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재형, 장재원, 김도훈, 남우영 선수.
대한민국의 <던전앤파이터> 국가대표 선수들이 중국에서 강력함을 과시했다.
9일 중국 베이징시 올림픽 체육관 인근 차이나 박스에서 진행된 SKL 던전앤파이터 한중 대항전에서 장재원이 우승, 김도훈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위권을 휩쓴 한국 대표 선수들은 현지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치열한 승부와 함께 끈끈한 친분으로 즐겁게 이번 대회를 마친 한국 선수들은 이제 곧 열릴 액션토너먼트 시즌2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선수들은 “이런 대회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힌 뒤 “앞으로 열릴 액션토너먼트 시즌2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디스이즈게임 김경현 기자
대회가 끝났습니다. 장재원 선수는 우승, 김도훈 선수는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장재원=중국에서 와서 이렇게 1등을 할 줄은 몰랐어요. 한국에서 하던 내 실력이 중국에서 빛을 발휘해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도훈=한국 버전에 비해서 중국 버전의 크루세이더가 생각보다 많이 느리기는 했지만 이렇게 준우승을 차지해서 기분이 좋아요.
남우영=내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워하는 메카닉을 3번 연속으로 만나서 부담이 컸어요. 패자조 2라운드에서 1:3으로 패배해서 너무 아쉬워요.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이 최악의 대진이었다고 생각해요.
최재형=우치 선수가 첫 날에서 패배하고 둘째 날에 연습을 정말 많이 하고 온 것 같아요. 생각보다 더 잘하더라고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대회 전날부터 다들 장재원이 우승할 거라고 예상을 하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김도훈=전혀 그렇지 않아요. 이상하게 준우승을 했는데도 만족스럽더라고요.
최재형=너무 뻔한 결과였어요.
김도훈=맡겨둔 돈을 찾으러 온 것 같았어요.
남우영=세팅할 때 버전을 보고 장재원 선수의 우승을 예감했어요.
최재형=필살기가 없어도 상성이 없을 정도로 잘하는 선수인데, 필살기가 하나 주어지니까 정말 강하더라고요.
필살기라는 것은 어떤 기술이었나요? 그 기술이 정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은데.
장재원=도황검이라는 기술이에요. 액션토너먼트 시즌1 때도 날렸던 기술이죠. 첫날 세팅할 때 예감이 딱 왔어요. 실수만 안 하면 우승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재형=중국에서 도착해서 통역하시는 분이 도황검이 살아 있는 버전이라고 말을 해주더라고요. 그 때 느낌이 왔어요.
이틀 동안 겪어본 중국 선수들의 실력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김도훈=현재 버전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하긴 잘하는 선수들이었어요.
최재형=잘하는 선수들이지만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장재원=우리가 경험이 더 풍부해서 조금 더 잘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 많은 팬들이 모이는 등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졌죠. 중국 선수들을 향한 응원이 뜨겁기도 했는데, 분위기는 어땠나요?
남우영=편파 해설과 편파 관중이 대단했어요(웃음). 역시 중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도훈=오히려 더 그런 분위기라서 긴장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장재원=저는 이상하게 응원을 많이 해주더라고요. 중국에 많이 와서 그런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제가 유명하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내가 하는 직업인 웨폰 마스터가 던파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직업이에요. 그 덕인 것 같기도 해요.
김도훈=저도 팬이 있었어요. 내 룩과 콤보까지 따라하는 팬이더라고요. 섬뜩하고 놀랐어요.
장재원 선수는 우승 상금을 어떻게 사용할 생각인가요? 김도훈 선수도 상금이 적지 않은 편인데.
장재원=아직은 모르겠어요. 딱히 쓸 곳이 없어서 부모님을 드리려고요. 어차피 군대도 가야하고 그래요. 액션토너먼트 시즌2가 끝나고 군대에 갈 생각인데, 계속 리그가 열릴 예정이라서 고민되네요.
김도훈=대학교 등록금에 보탠 뒤에 부모님께 드리려고요(웃음). 원래 용돈을 타서 쓰거든요.
액션 토너먼트 시즌2가 곧 열릴 예정인데요, 다들 임하는 각오가 궁금합니다.
장재원=우승 예정이죠(웃음). 현재 한국 버전에서 웨폰 마스터가 더 강해요.
최재형=정말 강해요. 아마 다음 중국 대회에 오면 또 장재원 선수가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중국 대회는 한국 대회보다 한 버전씩 느리니까요.
김도훈=원래는 준우승 시드가 있었는데 팀을 바꾸는 바람에 시드가 사라졌어요. 이제 새로운 팀으로 예선부터 해야죠. 정말 강한 팀이기 때문에 기대가 됩니다.
남우영=목표는 우승이지만 이번 시즌은 확신이 서지 않아요. 일단 장재원 선수가 너무 강하고요. 대장전에 나오는 팀들도 정말 강해요. 그래도 우리는 대장전 우승을 노려보고 있어요.
최재형=내가 더 열심히 해야죠. 제가 장재원 선수랑 같은 팀인데 장재원 선수가 상금을 너무 많이 벌어서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대회를 하면서 각자 느끼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면?
최재형=이번 대회는 너무 아쉽네요. 중국 버전의 던파가 적중률과 회피율의 빈도수가 높더라고요. 나는 적중률을 2% 이상 올릴 수가 없는 규정이더라고요. 중국 선수들도 미스가 너무 많다며 불만이 많았어요. 이런 부분은 고쳐졌으면 좋겠어요.
김도훈=우리가 이번에 중국에 왔으니까 다음에는 중국 선수가 한국으로 왔으면 좋겠어요. 버전이 달라서 힘들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남우영=밸런스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 같아요.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 버전은 더 그렇더라고요. 밸런스를 잘 잡아주면 좋겠어요. 중국이든 한국이든요.(웃음)
장재원=대회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어요(웃음). 1년에 세 번 정도? 저는 딱히 불만은 없어요.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김도훈=한중대항전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장재원=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자주 열리면 좋겠어요. 시즌제를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최재형=다음에는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한국이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