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블리즈컨 2013’에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영상과 정보가 발표됐다. 공개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 한 판, 한 판이 빠른 플레이가 핵심이다. 블리자드는 각 영웅의 개성과 유저가 직접 궁극기를 선택하는 요소를 강조하고 나섰다. 디스이즈게임은 블리즈컨 2013 현장에서 <히어로즈 오브 스톰>의 프로덕션 디렉터를 맡은 크리스 시가티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블리자드 부사장 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프로덕션 디렉터 크리스 시가티.
게임 명칭이 바뀌었는데. 내용이 얼마나 바뀌었길래 이름까지 바꿨나?
크리스 시가티: <블리자드 도타>는 이전 블리즈컨에서 공개됐던, 게임에디터를 이용한 하나의 맵에 불과했다. 그 당시는 <스타크래프트 2>의 일부였을 뿐이다. 독립적인 게임인 <히어로즈오브 스톰>이 아니라 말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라는 제목이 나온 이유는?
<블리자드 도타>를 2010년에 처음 선보인 이후로 2011년 블리즈컨에서 다시 공개하며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제대로 된 게임으로 개발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름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으로 바꿨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는 블리자드 콘텐츠에 나온 여러 캐릭터와 악당들이 등장할 것이다.
블리자드 게임에서는 캐릭터의 역할이 바뀐 적이 많다. 케리건만 해도 칼날여왕 버전이라거나 고스트 버전이 있고, 아서스와 리치킹도 다른 존재다. 이렇게 서로 다른 버전도 등장하게 되나?
이런 캐릭터들은 다른 캐릭터보다는 스킨의 개념으로 나오게 된다. 아서스를 예로 들면 리치왕 아서스와 타락하기 전의 아서스 스킨이 있고, 그 외에 유머러스한 아서스 스킨도 있다. 다른 캐릭터도 그럴 것이다.
리치킹 버전 아서스(왼쪽)과 팔라딘 버전 아서스(오른쪽).
개발을 진행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과 재미있던 점은 무엇이었나?
제일 특별한데 어려운 것이, <하스스톤>에 이어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인데 경영적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구현하기 어려웠다. 이게 패키지로 판매하던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에 비해 달라서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개발적인 측면에의 난점은 블리자드가 새로운 장르에 뛰어들기 때문에 기존 장르에 비해서 많은 피드백을 받았던 것이었다. 이를 어떻게 버무리면서 블리자드만의 맛을 낼 수 있을지 접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가장 재미있던 점으로는 아티스트나 그런 사람들이 블리자드 세계관에 있는 모든 것을 한데 뭉쳐 놨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요소들이다. 예를 들어 우서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우서를 <스타크래프트 2>와 결합해 지원병 우서 스킨 같은 게 나온다. 개인적으로도 재미있던 부분이다.
다른 AOS게임과 비교해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특징은 무엇인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20분 가량을 평균으로 잡아서 플레이타임을 약간은 짧게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블리자드의 멋진 영웅, 친구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 블리자드만의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존 AOS게임에서 ‘캐리’ 역할을 맡는 캐릭터가 있었다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그런 캐릭터를 팀에서 밀어주기보다는 다양한 재미를 위해 각각 전장에서 팀으로 협동해 다양한 전략을 즐기는 부분을 강조했다.
차별된 전장을 약간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블랙하트 항만’에서는 금화를 모아 해적선 선장에게 갖다 주면 이 선장이 상대 포탈이나 요새를 공격해서 수비를 무너트린다. ‘죽음의 광산’ 맵에서는 지하로 통하는 길이 있는데, 여기서 언데드를 잡아서 해골을 수집한 다음 ‘무덤골렘’을 소환해 적 진영으로 쳐들어갈 수 있다.
이런 전략적인 맵의 경우 지하로 내려가서 공격을 할 것인가 등을 결정해야 하고, 일반적이거나 초보적인 선에서는 다양성 자체가 재미있을 거다. 높은 수준 플레이어에게는 이런 것이 또 다른 도전 거리이면서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
유저들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기 바라나?
영웅들이 주인공인 게임이니, 자신이 얻은 영웅들에 애착을 느꼈으면 좋겠다. 영웅마다 특성 시스템을 이용해서 차별화할 수도 있다. 새로운 영웅도 나오겠지만 기존 영웅들을 파고드는 것도 재미있을 테고, 여러 영웅들을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처음 공개될 때 맵과 영웅은 어느 정도 숫자가 될 예정인가?
딱히 몇 명이 목표가 아니다. 이번 블리즈컨 체험 버전에 있는 18명의 영웅 말고도 추가로 15명 정도가 마무리 단계고,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데 정확한 대답은 ‘우리도 모른다’다. 출시 시점에 얼마나 더 선보이게 될지는 모른다.
맵 같은 경우는 이번에 공개한 4개에서 2배(8개) 정도로 늘리는 게 오픈 베타와 정식 출시의 목표다. 모든 맵을 한 번에 소화하는 건 원하지 않고, 점차 하나씩 맵의 재미를 느껴 나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유저가 직접 맵을 만드는 건 오픈 베타나 정식 출시 단계에는 예정돼 있지 않지만, 차후에 자신만의 플레이를 위해 사용자 정의 맵을 만들 수 있게 할지 고민 중이다.
이번에 공개된 전장 중 하나인 ‘죽음의 골짜기’.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 2>에는 100개 이상의 영웅이 있는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생각하고 있는 영웅을 다 만든다면 어느 정도가 될까?
실제로 리스트가 있는데, 수 백 가지 영웅이 있다. 유명한 영웅도 있고, 스토리에는 등장하지 않는 영웅도 있다. 오프닝에서 나오는 정예 타우렌 같은 족장도 블리자드 게임의 어떤 스토리에도 나오지 않고 블리즈컨에서만 나오지만, 이런 캐릭터도 구상 중이다. 나도 그 멤버 중 하나다.
멀록만 해도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부각되지는 않지만, 인기를 끄는 만큼 영웅으로 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영웅을 많이 내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재미를 줄 수 있는가다. 이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일단 지금까지는 유명한 영웅들이 주로 공개됐다. 반대로 인지도가 낮은 영웅들이 등장했을 때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일단 영웅이 계속 나오게 될 텐데, 영웅을 고르는 것도 어렵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해당 영웅이 가진 멋이나 맛을 살리는 것이다. 아서스 같은 메이저 영웅도 있지만, 고블린 땜장이(팅커) 같은 영웅도 있다. 후에는 광전사나 일꾼 등도 영웅으로 나올 예정인데, 캐릭터의 외형이나 모습보다는 캐릭터에 담긴 블리자드의 뜻을 중요하게 생각해 작업할 것이다.
캐릭터가 중요한 게임이다 보니 어떤 캐릭터를 등장시키느냐가 중요할 거 같다. 영웅을 등장시키는 데 기준이 있나?
<스타크래프트 2> 영웅이 많은가, <디아블로> 영웅이 많은가 같은 기준은 아니고, 아서스처럼 유명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영웅을 일단 만든다.
재미의 측면에서는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도 있지만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에서 처음 선보인 ‘아바투르’ 같은 경우, 어떤 영웅을 점령해서 그 스킬을 쓴다. 실제로 플레이할 때 재미있을 수 있는 캐릭터들도 새로 만들 영웅을 정할 때 기준이 될 수 있다.
다른 영웅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아바투르.
캐릭터의 역할이 몇 가지로 나뉘나? 시리즈별 영웅 캐릭터의 특징도 있나?
기본적으로 전사, 암살자, 지원형에 전문가라는 역할이 있다. 아바투르처럼 어떤 것에도 해당하지 않지만 독특한 캐릭터도 있고, 적의 공성무기나 진지 등을 쉽게 접령할 수 있는 점령 계열, 지휘 계열 등의 영웅도 준비돼 있다. 시리즈에 맞춰 특화된 건 없다.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 등은 구상 중이다.
같은 캐릭터라도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고 했는데, 게임 시작 전에 설정할 수 있나?
기본적으로 영웅 선택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해야 하지만, 진행 중에도 자신의 전략이나 상황에 따라 캐릭터를 세분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영웅이 궁극기를 배울 때 2개의 궁극기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티리엘이 극단적인 예다. 티리엘은 전사형 영웅이지만 어떤 궁극기를 배우느냐에 따라 암살자형 영웅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캐릭터마다 역할이 나뉘어 있긴 하지만 성장 도중에 바꿔 나갈 수도 있다.
해골을 모아 골렘을 소환하는 등 한 번에 다양한 콘텐츠를 20분 내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유저 입장에서 신경 써서 컨트롤해야 할 부분이 너무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아무래도 전략적인 것들도 많고 목표 시간이 20분이다 보니 바쁠 수도 있지만, 차차 잠금을 푸는 식으로 할 것이다. 처음에는 공격로를 따라 공격하는 등 차근차근 게임을 배워 나가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전장 간의 다양성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예를 들면, ‘저주받은 골짜기’ 맵에서는 까마귀 군주가 주기적으로 공물을 준다. 이것을 3개 모으면 까마귀 군주의 저주가 적에게 걸려 포탑이 무력화되고, 미니언 체력이 1이 된다. 저주를 이용하면 단숨에 적진으로 진격할 수 있다. 아군과 상대방이 공물을 2개씩 가진 시점에서 추가로 공물이 등장한다면 모든 것 제쳐 두고 공물을 차지하기 위해 싸울 정도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기본적으로 5:5인가?
오픈 베타나 정식 출시까지는 기본적으로 5:5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영웅마다 정해진 공격로 등이 있나?
현재까지는 정해진 건 없다. 전장에 따라 공격로가 3개인 곳도 있고, 2개인 곳도 있다. 역할이 있는 영웅도 있고, 없는 영웅도 있다. 우리는 ‘이런 영웅은 이렇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개념을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개발자도 알아 가는 과정인데, 창의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일 열릴 개발자 매치에서 다양한 영웅의 활용법을 볼 수 있을 거다.
앞으로의 서비스 일정이 궁금하다.
정식 출시에 관해서 계획된 것은 없다. 클로즈 베타테스트는 2014년 상반기에 진행하는 게 목표다. 그 때부터 잠금 해제나 캐릭터를 고르는 경향 등을 지켜보고, 정식 출시에서 다듬을 것이다.
유료화 방식은 어떻게 될 예정인가?
당장 구체적인 모델은 제시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무료로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영웅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정도가 이야기돼 있다. 내부적으로 유료화 요소에 대한 회의는 계속 하고 있다.
트레일러 마지막 핵공격이 나오던데, 실제 게임에서 가능한가?
지금은 없지만, 한때 그와 비슷한 건 있었다. 밸런스를 보면서 캐릭터 기술이나 능력 등을 변경해 나가는 중이다.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개발은 어떻게 되고 있나?
우리 팀에서 같이 하고 있고, 곧 선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