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서비스를 종료했던 리듬액션 게임 <이지투온>이 리부트되어 16일부터 서비스를 재개한다. 그동안 다양한 리듬액션 게임이 등장했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 중 댄스게임을 제외하고는 노트에 맞춰 비트를 즐기는 리듬액션 게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이지투온>은 이미 서비스를 한 번 종료했던 과거가 있다. 그만큼 앞으로 지속적인 서비스를 한다는 확신을 유저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상용화 모델을 바꾸고 라이트 유저와 마니아 유저 간의 밸런스를 맞추며 대중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개발팀도 <이지투온>이 홀로 남은 리듬액션 게임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있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는 <이지투온 리부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톡톡플러스 전경수 PD와 SG인터넷 이상희 PM을 만나봤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유저들의 목소리를 믿고 다시 시작했다”
<이지투온>의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전경수 PD: 지난 2009년 <이지투온> 서비스를 종료한 후 다른 게임을 2~3종 론칭 했었다. 그렇게 새로운 게임을 서비스할 때마다 <이지투온>을 다시 서비스해달라는 유저들이 많았다. 이들의 요청을 들으면서 고민 끝에 <이지투온>을 다시 서비스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1월에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아무런 광고도 없었는데 포털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많은 유저가 몰리는 등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솔직히 2009년 당시 서비스를 할 때에도 동시접속자 수 등 수치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상용화를 과정에서 미숙했던 부분이 서비스 종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이번엔 당시 미숙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상희 PM: 우리도 처음부터 <이지투온>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톡톡플러스에서 낸 보도자료만 보면서 ‘이 게임이 다시 오픈하는구나’ 정도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게임의 성과가 그리 좋지 않음에도 테스트 시작과 함께 리듬 게임유저들이 성지 순례하듯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우리와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월에 테스트를 시작하고 그 후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일이 빠르게 진행됐는데 별다른 마찰이나 문제는 없었는가?
이상희: 전경수 PD는 과거 어뮤즈월드에서 <이지투디제이>를 개발하고, <이지투댄서>에 참여하는 등 리듬액션 게임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리듬액션 게임은 매니악하고 전문성이 뛰어난 사람이 필요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발적인 측면에서는 전적으로 믿고 맡기고 있다. 우리는 서비스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유저가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 주로 고민했다.
전경수: SG인터넷은 우리가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개발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서 큰 마찰이 없다. 또한, 유저들도 퍼블리셔가 생기면서 게임을 종료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나갈 것 같아서 안심하는 것 같다.
■ “마니아와 라이트 유저의 균형을 맞추겠다”
말 그대로 리부트했다. 전작과 비교해서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상희: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 다만 시대에 맞춰 UI를 변경하고 노트의 판정을 완화해 리듬액션 게임을 안 해본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일부에서는 게임이 너무 쉬워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라이트 유저와 마니아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예전엔 대중을 위하겠다고 말하면서 마니아를 위해 어렵고 힘든 판정 위주의 노래를 업데이트했다. 그러면서 점점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렸다.
전경수: 게임이 쉬워진다고 잘하는 유저와 처음 하는 유저의 차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것은 어렵게 쉬운 것은 쉽게 가야 하는데 예전엔 무조건 어렵게 갔다.
마니아를 배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마니아 유저들을 기반으로 신규 유저와 라이트 유저를 유입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그래서 이번에도 기존 유저를 위한 노래도 대거 추가될 예정이다. 신규 유저에겐 같아 보일 수 있으나 마니아에겐 느낌이 다를 것이다.
최근에 공개한 홍보 영상에서도 마지막에 실루엣처럼 예전에 인기 있었던 어떤 곡이 살짝 공개됐다. 유저의 반응이 좋으면 이번 오픈 베타테스트에서 공개할 수도 있다.
<이지투온>이 <이지투디제이>와 달라서 오락실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이상희: 오락실의 느낌이 난다는 것은 노트를 친다는 타격감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 전용 컨트롤러를 8월쯤 발매할 계획이다. 최대한 오락실에서의 조작 타격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전경수: 리듬액션 게임의 음악은 단순히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노래와 방향성 자체가 다르다. 노트 치는 맛을 강조하기 위해 비트가 매우 빠르고, 처음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 실제로 악기를 연주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전문적으로 노트를 만드는 사람과 리듬액션 게임에 전문적인 작곡가를 최대한 섭외했다.
그러면 아이돌 같은 대중음악의 업데이트 계획은 없는가?
이상희: 대중가수도 고려하고 있고 이미 계약한 가수도 있다. 이는 마케팅과 분위기 전환을 위한 것이지 게임성을 뒤엎는 것은 아니다. 일부 마니아에겐 반감을 살 수도 있지만, 일반 유저에겐 익숙한 곡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전경수: 고민인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가요는 들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때문에 비트도 느리고 노래 중에 쉬는 부분이 있어서 높은 난이도의 노트를 만들기가 어렵다. 게다가 플레이 타임이 길다. 그래서 기존 곡을 게임에 맞춰 편곡하면 어떨지도 생각하고 있다.
라이트 유저를 위해 준비 중인 시스템이 있다면?
전경수: 기본적으로 자동 매칭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 내에서 콤보나 판정을 통해 고수와 하수의 차이를 명확하게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 나와 비슷한 레벨의 유저와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다. 덕분에 레벨이 1이더라도 실력이 좋으면 바로 고수 채널로 이동하게 된다.
<이지투온>은 예전부터 즐겨온 유저가 처음 하는 유저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고수가 초보를 일방적으로 이기는 일명 ‘양학’을 방지하는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다. 초보 유저도 고수와 함께 플레이하고 싶고 고수 역시 가볍게 플레이하고 싶어할 것을 고려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자유 채널도 준비 중이다.
■ “꾸준히 서비스한다는 확신을 주고 싶다”
최근 온라인게임 시장에는 리듬액션이 없다. 이에 다른 부담감도 상당할 것 같다.
전경수: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에는 정통 비트게임은 없지만, 모바일게임으로는 제법 있다. 물론 지금 모바일 리듬액션 게임은 아이돌의 팬덤을 기반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즐기는, 즉 리듬액션을 경험한 유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리듬액션 게임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게임을 설명해야 했다. 장르 측면만 따져보면 지금이 2008년보다 대중성이나 시장 자체가 커졌다. 모바일 게임으로는 정교한 조작이 어렵고 연주하는 맛을 느끼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지투온>이 모바일 게임으로 등장한 리듬액션 게임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상용화의 미숙함이 서비스 종료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번 상용화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인가?
이상희: 간단히 설명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와 카카오 게임을 조합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매일 바뀌는 무료 음원은 아무런 제한 없이 유저들에게 제공한다.
그 외의 음원들은 매일 일정량 지급되는 디제이포인트를 소모해 플레이할 수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포인트로 대략 2~3시간 정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포인트를 모두 소모한 후 추가로 플레이하려면 결제가 필요하다. 물론 포인트를 모두 써도 무료로 제공되는 음원은 계속 플레이할 수 있다.
프리미엄 PC방도 준비 중이다. PC방에서는 아무런 제한 없이 모든 곡을 플레이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의 음악은 모두 업데이트되는가?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도 중요할 것 같다.
전경수: 기존에 참여했던 작곡가는 이번에도 대부분 참가했다. 공개하면 파급력이 있을 만한 분들도 제법 있다. 실력 있는 새로운 작곡가도 만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언급했었다. 혹시 모바일 버전도 준비 중인가?
전경수: 모바일게임도 독자적으로 준비 중이다. 다만 모바일게임의 유저층이나 기기 환경을 생각해서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물론 리듬액션에 맞춘 노래와 경험을 기반으로 해서 타격감 등의 퀄리티는 자신 있다. <이지투온>과 연동해서 모바일과 온라인 모두 윈윈하는 전략을 생각 중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전경수: 내부적으로는 목표로 설정한 수치가 있긴 하지만 많이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좋겠다. 지금 리듬액션 장르가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리듬액션 게임 마니아들이 갈 곳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이런 유저들이 <이지투온>에 모여서 함께 즐겨줬으면 좋겠다. 추가로 신규 유저들도 리듬액션 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게임 자체가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계속 함께하겠다는 확신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