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최고의 게임 <발더스 게이트 3>. 라리안 스튜디오 창립자 겸 CEO 스벤 빈케를 직접 만났다. 이번 GDC 2024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은 순간이다.
스벤 빈케의 강연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화제였다. <젤다>, <마리오> 등의 인기 강연에서 한 층의 끝에서 끝까지 왕복으로 채워지는 긴 줄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강연장에 찾아왔다. GDC 어워드에서 4개의 상을 휩쓴 것도, <발더스 게이트 4>를 만드는 건 라리안이 아닐 것이라 공언한 것도 모두 뜨거운 감자였지만, <발더스 게이트 3>의 성공 과정이라니 궁금할 수밖에 없는 주제다.
<발더스 게이트 3>말고도 알고 들으면 좋을 게임이 3개 정도 등장한다. 라리안의 전작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그리고 출시 소식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켰(었)던 CDPR의 <사이버펑크 2077>, 베데스다의 <스타필드>다. 라리안이 <발더스 게이트 3>를 성공적으로 내놓기까지 중요한 분기가 된 게임들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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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발더스 게이트 3>는 플레이어의 다양한 선택을 모두 반영하는 방대한 스토리와 그 모든 구간을 채우는 엄청난 양의 컷씬으로 유명한 게임이라는 것을.
스벤 빈케는 <발더스 게이트 3> 대화 및 나레이션 옵션 등에 등장하는 단어 수가 톨킨의 <반지의 제왕> 책보다 3배나 많으며, 컷씬 실행 시간은 HBO <왕좌의 게임> 시리즈보다 두 배 더 길다고 밝혔다. 라리안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보다 더욱 큰 규모의 확장된 RPG를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발더스 게이트 3>의 여정에 몸을 실었다.
ACT 1의 얼리 액세스를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던, 초기 게임의 모습도 오늘 함께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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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연 내내 강조됐던 요소는 내러티브와 시네마틱이었다.
우리가 아는 <발더스 게이트 3>는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많은 굴곡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도 캐릭터들의 대사와 스토리, 얼굴과 몸의 모션 캡처를 통해 많은 컷씬을 제작하는 과정은 큰 산 중 하나였다.
제작은 스토리, 내러티브, 스크립트를 거쳐 스토리보드와 모션 캡처, 보이스 녹음, 레이아웃 순으로 시네마틱을 만드는 과정이 이어졌다. 당연하지만 이 과정은 여러 단계로 또 다시 이어졌다. 타임라인 재조정, 모션 캡처 클린업, 카메라 조정 등을 거쳐, 효과, 조명, 음악 등이 더해져야 QA 단계로 넘어갔다.
세계관과 룰북을 반영하는 작업 또한 마찬가지였다. <던전 앤 드래곤>의 300개 이상의 스펠은 모두 달랐고, 룰북의 양은 방대해 이런 설정을 담아내는 과정 또한 쉽지 않았다. 라리안의 작업은 세계 각지에서 진행됐고, 시차를 사이에 두고 하루하루를 더 길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명확한 의사 결정과 소통 또한 당연히 중요했으니, 프로세스 관리에 힘을 쏟았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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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 2019에서 처음 공개된 <발더스 게이트 3>. 당시 공개된 것은 인게임 화면이 아닌 CG 시네마틱이었다. 그리고 2020년, 계획했던 ACT 1 얼리 액세스 출시 시기에 가까워졌고, 프레스 투어를 비롯해 PAX에서도 모습을 보이며 점차 하나씩 베일을 벗었다.
게임을 개선하는 과정도 문제였지만, 2020년 9월 당시 <사이버펑크 2077> 또한 출시를 앞두고 있었고, 라리안은 시기가 겹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자 했다. 그렇게 2020년 10월 시작된 얼리 액세스, 하지만 마주한 반응 중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복사 붙이기라는 악평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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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 얼리 액세스 출시 이후 게임 개선 및 ACT 2 개발에 몰두했던 라리안. 그러나 ACT 2에서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피드백을 수용하며 게임 플레이를 더 빠르게 개선하고, 모든 종족과 사이즈에 타게팅을 다시 진행하는 등 질적 성장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예상했던 일정보다 작업이 길어졌지만 인고의 시간은 자양분이 됐고, 그렇게 2023년이 됐다. 그러나 이번엔 <스타필드>가 복병이었다.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스타필드>를 피해 9월로 출시 일정을 옮겼던 <발더스 게이트 3>. 그런데 <스타필드>도 출시 일정을 9월로 연기해버렸다. 개발 계획 및 마케팅 계약 등을 생각하면 출시 일정 연기를 회수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이었다.
라리안의 선택은 PC 출시라도 앞당기는 것이었고, <발더스 게이트 3>는 9월 예정인 PS5 출시 일정보다 한 달 빠른 8월에 PC 버전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GOTY를 휩쓴 게임이 아니던가. <발더스 게이트 3> 같은 작품도 이런 굴곡을 겪어가며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스벤 빈케는 어려웠던 순간을 모아놓고 보니 이럴 뿐, 게임을 만드는 건 언제나 재밌다고 말했다. 하루 전 진행된 닌텐도 강연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던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발더스 게이트 3> DLC나 <발더스 게이트 4>를 라리안이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게임에 도전하겠다는 발언이 GDC 안팎에선 더욱 화제가 된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스벤 빈케가 전한 강연의 핵심, 그리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 문장이었다.
"만드는 과정이 재밌어야, 게임의 재미도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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