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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이 게임 할 만한가요? '메탈 슬러그 택틱스'

인투 더 브리치가 런앤건과 만나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4-06-17 17:21:22

<메탈 슬러그 택틱스>의 실체는?

2021년, 프랑스의 '레이키르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메탈 슬러그 택틱스>가 처음 공개됐을 때 사람들의 걱정이 하나 있었다. <메탈 슬러그> 시리즈는 앞으로 달려 나가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런앤건 게임의 대표주자다. 이런 게임을 로그라이크 턴제 장르로 개발 중이라고 갑작스레 발표됐다 보니, 자연스레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메탈 슬러그> 시리즈가 지금까지 모바일 플랫폼 등으로 수많은 외전작을 선보였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소였다. IP 자체는 상당히 유명한 만큼 여러 개발사에서 <메탈 슬러그> 외전을 만들어 왔지만, 지금까지 크게 흥행한 것들은 많지 않다. 

이런 와중 첫 공개 후 출시 연기를 거듭하며 조용히 개발되어 오던 <메탈 슬러그 택틱스>가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통해 데모를 공개하며 방향성을 선보였다.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턴제 로그라이크지만,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캐릭터를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원작의 감성이 엿보인다. 넥스트 페스트 행사에서 게임을 체험한 소감을 정리했다.

<메탈 슬러그 택틱스>



# 멈추면 죽는다.

<메탈 슬러그 택틱스>는 로그라이크에 전략 시뮬레이션을 혼합한 장르다.

다른 인디 게임으로 예시를 들자면 <인투 더 브리치>와 상당히 닮아 있다. 개발진이 영향을 받았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런 게임의 특징은 주어진 상황에서 다양한 시스템을 응용해 적을 최대한 손해 없이 격파하는 것이 목표다.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는 3명이지만, 적은 다수 등장하며 진행에 따라 증원까지 온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여기에 <메탈 슬러그 택틱스>는 '최대한 많이 움직여야 이득'을 보도록 함으로써 원작의 정체성을 일부 살렸다. 무슨 소리냐면, 플레이어의 턴에서 캐릭터가 일정 거리를 움직이면 '방어도'와 '아르레날린'을 얻는다. 방어도는 피해를 경감해 주는 수치이며, 아드레날린은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다.

먼 거리를 움직일수록 이점을 얻는다. 
(사진 속의 한글은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번역기를 사용한 것으로, 정식 번역이 아님)

따라서 이런 게임에 흔히 통용되는 '니가와' 플레이는 <메탈 슬러그 택틱스>에서 쉽지 않다. 유리한 위치를 점거하고 다가오는 적을 천천히 처치하는 식으로는 방어도와 스킬 사용에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없어, 몰려오는 적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몇 대 맞다가 금방 캐릭터가 사망한다. 많은 스테이지가 플레이어 캐릭터를 적이 둘러싼 상태로 시작하기도 하기에 적을 유인하는 플레이는 쉽지 않다.

턴제 게임이 흔히 그렇듯 캐릭터는 턴마다 한 번 움직이고 사격할 수 있다. 반대로, 제자리에서 사격을 한 후 움직이는 것은 안 된다. 스킬을 통해 추가적인 이동을 할 수 있지만, 스킬을 발동해 한 번 더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아드레날린과 방어도를 얻을 수 없다. 이 말인즉슨, 캐릭터의 첫 움직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제약을 더하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원작처럼 <메탈 슬러그 택틱스>의 무기는 무한정 쏠 수 없다. 대미지가 약한 권총(소위 말해 '딱총')만 총알이 무제한이다. '헤비 머신건'과 같은 주무기는 총알 수가 제한되어 있다. 총알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보급을 해 주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한다. 하지만, 권총은 한 번의 사격으론 적을 쓰러트리기 어려울 만큼 대미지가 약하다.

그 대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을 넣어 놨다. '싱크' 시스템이다. 캐릭터가 공격할 때, 다른 캐릭터의 공격 범위 안에 있는 적을 사격하면 같이 공격을 해 준다. 싱크는 별도로 턴을 소모하지 않는다. 밧줄에 메달려 있는 폭탄을 떨어트려 적을 한꺼번에 처치하거나, 강력한 성능을 가진 탈것 '슬러그'가 주어지는 등 플레이어에게 이득이 되는 랜덤한 변수도 있다.

종합하면, <메탈 슬러그 택틱스>는 턴제지만,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캐릭터를 움직이며 최대한 싱크와 스킬을 활용해 적을 격파할 수 있는 최선의 각을 만들어야 하는 게임이다. 이 점을 보면 개발진이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모자라지 않는다는 점이 엿보인다. 애초에 유통사 '도테뮤'부터 일부 <메탈 슬러그> 시리즈의 스팀 이식을 담당한 곳이다.

편의성을 신경 썼다는 점도 돋보인다. 캐릭터를 잘못 움직였을 경우에는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취소할 수 있으며, 스테이지마다 두 번씩 턴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


싱크 시스템

아이카와 루미(짐꾼) 같은 반가운 얼굴도 나온다. 개발진에 따르면 <메탈 슬러그 X>를 기반으로 게임이 개발됐다고 한다.


# 그 외의 시스템은?


게임의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다. 기지에서 출전시킬 세 명의 캐릭터를 고르고, 로그라이크 게임처럼 무작위 배치되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며 종국에는 보스를 쓰러트리는 식이다. 

각 캐릭터는 원작 <메탈 슬러그>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각자의 고유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가령 마르코는 자신의 대미지를 강화시키거나 파티원에게 이로운 버프를 부여할 수 있다. 에리는 '폭팔광' 콘셉트를 살려 기본 무기부터 수류탄과 그레네이드 런처로 되어 있으며, 폭발류 무기를 사용하는 만큼 공격 범위가 넓어 싱크를 발동시키기 유리하다. 피오는 UFO를 활용해 적의 위치를 강제로 바꾸는 스킬이 있다.


게임 진행에 따라 기지에서 신규 캐릭터를 해금하거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새로운 특성을 개방하고 로드아웃을 교체해 줄 수도 있다. 가령 에리는 기본 무장을 '샷건'으로 바꿔 보다 저돌적인 스타일의 캐릭터로 바꿀 수 있다.

지역에 진입하면 랜덤하게 배치된 임무를 하나하나 클리어하는 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어떤 임무를 먼저 진행할지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으며, 임무마다 얻는 보상이 다르기에 서순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가령 클리어 시 탄환을 재보급해 주는 임무라면 후순위로 미루는 편이 좋을 것이다.

임무를 클리어하면 캐릭터가 경험치를 얻으며, 무기에 새로운 특성을 부여하고 별도의 스킬을 배울 수 있다. 무기에는 세 가지 특성을 붙일 수 있으며, 탄환 수가 감소하는 대신 대미지가 강화되거나 싱크 발동 시 대미지가 증가하는 식의 능력이 존재한다.

경험치를 얻으면 캐릭터가 승진하고, 세 가지 능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일정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보스가 등장하는 방식

독특한 점이라면 보스전이다. 체험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보스전은 거대한 배와의 전투다. 배에서 계속해서 포격이 날라오며, 종국에는 플레이어가 서 있는 발판까지 파괴해 버리기에 계속해서 앞으로 움직이며 전투를 진행해야 한다. 턴제 게임일자리도 원작의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고안해 낸 아이디어로 보인다.

보스전은 계속해서 포격이 떨어지기에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 묘수풀이의 재미를 잘 살릴 수 있을까?


체험판에서 선보인 <메탈 슬러그 택틱스>의 시스템은 신선하게 느껴졌다. 비슷한 장르의 유명 인디 게임 <인투 더 브리치>에 속도감을 더한 느낌이다. <인투 더 브리치>를 정말 재미있게 즐겼던 사람이라면 구매를 고려해 보아도 좋을 정도. 신작에 목마른 원작 팬들이라도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예상되는 단점도 있다. 이런 게임은 묘수풀이의 재미가 중요하다. 도전적인 난이도 속에서도 플레이어가 가장 효율적인 수를 찾아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희열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캐릭터를 계속해서 움직이며 최대한 '싱크'를 발동시키는 수까지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수준의 레벨 디자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담을 붙이면 체험판 최고의 진입장벽은 메인 화면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등장하는 메인 화면의 픽셀 아트가 상당히 압박스럽다. 아마 개발 초창기에 만들어진 것을 아직까지 교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인 게임 픽셀 아트의 퀄리티는 메인 화면보다 훨씬 좋으니 안심해도 괜찮다. 

<메탈 슬러그 택틱스>는 2024년 가을 정식 한글화되어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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