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첫 공연. 2011년 9월, 첫 결성. 4년 간 자국 공연만 3회, 해외 공연 2회, 자잘한 행사는 부지기수. 어느 예술가들의 이야기 어느 개발자들의 이야기 |
2013년 가을, 대만의 한 사무실. 20여 명의 사람들이 긴장에 휩싸여 있었다. 클릭 한 번이면 게임이 마켓에 올라간다. 하지만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게임 용량 1GB, 구매가 1.99달러. 그리고 뽑기 하나 없이, 구매로만 콘텐츠 얻는 '유료' 모바일 게임.
그들은 시대를 역행하려 하고 있었다.
첫 작품도 유료 모바일 게임이었다. 그때는 아무 것도 몰랐다. 하고 싶은 대로 '콘솔'급 퀄리티를 추구했다. 리듬 게임임에도 스토리를 넣었다. 퀄리티 때문에 용량을 마구 늘렸다. 품질에 자신 있으니 게임은 당연히 유료였다.
게임은 좋은 평을 받았다. 하지만 체감한 현실이 너무도 아팠다. 유료 게임 시장은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유료 시대의 끄트머리를 붙잡았고, 그런 행운은 다시없을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났다. 첫 게임의 DLC는 순조롭게 팔렸다. 무료 캐주얼 게임도 하나 냈다. 평도 좋았다. 하지만 그래도, 만들고 싶은 것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들은 이야기 있는 게임을, 이야기가 꽃 필 수 있는 게임을, 패키지 같은 꽉 찬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다음 작품을 시작했다. 추구하는 음악은 달라도, 추구하는 가치는 같았다. 이야기는 더 깊고 방대해졌다.
오픈 볼륨도, 게임 용량도 커졌다. 참여한 사람은 더욱더 늘었다. 게임은 이번에도 유료였다. '기업'이 예술 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게임도, 유료화도 놓을 수 없었다.
출시일이 다가왔다. 누군가 무심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거 망하면 어떡하죠?"
사무실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우리 돈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했으니 후회 없이 다시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딸깍' 소리와 함께 게임이 올라갔다. 사무실 불이 꺼졌다.
그리고 다음 날, SNS가 끓어올랐다.
전작 유저들이 앞다퉈 게임을 얘기했다. 그리고 개발자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야기는 마켓에까지 흘러갔다.
그렇게 리듬 게임 <디모>는 출시 하루 만에 한국·중국·대만 앱스토어 다운로드 랭킹 1위를 차지한다. 유료 게임으로….
레이아크는 깨달았다. 아직 이런 걸 원하는 이들이 있다는걸. 그리고 이들 덕에 자신들이 조금 더 오래 도전하고 예술 할 수 있다는 것도….
도전은 계속됐다.
콘솔 게임같이 화려하고 빡빡한 유료 모바일 액션 게임도 만들었고, 다음 리듬 게임은 프로토타입에만
2년 넘는 세월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틈틈이, 그들은 밖으로 나가 유저들을 만났다. 자국인 대만은 물론, 일본 등 해외까지 나가 콘서트를 했다. 자잘한 행사는 손으로 다 못 셀 정도로 열었고, 또 참가했다. 8월 20일에는 한국 동인 행사에 직접 찾아올 계획이다.
고객 관리라 하기엔 다소 과하기까지 한 행보. 하지만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게임은 상품이기 이전에 예술입니다. 그리고 예술은 이를 보고 질기는 이들에 의해서만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는 그래서 유저들과 만납니다. 우리는 그들 덕에 예술을 합니다."
※ 이 카드뉴스는 16년 2월, 레이아크 제리 창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을 토대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