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MMORPG <킹덤언더파이어 2>는 이미 콘솔로 4개의 타이틀이 나왔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진 <킹덤언더파이어>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의 기다림은 유저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지스타 2013 참가와 PS4 버전의 발표를 접한 유저들의 입에서는 “기다리다 지쳤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블루사이드 이상윤 프로듀서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이상윤 PD: 유저들을 기다리게 해서, 또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죄송하다. 알다시피 <킹덤언더파이어 2>는 처음에 콘솔 버전(Xbox360)을 먼저 발매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결국 나오지 못하면서 PC 버전의 개발이 시작됐다.
그리고 MORPG에서 MMORPG로 기획도 변경됐다. 온라인게임은 커무니티 유지가 중요한데 MO는 한계가 명확했다. 그래서 개발 기간을 늘려 MMORPG로 만들 시간이 필요했다. 원래 목표는 지난해 12월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모바일게임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주춤했고, 투자 상황도 여의치 않아 고생도 많이 했다.
밖에서는 블루사이드가 없어진다는 말도 많았다. 개발자들이 많이 퇴사한 것도 사실이고.
어려웠다. 원래 개발팀이 160 명이었는데 지금은 80 명이다. 다행히 핵심 인력은 남아서 개발에는 문제가 없다. 그동안 동남아와 중국 등 해외계약을 통해 어려움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개발도 본궤도에 올라서 제대로 준비되고 있다. 어려웠던 시기에 개발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문제없다.
이번 지스타에 최신 체험버전을 들고 나왔다. 이제 완성된 것인가? 콘텐츠도 많이 만들었고?
지난 1차 CBT에서 제공된 미션이 14개 정도였을 것이다. 다음 달 시작되는 동남아 서비스 버전에서는 미션이 72개 정도가 된다. 필드는 3개, 도시는 2개, 부대는 134종이 준비됐다. 그리고 부대는 한 달에 10개씩 계속 추가된다. 콘텐츠 부족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동안 만들었던 분량도 꽤 있다.
완성도는 80%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기본 골격에 살을 붙였고 남은 것은 이를 세밀하게 다듬어서 말 그대로 완성도를 높이는 일인데, 지금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제일 큰 이유는 시장 상황이다. 동남아에서는 PC온라인게임이 아주 뜨겁다. 그런데 정작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없다. 그 지역 개발사들이 PC온라인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대작이라고 만들어진 게임들은 PC 요구사양이 너무 높아서 동남아 지역에서 서비스하기 힘들다는 것이 현지 퍼블리셔들의 견해다.
우리 입장에서도 동남아시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국내 시장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도 중요했다.
<킹덤언더파이어 2>도 고사양 게임이 아닌가?
아니다. 자체엔진이다 보니 최적화를 엄청나게 했다. 동남아시아 퍼블리싱 계약도 쉽게 진행됐다. 테스트를 현지 PC방에서 진행하는데 게임 플레이가 힘들면 (현지 업체들이) 퍼블리싱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킹덤 언더파이어 2>를 테스트해 보니 사양이 낮은 PC에서도 진행이 원활했다.
우리는 예전부터 엔진에 많이 투자해왔다. 엔진 프로그래머만 16 명이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고사양에서 게임을 원활하게 돌릴까보다 저사양에 최적화할까를 고민했다. 그 결과, 지포스 7600 정도의 사양에서도 원활하게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래픽 옵션을 낮추지 않고도.
그래도 한국에서 서비스를 먼저 해야 하지 않았을까?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고 기대도 컸다.
맞다. 아직 서비스하지 않고 있음에도 공식 홈페이지 회원 수가 50만 명을 넘었다. 빨리 서비스해야 한다. 일단 동남아시아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채우고 더 완벽한 서비스로 국내 유저들을 찾아가고자 한다.
내년에는 무조건 글로벌 진출을 한다. 국내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가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반기에 다른 국가에 진출하면 현지화 작업에 바빠질 테니 국내 론칭은 더 늦어질 것이다. 그래서 동남아 론칭 이후를 목표로 국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PS4 버전을 발표했다. 언제쯤 발매할 계획인가? 그리고 PS3 버전은 접은 것인가?
PS3 버전은 일단 홀드하고 PS4 버전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PS4 버전은 기존보다 업그레이드해서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일정상으로는 2014년 5월에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사실 <킹덤언더파이어 2>를 처음 준비하면서부터 차세대 기종을 대비해서 애셋을 만들었다.
과거에 한 번 공개된 적이 있었던 70GB짜리 클라이언트가 그것이다. 사실 PC 버전은 20GB 정도였다. PS4 버전은 블루레이 1~2장 사이로 만들어질 예정인데, 그래픽이 훨씬 좋아졌다. 특히 PS4가 인텔 기반의 아키텍처로 아주 성능 좋은 PC와도 같아서 PS3보다 더 쉽고 빠르게 개발이 가능하다.
Xbox One 버전의 계획은 없나? PS4 독점 계약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
글쎄... 소니에서 PS3 때도 그랬지만 PS4에서도 개발장비 지원 및 기술 지원 등에서 아주 잘해주고 있다. PS4 버전은 NHN 재팬을 통해 일본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에 대한 권한은 우리가 갖고 있다. 소니와 함께 글로벌 진출을 협의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도 찾아왔었다. Xbox One은 서버 및 과금 정책이 많이 바뀌어서 온라인게임의 서비스도 가능하다. 아직 소니와 독점계약을 한 것은 아닌데, 고민은 하고 있다. 일단 다양한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개발에서는 독점이 유리하고, 회사 차원에서는 멀티플랫폼이 유리하다.
게임 이야기로 돌아와서, 지스타 2013 버전은 지난 1차 CBT와 비교해 많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맞다. 많이 바꿨다. 1차 CBT에서는 너무 전략 위주로 나가면 안 된다고 해서 영웅 중심으로 플레이와 콘텐츠를 만들었다. 그런데 유저 반응이 “전략이라고 해놓고 왜 전략이 없냐”였다. 결과적으로 <킹덤언더파이어 2>를 기다리는 유저들은 MMORPG를 많이 경험한 후에 비슷한 게임에 실증을 내는,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찾는 사람이다.
코어 유저 중에서도 복잡할지언정 전략을 좋아하는 사람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 등을 하는 유저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그들은 영웅의 액션이 아닌 부대의 전략을 원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은 영웅 미션의 비중이 전체의 20% 정도다. 인공지능도 개선했다. 과거에는 부대를 일일이 마이크로 컨트롤해줘야 했는데, 지금은 원거리 부대를 예로 들면, 공격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최대 사거리에서 적들을 공격하면서 거리를 유지하는 등 컨트롤이 더 쉬워졌다. 예전과는 많이 다른, 그리고 좋은 모습으로 선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PS4 버전과 PC 버전 중에서 무엇을 먼저 국내에 선보일 예정인가?
아무래도 콘솔 버전보다는 PC 버전을 먼저 선보여야 하지 않겠나. PS4 버전이 내년 5월에 완성되면 대략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PC 버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기다려준 유저들에게 또 기다려 달라고 해서 죄송하지만,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