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에게도 <쿠키런> 시리즈 팬에게도 시기적으로 꼭 필요한 작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여러 측면에서 <쿠키런: 킹덤> 이후로 나온 데브시스터즈 신작 중에선 가장 괜찮은 작품이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다듬을 지점이 있어 보였다.
캐주얼 협동 액션 게임 <쿠키런: 모험의 탑>의 글로벌 CBT가 지난 19일부터 시작됐다. 2월 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에서는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핵심 콘텐츠 및 쿠키를 만나볼 수 있었다. 순차적으로 콘텐츠가 열리는 중인데, 오늘(22일) 아침 업데이트된 '스토리' 모드 4챕터, 특수 규칙 안에서 여러 쿠키로 도전하는 '유리미궁'까지 직접 플레이해봤다.
<쿠키런: 모험의 탑>은 ▲ 액션과 조작, 협력이 강조된 도전적인 플레이 ▲ 다양한 패턴을 가진 몬스터 및 보스 ▲ 각종 함정과 아이템으로 탐험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스테이지 ▲ 스킬, 필살기의 특징 외에도 조작 방법이 조금씩 다른 쿠키들까지 기본기가 탄탄한 게임이다. 데브시스터즈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개발사 오븐게임즈가 개발 중인 야심작이다.
CBT 인상을 요약하자면 "밑바탕의 재미는 분명 좋은데, 성장 경험에 (불필요한) 과속방지턱이 많았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유쾌함과 불쾌함 사이 아슬아슬한 지점들도 있었는데, 차후 충분히 조정 가능한 영역이기에, 이번 테스트 피드백이 해줄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기자의 플레이 경험을 공유한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타이틀: <쿠키런: 모험의 탑>
장르: 캐주얼 협동 액션
개발사: 오븐게임즈
출시 일정: 2024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 예정
플랫폼: 모바일(iOS, AOS)
<쿠키런: 모험의 탑>은 용감한 쿠키가 '슈가 스타'를 만나며, 점차 늘어나는 동료들과 함께 탑의 평화를 지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탑이라고 부르고는 있지만, 한 층이 하나의 세계에 가까울 정도로 횡으로도 넓은 무대를 배경으로 한다. '꽈배기맛 쿠키'를 비롯한 오리지널 신규 쿠키들도 등장하며, 스테이지 진행 사이에 쿠키들의 성격이 반영된 대화도 나온다. 하지만 '서사'보다는 '탐험'과 '액션'이 강조된 게임이다.
<오븐브레이크>나 <킹덤>이 '달리기'라는 키워드를 계속 가져왔다면, <모험의 탑>은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액션 공방이 중심에 있어 결이 완전히 다르다. Z축 점프도 없고, 지속적인 달리기도 없는 대신, 다채로운 공격이 있고, 이동과 회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시가 있다. <쿠키런> 최초로 3D 모델링을 활용했으며, 개별 쿠키마다 공격, 스킬, 궁극기를 포함한 조작 방식이 모두 다른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꽈배기맛 쿠키는 <오버워치> 토르비욘처럼 터렛을 설치해 싸우고, '칠리맛 쿠키'는 <LoL>의 카타리나처럼 단검 위치로 이동하는 암살자 콘셉트이며, '체리맛 쿠키'는 차징 공격으로 큰 폭탄을 던진다. '천사맛 쿠키'는 아군 회복에, '락스타맛 쿠키'는 아군 버프에 특화되어 있다. '호밀맛 쿠키'는 총을, '크러쉬드페머맛 쿠키'는 불주먹을, '레몬제스트맛 쿠키'는 번개 활을 사용한다.
탑의 각 층은 스토리 모드에서 챕터 단위로 구분되며, 한 챕터는 최대 15개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함정을 피하고 각종 기믹과 상호작용을 하며 탐험을 하는 스테이지로, 몬스터를 무찌르고 동전을 모으며, 숨겨진 보물상자와 젤리곰을 수집하는 것이 부가적인 목표로 주어진다. 스테이지마다 3성 클리어 조건이 조금씩 다른데, 함정 회피 및 몬스터 처치가 생각보다 어려워 3성 획득을 위해 재도전한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원거리 공격 및 함정을 피하는 것이 까다로웠다. 예를 들어, 광산 및 동굴에서 진행되는 2~3챕터에서는 레이저, 벽에 맞고 다시 튕겨 나오는 투사체, 하늘에서 떨어지는 종유석, 절벽 아래로 떨어져 입는 대미지 등이 겹쳐 체력 관리가 어려웠다. 4챕터에서는 불꽃을 쏘는 함정, 활을 쏘는 적, 적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주술사 캐릭터 등이 등장해 빠르고 정확한 공략을 필요로 했다.
스토리 모드에서도 꽤 까다로운 보스전이 있으니 손가락을 잘 풀고 도전해야 한다. 3챕터의 마지막 스테이지는 특히 어려워서 혼자 도전하는 싱글 플레이, 친구와 함께 도전하는 2인 플레이로 여러 차례 도전했으나 많은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 캐릭터도 잘 성장시켜야 하지만, '공략'을 위해 패턴을 잘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모험의 탑>에서는 이후 소개할 '레이드 모드'를 제외한 모든 모드에서 2개의 쿠키를 데리고 출전한다. 쿠키들의 특성과 교체할 때 발동되는 태그 스킬, 체력 관리 등을 위해 교체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모험의 탑>에서 쿠키가 강해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핵심 장비 중 하나인 '아티팩트'는 특수 효과가 붙어 있는 카드 형태의 장비로, 에픽 등급의 아티팩트는 [베기형], [타격형], [지원형], [사격형]으로 쿠키 타입에 따라 나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외에는 별도의 착용 조건은 없으며, 효과 적용 조건이 나름 광범위해서 꼭 여러 쿠키에게서 다양한 전략으로 활용 가능한 것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체력을 깎고 강력한 대미지를 넣는 궁극기를 가진 '칠리맛 쿠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전 개시' 아티팩트는 쿠키의 체력에 따라 치명타 피해 증가량이 달라진다. 다른 캐릭터들도 체력 관리를 할 수 있는 조건만 갖춰진다면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쿠키와 아티팩트는 별도의 뽑기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뽑기에서 함께 나온다. <모험의 탑> 뽑기 연출이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의 뽑기 연출과 닮기도 했고, 아티팩트가 <스타레일>의 '광추'와 역할이 비슷해, 유저들은 광추라고 흔히 부르곤 했다.
문제는 쿠키 뽑기와 승급이었다. 쿠키를 한 번 뽑는 명함만으로는 기본 공격과 스킬만 활용할 수 있고, 같은 에픽 쿠키를 한 번 더 뽑아 승급을 해야만 '궁극기'가 해방이 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에픽 쿠키를 뽑을 전체 확률은 4%로 아주 낮은 편은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필요로 하는 에픽 쿠키를 여러 차례 뽑는 것은 쉽지 않은 편이다.
쿠키를 강하게 만드는 방법 중 중복 뽑기를 통한 '승급', 레벨 업 재화와 돌파 재료를 필요로 하는 '레벨 업'은 다른 쿠키에게 진행도를 이전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쿠키 선호도와 집중 성장하기로 한 쿠키가 다르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기자는 '칠리맛 쿠키'의 빠른 기동력과 시원시원한 공격이 마음에 들어, 해당 쿠키의 레벨 업에 보유한 재화의 대부분을 쏟아부었는데, 다른 에픽 쿠키들만 궁극기 해방(승급)이 되고, 칠리맛 쿠키는 4챕터 중반에 와서야 첫 승급을 할 수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칠리맛 쿠키는 궁극기가 주력인 캐릭터가 아니었지만, 다른 쿠키들은 궁극기가 핵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은 굉장히 불쾌한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상위 승급에서 열리는 패시브 스킬들은 강력하지만 '필수'의 영역이 아니라면, 첫 승급에서 열리는 '궁극기'는 필수의 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유저 피드백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에픽 쿠키 기본 획득 확률을 낮추더라도, 궁극기를 명함 상태에서 제공하고, 별도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레벨 업에 들어가는 많은 양의 재화를 회수해 다른 쿠키에 재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등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아티팩트 외에도 [무기], [모자], [상의], [하의]로 구분되는 장비 슬롯이 있는데, 장비와 장비 성장 재화는 '레이드'를 통해 획득한다.
<모험의 탑>에서 '레이드'는 핵심 콘텐츠 중 하나다. 총 4명의 플레이어가 파티를 맺어 함께 도전하게 되며, 죽은 플레이어의 옆에서 자동으로 활성화 되는 부활 기능으로 서로를 지켜주거나, 보스 패턴에 맞춰 함께 회피하고 딜을 넣는 사이클 협동이 필요하다.
이번에 새롭게 소개된 보스는 서부의 총잡이 콘셉트인 '밥&콘'으로 '밥'은 지면을 강타하거나 돌을 던지고, 넓은 범위에 샷건을 쏘거나 모래를 뿌리며, 모래지옥으로 플레이어를 빨아들이는 등 다양한 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3번의 페이즈 변화를 보여준다. 콘은 각 페이즈 사이에서 원거리 저격을 해 플레이어에게 대미지를 입힌다.
문제는 적의 공격 패턴이 쉬어가는 타이밍에 아군이 마음껏 공격할 수 있는 일명 프리딜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었다. 패턴과 패턴 사이가 촘촘했고, 쿠키를 잘 성장시켰다 하더라도 보스의 공격을 4~5차례 정도 맞으면 죽기 십상이기 때문에, 패턴 숙지를 하고 회피를 완벽에 가깝해 해야 했다. 여기에 이동키 씹힘 현상까지 겹쳐 불필요한 피해를 입으면 불쾌함이 더해졌다.
전체적인 레이드 전투 디자인은 준수한 편이었기 때문에, 패턴 사이의 텀 조절 및 난이도 조정으로 플레이 경험을 개선하면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모험의 탑>에서는 '레벨 업'에도 과속방지턱이 존재했다. 레벨 구간마다 레벨 업 아이템이 달랐고, 특정 레벨에서는 속성에 맞는 돌파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런 성장 아이템을 얻는 던전은 크게 3가지로 나뉘어 있다. 육각벌의 숲에서는 레벨 구간 별 레벨 업 아이템을, 행스터 아지트에서는 코인(골드)을, 돌파석 채광장에서는 돌파석을 얻는다. 더 빨리 벌집을 부수고, 더 많은 몬스터를 잡고, 더 오래 채광장 체력을 유지하며 방어하는 방식으로 던전 플레이 목표가 조금씩 다르다.
문제는 스토리 모드와 던전 3종의 입장 재화가 모두 '하트'라는 것. 요구하는 성장치에 비해, 하트는 부족했고, 성장 흐름이 계속 끊기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도전할 수 있는 난이도마다 얻는 아이템이 다른 식인데, 현재 전투력보다 현재 도전해야 하는 던전 난이도가 매번 조금씩 높아, 입장 조건 달성이 되지 않는 등 성장이 막히는 구간도 일부 있었다.
결과적으론 시간이 지나 하트가 충전되길 기다리거나, 레이드 입장권을 받아 장비를 강화하는 방식 등으로 해결되긴 했지만, 성장 커브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 CBT에서 처음 공개된 '유리미궁'은 후반 콘텐츠에 해당하는 만큼, 이런 성장에 대한 어려움이 더 느껴질 수밖에 없는 콘텐츠였다. 출전하는 쿠키가 더 많아져, 더 다양한 쿠키를 높은 전투력까지 성장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유리미궁'은 특정 조건이 부여된 스테이지를 파훼하는 방식인데, 현재 공개된 콘텐츠에서는 최대 6종의 쿠키를 출전하는 스테이지도 있었다. 기자의 경우 '칠리맛 쿠키'를 포함해 3개의 쿠키를 성장시키는 것도 다소 버거웠는데, 다른 쿠키들까지 비슷한 전투력으로 성장시키려면 꽤 긴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종합해보면, 이번 CBT를 통해서 <쿠키런: 모험의 탑>이 가진 기본적인 전투, 탐험, 협동의 탄탄한 재미는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나, 미디어 시연과 지스타 시연 때와 달리 긴 시간 플레이를 해보니 성장 경험에 다소 아쉬움이 있음을 발견했다. 정식 출시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레벨 디자인 및 재화 수치 조정 등이 적용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