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라! 소환소녀 for Kakao>(이하 소환소녀)가 지난 6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됐다. 카드과 디펜스의 퓨전 장르라는 점도 눈에 띄지만, 모든 캐릭터가 ‘여성’이라는 점 또한 눈길을 끈다. 도대체 기획 의도는 무엇일까?
디스이즈게임에서는 <소환소녀>를 개발한 이키나게임즈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러면 남성 캐릭터를 해본 적이 있나요?”라는 말로 기자를 당황시킨 이키나게임즈 배준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디스이즈게임 권영웅 기자
왼쪽부터 이키나게임즈 배준호 대표, 하태일 기획이사.
■ 카드로 전략을 구사하는 디펜스게임
<모여라!소환소녀>의 게임 콘셉트는 도대체 무엇인가?
카드게임과 디펜스게임을 더한 것이 바로 <소환소녀>다. 이키나 게임즈는 지금까지 <모리노리>와 <마계공주 에반젤린>, 2개의 디펜스게임을 서비스했었다. 그런데 사업하는 입장에서 디펜스게임의 짧은 수명이 아쉬웠다. 이와 비례해서 창출할 수 있는 수익도 크지 않았고.
그렇다고 디펜스게임을 만들면서 생긴 노하우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콘텐츠 수명을 길게 가져가면서 수익도 올릴 수 있는 게임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카드’와 ‘디펜스’의 퓨전이다.
보다 긴 게임의 수명과 노하우를 위한 퓨전인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카드는 디펜스게임의 한계인 ‘짧은 수명’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카드는 ‘스펠’, ‘오브젝트’, ‘캐릭터’로 구분되는데 각각 다른 특성이 있다. 스펠 카드는 순간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고, 오브젝트 카드는 한번 소환하면 해당 장소서 일정 시간 효력을 발휘한다. 캐릭터 카드는 소환된 순간 전진하며 적을 처치한다.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전략이 되고, 전략에 따라서 게임의 흐름이 바뀐다. 카드 종류에 따라 성장 특성과 조합으로 다양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오브젝트 카드인 ‘방패’는 레벨업 시 HP 상승 폭이 매우 크다. 0레벨의 방패 카드는 6랭크 보스의 공격 1회에 부서지지만, 5~6레벨 정도로만 올려주면 상당히 오래 버틸 수 있다. 또 적에게 상태이상을 걸어주는 ‘성배’ 카드는 단일로는 큰 효용성이 없지만, 방패와 조합될 경우 매우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 테스트 때 ‘방패’를 애용했다.
또, 전장에 따라 적의 패턴이 바뀐다. 첫 전장은 단순한 형태지만, 두 번째 전장에 등장하는 적은 ‘반사 대미지’로 아군을 괴롭히기 때문에 원거리 캐릭터나 스펠로 처리하는 편이 좋다. 세 번째 전장에서는 은신 상태의 적이 나오고 저항력이 높은 적도 나오기 때문에 관통력이 높은 캐릭터나 주문이나 저항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 이상 대미지 위주로 덱을 조합해야 한다.
■ 웹툰 협력을 시작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
유저들이 <소환소녀>에서 느꼈으면 하는 재미는 어떤 것인가?
디펜스게임의 기본 재미, 즉 ‘내 유닛이 강해져 난관을 헤쳐 나가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소환소녀>는 한 가지 전략으로만 나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그래서 캐릭터와 스펠, 오브젝트를 잘 조합해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면서 ‘전장’에서 레벨을 올리고. 보스가 등장하면 친구들과 같이 보스를 잡고, 레벨을 올린 다음에는 랭킹전에서 친구들과 점수 경쟁을 하면 된다. 랭킹전을 즐기면 골드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 플레이를 위한 시나리오는 얼마나 준비가 돼 있나?
지금은 45개의 시나리오 스테이지가 준비됐다. 물론 ‘엔딩’도 볼 수 있다. 앞으로 특별 시나리오, 외전 시나리오를 추가하면서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
특별 시나리오는 신규 캐릭터를 추가할 때 같이 선보이는 콘텐츠다. 즉 신규 캐릭터를 뽑기 전에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스테이지의 개념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웹툰과 협력(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웹툰 스테이지도 준비돼 있다.
<소환소녀>는 시나리오를 적극 활용해 콘텐츠를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협력의 대상이 혹시 우리가 잘 아는 웹툰인가?
실망스럽겠지만 아니다. <소환소녀>는 신작 웹툰과 협력을 진행한다. 그래도 대형 포털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소환소녀>에 해당 캐릭터가 추가된다. 신인 만화가지만, 만화가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작가라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기존 인기 웹툰과도 협력을 진행하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소환소녀>가 인기 게임이 돼야 할 것이다. <소환소녀>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환’하는 게임이라 협력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실시간 보스 전투, 액션성 높은 전투가 매력
친구와 함께 전투를 벌이는 보스 전투가 실시간이다.
<소환소녀>에서 내세우는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실시간 보스 전투’다. 게임을 해봤다면 알겠지만, 보스와 전투를 하는 도중 ‘프렌드 대미지!’가 들어오면서 보스가 사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막타’를 치면 2배의 보상을 얻기 때문에 친구와 보스 막타 경쟁을 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물론 보스를 열심히 잡고 있는데 친구가 막타를 가져가면 속 좀 쓰릴지도?(웃음) 물론, 위기 상황에서 들어오는 프랜드 대미지는 무척이나 반갑겠지만. 더불어, 액션 게임처럼 적의 공격 모션을 보고 캐릭터를 이동시켜 공격을 피할 수도 있다. 디펜스게임이지만 ‘실시간’에 많은 공을 들였으니 재미있게 즐겨주길 바란다.
이외에도 다른 특징이 있다면?
캐릭터에 많은 공을 들였다. 1~2성 캐릭터는 단순하게 생겼지만, 5성 이상 캐릭터는 외형도 예쁘고, 스킬 역시 매우 강력하고 ‘멋지다’. <소환소녀>는 다른 카드 게임처럼 일러스트가 아름답진 않다. 대신 그만큼 캐릭터 자체에 힘을 많이 쏟았다. 실제 게임 내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는 있을 거다.
■ 남자의 마음을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녀들’
가장 애정을 들인 캐릭터를 손꼽는다면?
6성 캐릭터인 ‘프레이야’다. 개발자들이 캐릭터의 가슴에 힘을 많이 썼다. 일단 ‘바스트 모핑’이 들어가 있다.
6성 캐릭터 프레이야 영상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바스트 모핑이라…. 그런데 <소환소녀>에 여성 캐릭터만 등장하고 있는 이유가 있나?
여성 캐릭터만 등장하는 이유? 남자들의 마음은 다 똑같지 않나? 우리는 배경이나 캐릭터 모두 예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여성 캐릭터만 등장한다.
<소환소녀>의 가제는 ‘프로젝트 M2’였다. 예전에 만든 <모리노리>나 <마계공주 에반젤린> 모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번에는 그보다 더 ‘모에’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여기서 ‘More MOE’가 나왔다. 그래서 프로젝트 명칭이 M2가 됐다. 개인적으로 개발 과정에서 ‘모에’ 요소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아쉽다. 다음 패치에 남성 캐릭터가 하나가 나올 예정인데, 유일한 남성이 될 것 같다.
혹시 이키나게임즈에는 여성 개발자가 없는가?
설마 그럴 리가 있겠나. 우리 회사에는 여성 개발자도 있다. 물론 처음에는 남자 셋이 골방에서 “너는 남캐 해본 적 있냐?” “역시 주인공은 여캐지!” 등을 외치며 의기투합해서 게임을 만들었다. 그래서 나온 <마계공주 에반젤린>은 남성의 마음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 개발자들이 많이 입사해서 소위 ‘덕심’을 발휘하기 조금 힘들어졌다. 우린 매일 저녁 모두 모여서 그날 개발한 것을 살펴보는 시간이 있다. 당시 ‘프레이야’의 가슴 모핑을 살펴보는데, 남성 직원들은 환호했지만 여성 직원들의 눈총이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남성 직원들은 ‘우린 이 난관을 극복하면 게임이 대박날 수 있어!’ 하면서 그 민망함을 이겨냈고.(웃음)
■ “무결제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 가능하다”
모바일게임은 돈을 쓰지 않고 플레이하는 ‘무결제’ 유저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출시하기 전에 마지막 테스트에서 무결제로 플레이해봤다. 1~2성 카드를 계속 키워서 진행하는데, 상당히 재미있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카드 조합과 조작에 따라 게임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결제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소환소녀>는 카드가 성장할수록 능력치가 대폭 증가한다. 카드를 기획하면서 ‘콘셉트’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그래서 현재까지 만능 조합은 없다. 초반에 강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강한 것은 아니다. 초반엔 스펠 카드가 제일 좋아보이겠지만, 곧 한계가 보일 것이다.
높은 코스트의 카드는 솔직히 말해서 캐시 물약과 함께 사용하도록 기획된 카드다. 캐시 물약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출석 보상이나 게임 내 보상, 이벤트 등으로 물약을 제공해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제 모바일게임도 업데이트가 중요해졌다. 다음 업데이트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소규모 업데이트로는 스테이지와 시나리오를 추가하고, <소환소녀>의 콘셉트인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규모 업데이트로는 유저끼리 대전할 수 있는 PVP 모드를 준비하고 있다.
끝으로 <소환소녀>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이키나게임즈라는 회사가 몇 년 뒤에도 존재하고 있다면, <소환소녀>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예전에는 ‘업데이트가 느린 회사’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라이브 서비스에 긴밀히 대응하며, 유저 피드백에 신경써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해 나가겠다.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