레’.
■ “잊혀지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간장온라인>은 전설의 명검 ‘간장과 막야’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면 오해하기 쉬운 이름이다. ‘간장’이라는 이름으로 정한 이유가 있다면?
원래 제목은 <수당연의>로 수나라와 당나라의 이야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뜻을 이해하기도 힘들고 이름이 어려워 원제목의 의미전달이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마케팅 측면에서 네이밍을 이슈화해 보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내부에서도 ‘그게 뭐냐’는 반응이었다(웃음). 간장이라는 이름이 흔히 접하는 단어다 보니 입에는 잘 붙는다. 결국 마케팅으로 잘 풀어 보겠다고 해서 승낙을 얻었다.
24인용 텐트에 <간장온라인>이라는 로고가 붙은 걸 본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유도 게임명 때문이라고 본다. 만약 누구에게나 익숙한 대기업 로고나 제품명이었다면 그렇게 큰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간장온라인>? 그게 뭐야?”는 반응을 통해 찾아보게 만들고, 뇌리에 남게 만들었다.
실제로 간장이라는 이름과 텐트 이벤트 효과로 독특한 마케팅의 성공 사례를 선보였다. 이목을 끌었으니 부담도 클 듯하다.
부담이 있기는 하다. 처음부터 네이밍에 이슈를 맞췄기 때문에 지금 상황은 초기 이슈화라는 부분에서는 성공적이다.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했다. <간장온라인>을 처음 검색하고 사이트에 들어왔을 때 “온라인게임이네?”라고 회자되는 것이 목표였다. 이제 이들을 게임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두 번째 목표가 됐다.
이 기회에 <간장온라인>을 소개해 달라. 보통 게임을 소개하듯 ‘○○한 MMORPG’라는 식으로 표현한다면?
솔직히 <간장온라인> 마케팅의 핵심이 방금 한 질문이다. 오픈베타(OBT)에 맞춰서 소개할 예정인데, 아직은 밝히기 힘든 부분이다. 당분간은 MMO의 범용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카피를 사용할 것이다. 대략적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키워드로 게임의 콘셉트를 알리고자 한다.
기존과는 다른 차별적인 이벤트나 마케팅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러다 우리만 재미있으면 어떡하나’ 고민하기도 한다. 기능적이 아닌, 감성적 속성으로 준비하고 있다.
■ “간장 하면 떠오르는 양념 이미지, 적극 활용한다”
중국에서 가져온 게임이라는 선입관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도 했을 것 같다.
지금은 중국산 게임이 많이 들어온 상황이다. 중국게임에 대한 허용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시장성을 보고 마케팅 포인트를 찾아 가고 있다. 이런 부분을 찾기 위해서 메시지를 따로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텐트 이벤트로 중국게임인 것이 알려져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웃음).
<간장온라인>은 전형적인 중국게임이다. 이를 갖고 마케팅으로 접근해서 맛보게 하고 빠져들게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그렇다 보니 감성을 건드리는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유저들이 이해할 수 있는 측면으로 운영이나 서비스, 마케팅을 진행하고 그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솔루션 같은 느낌으로 접근할 생각이다.
마케팅을 통해 <간장온라인>을 감칠맛 나는 게임으로 만들 계획이다.
테스트 참가자 모집에 쓰이는 문구에도 양념 ‘간장’이 활용됐다.
끝으로, 마케팅 담당자로서 <간장온라인>의 성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마케팅이 게임의 양념이 될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맛깔나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간장온라인>의 감칠맛을 낼 수 있는 ‘양념’이 되는 마케팅을 진행할 생각이다. 이르면 10월 초 OBT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 어떤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지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