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한 줄기 빛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홀로 서 있는 캐릭터
간단한 조작만 알려 줄 뿐 왜,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자세한 설명은 없다.
그렇기에 유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유일한 단서, 빛으로 향하게 된다.
이따금 위협적인 적과 마주했을 때 그저 도망가고 숨을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유저
다시 적들을 마주해야 한다는
혼자 여정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막막함에 휩싸였을 때
갑작스레 마주치는 나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유저
아무런 정보도 알 수 없고
심지어 대화도 할 수 없다.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음파 소리 단 하나
함께 퍼즐을 풀고 눈보라에 언 몸을 녹이며
산 정상의 빛에 도달하면 게임이 끝난다.
방대한 스토리도 화려한 액션도 없는
그저 두 명의 유저가 걸어나가는 게임 <저니>
누군가는 "이게 게임이야?!" 라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유저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벽화에 지금까지의 여정을 보여 주는데 저랑 그사람, 두명이 함께 그려져 있는게 짠했죠."
"빛으로 들어가기 망설여졌어요. 엔딩을 보면 헤어져야 하니까요."
유저들은 깊은 우정을 느꼈고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 어떠한 대화도 주고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유저들은 어떻게 진한 우정을 느꼈을까?
"유저들이 게임을 끝냈을 때 전보다 깊은 관계가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저니> 게임디자이너, 제노바 첸
유저간의 좋은 관계와 감정을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저니>
혼자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고요하고 끝없는 사막
적에게 들키지 않고 도망가야 하는 연약한 캐릭터
적막한 사막 속에서 두 유저의 만남은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조금이라도 나쁜 감정을 만들 수 있는 채팅과 모든 공격적 요소를 없앴으며
심지어 '왠지 공격할 것만 같은' 캐릭터의 손도 삭제했다.
과감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선택은 오히려 유저간의 좋은 관계를 이끌어 냈다.
물론 <저니> 특유의 몽환적인 그래픽과 상황에 맞는 훌륭한 사운드 또한
유저들이 온전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저니>는 세계적인 게임 시상식 GDC등 여러 곳에서 100개가 넘는 상을 수상했다.
여전히 누군가는 게임이 아니라고 말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니>는 유저들이 서로 비난하거나 헐뜯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진정한 소통이 가능한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저니>는 독특한 온라인 게임입니다. 모르는 사람과 좋은 감정을 공유 할 수 있거든요."
-<저니> 프로듀서, 렌달 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