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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게임을 업고 가는 사람, 서버 프로그래머”

크리엔트 최준보 ‘블리츠 2’ PM·서버팀장

김승현(다미롱) 2013-04-15 23:59:00

[NPC?] 디스이즈게임에서 새로운 인터뷰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익히 잘 알려진, 또는 아직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실력 있는 인물과 업체를 소개합니다. 그래서 연재물의 명칭에 ‘named(유명한)라는 단어를 써서 NPC(Named People & Company)라고 이름을 지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서버 프로그래머를 만났는데요, 크리엔트에서 <블리츠 2: 배틀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최준보 PM의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크리엔트 최준보 <블리츠 2: 배틀라인> PM·서버팀장

 

 

TIG> 만나서 반갑다. 먼저 본인 소개부터 간략하게 부탁한다.

 

최준보: 게임업계에 들어온 뒤에 크리엔트에서만 13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 탱크배틀게임 <블리드 2: 배틀라인> PM과 서버팀장 일을 같이 하고 있다.

 

 

TIG> 콘텐츠 프로그래머에서 서버 프로그래머가 됐다. 개발일선에서 관리 쪽으로 빠지는 사례는 적지 않으나,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가 서버 프로그래머로 업무를 바꾸는 경우는 흔치 않은 걸로 안다.

 

업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서버 프로그래머가 꿈이었다. 고등학교 때 회사 전산실을 볼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IT 장비를 좋아해서 그런지 그때의 설렘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전산실을 빼곡히 채우고 있던 서버의 모습이 나에게는 신세계처럼 다가왔다. 그 당시부터 마음 속 1순위는 서버 프로그래밍이었다.

 

 

 

TIG> 그런 것 치고는 데뷔작 <십웅기 검하천산>부터 한동안 콘텐츠 프로그래머로 활동했다.

 

서버 프로그래머를 꿈꿨지만, 막상 그런 기술을 배울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막연한 꿈만 가지고 프로그래밍 연습만 했다.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선배가 내가 만든 <테트리스>를 보더니 크리엔트로 끌어들였다. 당시엔 머드게임이 뭔지도 몰랐는데, 졸지에 머드게임 프로그래머가 됐다.(웃음) 그래도 덕분에 온라인게임의 태동기부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머드게임: PC통신 시절 유행하던 현재 온라인게임의 조상. 모든 상황 묘사와 캐릭터 액션이 오로지 텍스트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

 

 

TIG> 콘텐츠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던 사람이 어떻게 서버 프로그래밍으로 업무를 전환하게 되었나?

 

온라인게임 초기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체계적인 분업 시스템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크리엔트에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개발자가 나를 포함해 4명밖에 없었다. 이 인원이 기획, 개발, 서버, 테스트, 운영, 고객담당을 모두 커버했다. <십웅기>를 개발할 때도 직책은 프로그래머였지만 운영이나 고객담당도 다 했었다. 좋게 말하면 가족 같은 분위기, 나쁘게 말하면 요즘은 상상할 수도 없는 열악한 개발환경이었다.(웃음)

 

그러던 중 시장이 2D에서 3D로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전문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기술은 발전하기 마련이지만, 당시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의 변화는 정말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클라이언트와 서버 두 영역을 모두 맡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이전부터 마음에 있었던 서버 프로그래밍 업무를 결심했다.

 

 

TIG>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과 서버 프로그래밍을 같이 경험한 입장에서 어떤 점이 다른가?

 

결과물이 눈에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가 가장 크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은 작업한 결과가 클라이언트를 통해 즉시 표시된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고칠 수 있고, 훌륭한 결과물이 나오면 칭찬도 받는다.

 

하지만 서버 프로그래밍 같은 경우 직접 서버를 돌리지 않으면 결과를 알 수 없다. 서버 프로그래머끼리는 농담 삼아 “코드만 봐도 결과가 예상돼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고 말한다.(웃음) 결과물을 알기 힘들고 드러나지도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면 당연하고 문제가 생기면 욕먹는다. 개인적으로 <열혈농구>를 서비스했을 때 하도 욕을 많이 먹어서 한동안 게시판을 보지 못했던 적도 있다.

 

 최준보 PM이 개발했던 온라인 농구게임 <열혈농구>.

 

 

TIG> 그런 어려움 속에서 서버 프로그래머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역시 책임감과 자부심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서버 프로그래머는 게임을 등에 업고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개발은 론칭에서 일단락되지만, 서버 프로그래머의 싸움은 그 때부터 시작된다. 만약 중간에 서버 프로그래머가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는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서버 다운’이라도 일어나면 모두 난리이지 않은가?

 

일에 대한 스트레스는 상당하지만,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을 때의 희열은 어느 직무보다 크다. 내 코드 하나가 게임의 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담감과 자부심. 이것 하나만 보고 나는 서버 프로그래밍을 한다.

 

 

TIG> 외부에서는 서버 프로그래머가 비싸고 스펙이 무거운 직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아무래도 밖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다 보니 다른 직무보다 지망생이 적고, 그러다 보니 덩달아 사람이 귀해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요즘에는 아는 이들을 만나도 서버 팀의 허리를 담당할 루키가 없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이는 서버 프로그래머 양성이 힘든 환경 탓도 있을 것이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나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혼자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서버 프로그래머의 경험은 론칭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서버 프로그래머가 경험을 얻기 위해선 회사 차원에서 수 백 억 원의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지망자도 적은데다 경력도 쌓기 힘든 탓에 서버프로그래머는 다른 직종에 비해 양성이 힘들다.

 

 

 

TIG> 한 사람의 서버 프로그래머로서, 서버 프로그래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하나 꼽자면?

 

굳이 몇 개를 고르자면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지식이다.

 

경험은 서버 프로그래머의 업무목적과 관련이 있다. 서버 프로그래머의 직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라이브 서비스의 유지인데, 다양한 상황을 겪고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스스로의 기술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언제나 상상 이상의 일이 터지는 것이 라이브다. 하지만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현상을 받아들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다양한 지식은 서버 프로그래머가 일하는 분야와 연관된 덕목이다. 서버 프로그래밍은 순수 프로그래밍 못지않게 데이터베이스나 장비 등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하다. 내가 아무리 기가 막힌 코딩을 했다고 하더라도 서버 수준이 떨어진다면 말짱 도루묵 아닌가? 코딩과 데이터베이스, 장비의 조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TIG> 앞서 말했듯이 서버 프로그래머가 경험을 쌓기란 쉽지 않다. 시작하는 이에게 조언을 하자면?

 

서버 프로그래머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 힘들다면, 라이브팀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된다. 사실 업무환경만 따지면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것이 라이브팀이다. 워낙 실시간으로 이슈가 생기고 빡빡한 일정이 계속되다 보니 몸이 정말 힘들다. 업무 환경상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게임이 서비스되는 와중에 일어나는 일을 체험하기에는 라이브팀 만한 곳이 없다. 환경적인 어려움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라이브팀의 경험이 서버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나부터도 <열혈농구> 론칭 당시 라이브 업무를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서버 프로그래머 업무와 라이브 업무를 같이 담당했었는데, 중간이 일정이 꼬여 혼자 새벽 3~4시까지 일했던 적도 많았다. 그런 생활을 2년 가까이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어떤 문제가 생겨도 겁이 나지 않더라.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지만, 그때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TIG>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서버 프로그래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분야의 일을 겪고 학습하는 것이다. 만약 서버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이라면 지금 당장 내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일이라도 한번 부딪혀 보길 바란다. 언젠가는 든든한 발판이 되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크리엔트에서 개발한 탱크배틀 <블리츠 2: 배틀라인> 5 6 CBT에 들어간다. 실시간으로 국가가 생기고 멸망하는 국가전 시스템 덕에 서버 프로그래머로서 애착이 많은 타이틀이다. 서버팀이 테스트 내내 대기하고 있을 터이니 많은 플레이를 부탁 드린다.(웃음)

 

5월 6일 CBT를 시작하는 <블리츠 2: 배틀라인>

 


최준보 크리엔트 <블리츠 2: 배틀라인> PM·서버팀장

 

99 ~ 00 크리엔트 입사, 무협 머드게임 <십웅기 검하천산> 프로그래머

00 ~ 01 온라인 전략 게임 <코스모펄스> 콘텐츠 프로그래머

01 ~ 02년 미공개 모바일게임 콘텐츠 프로그래머

03 ~ 03 온라인 액션 아케이드 <붐붐차차> 서버 프로그래머

04 ~ 06 온라인 스포츠 게임 <열혈농구> 서버 프로그래머

06 ~ 10 온라인 스포츠 게임 <열혈스쿨>(미출시) PD 겸 서버팀장

10 ~ 현재 온라인 탱크배틀 <블리츠2: 배틀라인> PM 겸 서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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