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활> <미친433> <모로저택의 비밀> <히어로메이커> 등을 개발한 네시삼십삼분이 지난 6월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게임포유’라는 소셜 플랫폼도 마련했다.
네시삼십삼분의 소태환 대표는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퍼블리싱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동안 퍼블리싱 활동 없이 게임개발에만 집중한 이유도 있다. 퍼블리셔는 충분한 개발 노하우와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일종의 교육기간을 갖고자 한 것이다.
네시삼십삼분이 주력으로 퍼블리싱하고자 하는 게임은 자체적으로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미드코어 게임이다. 이 장르만큼은 선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 소태환 대표의 목표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네시삼십삼분 소태환 대표
■ “노하우를 쌓기 위해 3년간 개발에만 몰두했다”
네시삼십삼분은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시작했다. 갑자기 퍼블리셔 선언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소태환: 갑자기 퍼블리셔가 되겠다고 발표한 것은 아니다.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퍼블리싱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꾸준히 준비 중이었다. 이제는 퍼블리싱할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퍼블리싱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경험 없이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래서 우리가 개발사로서의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설립한 후 3년간 게임 개발에만 집중했다. 그동안 비싼 수업료를 내고 공부했다. 다행히 <활> 덕분에 수업료는 많이 복구됐다.(웃음)
이전부터 퍼블리싱을 준비했고, 다른 개발사와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이미 계약한 게임 외에도 논의 중인 게임도 많다. 그렇다고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어드벤쳐 게임인 <회색도시> 등 자체 개발 게임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퍼블리싱을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다른 개발사와 함께 성장하기를 바랐고, 그 일을 우리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략의 안정성을 추구하거나 회사의 규모를 늘리기 위해 퍼블리싱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도 사람처럼 진화한다고 봤을 때 인력과 매출이 느는 것도 하나의 진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는 소규모 개발사들과 서로 긴밀하게 이어져서 함께 발전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퍼블리셔로 네시삼십삼분만의 장점이 있다면?
우리와 함께하면 카카오 플랫폼에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등 장담하지 못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네시삼십삼분이 다른 퍼블리셔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본다. 캐주얼 장르는 우리보다 더 잘하는 퍼블리셔가 이미 많다.
대신 우리는 미드코어 게임만큼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노하우와 경험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게임이라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될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퍼블리셔 본질의 역할만 제대로 수행해도 원하는 만큼의 경쟁력은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퍼블리셔의 본질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우리가 말하는 퍼블리싱의 본질은 개발사는 게임을 잘 만들 수 있게 개발 외적인 고민을 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개발사는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RPG라고 해도 한 쪽은 캐주얼을 지향하고 다른 개발사는 실사에 기반한 하드코어 게임을 만들기도 한다. 개발사마다 특징이 다른 만큼 단점도 제각각이다. 음악에 강점이 있지만, 그래픽이 부족하거나 프로그래밍에는 강하지만 음악은 거의 모르는 경우도 있다.
게임시장이 모바일로 전환되면서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부분도 많다. 이를 개발사들이 실패를 경험하면서 수업료를 지불하기에는 그 비용이 크다. 이런 부족한 부분을 우리가 메우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충분한 수업료를 지불했고, 이 과정에서 노하우와 기술력을 얻었다. 개발사가 오랫동안 고민할 일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모든 개발사가 해야 하는 서버, 하드웨어 세팅 등도 각자 알아서 한다면 효율이 떨어질 것이다. 이런 일도 우리가 도맡아서 한 번에 진행하면 효율도 높아지고 개발사의 고민도 줄어들 것이다. 이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퍼블리셔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개발 외적인 지원 말고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번씩 우리가 퍼블리싱하는 개발사 관계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을 마련하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 개발사들은 자신의 게임을 선보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우리는 미드코어 게임을 전문으로 퍼블리싱할 계획이다. 따라서 기존에 우리가 퍼블리싱하는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가 신작으로 이동하는 크로스 마케팅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즉 다른 개발사의 게임이 성공해야 자신의 게임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거의 모든 개발자가 진심으로 상대의 성공을 바라고,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술적인 노하우나 개발 외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하려고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소한 지원인데, 직원들이 회사에서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과자를 제공한다.
그러던 중 과자보다는 과일이 직원의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좋을 것 같아서 과일 냉장고를 마련해서 과일을 채워 넣었다. 그랬더니 직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그래서 우리와 계약한 회사에도 매주 과일을 보내주려고 한다.
■ “전문성을 가진 미드코어 게임 위주로 서비스”
퍼블리싱을 하기 위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게임이 있다면?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특정한 게임보다는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것을 꾸준히 만들면서 그 장르와 시장에 대한 확신을 하고 있는 개발사와 함께 하고 싶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게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지금 잘되는 것을 따라가는 것보다 한 장르에 전문성을 갖추고 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없다는 말로 들린다.
퍼블리싱하기 위한 게임을 볼 때 우리와 잘 맞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20~50대 남성유저가 좋아하는 미드코어 게임에 대해서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퍼블리싱도 미드코어 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드코어 부문에서 가장 잘하자는 것이다. 이 부문은 대형 퍼블리셔보다도 한 발짝 먼저 밟아 봤으니 페이스 잃지 않고 선두를 유지하고 싶다. 캐주얼게임은 좋은 퀄리티라도 거절하거나 다른 퍼블리셔를 소개하기도 한다. 좋은 게임을 우리가 망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퍼블리싱 계약을 한 개발사와 게임이 있다면?
현재 5개의 게임을 퍼블리싱할 예정으로 모두 미드코어 RPG다. 같은 RPG라고 해도 게임마다 특징은 조금씩 다르다. 우리와 계약한 개발사는 모두 신생 개발사다. 하지만 다들 10년 이상 개발 경험을 가진 개발자들로 완성도 면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퍼블리싱한 첫 게임은 아마 7월 내로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모바일게임의 퍼블리싱을 선언하는 개발사들이 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퍼블리셔가 늘어나는 이유는 기존의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갑을 관계가 이제는 수평적인 구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동안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협력 관계임에도 한 쪽이 이득을 보면 한쪽이 손해를 보는 이른바 ‘윈-루즈’ 게임 형국이었다.
예를 들면 퍼블리셔는 개발사에 높은 계약금을 지불했는데, 게임의 흥행이 실패하거나, 매출 분배비율이 낮아서 흥행은 성공했음에도 개발사는 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윈-윈’ 게임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퍼블리셔가 늘어나는 것 같다.
또한, 그만큼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개발사가 아닌 퍼블리셔로 네시삼십삼분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기에 첫 단추를 잘 끼우려 한다. 함께한 개발사가 좋은 성과를 내고 네심삼십삼분과 함께하길 잘했다는 말을 해주면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롭고 특별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서 퍼블리셔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개발사가 다른 고민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숫자로 보면 앞으로 나올 게임이 5개 정도다. 앞으로 연간 7~10개의 게임을 론칭하는 것이 목표다. 다른 퍼블리셔에 비하면 많은 숫자는 아니다. 성공하는 게임의 숫자가 론칭하는 게임의 양에 비례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와 이야기를 원하시는 분이나 회사는 메일이나 전화로 부담 없이 연락하면 된다. 연락 주시면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