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게임즈는 2012년 신규 모바일게임 <오즈헌터>의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프로젝트KK>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오즈헌터>는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액션으로 유저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관련기사: [스마트탐방] 색깔 있는 액션, 프로젝트 KK)
그리고 2014년 10월 21일 <오즈헌터>는 팜플의 퍼블리싱을 통해 출시된다. 개발에 들어간 기간만 2년 이상. ‘더 간단하게, 더 쉽게, 그리고 더 파고들 수 있게’ <오즈헌터>를 다듬는데 걸린 시간이다.
목표는 ‘감각이 살아있는 횡스크롤 액션게임’,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이 어렸을 적 느낀 ‘횡스크롤액션의 즐거움’을 전해주는 것. 디스이즈게임에서 JH게임즈의 김동균PD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JH게임즈의 김동균PD
스마트탐방을 통해 공개됐던 게 벌써 2년 전이다.
일단 처음에 너무 쉽게 생각한 게 있었다. 새로운 멤버들과 합을 맞추는 걸 고려하지 않은 탓도 있고. 원래는 작년 이맘때에 출시할 계획이었는데 당시 쉬운 액션게임 시장이 비어있는 상황이었다. 근데 갑자기 <몬스터 길들이기>가 나오더라. 그걸 보고 절대 지금 나가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게임을 뒤돌아 보면 더 늦게 나온 게임인데 콘텐츠 물량도 부족했고 액션은 한층 낫지만 조작은 한참 복잡했다. 그때 <오즈헌터>는 스와이프를 주로 이용했으니까 조작 피로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이런 부분은 일단 바꾸고 시작해야겠다 생각해서 내부적으로 공표를 했다. 지금 못 낸다고.
내부적으로 반발은 없었나? 거의 다 만든 게임을 다시 고친 건데?
당시에는 의견조율이 돼있던 상황이니까. 다들 공감해줬다. 다행히 대표님도 별 이야기를 안하고 믿고 지원해줬다.
자주 생각하는 건데, 게임을 그냥 개발만 하는 건 쉽다. 근데 사람들간의 생각을 맞춰 나가는 건 어렵다. 초기에는 나 혼자 기획했던 게임이, 개발팀이 늘어나면서 각각의 생각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걸 조율하는 게 쉽지 않더라. 개발이 늦은 거에는 이런 생각조율에 걸린 시간도 꽤 된다. 대신 조직원들의 생각을 조율하고 나면 개발은 그만큼 빠르고 결과물도 좋다.
횡스크롤 액션게임이 요즘 자주 보인다. 오래 만든 것 치고는 대세에 잘(?) 합류했다.
원래부터 쉽게 플레이하는 액션을 좋아한다. 가볍게 하는 게임을 좋아해서 그런 걸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만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즐겁게 하던 횡스크롤 액션게임이 많은데, 나도 개발자가 됐으니까 어렸을 때 느낀 즐거움을 다른 유저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사업적으로는 우리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카카오조차 없을 때였다. 모바일게임은 캐주얼게임 위주의 시장이었고, 투자자나 주변에서도 왜 캐주얼게임을 안 만드냐 하더라. 근데 조금 더 멀리 보니까 비어있는 시장 중 하나가 횡스크롤 액션이었다. 아마 당시 인터뷰에도 액션 시장이 비었다고 말했을 거다.
반대로 왜 ‘횡스크롤 액션’이 요즘 모바일게임에서 많이 보이는 걸까?
우리나라는 해외처럼 콘솔게임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성장한 시장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모바일게임 붐이 일어났을 때 게임을 처음으로 접했고, 그러다 보니 모바일에서도 콘솔게임의 발전을 그대로 ‘빠르게’ 따라가고 있다. 일종의 ‘미싱링크’ 같은 거라 생각한다.
사실 <오즈헌터>를 개발할 때만해도 이 정도 시기면 다른 게임보다는 한 발 빠르게 액션게임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장르의 변화속도가 내 생각보다도 더 빠른 것 같다. 일단 모바일 기기 자체가 화면을 길게 늘일 수 있고, 직관성도 중요한데 횡스크롤 액션이야 말로 직관성의 끝판왕이니까. 그래서 다들 횡스크롤 액션으로 빠르게 넘어온 게 아닐까?
그럼 그 많은 횡스크롤 액션 중에 어떻게 차별화를 할 생각인가?
기본적으로 <오즈헌터>는 캐릭터 중심의 게임이다. 캐릭터마다 조작방식이 다르고, 추구하는 액션이 다르다. 예를 들어 나는 횡스크롤 게임에 점프가 있는 게 너무 싫었다. Y축이 있는 순간 게임이 복잡해진다. 조작이 어려워지고, 생각할 여지도 늘어도 그런 부분은 다 뺐다. 대신 Y축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의 요구는 점프를 이용하는 캐릭터로 풀자고 생각했다.
공통적인 액션은 최소한으로 줄이되 캐릭터의 다양성으로 액션을 소화하는 방식이다. 같은 근거리 직업이라도 어떤 캐릭터는 스킬 버튼을 누르고 액션만 감상하면 되지만, 어떤 캐릭터는 스킬 버튼을 누를 때마다 동작이 바뀌며 쉴 새 없이 조작을 해줘야 한다. 점프나 회피를 주력으로 이용하는 캐릭터도 있고. 캐릭터마다 고유한 액션의 경험이 가능하게 개발했다.
CBT에서는 무난한 캐릭터만 공개된 탓에 체감을 크게 못 할 수도 있는데, 출시 이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확실히 눈에 띌 거다.
조작과 경험이 달라야 한다고 했는데. 대전격투게임의 캐릭터성 정도로 받아 들이면 되나?
그런 느낌이 맞다. 모바일이다 보니 조금만 달라져도 느낌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다. 캐릭터를 바꿀 때마다 그래픽부터 조작, 경험하는 액션까지 총체적으로 다른 느낌을 주자는 목표다.
밸런스에는 문제가 없을까?
PVE만 있을 때는 크게 상관이 없었는데 PVP가 들어가는 바람에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 덕분에 PVP에서는 캐릭터 밸런스에 꽤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것 때문에 개발일정이 몇 달씩 늘어난 것이기도 하고.
아이템이나 정령 등의 육성요소로 어느 정도 커버를 하겠지만, 그렇다고 캐릭터의 개성을 너무 죽여 놓으면 너나 나나 비슷한 둥글둥글한 게임이 돼버린다. 그래서 기획팀에도 밸런스는 맞추되 개성은 놓치지 말라고 요청 중이다.
타겟 유저는 캐주얼게임 유저인가? 미드코어게임 유저인가?
캐주얼인가 아닌가는 생각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쉽게 즐길 수 있는 건 쉽게 하고, 어려운 걸 하고 싶은 사람은 어려운 것도 하게 만들어주자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잘 못하는 유저가 경험을 쌓으면서 어려워 보이는 패턴도 잘 버티게 될 수도 있을 거고.
단순히 접근성으로만 따지자면 엄마가 하더라도 쉽게 하는 게 모토다. 이 역시 캐릭터로 많이 풀어나갈 예정인데 바이올렛 같은 캐릭터는 쉽게, 그 다음에 추가될 캐릭터들은 조금 더 조작을 타도록 개발 중이다. 캐릭터마다 추구하는 액션이 다르니까 그에 따른 접근성의 차이도 있을 거다. 실제로 내부에서는 캐릭터별 난이도를 정해놓고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출시 기준의 콘텐츠 구성은 어떻게 되나?
일단 모험모드가 150스테이지이고, 하드모드라고 해서 150스테이지가 추가됐다. 파밍을 위한 던전인 슬라임타워랑 고블린의 던전도 있다. 이런 장르의 게임에서는 우리가 후발주자인데 유저들이 성장과정에서 최대한 불편해하지 않을 수 있는 콘텐츠들을 추가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가 목표이긴 한데, 4주차 업데이트까지는 끝낸 상태다. 지금 가진 콘텐츠가 대략 2, 3주 정도 플레이할 시간을 될 듯하다. 이후에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5주차 정도에 고민 중이다.
업데이트에 대한 고민이라면 지금 파티플레이 같은 순환 콘텐츠가 없다. 그래서 그 부분을 열심히 개발 중이다. 기다려준 사람들이 많아서 다행히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있었다.
CBT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온 걸로 안다.
팜플에서 카페 피드백을 모아서 줬다. 여러 의견이 있었는데 대시나 점프를 기본으로 넣는 것은 아까 말한 것처럼 게임의 특성상 캐릭터의 추가로 풀자고 했고, 그 이외는 대부분 도입했다. 시스템으로는 장비가 들어간 게 제일 크다.
PVP도 이전까지는 자동전투였는데 액션게임이라 슬로건을 내놓고 자동으로 전투를 하니까 예상대로(?) 말이 많았다. 그래서 이것도 직접 조작으로 바꿨다. 여기에 시나리오가 들어갔다. 사실 원하는 수준까지 들어간 건 아니고, 일단 캐릭터와의 만담 정도로 기분을 느끼는 수준이다.
정령스킬이 편중돼있다는 말이 많아서 그것도 전체적으로 변경했고, 캐릭터 특성이나 밸런스도 전부 반영됐다. 공식카페에 나온 의견은 어떤 식으로든 다 반영됐다고 보면 될 거다.
굳이 대시 부분만 캐릭터로 풀어낸 이유라도 있나?
게임을 의견에 따라 모두 바꿔버리면 기본구조가 흔들리게 된다. 유저 의견은 선별이 중요한 건데, 대시가 필요하다는 유저를 보면 주도 이동속도가 느린 탓에 대시를 요구하는 거였다. 그래서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해 이동속도를 대폭 늘렸다. 다만 내부에서 판단이 틀릴 수도 있으니까, 이런 부분은 출시 후 게임을 조금 더 돌려보고 의견을 받아서 진행해나가려 한다.
다른 시장도 그렇지만 모바일게임 시장도 굉장히 척박하다.
어렸을 때부터 개발하며 느낀 거지만 언제나 게임시장은 어렵고 치열했다. 그래서 객관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의도한 대로 게임을 출시했다는 것 자체에도 의미를 많이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씩 하나씩 경험을 쌓고, 이를 토대로 게임을 만들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생기겠지.
내부적으로도 객관적인 숫자나 순위에만 얽매이지 마라. 내부에서 의도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성공이다. 그렇게 다독이고 있다. (웃으며) 그렇다고 안될 거라고 벌써 생각하는 건 아니다.
찬물을 끼얹는 것 같지만 만약 진짜로 실패한다면?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해야지.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넘어오고 가장 슬픈 게 출시된 게임이 잘 안 되면 곧바로 인원이 뿔뿔이 흩어진다는 거다. 근데 이래서야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을 수가 없다. 때로는 의도된 실패,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노하우를 배우는 실패도 있는 법인데, 매번 팀이 바뀌고 인원이 흩어지면 매번 새로운 판에서 시작해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 개발팀의 의도대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던 거다. 의도대로 만든 게임이 잘 안됐으면 그건 우리의 의도가 유저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는 거니까, 어느 부분에서 공감능력을 올려야 할 지 확실히 보인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도 거머쥘 거고.
해외시장은 어떻게 고민하나?
글로벌 시장 전부 팜플과 계약했다. 일단 중국과 일본을 주로 보는 중인데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일본에 더 잘 어울리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일단 나부터가 어렸을 때부터 일본게임에서 재미를 느꼈고, 그 재미를 유저들에게 전해주자고 시작한 개발이니까. 중국시장은 아직 공부가 부족하다. 공감을 받으려면 그 사람들이 뭐가 재미있는 지 알아야 하니까 자신감도 지금은 덜할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지표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했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목표가 있다면?
객관적인 수치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명색이 JH게임즈의 첫 게임인데, 첫째가 서울대를 가야 다른 동생들도 뭔가 잘 되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출시되면 과연 어떤 게임을 밀어낼 수 있을까를 봤는데 10위권 내의 게임들은 아예 무리더라. 그래서 15위권 정도 안착을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