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첫 플레이엑스포는 볼 거리로 가득했다. 그러나...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오프라인 게임 전시회 플레이엑스포가 개최됐다. 정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기 때문일까? 다시 찾은 플레이엑스포는 활기찼다. 작년에도 플레이엑스포가 열리기는 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수였던 작년과는 달리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다수 보였다.
플레이엑스포는 여러 측면에서 수도권 최대 규모의 게임쇼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행사였다. 작년까지의 플레이엑스포가 게임 전시와 체험 중심의 전시회였다면, 올해는 다양한 부대행사로 예년보다 훨씬 풍성해졌다. 나흘간의 행사는 즐거움으로 가득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좋았던 점과 함께 정리해본다.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4일간 관람객들은 PC, 콘솔, 모바일, 아케이드 게임 등 다양한 게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체험 중심의 게임쇼답게 게임 시연뿐만 아니라 부스 별로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었다. 주말인 13, 14일에는 입장하는 줄이 전시장 바깥을 한 바퀴를 돌 정도로 인파가 모였다.
참가한 메이저 업체의 수는 적지만 볼거리는 충분했다. 우선 한국닌텐도는 올해 최대의 기대작 중 하나인<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하 왕눈) 발매에 맞춰 부스를 마련했다. 발매 당일이었던 12일에는 개장 직후부터 닌텐도 부스에서 왕눈을 구입하기 위해 긴 줄이 세워졌다. 이외에도 <닌텐도 스위치 스포츠>, <닌텐도 스위치 저스트댄스 2023>과 같은 닌텐도 게임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 14일에는 메인 스테이지를 통해 <스플래툰 3> 대회도 볼 수 있었다.
<철권 8>을 본격적으로 홍보하러 온 반다이남코 코리아도 빠질 수 없다. 첫날인 11일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권 프로게이머 ‘무릎’ 배재민 선수가 경기도 의원들과의 이벤트 매치를 진행했다. 13일에는 <철권>시리즈의 하라다 카츠히로 PD가 직접 플레이엑스포를 방문하여 플레이어들과 팬미팅을 진행하는 동시에 한국 캐릭터 ‘화랑’의 참전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아크시스템웍스, 님블뉴런, 대원미디어 등의 회사가 참가하여 <퍼즐버블 에브리버블>, <포트리스 S>, <이터널 리턴> 등의 게임을 시연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많은 인디게임 업체가 자사의 게임을 홍보할 기회를 얻었다. 이키나 게임즈의 <더 램지>, 우즈의 <사그레스>등 다수의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스토브인디는 자사 부스에서 게임을 시연하지 않았었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자사의 게임보다 커머스 플랫폼 브랜드를 알리는 게 참가의 목적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Alt F4 2> 등 14종의 출품작을 내놓은 그라비티를 비롯하여 인디게임 퍼블리셔들의 여전한 관심을 재확인했다.
아케이드 게임도 특유의 현장감으로 진풍경을 이뤘다. 유니아나는 아케이드 게임 공동관을 통해 리듬, 슈팅 등 무려 21종에 달하는 게임을 시연했다. 14일에는 메인 스테이지를 통해 <사운드 볼텍스 익시드 기어> 대회를 열어 리듬 게이머들의 슈퍼 플레이를 관람할 수 있었다.
안다미로 부스에서는 <펌프 잇 업>, <태고의 달인>과 같은 주력 게임과 더불어 <크로노서클>이라는 미발매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계 방향으로 새겨진 12개의 버튼을 터치해가며 플레이하는 <크로노서클>의 조작감은 수많은 리듬 게임 중에서도 독특한 편이었다.
유니아나의 AM사업본부 해외영업 장영 부장에 따르면 “다른 한국의 게임쇼에서는 아케이드 게임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기가 쉽지 않다. 가령 지스타는 온라인/모바일 게임 위주로 소개되어 아케이드 게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라며, “국내에서 가장 아케이드 게임을 활발하게 밀어주는 게임쇼는 플레이엑스포 말고는 없다”고 언급했다.
플레이엑스포의 레트로 장터 역시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였다. 행사장 중앙의 넓은 공간을 차지했음에도 입장하는 줄이 보이지 않을 만큼 호황이었다. 각종 고전 게임뿐 아니라 고전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 코너, 오락실 콘셉트로 자리를 꾸민 추억의 게임장, 고전 게임을 과거의 감성으로 즐길 수 있는, 수제 제작 미니 PC까지 있었다.
장애인 e스포츠와 같은 이색 볼거리도 있었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경기게임문화센터의 주관으로 마련된 자리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인기 게임인 <카트라이더>와 <FIFA 온라인>을 종목으로 삼아 총 280만 원의 상금을 두고 승부를 겨뤘다. 경기장 한쪽에는 게임 보조기기가 비치되어 장애인 플레이어들의 게임 기구를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었다. 비록 장애인의 입장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울지 모르나, 해당 기구를 체험하며 게임을 플레이해보는 경험의 의의는 크다.
한편, 행사장 운영에서는 개선해야 할 모습이 제법 있었다.
우선 셔틀버스를 따로 운행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첫 플레이엑스포인 만큼 다수의 사람이 현장에 방문했는데, 셔틀버스가 없는 만큼 대중교통에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수도권 최대 규모의 행사라면. 관람객을 위한 교통 편의가 조금 더 많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이나 비즈니스 관련 성과 지표를 살피기도 어려웠다. 홈페이지에 따로 고지된 자료도 없고, 행사가 끝난 후에 취재를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번호로 전화했음에도 받지 않았다. 지스타처럼 행사가 끝나자마자 자료 고지를 해준다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경기도의 빠른 발표를 기다려본다.
코스튬 플레이어의 숫자가 많았던 것에 비해 행사 측 관리는 허술했다. 어떤 행사에서나 나오는 얘기지만, 특히 플레이엑스포는 코스프레 분야에 상당히 큰 비중을 두는 편이다. 올해도 어렵지 않게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튬 플레이어들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장 내에 환복이 가능한 부스도 마련되어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편의를 마련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일부 몰지각한 사진사의 촬영이 문제시됐다. 현장에서는 코스튬 플레이어가 원치 않는 사진을 촬영한다는 제보가 속속 들어왔지만, 주최측은 별다른 안내나 주의를 하지 않았다. 행사장에 있던 한 여성 코스튬 플레이어는 "아닌 척을 해도 그런 분들은 티가 난다"라며 "(제지가 없다면) 우리가 피하는 게 최선"이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