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붐을 일으킨 <프로야구 매니저>는 2010년 4월 15일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2년 넘게 확고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꾸준한 인기의 배경에는 상시 이벤트나 2주 간격의 업데이트 등 엔트리브소프트의 끊임없이 노력이 있었다.
현재 개발팀이 준비하고 있는 업데이트는 기존의 콘텐츠와는 좀 다르다. 바로 모바일 앱을 통해 PC를 켜지 않고도 선수를 관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디스이즈게임은 <프로야구 매니저>의 강상용 프로듀서를 만나 엔트리브소프트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김진수 기자
엔트리브소프트 강상용 프로듀서.
■ “프로야구 30년을 완성하기 위해 도서관을 뒤졌다”
올해 <프로야구 매니저>에 1982년부터 2012년에 이르는 프로야구의 모든 선수카드가 업데이트됐다. 프로야구 30년을 완성한 소감은?
강상용: 30년이라는 기간의 모든 카드를 업데이트할 수 있어 기뻤다. 요즘은 야구 기록을 관리하는 업체가 있는데, 우리가 <프로야구 매니저>의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그런 곳이 없었다. 82년부터 87년에 이르는 선수카드를 가장 늦게 업데이트했는데, 검증과정이 오래 걸려서 그런 것이다.
매니지먼트 게임에 맞는 정보를 얻기 위해 예전의 비디오를 찾아 본다거나, 박물관 등을 방문해 고증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개발팀이 정말 많이 고생했는데, 능력치나 구질 선정 작업이 힘들었다.
원년 데이터는 전산화되어 있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작업했나?
요즘에는 데이터가 전산화가 좀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게임에 필요한 데이터로 쓰기에는 구종이나 구질 데이터가 없어서 부족했다. 이런 데이터의 경우, 국립도서관의 신문이나 잡지를 뒤져 가며 자료를 찾았다. 자료를 찾는 일이 어려워서 고증을 위한 전담 팀이 따로 있을 정도였다.
방송 데이터 같은 것도 참고했나?
그렇다. 인터넷의 힘도 약간 빌렸다. 국립도서관에 가면 옛날 방송 비디오 같은 것들이 있어서 참고했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과거 데이터를 완벽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당시 김성한 선수 같은 경우, 투수와 타자로 모두 뛰었기 때문에 우리 게임에 맞게 카드를 만들기도 어려웠고, 정확한 정보를 찾기는 더욱 힘들었다.
선수카드 업데이트 이후 유저들이 우리가 실수한 부분에 대해 계속 의견을 줬다. 그래서 우리가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을 했다.
최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그동안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 적다 보니 유저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요즘은 많아져서 시장이 커진 점에 대해서는 긍적적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슷한 게임이 많아져서 경쟁 때문에 머리가 아프기도 하다.
다른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 나온 뒤에 <프로야구 매니저> 유저 수에 변동이 있었나?
큰 변화는 없다. <프로야구 매니저>는 재방문율 90%가 유지되고 있는 게임이다. 우리가 잘했다기보다는 유저들이 계속 게임을 즐겨준 덕분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경쟁 게임이 론칭했을 때 일시적인 변화가 없지 않아 있긴 하다. 하지만 결국 우리 게임으로 돌아오더라. 지금껏 우리가 다듬어 온 노하우도 있고, 친숙한 운영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간 결과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모바일 앱, 유저의 편의를 위해 개발했다”
올해 업데이트 중 가장 눈에 띈 것이 복수의 게임 계정(이하 멀티계정)을 허용한 것이었다. 기존의 정책을 변경한 이유는?
처음의 정책은 최적화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매니지먼트 게임을 개발하고 보니 <프로야구 매니저>는 자동 진행형 게임이라는 걸 크게 느꼈다. 유저가 로그인하지 않더라도 로그인한 것처럼 자동으로 경기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유저들이 구단을 생성할 수 있는 서버가 11개인데, 이것만으로도 붙여야 하는 물리적인 서버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더라.
지금은 서버 최적화가 이루어져서 올해는 멀티계정을 허용해도 우리가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정책을 변경하게 됐다.
멀티계정을 허용하고 난 뒤의 변화는?
결국 비슷한 것 같다. 멀티계정을 허용하는 정책을 펼 때, 유저풀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멀티계정에 대해 어떤 목표가 있어서 추진했다기보다 유저들이 원하던 것을 들어주기 위해 정책을 변경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이 만족한다면 성공한 정책이지 않을까?
몇 년 동안 게임을 운영하고 직접 플레이하며 느낀 것이, 유저들은 하나의 구단을 성장시키는 데 가장 큰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테스트하며 여러 계정으로 플레이하더라도 결국은 하나의 계정에 애정을 갖게 되더라.
올해 모바일 웹페이지로 경기 결과를 확인하는 기능이 생겼다. 유저들이 많이 이용하나?
그렇다. 자체 조사로는 전체 유저의 30~40%가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경기 결과만 볼 수 있고 게임에 참여할 수 없다 보니 아쉬워하더라. 그래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는 어떤 기능이 들어가나?
작전카드를 설정하고 라인업을 변경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정보 보기, 선수 비교, 알림 등의 기능도 들어간다. 이런 기능이 들어가면 보조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쉽게도 지금 버전에서는 서포트 카드 기능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앞으로 경기에 관련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모바일 앱에 PC 버전의 <프로야구 매니저>가 그대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모바일 환경에서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도록 편의성 측면에서 제공되는 것이다. 앞으로 모바일 앱에는 모바일만의 기능이 추가될 것이다. 야심 차게 준비한 무료 부가서비스로 봐 달라.
모바일 앱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거의 완료 단계다. 지금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내년 1월에 출시할 것 같다. 심의가 빠르게 나오는 안드로이드 OS부터 지원될 것이다. iOS는 심의 기간이 길고 심의가 완료되는 날짜를 장담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일정을 밝히기 좀 어렵다.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버그 같은 것이 생길 수도 있는데, 업데이트를 급하게 할 수 없다면 문제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다.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건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을 의식한 것 아닌가?
우리는 기본적으로 유저가 분산되는 건 원치 않는다. <프로야구 매니저>는 PC 온라인게임이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정보나 콘텐츠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은 유저들의 편의를 위한 부가서비스로 접근하고 있고, 다른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에 대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수단은 아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프로야구 매니저> 모바일 앱 화면.
■ “2013년에는 구단 경영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
이제 과거 선수카드 업데이트는 모두 끝났다. 앞으로는 라이브 카드와 연도별 신규 카드 이외의 선수 카드가 나오나?
그럴 것이다. <프로야구 매니저>는 선수카드가 중요한 게임이고, 카드 자체가 콘텐츠다. 그래서 신규 카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새로운 선수카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고, 준비도 하고 있다. 내년에도 기존과는 다른 신규 카드가 나올 것이다. 상품성이나 게임성을 고민하고 있다.
곧 WBC 시즌인데, 국가대표 카드를 발매할 의향이 있나?
WBC 때 국가대표 카드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라이선스 문제 때문에 임의로 정책을 정하기는 힘들다. WBC 라이선스 자체가 대회 기간에만 허용되는 형태고, 이후에는 더 판매할 수 없지만, 이미 뽑은 카드를 보유할 수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전에 발매했던 국가대표 카드도 라이선스 때문에 더 이상 판매할 수 없는 것이다.
내년에는 NC 다이노스가 1군에 진입한다. NC의 카드 추가도 기존과 동일하게 하나?
그렇다. NC 다이노스의 1군 진입이 내년이니 정규 카드는 2013년 말에 나올 것이다. 그래서 데이터 수집은 기존 방식과 동일하게 진행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2013년 라이브 카드는 성적 기반으로 출시 될 것 같다. NC 다이노스에 대해서는 기존 방침과 동일하게 풀어 나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프로야구 매니저>에서 NC 다이노스 선수카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 업데이트 계획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 달라.
특수한 서포트카드나 작전카드 같은 아이템을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할 것이다.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수록 게임 아이템으로 보상을 더 받고, 그 아이템을 사용해 더 높은 리그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유저들이 구단 경영에 대한 부분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리그 중심의 콘텐츠보다는 경영 중심의 콘텐츠가 제공될 것이다.
끝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프로야구 매니저>가 올해가 지나면 만 3년이 지나는데, 유저 여러 분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이 큰 힘이 됐다. 부족한 서비스를 했을 때 질타해 주셨던 것들도 게임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내년에도 유저 여러분이 <프로야구 매니저>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