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의 새로운 코너 ‘해봤더니’는 다양한 게임들을 ‘가볍게’ 즐기고,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글입니다.
게임을 철저하게 해 보고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담백하게(주관적으로) 담아내는 글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 요약: 악플 자제요. (ㅠㅠ;)
미리 말하는데, 이상한 게임 아님
☞ 플랫폼: 미소녀 게임 전문 콘솔 게임기(= Xbox360)
☞ 장르: ‘국민적 아이돌 유닛 프로듀스 게임’
☞ 언어: 일본어, 언어 난이도 = 중
☞ 등급: 12세 이용가!
☞ 가격: 77,000원 (국내 정식발매)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
<아이돌 마스터>(이하 아이마스) 시리즈는 남코에서 지난 2005년 아케이드용으로 첫선을 보인 이래, Xbox360, PSP, NDS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일본에서는 과장 좀 많이 보태 “Xbox360을 먹여 살리는 게임”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와 지명도가 높다. 동시에 일본에서 ‘Xbox360=미소녀 게임 전문 콘솔 게임기’라는 괴상한 공식을 확립시킨 주범(?)으로 꼽힌다. 확실한 건 이 게임이 없었으면 <갸루☆건>{more}도 안 나왔을 거다.
일본의 소위 ‘게임 오타쿠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임 중에 하나. 일본에서는 광적으로 열광하는 팬들이 많고, 게임 외의 관련 상품 판매량도 높다. 성우들의 콘서트장에서 보여지는 열기는 웬만한 인기가수 공연을 뺨 치는 수준이다. (증거: [원문보기])
플레이어가 프로듀서가 되어, 자신이 관리하는 아이돌을 톱스타로 육성하는 게임. 무엇보다 ‘아이돌’이라는 소재와 ‘육성 시뮬레이션’을 절묘하게 조합한 거의 유일무이한 시리즈이기 때문에 이후 여러 게임들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거짓말처럼 들릴지 몰라도 현재 한국에서 개발 중인 일부 ‘음악’ 소재 온라인 게임에도 은근슬쩍 많은 영향을 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아이돌 육성’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은 아니다. <프린세스 메이커>가 사실적이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
[나만의 아이돌 유닛을 키운다]
<아이마스 2>는 오직 1명만 육성할 수 있었던 전작들과 다르게 총 9명의 아이돌 중 3명(리더 1명, 멤버 2명)을 하나의 ‘유닛’으로 관리하는 게임이다.
아이돌은 저마다 ‘보컬’, ‘비주얼’, ‘댄스’ 3가지 능력치를 갖고 있다. 플레이어는 트레이닝을 통해 능력치를 높여주는 동시에, 정기적으로 앨범을 발표하고 ‘프로모션’, ‘라이브’, ‘오디션’ 등을 진행해서 팬들의 인기를 관리해야 한다.
스케줄 관리는 1주 단위로 진행되며,
트레이닝이나 오디션 등은 일종의 ‘미니 게임’ 형태로 진행되며 재미가 쏠쏠한 편이다. 특히 오디션이나 라이브에서 목표 점수를 달성하면(난이도에 따라 목표 점수는 조금씩 다르다) 아이돌의 공연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것이 어찌 보면 이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총 9명의 캐릭터 중 3명을 골라 하나의 아이돌 유닛으로 육성해야 한다.
스케줄을 관리하고 트레이닝과 전국의 인기관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일종의 미니게임 형태로 진행되는 오디션/라이브.
오디션/라이브 등에 성공하면 공연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트레이닝이나 인기관리는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하면 안 된다. 가령 트레이닝에만 신경 쓰다 보면 인기 관리가 힘들어지고, 반대로 인기관리에 힘을 쏟으면 이후 능력치가 부족해서 높은 난이도의 오디션이나 라이브를 성공시킬 수 없게 된다는 식이다.
이 부분은 은근히 난이도가 높다. 스토리 진행에서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트레이닝과 인기관리를 병행했다고 해도, 정작 마지막 주 IA 심사에서는 1개의 분야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BAD END’로 직행하는 경우가 파다할 정도. 따라서 유저들은 전략적인(?) 아이돌 관리를 위해 계속해서 머리를 써야만 한다.
아이돌과의 회화 이벤트도 풍부하게 준비돼 있다. 2편은 회화 이벤트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멤버들 사이의 상태변화가 잦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한다.
[라이벌의 등장]
사실 <아이마스 2>는 일본에서 발매되기 전, 극심한 잡음과 팬들로부터의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1편에도 등장한 주요 아이돌 중 무려 4명을 시나리오상의 ‘라이벌 캐릭터’로 설정해 플레이할 수 없게 만들었고(류구코마치), 마니아들은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남성 아이돌’(주피터)을 사실상의 최종보스(?)로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개발사가 “남성 캐릭터 성우에게 욕설과 협박을 하지 마세요”라고 자제를 부탁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하게 흘러갔다(뭔가 대단하다).
반다이남코가 <아이마스> 팬들의 폭력성을 실험하기 위해 아이돌 4명을 플레이 불가로 바꾸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개별 아이돌마다 고정팬들이 많고 ‘팬심’또한 깊다. 이 때문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뭐... 우리나라에서는 별 상관 없을 수도 있지만.
반다이남코가 팬들의 폭력성을 실험하기 위해 남성 아이돌 ‘주피터’를 신 캐릭터로 추가했습니다(2). “왜 남성 아이돌 추가가 욕먹을 일인가요?”라고 묻는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자. 이해하려고 하면 진다.
팬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사실 ‘게임성’ 그 자체만 놓고 보자면 이런 결정은 썩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일례로 전작은 다소 밋밋한 스토리 진행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아이마스 2>는 라이벌 캐릭터가 등장하고, 소위 ‘악의 축’이 확실하기 때문에 스토리의 긴박감이 높아졌다. 라이벌 캐릭터들과 끝 없이 경쟁하고, 뛰어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목표의식’도 보다 확실해졌다.
또한 <아이마스 2>는 플레이어의 아이돌과 라이벌이 직접적으로 스코어 배틀을 벌이는 ‘페스티벌’이라는 게임 모드가 추가됐다. 페스티벌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배틀에 임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질 승부도 뒤집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흥미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은...]
* 게임을 즐기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아이마스 2>를 즐기려면 최소한의 일본어 독해능력이 필수다. 게임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재미도 결코 빼놓을 수 없고, 무엇보다 회화 이벤트에서 아이돌의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어가 능력이 부족하다면 인터넷에서 유저들이 올려놓을지도 모르는 해석본이나 공략 등에 의존해야 한다.
* 추천
육성 시뮬레이션을 좋아하고, 소위 ‘오타쿠’ 문화에 관대하거나 거부감이 없는 사람.
* 비추천
게임 스크린샷만 봐도 두드러기 나는 사람.
[사족]
* <아이마스 2>는 반다이남코에서 유통한다. 따라서 팬심을 자극하는 각종 의상과 액세서리 등 DLC 콘텐츠가 아주 풍부하게 준비돼 있다. 가격도 아름답다. 음… 그러니까 캐릭터 옷 한 벌에 7,000 원 정도?
* 이 게임에는 <DJ MAX>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 <팡야 포터블> 등에 참여한 우리나라의 ESTi 님이 작곡한 곡도 등장한다. 초회 한정판에서 특전으로 제공하는 ‘Little Match Girl’이 그 곡. 오직 ‘초회 한정판’에서만 구할 수 있다.
[깨쓰통이 <아이마스 2>를 해봤더니...]
본래 내년 이맘 때쯤 저가판이 나오면 구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초회판에만 ESTi 님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충동구매했다.
주말에 아무 생각 없이 Xbox360을 켰다. 그대로 12시간 만에 엔딩을 봤다. 그런데 하필 BAD 엔딩이었다. 분노가 끓어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