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해봤더니’는 디스이즈게임 기자가 다양한 게임들을 즐긴 다음,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글입니다.
게임을 상세히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담백하게(주관적으로) 담아내는 글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 요약: 악플 자제요 (ㅠㅠ);;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핵&슬래시 판타지 액션 게임
던전 시즈 3 (Dungeon Siege 3)
☞ 플랫폼: PC, PS3, Xbox360 (국내는 PC와 PS3 버전만 발매)
☞ 장르: 판타지 세계관의 핵&슬래시 액션 RPG
☞ 언어: 영어
☞ 등급: 15세 이용가
☞ 발매일: 6월 20일
[던전 시즈 3?]
<던전 시즈>는 본디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으로 유명한 개스 파워드 게임즈가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유통하던 액션 RPG 시리즈다. 한때 <디아블로> 시리즈와 함께 핵&슬래시 방식 액션 RPG의 대표작으로 꼽혔고, 1편과 2편 모두 한글판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던전 시즈 3>는 시리즈의 3편이자, 2편 이후 거의 6년 만에 발매되는 최신작이다.
비록 개발사는 <네버 윈터 나이츠>와 <폴아웃: 뉴 베가스>를 만든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로 바뀌었고, 유통사 역시 스퀘어에닉스로 달라졌지만(국내 유통은 인트라링스가 맡는다), 3편은 <던전 시즈>만의 색깔은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더욱 파워업한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디스이즈게임은 지난 27일 서울 가산동 인트라링스 사무실에서 <던전 시즈 3>의 완성 직전 베타 버전(PS3 버전)을 직접 플레이하며 실체를 확인해 보았다.
과거 1편과 2편도 그랬지만, 3편 역시 <디아블로> 시리즈와 계속 비교될 것 같다. 사실 비슷하긴 하다(;;).
[던전 시즈의 그 느낌 그대로]
<던전 시즈 3>를 하고 받은 첫인상은 다음과 같았다. “던전 시즈네?”
아니… 농담이 아니라, 정말 플레이하다 보면 과거 즐겼던 <던전 시즈> 1편과 2편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정도로 3편은 전작들의 스타일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당장 시점부터 비스듬하게 내려다보는 ‘쿼터뷰’로 거의 고정돼 있으며(제한적으로 카메라 회전과 확대·축소를 할 수는 있다), 전투는 아무 생각 없이 공격 키만 연타하고, 적절하게 스킬을 섞어 주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핵&슬래시 타입의 액션 게임답게 전반적으로 다수의 몬스터를 한꺼번에 쓸어 담는 재미가 살아 있고, 전투 템포는 빠르고 박진감 넘친다. 맵 곳곳에는 드럼통처럼 부술 수 있는 오브젝트나 보물상자도 널려 있어서, 이런 걸 찾아내 아이템을 모으는 것 역시 쏠쏠한 재미를 준다.
특히 <던전 시즈> 시리즈 전통 그대로, 시작할 때를 제외하고는 게임 중간에 로딩이 전혀 없다. 덕분에 맵과 맵을 이동하는 사이에 로딩으로 흐름이 끊기는 일도 없고, 더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던전 시즈 3>는 정통 핵&슬래시 타입 액션 RPG의 전통을 그대로 따른다.
[전략적인 전투, 그리고 협동 플레이]
<던전 시즈 3>에서 플레이어는 검사라고 할 수 있는 ‘루카스’(Lucas Montbarron), 마법사라고 할 수 있는 ‘레인하트’(Reinhart Manx), 불을 이용해 공격하는 ‘안잘리’(Anjali), 총을 쓰는 ‘카타리나’(Katarina), 개성 강한 4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저마다 고유한 전투 스타일을 갖고 있다. 게다가 ‘스탠스 변환’ 키를 누르면 같은 캐릭터라도 완전히 다른 전투 스타일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전투를 이끌어 나갈 수도 있다. 아니, 그렇게 해야만 한다. (가령 총을 쓰는 카타리나는 라이플을 이용하는 ‘원거리 특화형’ 스탠스와 쌍권총을 이용하는 ‘근거리 특화형’ 스탠스를 자유롭게 변환할 수 있다.)
게임에서는 캐릭터의 체력(HP)을 회복시켜 주는 ‘물약’ 같은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적을 쓰러뜨리면 나오는 녹색 구체를 먹거나, 맵 곳곳에 위치한 ‘세이브 포인트’를 터치해야 체력이 회복된다.
이 때문에 상황에 따른 전략적인 전투와 스탠스 변환의 활용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따로 체력 회복 물약이 없기 때문에 은근히 긴장감이 넘친다.
<던전 시즈 3>는 만약 플레이어가 ‘멀티플레이’에서 방을 만들고 게임을 시작했다면, 이후 다른 사람이 중간에 ‘난입’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오락실에서 <던전앤드래곤> 같은 게임을 한창 즐기고 있는 도중에, 다른 사람이 100원 넣고 난입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될까? 이런 식으로 플레이어는 최대 4명이 온라인을 이용해 협동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 4명의 캐릭터는 저마다 특성이 뚜렷하게 구별된다. 따라서 방어력이 강한 캐릭터는 탱커로 나서고, 나머지 캐릭터는 뒤에서 집중포화를 퍼붓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면 더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만약 4명 중 1명이 죽는다면, 다른 사람이 해당 플레이어를 터치하는 것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살릴 수 있다.
굳이 온라인이 아니라도, 오프라인에서 친구와 최대 2명이 협동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RPG의 재미도 충실히… 아쉬운 한글화]
<던전 시즈 3>는 다양한 아이템을 모으고, 장비를 강화하며, 레벨이 오르고 각종 스킬을 배우거나 능력치를 올리는 식으로 RPG의 기본인 ‘육성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어떤 식으로 능력치를 키웠는가에 따라 전투의 특성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이것저것 배워 보고, 연구하는 재미도 제법 괜찮은 편이었다.
게임은 시나리오에 특별한 분기가 없는 ‘외길’ 진행 방식을 보여 준다. 4명의 캐릭터 중 누구를 선택해도 이야기 핵심 전개는 똑같다. 개발사인 옵시디언의 전작 <폴아웃: 뉴 베가스> 같은 정통 RPG의 자유도까지는 느낄 수 없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게임 진행이 단순하거나 자유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던전 시즈 3>는 플레이어가 대화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가에 따라 NPC가 동료가 되거나, 적이 되는 식의 소소한 분기가 제공된다.
또 MMORPG와 마찬가지로 NPC로부터 퀘스트를 받는데, 특정 퀘스트를 수행했는가, 수행하지 않았는가에 따라 조금씩이지만 이야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다시 말해 플레이어가 게임 속 지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야기를 이해해야만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아쉽다.
현재 <던전 시즈 3>는 한글화가 불가능한 상태로, 유통사인 인트라링스는 한글 대사집이나 PDF 파일 배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1편과 2편이 한글로 출시됐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더 아랫배가 아프다.)
종합하자면 <던전 시즈 3>는 과거 1편과 2편을 즐겨 봤고, 쿼터뷰 방식의 ‘정통 핵&슬래시’ 액션 RPG에 그리움을 가진 게이머라면 즐겁게 즐길 수 있다.
또한 <디아블로 3>를 목 빼놓고 기다리고 있는 게이머에게도 <던전 시즈 3>는 최소한 그 이전에 거쳐 갈 수 있는 게임으로서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 GOOD! - 정통 ‘핵&슬래시’ 게임에 목말랐던 게이머 - ‘던전 시즈’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시리즈 팬 - 복잡하고 어렵고, 무작정 눈 돌아가는 빠른 액션 게임에 염증을 느끼는 게이머 - <디아블로 3> 기다리기 지겹다는 게이머 ☞ BAD! - 영어의 A 자만 봐도 어제 먹은 콜라가 역류하는 게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