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서상원 팀장.
라온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아프리카 TV에서 서비스하는 <테일즈 런너>가 최근 ‘플러스’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번 플러스 업데이트는 ‘서유기’ 콘셉트의 스페셜맵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추가했지만, 특히 UI와 사운드 개편, 해상도 확장 등. <테일즈 런너>의 기본 시스템들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아프리카 TV의 서상원 팀장은 “이번 플러스 업데이트는 신규 콘텐츠보다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강조했다”며 업데이트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디스이즈게임은 아프리카 TV 서상원 팀장을 만나 <테일즈 런너> 플러스 업데이트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 달리기 게임 본질 살리기 위해 아이템 격차부터 해소한다
<테일즈 런너>는 지난 2005년 서비스 시작 이래로 지금까지 이색적인 게임 모드를 꾸준하게 업데이트해왔다. 달리면서 계산 문제를 푸는 암산왕 모드, 영어단어를 외우는 맵, 스토리 모드, 심지어 동물 레이싱 콘텐츠까지 선보였을 정도다.
이와 같은 이색 게임모드의 개발은, 확실히 유저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많은 노력을 소모한 나머지, 정작 게임의 본질적인 결점을 보완하는 시간은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런 결점들을 보완하지 못한 상황에서 업데이트가 계속 이루어지다보니, 게임은 어느새인가 많은 밸런스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했다. 보상이 좋은 신규 맵에 사람들이 몰리고, 신규 아이템을 꼬박꼬박 맞춘 유저가 그렇지 않은 유저들을 크게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달리기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인 ‘좋아하는 맵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는 것’ 마저 위협받게 됐다.
아이템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유저는 기존 유저와 팽팽한 경쟁을 할 수 없다.
서 팀장은 이와 같은 문제가 결국은 아이템 격차에서 나타났다고 봤다. 상급 아이템을 충분히 갖춘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간의 간극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커졌기 때문에 결국 이기는 사람만 이기고, 긴장감 없는 달리기가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신규 유저들과 라이트 유저들도 쉽게 아이템을 가진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아이템 획득 난이도를 대폭 낮췄습니다. 신규 유저에게 무료로 아이템을 증정하고, 판매 중인 게임 아이템을 7~80%씩 할인했죠. 신규 캐릭터 ‘손오공’을 무료로 배포했고요.”
캐릭터 손오공과 강화 아이템인 '연금'을 무료로 배포했다.
또 유료 아이템을 살 수 있는 유저와 없는 유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보주’라는 화폐를 시험적으로 도입했다. ‘보주’는 캐시 구매로도 얻을 수 있지만, 또한 플레이 보상으로도 얻을 수 있는 화폐다. 이런 보주는 여름 업데이트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서유기 상점’에서 판매하는 유료 아이템과 교환을 할 수 있다.
“서유기 상점이 호응을 얻는다면 일반 상점에도 보주와 같은 화폐를 도입하려 합니다. 아이템 격차를 줄이고 특정 소수만이 이기는 뻔한 상황을 타파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같이 달릴 유저 만들기 위해 커뮤니티 활동을 장려
달리기 게임의 재미는 친구들과 경쟁하는 데에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테일즈 런너>는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의 커뮤니티를 장려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처음 시작해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도록 게임을 계속 하는 유저들은 친구와 만나기 위해 게임을 합니다. 친구를 사귈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일은 콘텐츠 개발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꾸준히 오프라인 행사를 열어왔다. 유저들의 오프라인 리그는 물론, 친구들끼리 놀러올 수 있는 유저 간담회도 개최했다. 때때로 장기자랑 행사처럼 유저들이 서로를 뽐내고 어울리는 자리도 마련했다.
2010년e-fun 행사의 <테일즈런너> 부스. 어린 유저들로 꽉 차 있다.
커뮤니티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유저들끼리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앱도 개발했다. 11일에 출시한 ‘<테일즈런너> 패밀리앱’이다.
“<테일즈런너> 패밀리앱’을 이용하면 카카오톡 친구를 게임으로 초대할 수 있습니다. 초대한 친구의 접속 현황을 확인하고, 실제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험치와 아이템을 친구에게 선물할 수도 있죠. 공식 자유게시판인 ‘광장’에 글을 남기며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기능도 구현했습니다”
친구초대, 선물 교환, 게시글 작성 기능을 갖춘 ‘<테일즈런너> 패밀리앱’.
물론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가 의도대로 이뤄지지 않은 적도 있다. 학교 대항전인 ‘리그 오브 스쿨’을 열었는데, 참여자가 모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할 수 있다는 시스템의 허점이 발견된 것이다.
“초등학교 이름 때문인지, 상당수의 유저들이 ‘야동 초등학교’에 이름을 등록하고 이벤트에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전교생이 스무 명 남짓한 작은 학교인데도 1위를 차지하는 해프닝이 일어났습니다. 진정한 학교 대항전을 구현하지 못해 참여자에게 죄송했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신중하게 이벤트를 기획하는 모습 보이겠습니다.”
■ “모바일, TV로 즐기는 <테일즈런너> 개발하겠다”
<테일즈런너>의 본질적인 재미를 강화하는 데에 이어 서 팀장은 <테일즈런너>의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목표는 <테일즈런너>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모바일 게임의 개발, 그리고 <테일즈 런너>를 거실 TV에서 즐기는 클라우드 게임으로도 서비스하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거실 TV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테일즈런너>의 캐주얼한 게임성은 모바일에 어울립니다. 폭력성이 없으니 거실에서 온가족이 모여 즐기기에도 적합하고요.”
<테일즈런너> 모바일 게임은 종 방향으로 달리는 게임과 횡 방향으로 달리는 게임 2종으로 개발되고 있다. 하나는 여름에, 나머지 하나는 추석 연휴에 출시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현재 삼성 TV와 함께 테스트를 하고 있다. 포커스 그룹 테스트에서 별 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 TV로 플레이할 수 있는 <테일즈런너>가 출시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스마트 TV로 플레이할 수 있는 <테일즈런너>도 개발 중.
<테일즈런너> 브랜드로 웹툰을 제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사람들이 즐겨보는 만화를 이용해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브랜드 웹툰이 아닌 게임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 웹툰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웹툰은 우명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하기도 어렵고, 유저들의 호응을 얻기도 어렵거든요. 무리하게 홍보하는 것보다는 만화만의 재미에 집중해 입소문을 타려 합니다. 좋은 결과를 얻으면 애니메이션화도 추진해볼 생각도 있고요.”
아프리카 TV를 이용한 <테일즈런너> 인터넷 방송 활성화는 지금처럼 추진한다. 이미 게임 안에서 아프리카 TV <테일즈런너> 리그 경기를 시청하는 기능이 구현돼 있고, <테일즈런너>를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BJ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테일즈런너>는 이번 플러스 업데이트를 통해 해상도가 확장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 화면이 좀 더 좋아지고, 방송도 더 활성화 될 것이라고 아프리카 TV는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 TV를 통한 리그 방송은 현재 방식 그대로 유지할 예정.
■ “아이들의 관점에 맞춰 게임 만들겠다”
2008년부터 <테일즈런너>를 담당한 서 팀장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어린 유저가 고등학생, 성인이 되도록 오래 할 수 있는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다는 것이다.
문제는 동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어린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 팀장은 동화를 주로 내세우는 <테일즈런너>에 어린 아이들이 공감을 못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 우려는 이번에 내세운 <서유기> 업데이트에서 현실화됐다. <서유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는 아이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나마 손오공을 알아보는 유저도 <서유기>는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손오공에게서 모티브를 얻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만 보고 원작은 못 본 탓이죠. 아시아 시장에서 통용되는 아이콘이고 우리나라의 어린애들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서유기>를 내세웠는데, 요즘 어린 유저들이 모를 줄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서유기> 맵은 원작을 읽지 않은 유저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서 팀장은 전통 동화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거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연예인까지 종류를 불문하고 있다.
물론 어려움은 있다. 캐릭터의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는 과정이 복잡하게 돌아갈 수 있어서다. 어렵게 제휴한다 해도 게임과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인기 아이돌 카라와 수지를 <테일즈런너> 캐릭터로 만들었을 때, 유저들은 실제 인물과 캐릭터가 너무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를 게임에 더 반영할 예정.
이 때문에 서 팀장은 구현하기 용이하면서 게임에도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고 있다. 비록 그 답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서 팀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린 아이에게서 호응을 얻으면, 그 유저가 차차 성장하면서 게임 수명을 늘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8년 동안 <테일즈런너>를 이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유저들의 애정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린 유저들이 성장해 성인이 된 뒤에도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싶고요. 지금까지 사랑받은 7, 8년보다 더 길게, 한 7, 80년은 더 사랑 받을 수 있다면 무슨 노력이든 하고 싶습니다.”
“어린 유저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