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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몬스터헌터보다 처절한 전투! 드래곤스 도그마

드래곤스 도그마 E3 2011 체험판을 해봤더니…

안정빈(한낮) 2011-06-22 12:55:35

캡콤의 오픈월드 판타지 액션 <드래곤스 도그마> E3 2011에서 첫 데모를 공개했습니다. 느낌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플레이 전에는 <몬스터헌터> 혹은 <완다와 거상>의 분위기를 예상했는데요, 그보다는 오히려 잘 만든 서양식 RPG를 즐기는 느낌입니다. E3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드래곤스 도그마>의 플레이 소감을 글로 옮겼습니다. /(그리핀을 6분 만에 격추한)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체험기는 Xbox360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파티원들이 힘을 모아 거대한 적을 쓰러트리고, 적의 강력한 공격은 한 대만 맞아도 치명상에 이르며, 약점을 노려 꾸준히 피해를 입힙니다. 누가 봐도 <몬스터헌터> <완다의 거상>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전투 방식입니다.

 

특히 캡콤은 <몬스터헌터>의 개발사입니다. 홍보영상만 봤을 때 자연스럽게 <드래곤스 도그마>를 서양판 <몬스터헌터> 정도로 생각하게 되죠.

 

하지만 실제 게임은 전혀 다릅니다. 다양한 적과 잇따라 싸워야 하는 던전이 나오고 상황에 맞춰 각종 소모 아이템과 장비, 마법을 사용해야 하죠. 도구를 이용한 간단한 퍼즐과 세이브 포인트. 퀘스트도 있습니다. 거대한 보스는 어디까지나 클라이막스에 불과합니다.

 

E3 현장에서는 그리핀과 싸우는 보스전과 튜토리얼을 겸한 던전 플레이, 두 종류의 퀘스트가 공개됐습니다. 직접 체험한 소감도 <몬스터헌터>보다는 오히려 서양식 RPG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NPC 살드와 함께 고블린을 해치우며 조작 방법을 익히는 튜토리얼.

 

 

■ 상당히 ‘묵직한’ 느낌의 전투

 

튜토리얼을 선택하면 플레이어는 긴 동굴 속에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제 부하인 살드와 함께 동굴을 벗어나야 하죠. 간단한 아이템 사용법을 배운 후 램프를 켜면 고블린과의 첫 전투가 시작됩니다.

 

<드래곤스 도그마>는 버튼을 조합해서 스킬을 사용합니다. 평소에는 X버튼이 약공격, Y버튼은 강공격, A버튼은 점프, B버튼은 주변 물건 조사를 담당합니다. <드래곤스 도그마>의 기본 동작들입니다. 여기에 LB버튼과 RB버튼을 이용해 카테고리별 스킬을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사는 LB버튼을 누른 채 B버튼을 누르면 점프 대신 방패를 쳐서 적의 어그로를 끌고, LB버튼과 Y버튼을 누르면 적에게 달려가 강력한 방패 공격을 먹입니다. LB버튼이 일종의 방패 스킬 역할을 하는 거죠. RB버튼은 칼과 관련된 스킬입니다. RB버튼과 Y버튼을 누르면 머리 위의 적을 베고, RB버튼과 B버튼을 누르면 두 번에 걸쳐 크게 적을 공격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궁수는 LR버튼으로 활과 관련된 스킬을, RB버튼으로 단검과 관련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버튼마다 사용 스킬이 정해져 있는 셈입니다.

 

<드래곤스 도그마> Xbox360 버전의 조작 방법.

 

전사로 검을 몇 번 휘둘러 봤더니 느낌이 상당히 묵직합니다. 공격 한 번, 한 번에 힘을 실어 때리는 느낌이랄까요? 적에게 맞았을 때의 피격 효과도 충실합니다. 전문용어(?)베는 맛이 있습니다.

 

그만큼 공격이 빗나갔을 때 노출되는 빈틈도 크죠. <드래곤스 도그마>에서는 공격을 캔슬할 수도 없기 때문에 강력한 공격이 빗나가면 딜레이 동안 적의 공격을 고스란히 맞아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신중한 전투가 이어지죠.

 

 

적을 붙잡고, 동료를 밟고 뛰는 협력 플레이

 

고블린을 물리치며 동굴을 통과하니 하피가 나옵니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하피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일단 지상으로 하피를 유인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NPC 동료들의 힘이 발휘됩니다. 살드가 하피의 어그로를 끄는 사이에 하피를 바닥에 넘어트려야 하죠.

 

<드래곤스 도그마>의 동료는 적과 만났을 때 상황에 맞춰 다양한 전술을 선보입니다. 전사는 적의 시선을 끌거나 적을 사로잡고, 궁수는 먼 거리에 있는 적을 조준해 끌어옵니다. 마법사는 전체 버프와 강력한 마법 공격을 사용하죠.

 

매달리고 쏘고 달리며 그리핀과 싸우는 플레이어와 파티원(NPC)들.

 

전술을 사용할 때마다 화면이 멈춘 채 해당 파티원을 집중적으로 비춰주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칠 염려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핀과의 전투에서 그리핀이 머리 위를 통과하는 순간 동료 전사가 주저앉은 채 방패를 45도로 세우고 외칩니다. “날 밟고 뛰어!”

 

플레이어가 전사를 향해 달려가면 전사는 타이밍에 맞춰 방패로 플레이어를 하늘 높이 띄워 올립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뛰지 않는다면 동료 궁수가 대신 점프해 그리핀의 날개를 잡습니다. 그리고 다시 외치죠. 날개를 태워서 떨어트려!”

 

그 순간 마법사가 플레이어의 활에 화염 마법을 부여합니다. 매달려 있는 동료 탓에 제대로 날지 못하는 그리핀의 날개에 불화살을 몇 방 꽂아주면 날개가 불타 그리핀이 땅으로 떨어집니다.

 

이 밖에도 위기에 빠진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적을 전사가 붙잡아 주거나, 응급치료가 필요한 아군을 들고 옮기는 등 ‘정말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하는 것 같은협력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타이밍이 워낙 잘 맞다 보니 오히려 ‘이런 협력플레이를 사람끼리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게임 속 곳곳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협력플레이.

 

 

사실적이고 처절한 전투

 

<몬스터헌터>에 비하면 전투도 사실적이고 처절합니다. 일단 회피가 없습니다. 전사는 그나마 공격을 막을 수 있지만 궁수는 오직 달려서 피하는 수밖에없습니다. 그리핀이 급강하를 시작할 때는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야 하죠.

 

맞았을 때의 대미지도 <몬스터헌터> 뺨치게 아픕니다. 보스전에서는 두세 번의 실수로도 요단강을 건너기 일쑤고, 일반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도 방심하면 엄청난 대미지를 입게 됩니다. 여기에 후딜레이 캔슬도 불가능하다 보니 시연대에서도 튜토리얼조차 완수하지 못하고 자리를 뜨는 사람도 여럿 봤습니다. 그만큼 어렵죠.

 

잡기던지기의 사용도 전투를 보다 사실적으로 만듭니다. 적의 시체를 들고 무기로 사용하거나 화약통을 적에게 던지는 건 기본이고, 쓰러진 동료를 들고 이동하거나 몬스터의 특정 부위를 붙잡는 등 응용법도 다양합니다.

 

만약 상대가 거대한 적이라면 몸통에 매달릴 수 있죠. 스태미너가 허용할 때까지 적에게 매달린 채 안전하게 등을 찌를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연출과 동료의 외침으로 상황을 빠르게 전달해 준다.

 

협력플레이를 통해 적의 약점을 공격해 자세를 무너트리는 전투 방식도 인상적입니다. 키메라는 꼬리를 공격해 독을 뿜지 못하게 잘라낼 수 있고, 하피는 유인해서 바닥에 붙잡은 후 공격해야 합니다. 그리핀은 날개를 불태우거나 땅에 내려앉을 때 다리를 때리면 바닥에 넘어지죠.

 

사실적인 시스템과 어려움이 겹치다 보니 실제 플레이는 정말 처절합니다. 아슬아슬한 스태미너로 날개에 매달린 채 적이 먼저 떨어지냐, 내가 먼저 죽느냐를 고민하는 건 예사고, 쓰러진 동료를 들고 강력한 범위 공격을 피해 달리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불타는 몸을 이끌고 도망치는 동료를 살리기 위해 적의 시선을 끌거나 대미지를 입을 걸 알면서도 동료 앞을 가로막아야 할 때도 있죠. 어지간히 전투에 익숙해지지 않는 한 싸우는 시간보다 구르거나 도망가는 시간이 더 길 정도입니다.

 

동료를 구하기 위해 때로는 자신의 몸을 던져야 할 때도 있다.

 

 

서양식 RPG와 캡콤식 전투 노하우의 만남

 

<드래곤스 도그마>에는 서양식 RPG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주변의 사물은 눈을 잘 뜨고 살펴봐야 하고, 같은 구역도 다양한 방법으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끊어진 다리를 건너는 것도, 폭발물로 아래의 고블린을 전멸시킨 후 뛰어내리는 것도 자유죠.

 

램프에 직접 불을 붙이고, 소지품의 무게를 체크하는 장면이나 캐릭터의 현실적인 외형과 던전의 분위기, 하피의 발을 붙잡거나 방패를 두드려 적의 시선을 끄는 연출은 <엘더스크롤> 같은 대표적인 서양의 RPG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사전 정보가 없었다면 캡콤이 잘 만든 서양 액션 RPG를 퍼블리싱한다고 말해도 믿었을 겁니다.

 

 

여기에 캡콤이 <몬스터헌터>에서 제대로 익힌 전투 노하우를 섞어 정말로 처절한 플레이를 만들어 냈습니다. 튜토리얼을 깨고 나면 드는 생각이 이제 살았다’였을 정도니까요. 말 다했죠.

 

체험판이 아닌 정식버전에서는 오픈월드로 개발 중인 만큼 여기에 모험이라는 요소까지 섞인다면 대단한 게임이 하나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로스트플래닛> <데드라이징>을 비롯해 그동안 꾸준히 서양권을 겨냥했던 캡콤의 노력이 제대로 빛을 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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