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프리뷰/리뷰

[리뷰] XL1 과연 만족하는가?

이터비아 2006-05-08 15:15:26

3번의 클로즈베타, 그리고 4월 18일 오픈베타를 시작하고 어느덧 한 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온라인 레이싱 게임 <XL1>에 대한 리뷰를 써볼까 합니다.

 

제가 레이싱 게임의 4대 요소라고 주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래픽, 사운드, 물리엔진, 튜닝인데요. 온라인 레이싱 게임 중에서는 어느 하나가 만족스러우면 나머지가 불만족스러웠던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과연 <XL1>은 이것들을 만족시켰을까요? 이미 미투님의 리뷰가 있었기 때문에 세세한 것들은 빼고 조금은 극단적인 시선으로 <XL1>을 평가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몰아보고 싶은 농협(?)차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그래픽

 

레이싱 게임은 트랙의 배경이나 날씨, 상태가 실시간으로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그것을 표현해야 하는 그래픽을 레이싱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습니다. 그래서 <XL1>이 첫 클로즈베타를 시작했을 때,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국산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 이런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거든요. 1만 폴리곤 이상을 사용한 섬세한 차량 그래픽, 그리고 세밀하며 방대한 배경 그래픽은 국산 PC 온라인 레이싱 게임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특히 한 번 지나간 자리에 내가 브레이킹으로 남겼던 스키드 마크가 한 바퀴를 돌아와도 그대로 남아있는 것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존의 온라인 레이싱 게임에서는 거의 보지 못했던 것이죠. (아마 <카트라이더>에 이어 두 번째일 겁니다.)

 

제가 왜 스키드 마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냐 하면, 코너에서 최적의 브레이킹 포인트를 잡기 위한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출시된 나름대로의 사실적인 레이싱 게임에서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XL1>은 배경 표현의 수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레이싱 게임은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 자신의 차를 중심으로 보이는 풍경이 일정 거리만 보이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콘솔 게임이라도 게임 내의 거리로 약 500미터 이상을 구현하는 게임은 드뭅니다.

 

하지만 <XL1>은 대략 1킬로미터 이상의 풍경을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고 특히 풍차 코스에서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그런데 지금은 보다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선지 그 거리가 좀 줄어든 느낌이 들더군요.

 

저 끝이 대체 몇 킬로 거리인겨!

 

하지만, 이렇게 그래픽이 워낙 좋다보니 이 게임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는 PC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혼자 달릴 때는 원활하게 달리지만 그 차가 점점 많아지면 참을 수 없는 랙이 발생! 16명이 레이스를 펼치는 방에 들어갔다 하면 그야말로 슬로우모션의 향연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마우스를 스티어링으로 사용하는 저같은 사람은 랙이 발생하면 핸들 판정이 갑자기 좌우측 중 한 곳으로 극단적으로 옮겨가버리는 현상까지 감당해야하기 때문에 힘듭니다. 어서 빨리 고쳐주세요.

 

 

이젠 어느 정도 용서할 수 있다 - 물리엔진

 

<XL1>이 첫 클로즈베타를 했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이 차량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오르막길에서 멈춘 뒤, 다시 30킬로를 내는데 6초 이상이 걸리고, 잘 달리던 차가 연석을 밟았다는 이유만으로 뒤집어지는 등의 다양한 시츄에이션이 다반사로 일어났었죠.


그 뒤, 3차까지 가는 클로즈베타를 거치고 오픈베타로 들어선 <XL1>의 물리엔진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눈에 걸리는 현상들이 많이 일어나네요.

 

멀쩡히 잘 가던 차가...

 


 그냥 휙 돌았던 1차 테스트

 

단연 압권은 다른 차와의 측면 추돌 상황입니다. 잘 달리던 앞차의 뒤꽁무니를 옆에서 살짝 밀어주기만 하면 마치 축구에서 헐리웃 액션을 취하듯 홱~ 하니 돌아버리는 거죠. 물론 코너에서 본의 아니게 추돌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너는 생각하지 않고 앞서가려는 일부 게이머들이 남용하고 있으며 차량의 구동 방식에 따라 앞차를 돌려버리는 법까지 공유하고 있는 현실을 보자니 안타깝기 서울역에 그지없습니다. 차 무게의 존재감을 더 살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손대면 톡~ 하고 돌아버리는 그대~

 

그리고 특정한 차량이 특정 코스의 한 구간에서 속도를 200킬로 이상 내고 지나갈 경우 차량의 다운포스 과다(?)로 차 밑바닥이 트랙에 닿아서 점프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 200킬로 넘게 달리다가 차량이 슬립돼서 트랙 외벽에 충돌하면 튕겨나가는 반면, 정면에 있는 조금 튀어나온 구조물에 정면으로 충돌하면 착 달라붙듯이 바로 멈춰버리는 현상도 여전합니다. 이는 시급히 수정해야 할 사항일 것입니다.

 

이렇게 가라앉다가...

 


차 바닥이 닿아서 튕기는 시츄에이션~

 

 

안타까운 현실 - 라이센스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레이싱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항목 중에 하나가 바로 실제 차량 등장을 가능케 하는 라이센스 획득입니다<(릿지>는 제외요~ ^^;).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SLK 맥라렌, 86, 란에보, FD 등의 차들을 너무나 몰아보고 싶지만 금전적, 환경적인 이유로 손가락만 빨던 게이머들에게 게임은 그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창구일 것입니다. 또한 몰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꾸미기에도 도전하기도 하죠. 그렇게 함으로써 차에 대한 애정을 게임에 대한 애정으로 승화시키게 되죠.

 

하지만 <XL1>에서 정식 라이센스로 등장하는 차량은 프로토모터스의 스피라 하나 뿐, 모두 가상의 차량입니다(벤츠도 등장하긴 했지만 그건 단지 잠시동안의 이벤트였을 뿐입니다).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차로 레이싱을 즐겨야 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몰입도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요.

 

유일한 라이센스 차량인 스피라

 

그러나 아쉽지만 우리는 이것이 현실임을 알아야 합니다. 차를 게임으로 구현시키기 위해 따는 라이센스는 속칭 ‘돈빨’에 좌우되거든요. 이제 첫 게임을 내놓은 개발사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 많은 라이센스를 다 딸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현재는 퍼블리셔인 네오위즈가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네오위즈의 의지는 '가능한한 많은 라이센스를 따겠다'라는 것이라는데 물론 당장 수십 대가 추가되진 않겠지요. 이 문제는 네오위즈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엔 없네요.

 

 

나는야 양날의 검 - 튜닝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차에 돈을 들여 성능을 높인다고 해도 결국은 순정 부품으로 돌아온다는 우스개소리인데요. 차를 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색다르고 업그레이드된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튜닝 전문점에 돈을 주거나, 직접 부품을 사서(DIY : Do It Yourself라고도 부름) 튜닝을 하곤 합니다. 그렇게 차 부품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동차 마니아가 되어있습니다.

 

이것도 나름대로의 튜닝

 

이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튜닝이 가능한 레이싱 게임에서는 레이싱 자체도 중요하지만 투자를 통해 차량을 업그레이드하죠. 하지만 여기에는 ‘초보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큰 맹점이 있습니다.


비록 <XL1>이 튜닝을 어느 정도 쉽게 풀어놨다고는 하지만 그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최적의 튜닝을 통해 성능을 극대화시키는 유저는 한정되어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무리 드라이빙 실력이 좋아도 성능에서 밀려버려 점점 멀어지는 차를 볼 때의 그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튜닝도 모르고 차만 사서 게임방에 들어오는 초보자를 기다리는 것은 ‘언제나 꼴찌’라는 명예와 ‘흥미 상실’이라는 결과입니다.

 

아케이드와 리얼의 중간 위치에 있는 <XL1>. 이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면 반드시 기존의 레이싱 유저가 아닌 다른 유저들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둘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성공하지 못하면 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들에게 외면을 받고, 그에 따라 그동안 수많은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 걸어왔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되는거죠.


레이싱 게임의 묘미를 느낄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들만의 세상인 튜닝. ‘재미 극대화’와 ‘ 접근 곤란’이라는 양날의 검인 셈입니다.

 

 

빈약하고 애절한 발라드같아요 - 사운드

 

레이싱 게임에서 배경 음악은 어쩌면 필수가결한 요소일지도 모릅니다. 실제 운전을 하면서도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면 더욱 흥겹잖아요? 특히 이 노래를 들으면 ‘앗! 이 노래는 어느 게임에서 나오는 노래야!’라고 할 정도로 유명해진 노래들도 있지요. (<아웃런>의 Magical Sound Shower가 대표적이죠.) 물론 <프로젝트고담레이싱> 같이 클래식이 들어가있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것이 마법의 음악 샤워! 플레이 버튼을 누르세요!

 

 

게임을 즐기며 듣는 음악에 따라서 기록이 달라진다면 더할나위 없을 겁니다. 그 한 예로, 저는 레이싱 게임을 즐길 때면 불가능하지 않다면 반드시 <이니셜D>에서 흐르는 유로비트를 듣습니다. 빠른 음악으로 하여금 긴장감을 고조시켜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기록이 단축되기도 한답니다. ^^;

 

하지만 모든 레이싱 게임에 배경 음악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 유명한 <WRC> <콜린 맥레이 랠리> <토카 레이스 드라이버> 등의 게임에서 배경음악을 들어본 분들 있나요? 없죠? 대신, 이들 게임은 엔진 소리, 충돌 소리, 타이어 소리 등이 실제를 방불케 하거나 다소 과장시킴으로써 그 재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엔진소리와 코드라이버의 소리만 들리는 <콜린 맥레이 랠리>

 

그러나 애석하게도 <XL1>은 위의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PC용 국산 온라인 레이싱 게임 중에서 가장 리얼함에 가깝다는 <XL1>이 사운드에서는 여지없이 ‘리얼’이라는 이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죠.

 

엔진 소리를 예로 들어볼까요? 게임 중에는 탱고급의 소형차는 그렇다고 쳐도 걸리버급 이상의 차량이 4~5천 RPM을 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상대 차는 물론 자기 차의 엔진 소리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특히 상대 차와 나란히 달려도 음이 거의 들리지 않기 때문에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할 경우 옆차를 보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옆구리를 들이받는 경우가 생기고 맙니다.

 

여기에 차가 200킬로로 넘게 달리다가 충돌해서 바로 정지하는 상황이 벌어져도 들리는 소리는 ‘쿵삐걱~’이라니… 사운드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다고 봅니다.

 

<XL1>은 현재 열심히 오픈베타중인 게임입니다. 클로즈베타라는 유년기를 거쳐 상용화를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는 청년인 거죠.

 

제가 주제 넘게 잔소리를 했지만 개발진들이 지금도 열심히 튜닝하고 있으니, 곧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게임이 될 것입니다. 조만간 저사양에서도 즐길 수 있는 패치와 라이센스 획득 등 다양한 업데이트가 준비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모두 GT550LM을 타고 달리는 그날을 꿈꾸며…

 

최신목록 31 | 32 | 33 | 34 | 35 | 36 |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