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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예술관] 디제이맥스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이준섭 아트 디렉터

친구 따라 시작한 애니메이션 작업에서 디제이맥스와 인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현남일(깨쓰통) 2020-03-09 10:34:07

PC와 콘솔, 아케이드 게임센터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10년이 넘게 시리즈가 지속되면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디제이맥스’(DJMAX) 시리즈. 리듬 게임이지만,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비주얼로도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이른바 ‘BGA’(백 그라운드 애니메이션)라고 불리는 게임의 배경 애니메이션은 음악에 어울리는 높은 퀄리티를 선보이고, 게이머들의 시선을 붙잡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늘 게임예술관의 주인공은 이러한 <디제이맥스> BGA의 작업을 포함해 게임의 모든 그래픽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네오위즈 이준섭 아트 디렉터(AD)입니다. ‘DumpingLIFE’ 라는 닉네임으로도 유명한 그는, AD 이전에 과거 펜타비전 시절부터 다양한 BGA를 직접 만들어서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그는 과연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을까요?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네오위즈 이준섭 AD

 

# 친구 따라 뛰어든 BGA 제작의 길.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

 

이준섭 AD는 본래 게임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시각디자인 및 영상 제작과 관련된 공부를 하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고 합니다. 게임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딱히 게임과 관련된 업무나 직업을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한 친구의 영향을 받아서 진로가 크게 바뀌게 됩니다. 바로 ‘D’라는 닉네임으로도 알려져 있는 정현예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정현예 씨는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부터 리듬 게임에서 BGA 제작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DJMAX> 이전에 <EZ2DJ> 시리즈에서도 일러스트 및 BGA 작업을 해서 이름을 알리고 있었는데요. 그러한 정현예 씨의 영향을 받은 이준섭 AD 또한 <DJMAX> 시리즈의 BGA 제작에 참여하면서 게임업계와의 인연을 시작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영상 제작을 배우면서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외주를 진행했지만, 특히 <DJMAX> BGA 작업을 정말 즐겁게, 재미있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저를 보고 게임의 개발사인 펜타비전 관계자분들 또한 좋게 봐주셔서 결국 지난 2008년, ‘입사해서 함께 일할 생각이 없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는 여러 영상 작업 중에서도 <DJMAX> 시리즈의 BGA 제작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콘텐츠 분야의 영상 작업은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맞춘 영상을 만든다고 하면, <DJMAX>의 BGA는 작업자의 창작 의지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점에서 특히 재미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이러한 <DJMAX> 시리즈의 BGA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마치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듯, 자신만의 스타일과 아트적인 감성을 모두 쏟아 부어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DJMAX> 시리즈의 BGA는 곡의 개성에 맞춘 콘셉트와 몇가지 요청 사항을 제외하면 모두 작업자들의 창작의지를 존중해줍니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BGA부터, 실사 촬영을 활용한 BGA까지,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즐겁게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 대부분의 그래픽 작업도 마찬가지지만, <DJMAX> 시리즈의 BGA 또한 먼저 이렇게 컨셉단계에서 원화를 그려가며 작업을 시작한다. 사진은 Boom!의 BGA 컨셉원화

▲ glory days의 초기 컨셉 원화

▲ NB ranger에 등장하는 타이탄의 컨셉 원화


# DJMAX의 위기와 부활, 그리고 BGA 제작자가 아닌 ‘AD’로 컴백하다

 

이준섭 AD는 펜타비전에서 <DJMAX 포터블> 시리즈 및 <DJMAX 테크니카> 등 다양한 작품의 개발에 참여해 경력을 이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영상 제작에만 투입되었지만 이펙트 등 여러 작업을 배우며 실력을 키운 그는 점차 여러 분야로 활동범위를 넓혀갔고, 대중에도 ‘실력 있는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DJMAX의 개발사인 펜타비전이 위기를 겪고, 개발팀들이 잇달아 해산하면서 이준섭 AD 또한 펜타비전의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국내에서 유명한 액션 RPG를 서비스하는 한 회사의 개발팀을 거쳐 인디 게임 개발사 등 여러 개발사를 거치게 됩니다.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저도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 개인적으로도 리듬 게임 외에 RPG 등 다른 장르의 게임 개발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욕구도 있고 해서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퇴사했다고 해서 <DJMAX>를 떠났다는 것은 아니고 이후로도 계속 도움을 주면서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DJMAX> 시리즈는 <DJMAX 리스펙트>라는 이름으로 네오위즈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게 됩니다. (2017년 발매) 이준섭 AD는 이 게임의 개발 단계에서 아트 디렉터로 합류할 것을 제안받았고, 그렇게 이제는 단순 BGA 제작자가 아닌 ‘아트 디렉터’로서의 경력을 시작하게 됩니다. 

 

“<DJMAX 리스펙트> 개발을 총괄하는 백승철(BEXTER) PD님으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저를 정말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DJMAX> 시리즈가 다시 한 번 부활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DJMAX 리스펙트>를 개발하던 개발팀은 총 4명이었는데 저는 게임의 그래픽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총괄하는 것으로 일을 진행했습니다” 

 

▲ DJMAX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 <DJMAX 리스펙트>

▲ DJMAX 리스펙트는 최근 PC버전인 'DJMAX 리스펙트 V'가 스팀을 통해 출시되었다.

 

 

# DJMAX 리스펙트가 추구한 비주얼, ‘캐주얼한 느낌’ 살리려고 노력했다

 

<DJMAX 리스펙트>에서 이준섭 AD가 ‘비주얼’ 쪽에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바로 ‘캐주얼한 느낌’과 대중성이었다고 합니다. 리듬 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마니아 게임’ 이라는 인상이 강하고, 실제로 최근에 발매되는 리듬 게임을 살펴보면 무언가 캐주얼하게 접근하기 힘든 느낌의 비주얼을 선보이는 작품들이 많은데요. <DJMAX 리스펙트>는 보다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캐주얼한 느낌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게임이 지금까지 발매된 모든 <DJMAX> 시리즈의 곡들과 BGA가 들어가는 만큼, 과거 시리즈에 있었던 BGA를 모두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덕분에 <DJMAX 리스펙트>는 발매 이후 게임의 BGA가 모두 높은 퀄리티라는 점에서 팬들의 많은 호평을 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 <DJMAX 리스펙트 V>에서 많은 화제를 모은 BGA인 'Boom!'의 스토리 보드. 이 BGA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실제 애니메이션 같은 스토리 보드 제작이 들어갔다.

 

이준섭 AD는 자신이 작업한 <DJMAX> 시리즈의 BGA 중 애착이 가는 BGA로는 ‘glory day’, ‘Boom!’, ‘NB RANGER’의 3가지를 꼽았습니다. 특히 glory day와 Boom!은 어떻게 보면 ‘DJMAX’ 시리즈만의 캐릭터 IP를 구축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BGA를 통해 재미있게 연출했다는 점에서 애착이 간다고 합니다. <DJMAX> 시리즈는 한 번 문을 닫을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 부활에 성공한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BGA 및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다고 하는데요.

 


▲ NB Ragner의 BGA는 실제 배우가 등장해서 촬영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촬영이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상을 만들 때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정말로 큽니다. 하지만 게임 개발에 있어 영상 작업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작업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게임이 성공하도록 그 밑을 받춰주는’ 작업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개발자들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영상을 봤을 때 재미있어하고, 또 즐거워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테니 앞으로도 <DJMAX> 시리즈에 대해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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