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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래프트 영화, 배경은 오크의 아제로스 침공”

블리자드 스토리·개발 부문 크리스 멧젠 선임부사장

안정빈(한낮) 2013-11-10 13:05:41

지금까지 블리자드에서 개발한 게임 프랜차이즈 대부분의 스토리를 만들고 확장한 핵심 인물인 크리스 멧젠. <워크래프트>부터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에 이르기까지 블리자드가 자랑하는 세계관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는 높은 완성도의 방대한 스토리를 만들어 가지만, 정작 타락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일관성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블리자드 팬들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핵심 인물인 호드의 수장 ‘스의 목소리를 연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워크래프트> 영화의 시나리오를 담당하면서 공동 프로듀서로 나선 그가 블리즈컨 2013을 통해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고자 한국 기자단 앞에 나섰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블리자드 스토리·개발 부문 선임부사장 크리스 멧젠



<워크래프트> 영화는 지금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크리스 멧젠: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전제작 단계다. 본격적인 촬영은 2014 1월부터 시작할 예정으로 2015 12 18일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작팀은 감독인 던칸 존스부터 특수효과 담당인 빌 웨스턴호퍼까지 모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유저다.

 

참고로 영화 개봉일이 12 18일인 것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많은 인파가 몰리기 때문이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워크래프트> 영화에도 크리스 멧젠 스토리의 특징인 타락이 들어가나?

 

들어간다.(웃음패널 세션에서도 말했지만 영화는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기원을 찾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다. 오크가 아제로스를 침공했을 때 서로 맞붙는 이야기를 다룬다. 불타는 군단이 오크를 타락시켜서 아제로스를 침공하게 되는데, 이런 부분에서 타락을 소재로 하고 있다. 


관련기사  워크래프트 영화는 ‘오크 대 휴먼의 장엄한 스토리’


 

 

<워크래프트> 세계관 중에 에메랄드 드림이라는 신선한 개념이 있다. 스토리에 중간 부분을 이렇게 비워 놓은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혹시 에메랄드 드림이전 시대를 다룰 생각도 있나?

 

개발팀에서도 에메랄드 드림은 상당히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공식 확장팩으로 출시할 것을 고민하기도 했는데, 에메랄드 드림이 녹색 빛의 숲 같은 공간이라 여기도 저기도 초록이기에 지역을 나누기 어렵다. 그래서 인스턴스 공간으로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온통 초록 빛의 공간인 에메랄드 드림.


<워크래프트> 영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나?

 

안두인 로서와 듀로탄이 활약하던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게 될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워크래프트> 영화 모두 과거를 다루는데 스토리 정립을 위한 것인가?

 

영화와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과거를 다루는 건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오래 전부터 준비하면서 얼라이언스와 호드 모두에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스토리로 계획했다<드레노어의 전쟁군주확장팩은 <WoW> 유저 중에서 <워크래프트>를 못해본 유저에게는 스토리의 연계성을 부여해주고해본 유저에게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블리자드 프랜차이즈의 세계관을 전부 맡고 있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

 

모든 세계관을 만들고 확장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부분에서 어렵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건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럴 것이다.(웃음스토리를 담당하는데 있어서 공통적인 부분이 많다 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타락영웅들의 시험, 깨달음 등의 과정이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에 공통으로 나타나서 헷갈리는 일은 없다. 다만 주위에서 타락을 너무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냐는 핀잔을 주기도 한다.

 



 

영웅 중 한 명인 ‘스랄의 목소리도 담당하는 등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순록 멧젠’을 잡기도 한다뭔가 좀 그렇지 않나?

 

퀘스트 디자이너가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보니 순록에 ‘~이라는 독일식 이름을 많이 붙였다. 그래서 떠올린 이름이 멧젠이다. 솔직히 나도 내 이름을 용이나 거인에 붙일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귀여운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내 이름을) 루돌프에 붙인 것은 독특한 재미라고 생각하고 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트레일러에 나오는 진영은 어떻게 나눴는지 궁금하다.

 

뒷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트레일러에 나온 6명이 이미 시네마틱을 만들 때 사용했던 캐릭터들이다. 그래서 트레일러를 만들 때 어색하지 않고 익숙하게 하려고 이미 사용됐던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워크래프트영웅이 하나 더 있었으면 했는데, 선한 쪽에서 <스타크래프트영웅이 둘이나 나와 넣지 못해 아쉽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서로 다른 게임의 캐릭터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것을 어떻게 스토리로 풀어 나갔나?

 

일단 ‘넥서스라는 초 차원적인 폭풍이 영웅들을 끌어들인다는 설정이다. 개발자들끼리도 이 부분에서 많은 토의를 거쳤다. 유머러스하게 스토리를 가자. 아니다! 진지한 스토리로 가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그런데 어차피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니 넥서스라는 폭풍 같은 설정이 나왔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더 파고들어갈 스토리는 없을 것이다.

 


 

 

<워크래프트 4>는 나올 수 있을까? <WoW>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으로 스토리는 점점 더 만들기 어려워지고 있다.


좋은 질문이다. 지금까지 <워크래프트>의 스토리는 <하스스톤> 같은 독특한 경우도 있긴 했지만, <WoW>를 중심으로 방향을 잡아가면서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지금 시점에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은 <스타크래프트 2>에 집중할 계획으로 <워크래프트 4>의 출시 계획은 없다.

 

단 스토리는 언제든 채워 넣을 수 있는 것이기에 <워크래프트 4>를 아예 안 만든다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 당분간 <스타크래프트 2>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크리스 멧젠이 만들어낸 세계관을 보면 유저의 앞에 선 영웅보다 악역을 맡은 영웅의 스토리가 더 멋진 경우가 많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악역을 만들 때 하나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잡는다. ‘이래서 얘가 나쁘구나., ‘이래서 얘를 잡아야 하는구나.’ 이렇게 하다 보니 시각적인 요소에 많이 치중했고 그래서 (악역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WoW>가 시작되고 악역을 너무 빨리 써먹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 가로쉬처럼 처음에는 친구였다가 나중에 악역이 되는 영웅도 만들었다. 점점 타락해 나가는 게 기억에 남기 때문에 비중 있는 악역들이 나오지 않나 싶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과거의 영웅도 있고 새롭게 떠오르는 영웅도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주목했으면 하는 영웅이 있다면?

 

수석 작가는 진영에 상관없이 래시온이라는 검은 용 군단의 마지막 자손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매력적인 캐릭터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얼라이언스 진영에서는 안두인 린의 밝을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고 콘텐츠가 더해질 때마다 그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 언젠가는 왕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한다. 아버지인 바리안 린은 평화롭게 죽긴 어렵겠지만.

 

그리고 알다시피 스랄의 아이도 있다한편으로는 소심한 여사제로 등장하지만 점점 여러 사람들을 깨우치게 하면서 얼라이언스 진영의 히로인으로 떠오를 인물이 한 명 있다.

 


 

 

기본적으로 서사의 구조를 어디에선가 차용하거나 영감을 받는 스토리 등이 있을 듯한데, 어디서 영감을 얻는가?

 

모든 예술이 그렇듯 어딘가에서 영감을 받아야 결과물이 나온다. 책이나 만화, 영화를 즐기면서 내가 세계를 어떻게 보는지,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본다. 에를 들어 춤의 종류는 한정돼 있지만, 누가 춤을 추는가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표현된다.

 

스토리도 마찬가지다자신의 관점을 통해서 다양하게 버무린다면 무궁무진하게 이어 나갈 수 있다. 내가 스토리를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천재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난 천재가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게임을 계속 보면서 영감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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