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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모르고 하면 감탄, 알고 해도 감동! 화려한 귀환 '마녀의 샘R'

파이베리도 성장했고, 게임도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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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3-09-25 18:14:16

귀여움과 성장의 재미, 감동을 모두 잡았다. 영원한 주인공 파이베리가 돌아왔다.


3년의 개발 기간 끝에 <마녀의 샘R>이 세상에 나온다. 모바일로 출시됐던 1~4편의 노하우를 모두 살려, 시리즈 첫 포문을 열었던 1편의 리메이크로 돌아온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번 <마녀의 샘R>로 시리즈 입문을 한다고 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키위웍스는 첫 번째 주인공인 파이베리의 모든 여정을 친절하고 화려하게 재창조했으니까.


기존 팬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오는 신작에 대한 한껏 높아진 기대감을 그대로 간직해도 좋을 것 같다. 리메이크니까 이미 알던 내용의 변주가 아니냐고? 기자 또한 전작들을 모두 해봤지만, <마녀의 샘R>의 엔딩까지 22시간 이상 플레이하면서 새로워진 파이베리의 여정에 몇 번이고 울고 웃었다. 캐릭터와 스토리의 매력은​ 더욱 깊어졌고, 그래픽, 음악, 연출은 화려해진 것을 넘어 매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9월 26일 정식 출시 전 <마녀의 샘R>을 먼저 만나봤다. 지난 2월 데모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한 체험기는 전작과 어떤 점이 달랐는지 주로 서술했다면, 이번 리뷰에서는 <마녀의 샘R>이 어떤 매력을 가진 게임인지 다뤄본다. 




# 엄마를 찾기 위한 어린 마녀의 모험


숲속의 외딴 집에 홀로 사는 '검은 마녀' 파이베리.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신들이 사라진 세계에 남은 것은, 신과 마녀에 대한 분노와 차별 뿐이었다. 마녀사냥을 하는 용사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파이베리는 강해져야만 한다.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우면 누군가의 따뜻한 품에 안겨 맛있는 파이를 먹었던 꿈을 꾼다. 파이베리라는 이름도 갓 구운 파이와 딸기를 좋아해 스스로 지은 것이다. 파이베리는 꿈속의 그 따뜻한 존재를 그리워한다. 친구도 가족도 없이 살아온 파이베리는 외롭지만 언제나 밝고 씩씩한 모습을 유지한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용사들이 숲속까지 들어오게 되면서 바깥 세상에 점차 대해 알게 된다.


파이를 먹는 꿈을 꾸며 엄마를 그리워하는 파이베리
파이를 찾는 것이 곧 엄마를 찾는 여정이 된다.


그렇게 파이베리는 마녀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인간 세상에 조금씩 발을 들이게 된다.


파이베리가 말썽꾸러기 새 블랙조와 함께 바깥 세상에서 처음 간 곳은 라라크 마을이다.


마을 외곽에는 파이베리처럼 홀로 살며 파이를 굽는 마녀 '안나'가 있었고, 파이베리는 마녀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안나를 보며 동질감을 느낀다. 안나는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교황과 그 무리들에 의해 딸을 잃은 상황. 파이베리는 안나가 구워준 파이를 먹으며, 안나가 자신의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안나와 파이베리 외에도 권위 앞에 무릎 꿇지 않는 왕궁용사 저스티스, 샘에서 만나는 신들과 수호동물들, 매력적인 도적 칸나, 미워할 수 없는 츤데레 루나와 리비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게임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2015년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전작을 해본 유저들이라면 익숙한 캐릭터와 설정도 많겠지만, <마녀의 샘R>의 연출은 깊이가 달랐다. 적절한 카메라 워크와 음악, 캐릭터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풀보이스 더빙 덕에 대사가 세밀하게 전달되었다. 여러 캐릭터의 면모 또한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안나가 나올 때마다 '마녀의 샘'이 아니라 '눈물의 샘'이 되었다. 
전작들도 외롭게 살아온 마녀라는 설정 안에서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잘 표현했지만 
이번 작품의 감정 표현은 그 중에서도 최고였다.
 

저스티스, 리비아, 칸나, 루나, 미셸 등 익숙한 캐릭터들도 전작보다 다채롭고 진한 매력을 보여줬다.


# 목소리만 더해진 것이 아니다


<마녀의 샘R>을 플레이하며 가장 놀랐던 점 중 하나는 바로 풀보이스 더빙이었다. 20시간이 넘는 플레이타임 중 일부 대사를 제외하면 NPC들의 대사도 대부분 더빙이 되어 있었는데, 작업량도 많았겠지만 디테일이 귀를 더 사로잡았다.


주인공 파이베리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말 그대로 '성장'하는 구간이 등장하는데, 이에 맞춰 연기까지 확연히 달라졌던 연출이 대표적인 예시다. 주변 인물들의 반응도 달라지고, 캐릭터의 키도 크고, 의상도 바뀌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어리고 귀여웠던 파이베리가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캐릭터와 상황에 맞춰 연기 디렉팅을 세심하게 했다는 증거다.


지난 7월 <마녀의 샘> 시리즈 공식 카페에서 올라온 근황 중 하나가 "캐릭터 보이스를 열심히 녹음 중이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매일 10시간 가량 스튜디오에서 지내고 있다. 스토리 분량 및 등장 캐릭터가 많아 녹음이 오래 걸리고 있는데 최근 1~2개월 계속 캐릭터 보이스에 열중했다"는 내용이었을 정도다.


어리고 귀여워서 더욱 안쓰러운 감정을 유발하던 파이베리는
성장에 맞춰 목소리와 말투까지 조금씩 변한다.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 인간으로 변장한 파이베리. 쭈뼛주뼛 정체를 숨기는 모습도 더빙으로 그 매력이 더해졌다.

# 자유로운 성장은 계승하면서 화려함을 더한 전투

<마녀의 샘> 시리즈는 첫 작품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성장 경험을 제공해왔었다. 이번 <마녀의 샘R>에서도 마나 소모 없이 단일 타깃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물리 공격, 다수의 적에게 화려한 기술을 퍼붓는 마법 공격을 비롯해 다양한 성장 루트가 보장되어 있다. 무기 특수 스킬과 펫 소환은 더욱 화려해졌고, 샘에서 신들에게 받는 '가호'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등장했다.


<마녀의 샘R>의 전투는 민첩을 기반으로 턴이 돌아오는 방식이다. 마법은 장판 범위 지정 뿐만 아니라, 대상에 대한 다중 지정, 가까운 대상으로의 확산 등 타깃 지정 방식에서부터 전략성이 돋보였다. 


펫의 활용 및 연출도 더욱 흥미로워졌다. 전투에서는 펫도 자신의 턴을 따로 소모하며 공격 및 방어에 도움을 주는데, 에임하드 신전의 수호 정령 '라이팅벨'은 파이베리의 몸에 갑옷처럼 붙기도 하고, 민첩이 높아 활용도가 높은 '루카'는 자신의 턴을 파이베리에게 넘겨주기도 한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 블랙조는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 대신, 전투 중에 턴 소모 없이 회복하거나 보조 아이템을 쓸 수 있게 돕는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양한 물리, 마법 공격 외에도 무기 스킬, 샘에서 얻는 신들의 가호 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펫 또한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라이팅벨처럼 갑옷으로 합체를 하는 등 특수한 연출을 가진 펫도 있다.

# 강해지기 위한 수련과 성장

<마녀의 샘> 시리즈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다양한 성장 루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성장 루트에 맞는 스탯 및 장비 세팅을 선택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해당 무기 및 방어구를 제작하기 위한 재료를 얻기 위한 노력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들에 비하면 그런 인고의 시간이 많이 줄어든 편이다. 최종장에서의 전투를 제외하면 성장에 대한 압박도 거의 없는 편에 가까웠다.


몬스터 위치, 재생성까지 남은 시간도 볼 수 있고, 이미 전투를 진행했던 약한 적은 MP만 소모해 빠른 사냥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탯을 올리기 위한 10가지의 수련에는 10종류의 미니게임으로 보너스 보상을 얻는 시스템을 추가해 그 재미를 더했다.


무기를 강화하는 시스템도 존재하는데, 강화 정도에 따라 특수 스킬도 함께 바뀌는 것이 특징적이다. 특히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무기 중에는 강화 후 매우 강력한 특수 스킬을 쓸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다양한 무기를 수집하고 강화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련에는 모두 미니게임이 추가됐다.
수련을 성공, 퍼펙트로 마치면 스탯 보상이 추가로 지급된다.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무기 특수 스킬 중 하나. 보스전에서 유용하게 활용했다.
스킬 연출 안에 픽셀 레이어 등 이펙트가 다중으로 적용된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 중 하나다.

# 가족, 액션, 멜로까지.


기자로서 게임을 바라보기 이전에, 시리즈 팬 중 한 명으로서 <마녀의 샘R>이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이전 작품으로부터 공백이 꽤 길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추억 보정을 통해 전작들에 대한 기억이 미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기대감만 커졌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마녀의 샘> 시리즈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기대 이상의 그래픽과 연출로 큰 만족감을 줬다.


기존 팬들뿐만 아니라 시리즈 입문자에게도 이번 <마녀의 샘R>을 강력 추천한다. 20시간이 넘는 게임플레이 경험은 마치 잘 만들어진 영화 안에 들어가 턴제 전투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야기의 큰 줄기를 아는 입장에서는 진행이 다소 루즈하게 느껴진 구간도 일부 있었으나, 그마저도 파이베리의 귀여움과 주변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커버가 됐다.


​최근 화제가 됐던 JRPG <씨 오브 스타즈>가 픽셀 그래픽 안에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냈다면, <마녀의 샘R>은 3D 그래픽과 풀보이스 더빙, 반전이 가득한 연출로 파이베리의 성장기를 보여줬다. 만약 당신이 감동적인 스토리, 화려한 전투, 귀여운 주인공이 있는 게임을 찾는다면, <마녀의 샘R>이 해답 중 하나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전작의 팬으로서 큰 줄기를 알고 있음에도 긴박함과 반전을 즐길 수 있었다.
전작들도 제한된 그래픽 안에서도 연출과 카메라 워크가 좋은 편이었지만, 
이번 <마녀의 샘R>은 장면에 대한 표현이 더욱 좋아졌다.


파이베리를 포함한 주요 인물들은 모두 더욱 입체적으로 변했다.


# 3년 만의 신작 <마녀의 샘R>

키위웍스 장수영 디렉터가 1인 개발로 시작해 2015년 처음 출시한 <마녀의 샘>은 이후 4편까지 매번 새로운 주인공과 이야기를 내세우며 유료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이례적인 인기를 이어왔다.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됐던 <마녀의 샘 3 Re:Fine>은 3편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시리즈 최초로 더빙이 도입됐지만 모바일로 출시됐던 3편의 시스템이 이식된 느낌에 그쳐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마녀의 샘R>은 이런 전작들의 개발 경험을 녹여낸 PC 타이틀로, 시리즈의 포문을 연 '파이베리'의 이야기를 새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1편과 이번 <마녀의 샘R>의 그래픽을 비교해보면 같은 개발사의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은 발전이 보인다. 


글로벌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마녀의 샘> 시리즈지만, 유료 모바일게임 특성상 신규 플레이어 유입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스팀으로 출시되는 <마녀의 샘R>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도쿄 게임쇼에서 공개 시연을 한 <마녀의 샘R>은 일본어 더빙도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해외 유저들의 유입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데모로 출시됐을 때는 위시리스트 TOP 20을 기록했고, 5월에 개최된 인디크래프트 2023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3명으로 구성된 인디 개발사 키위웍스가 만든 이번 <마녀의 샘R>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향방은 곧 결정된다.


2015년 처음 출시됐던 <마녀의 샘> 1편의 그래픽은 이런 느낌이었다. 
그래픽은 크게 변했지만 '외로움의 극복'이라는 주제는 그대로 이어져 왔다.

1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번 작품에 대한 감회가 조금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파이베리는 이번 작품에서 어떤 진실들을 마주할까? 게임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마녀의 샘R>은 9월 26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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