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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유일하게 봤던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마지막 편을 보고

임상훈(시몬) 2016-03-23 14:37:43

<육룡이 나르샤>가 끝났다. 마무리를 잘했다. 50회를 한 편에 잘 녹여넣었다.

 


재미

 

눈이 즐거웠다. 길태미의 메이크업과 함께 <육룡>의 비주얼한 매력은 호쾌한 무술신이었다. 영화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와 함께 화제를 모았다. 마지막 편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방지 vs 척사광', '무휼 vs 길선미', '이방지&무휼 vs 척사광'의 목숨을 건 대결이 펼쳐졌다. 

 

머리가 즐거웠다. <무명>에는 밀본, 무명, 화사단 같은 비밀조직의 많이 나왔다. 그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잠복한 음모들이 주요 매력 중 하나였다. 다 끝장난 것 같았던 무명은 조선의 보부상단을 만들어 훗날을 도모한다.

 

<뿌리 깊은 나무>의 팬들을 위한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뿌나>의 친숙한 캐릭터들이 특별출연해 두 드라마가 연결되는 인상적인 신을 만들어줬다.

 

내가 <육룡>을 사랑했던 이유는 이런 즐거움과 함께 묵직한 메시지를 줬기 때문이다. 마지막 편은 이를 다시 확인해줬다.

 

 

메시지

 

태종이 이도(세종)에게 "정치란 무엇이냐?"를 묻고, 이도가 "나누는 것입니다. 나라의 수많은 재화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누구에게 거두어 누구에게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옵니다"라고 말하는 신이 인상적이었다. 

 

정도전이 "정치란 나눔이요, 분배요. 정치의 문제란 결국 누구에게 거둬서 누구에게 주는가, 누구에게 빼앗아 누구에게 채워주는가"라고 일갈하는 회상신이 바로 이어졌다.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주는 메시지였다. 현재의 정치를 어떻게 봐야할 지 <육룡>은 마지막 편에 반복해서 알려줬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육룡>은 나서라고 이야기했다. 이도는 책을 다 치우라는 태종에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 아니옵니까? 살아있으면...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라고 저항하는 장면이 이어서 나왔다. 그 장면은 <육룡>에서 일반 백성을 대변해왔던 분이의 회상신과 연결됐다. "뭐라도 할 거야. 살아있으면 뭐라도 해야 되는 거니까."

 


 

감성

 

개인적으로 마지막 섬에서의 신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방원과 분이는 서로 "하루하루 외롭다"다고 속마음을 보여줬다. 애틋했다.

 

분이는 방원과 만나는 것을 거절했지만, 이도를 한 번 안아보고 그 아비의 안부를 물었다. 방원은 분이를 위해 대마도 정벌을 명하면서도 "분이 낭자 때문이냐"고 묻는 무휼에게 "내게 그런 낭만이 남아있을 것 같냐?"고 답했다. 

 

'낭만'이라는 단어에서 한 장면이 떠올랐다. 관아에 불을 지르고도 당당한 분이를 보고 방원이 "쟤 너무 낭만적이다"며 사랑에 빠졌던 신이었다.

 

 

마치며

 

드라마가 끝날 무렵 살짝 뭉클해졌다. 드라마 속 캐릭터의 처지를 공감한 때문이었을까? 유일하게 보는 드라마가 끝나는 상황 때문이었을까?

 

50편을 다 봤다.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마지막 문장을 쓰는 지금까지 가슴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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