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나온 IP 활용 게임이 이렇게 팬들에게 극찬 받은 경우가 있었을까요? '랑그릿사' 시리즈 팬들에게 화제가 된 작품 <랑그릿사 모바일>이 오는 봄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랑그릿사 모바일>은 중국의 즈롱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SRPG입니다. 처음 개발 소식이 알려졌을 땐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8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게임은 모바일 게임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팬들에게 '오랜만에 등장한 제대로 된 후속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디스이즈게임은 <랑그릿사 모바일>의 한국 서비스가 확정된 것을 기념해, 게임을 만든 즈롱게임즈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근래 신작이 없었던 '랑그릿사'라는 IP를 선택한 계기부터, 모바일화에 대한 고민까지…. 즈롱게임즈 왕이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즈롱게임즈 왕이 대표
#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랑그릿사 2" 팬심 담아 만든 <랑그릿사 모바일>
디스이즈게임: 안녕하세요. 먼저 한국 팬들, 그리고 <랑그릿사 모바일>을 아직 잘 모르는 유저들에게 간단한 게임 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왕이 대표: <랑그릿사 모바일>은 과거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와 함께 쌍벽을 이룬 SRPG 대표작 '랑그릿사' 시리즈의 정식 모바일 후속작입니다. IP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익스트림'(extreme)과 공동으로 개발했죠.
병종 간 상성 관계나 지형에 따른 유불리, 영웅의 고유 전직 트리 등 <랑그릿사 모바일>은 시리즈의 가장 클래식한 SRPG 스타일을 계승한 작품입니다.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들이 나오고, 또 이 캐릭터들의 고유한 전직 트리도 구현했습니다. 1~5편의 클래식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는 것도 팬 분들께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네요.
처음에 <랑그릿사 모바일> 개발 소식을 들었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랑그릿사'란 IP는 유서 깊고 유명하지만 최근엔 힘을 못썼으니까요.
우리가 '랑그릿사'를 좋아했고, IP의 힘을 믿었고, 마지막으로 모바일 SRPG의 가능성을 믿었으니까요. 일단 저는 물론 <랑그릿사 모바일> 개발팀 모두가 시리즈 팬입니다. (웃음)
여기에 더해 '랑그릿사'가 가진 힘도 어마어마하죠. 90년대 SRPG의 황금기, '랑그릿사' 시리즈는 이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같은 시기에 인텔리전트 시스템의 '파이어 엠블렘' 등 걸출한 시리즈가 있었음에도 '랑그릿사' 시리즈의 자리는 굳건했죠.
물론 최근 20년 간 SRPG 장르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SRPG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직접 시장을 분석한 결과 SRPG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마침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랑그릿사' IP와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랑그릿사 모바일>을 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우루시하라 사토시 작가가 그린 '랑그릿사' 시리즈의 캐릭터들
덕분에 원작 팬들로부터 시리즈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평이 많습니다. 개발팀 모두가 시리즈 팬이라면, 그 중 어떤 게임을 가장 많이 좋아하시나요?
저희에겐 엄청난 칭찬입니다. 저희 모두가 '랑그릿사' 시리즈 팬이니까요. 다들 시리즈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랑그릿사 모바일> 개발에 몰두할 수 있었죠. 개발 후반부에 인력을 충원할 때도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만 합류시켜 이 분위기를 계속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평가가 더 기쁘네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랑그릿사 2>입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접했던 작품이 그거였거든요. 중학교 때 처음 <랑그릿사 2>를 플레이했죠. 메가드라이브 콘솔로 플레이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졌습니다. <랑그릿사 2>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팬들이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때문에 <랑그릿사 2>는 저희가 <랑그릿사 모바일>을 개발할 때 시스템이나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 구상, 음악, 그래픽 등 많은 면에서 큰 영향을 줬습니다. 그 때문에 제 SNS 프로필에는 꽤 오랫동안 '헤인' 이미지가 걸려 있었죠.
※ 헤인: 랑그릿사 2의 등장 캐릭터. 마법사형 캐릭터로, 순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흉악한(?) 성능을 보여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 가장 중점둔 것은 원작 감성과 SRPG 게임성
<랑그릿사 모바일>의 가장 큰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랑그릿사'라는 IP 그 자체가 아닐까요? <랑그릿사 모바일>은 시리즈 특유의 클래식 SRPG 장르를 계승한 작품입니다.
병종 간 상성 관계가 명확하고,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캐릭터들의 강함이 달라집니다. 유저는 전투 전 병력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전투 중 적과 아군이 언제쯤 조우할 지, 각각의 세력비와 상성 등을 고려해야 하죠. 다른 '원터치 오토' 게임들과 달리, 매순간 두뇌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또한 이번 작품에는 SRPG에선 보기 힘들었던 리얼 타임 PVP 대전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랑그릿사' 시리즈의 특징인 '다채로운 전직 시스템'도 구현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영웅은 자신만의 독특한 전직 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종 직업을 목표로 다양한 전직 트리를 밟을 수 있죠. 또 역대 인기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며, 일부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시나리오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랑그릿사>부터 <랑그릿사 5>까지 있는 주요 이벤트를 클래식 스테이지로 구현했고요.
<랑그릿사 모바일>을 개발하며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어떤 부분인가요?
하나는 원작의 특징과 느낌을 복원하는 것, 다른 하나는 모바일 최신 기술을 SRPG라는 장르와 결합해 새로운 재미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랑그릿사' IP를 사용한 게임이라면 당연히 신경써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원작을 즐긴 유저들이 모바일 버전을 플레이했을 때, 과거 원작에서 느낀 감동을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작업했습니다. 게임에 최신 기술을 적용할 때도 이로 인해 원작의 느낌이 망가지지 않게 특별히 신경썼죠.
또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역대 클래식 스테이지, 인기 캐릭터, 원작 성우, BGM 등을 유기적으로 모바일 버전에 융합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음악을 만들 때 원작 음악을 만드셨던 게임 음악계의 거장 '이와다레 노리유키'님이 직접 어레인지를 해주셨죠. 또 이외에도 이전 시리즈의 클래식 BGM을 게임에 수록하기도 했고요.
2번째로 말한 '최신 모바일 기술을 SRPG와 결합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기존에는 기술적, 혹은 기획적인 문제로 하기 힘들었던 것을 SRPG 장르에 녹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례로 앞서 언급했던 리얼타임 PVP 대전 시스템을 말할 수 있겠네요. 이건 싱글 게임에서 플레이하기 힘든 경험이었는데 저희가 <랑그릿사 모바일>을 개발하며 추가했습니다.
또한 '인연' 시스템을 통해 유저가 캐릭터와 상호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보유한 캐릭터에게 다른 복장(스킨)을 입힐 수도 있고요. 이건 모바일 게임이 성장하며 나타난 문법인데, <랑그릿사 모바일>에 이런 요소를 구현하니 유저 분들이 매우 좋아해 주시더군요.
<랑그릿사 모바일> 한국 버전은 중국, 글로벌 버전에 비해 많은 것이 바뀔까요?
본 게임은 모든 서버가 동일합니다. 다만 서버마다 이벤트 등이 달라질 순 있죠. 한국은 그동안 (다른 국가에서) 서비스된 것을 감안해 비교적 최신 버전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할 예정입니다. 전용 스킨도 계획 중이고요.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랑그릿사 모바일>은 SRPG의 쌍벽 중 하나인 랑그릿사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저희 개인적으로도 추억의 게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다행히 중화권은 물론 유럽, 미주 지역에서도 유저 분들께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랑그릿사' 시리즈 팬, SRPG 팬 분들도 저희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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