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 2> 개발총괄 김희재 팀장.
TIG> 새로운 게임으로 런칭하면 아무래도 유저들의 반발이 있을 것 같다. 패치가 아니라 새로운 게임으로 발표한 이유는?
초기단계에서 패치로 할지, <피파온라인 2>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내놓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피파온라인>은 EA와 처음 만드는 게임이었고 월드컵 시즌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급하게 만들다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매치메이킹 시스템도 좀더 보완하고, 그 동안 아쉬웠던 점도 넣어보고 싶은데 패치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또 07 엔진이 적용되면 게임성이 완전히 바뀐다. <피파온라인>에서는 적용되지만 <피파온라인 2>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부수적인 문제지만 기술적으로도 어렵다. 07 엔진을 패치로 적용하려면 패치파일 용량만 1기가가 넘는다.
이런 여러 문제들이 있었고, 또 이전보다는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 <피파온라인 2>로 개발을 시작했다.
TIG> 사실 이제 패키지 버전으로 <피파 08>이 출시되는 시점이다. 왜 이렇게 늦어졌나?
<피파온라인 2>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총 개발기간이 1년도 안 된다. 사실 좀더 빨리 발표할 수도 있었는데 얼마전 마감된 유럽지역 로스터를 반영하느라 대기한 시간도 있다. 그렇게 늦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TIG> 구체적으로 <피파온라인>과 <피파온라인 2>는 어떻게 다른가?
커리어 모드와 매치 모드의 구분이 없고, 감독보다는 선수를 키우는 재미에 집중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를 데려다 키우는 재미가 더욱 커졌다.
TIG> 하나하나 살펴보자. 커리어 모드와 매치 모드의 구분을 없다고?
사실 <피파온라인>에서 매치 모드와 커리어 모드를 나눈 것은, 온라인으로 정통축구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유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랐기 때문이다. 과연 초보유저들이 커리어모드를 지겨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고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커리어모드로만 진행해도 무리가 없었을 것 같다.
TIG> 그럼 유저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경기를 치르나?
<피파온라인 2>에서는 커리어 모드와 매치 모드를 따로 구분해서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 유저가 게임에 접속하면 일종의 퀘스트 형식으로 구성된 3가지 튜토리얼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튜토리얼의 성적에 따라서 팀포인트가 주어진다. 팀포인트는 초기에 어떤 팀을 선택할 때, 혹은 다른 팀으로 옮겨갈 때 사용되는 포인트다. 때문에 전작처럼 처음에 이상한 팀으로 시작해서 차츰 맨유 같은 유명팀으로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튜토리얼만 잘 하면 처음부터 맨유나 첼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 처음 선택한 맨유나 첼시의 선수들은 원래 능력치의 80%만 가지고 있다. 유저들은 멀티플레이를 통해 다른 유저와 PVP를 하던지, AI 상대팀과 PVC를 하면서 포인트를 얻어 자기 선수들을 성장시켜나가는 것이다.
TIG> 자기 팀을 선택할 수도 있고, 다른 팀을 선택해서 게임을 할 수도 있는 것인가?
AI팀을 상대하는 PVC에서는 자기 팀만 가지고 경기를 하게 되고, 다른 유저와 경기를 치르는 PVP에서는 자기팀을 가지고 게임을 하거나 맨유나 첼시 같은 다른 팀을 골라서 플레이할 수도 있다. 물론 제한은 있다.
<피파온라인 2>에는 ‘스타포인트’라는 것이 있다. 하루에 20점씩 주어지는데, 이 점수에 따라서 팀을 선택할 수 있다. 즉, PVP에서 자기 팀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하면 한 경기당 0.5점씩 스타포인트가 지급되고, 다른 팀을 선택할 때는 그 팀의 점수만큼(예를 들어 첼시의 스타포인트가 5점이라면, 토튼햄은 3점이라는 식) 삭감된다. 스타포인트는 매일밤 12시에 20점으로 초기화된다.
TIG> 아무래도 AI팀보다는 다른 유저와 대전하는 것이 어렵다. 유저들이 AI팀하고만 경기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 PVP와 PVC의 보상 차이가 있나?
PVP와 PVC의 보상은 똑같다. 이번 <피파온라인 2>에서 주력한 것 중 하나가 ‘패배한 유저에게도 재미를 주자는 것’이다. PVP에서 이기든 지든 보상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승패 표시도 없다. 다만 얼마나 많은 경기를 치렀는지 만을 보여준다.
초보자들도 쉬운 PVC를 통해 경험치를 많이 쌓아서 자기 선수들을 성장시키고, 유리하게 경기를 이끄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TIG> 감독보다 선수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피파온라인>은 감독이 성장하는 게임이다. 경기를 해서 보상을 받으면 감독을 성장시키고, 선수는 정해진 루트에 따라서만 성장하는 방식이었다.
<피파온라인 2>에서는 선수마다 레벨업을 하는 경험치가 따로 있고, 일정 포인트를 주고 원하는 스탯을 찍을 수가 있다. 자기가 소유한 선수를 원하는 대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선수 성장에는 레벨제한도 없다. 99이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속도가 150짜리인 선수가 있다면 실제 게임에서도 150의 속력을 낸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99 이상의 선수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물리적인 시간으로도 그렇고, 능력치가 높을수록 유지비용(재계약비용 등)이 많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피파온라인 2>에서는 선수 하나하나가 RPG의 캐릭터와 같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안 좋은 선수라도 오랫동안 공을 들이면 루니보다 나아질 수 있다(물론 그 과정이 매우 어렵다).
TIG>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키울 수 있는 것인가?
물론 선수에 따라서 받는 포인트나, 언제 성장하는지의 타이밍이 다르다. 어떤 선수는 20대 초반에 확 성장할 수도 있고, 어떤 선수는 30대가 넘어서야 성장하기도 한다. 또 능력치가 높아질수록 받는 포인트는 점점 줄어든다.
그리고 선수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능력치의 제한이 있다. 만약 테베즈가 속도를 92까지 제한이 걸려있다면 그걸 넘어서 성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다만 나중에 그 제한을 푸는 방법이 있긴 있다.
TIG> 만약 능력치가 70인 선수를 99까지 키우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대략 다섯 경기에 한번씩 레벨업을 한다고 보면 된다. 계산해보면 약 70시간? 한 일주일 정도면 되겠다. 하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선수의 능력치가 높을수록 비용도 많이 든다. 무조건 좋은 선수만 왕창 보유하고 있으면, 팀 운영이 안 된다.
<피파온라인 2>에서는 모든 능력치를 합산해서 점수로 보여준다. 보통 1천대를 넘어가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1,300을 넘으면 스타플레이어로 구분되는데, 스타플레이어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많이 갈릴 것이다. 다만 스타플레이어는 재계약비용이 장난이 아니다.
TIG> 능력치가 떨어지지는 않나?
능력치는 떨어지지는 않고, 은퇴도 없다. 유저가 버리지 않는 한 계속 선수를 데리고 있을 수 있다. <피파온라인 2>에서 주력한 또 한가지가, 되도록 많은 선수들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다. <피파온라인>에서 레벨이 조금 높은 유저를 보면 데리고 있는 선수들이 거의 다 비슷비슷더라. 모두 드림팀이다. <피파온라인 2>에서는 능력치가 좀 낮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는 무한대로 성장시킬 수 있으니 굉장히 많은 조합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TIG> 그럼 감독의 성장은 없는 것인가?
감독도 성장을 하기는 하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다. <피파온라인>에서는 유저가 감독이 된다는 감정이입의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2D로 감독의 얼굴도 보여주고 레벨업을 할때마다 능력치를 높이고, 그 능력치에 따라 보상이나 게임에서의 능력이 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피파온라인 2>에서는 감독의 얼굴도 보이지 않고, 감독의 레벨이 올라가도 경기를 끝낸 후 받는 보상만 다르다. 게임머니는 똑같이 주어지고, 선수 성장에 필요한 포인트만 다르게 지급된다. 성장은 있지만 별 차이는 없다.
다만 감독은 레벨업할때마다 아이템이 하나씩 지급된다. 이 아이템은 상점에서 파는 아이템도 있고, 상점에서 팔지 않는 꽤 파워풀한 아이템도 있다. 이런 보상은 있다.
TIG> 이처럼 감독의 성장을 빼고 선수를 강조하는 성장시스템의 기획 의도는?
사실 나도 <피파온라인>을 하면서 원하지 않는 팀으로 계속 플레이하는 것이 좀 싫었다. 광주상무로 시작해 맨유까지 가는 과정이 짜증난다. 빨리 맨유를 골라서 박지성을 플레이하고 싶은데 그러질 못했다. 이번에는 그런 제한을 많이 풀어봤다.
TIG> 선수영입은 어떻게 하나?
이적시장에 나온 선수는 트레이드를 통해 100% 데려올 수 있다. 영입포인트 같은 개념이 없고, 영입비용만 있으면 누구나 데려올 수 있다. 이적시장에 나오지 않은 선수는 데려올 방법이 없다.
<피파온라인>에서는 이적시장에 능력치가 떨어지는 선수들만 나왔지만, <피파온라인 2>에서는 아주 좋은 선수와 보통, 별로인 선수가 섞여서 나온다. 또 이적시장에서 어느 정도 능력치 이하의 선수들은 모두 공짜로 데려올 수 있다. 최소 열명 이상은 이적시장에 항상 올라와 있고, 매 경기마다 새로운 선수로 갱신된다.
이적시장 외에도, 경기가 끝날 때마다 3장의 유니폼 카드가 물음표 형식으로 제공된다. 이중에서 하나를 찍으면 유니폼 카드를 받게 되는데, <피파온라인 2>에서 유니폼 카드는 기존처럼 강화도 되지만 1:1로 해당 선수와 교환할 수도 있다(재계약에도 사용할 수 있다). 즉 게임을 한판 할 때마다 선수 한명을 받는 셈이다.
다만 트레이드 시장에서 데려오는 선수는 30경기로 계약되어 있지만, 유니폼 카드로 들어오는 선수는 8경기다. 재계약을 빨리 해야 한다.
TIG> 전체적으로 확률의 개념을 많이 뺀 것 같다.
그렇다. 확률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선수를 원하는 대로 성장시키는 재미에 집중했다.
TIG> 또 달라진 점은?
<피파온라인>에서는 상대의 전적을 보기가 불편했다. <피파온라인 2>에서는 이런 점을 대폭 개선했다. 상대방의 정보를 클릭하면 커다란 창이 하나 따로 뜨면서 주전 로스터, 선수 능력치, 유니폼 카드, 역대 기록 등이 모두 보인다. 또 여러가지 개선된 점이 있지만 차츰 게임을 선보이면서 공개해나가겠다.
TIG> 유료화는 어떻게 구상하나? 이번에도 페이스온이 들어가나?
페이스온은 절대 안 판다. (-_-) 너무 힘들었다.
페이스온은 생각 없답니다. 만세~! (사진은 PC 패키지 버전 <피파 07>)
TIG> 사양은 어떻게 되나?
PC버전 <피파 07>과 거의 똑같거나 조금 낮아질 수도 있다. 계속 최적화를 통해 사양을 낮춰갈 생각이다.
TIG> <피파온라인 2>가 출시되면, <피파온라인> 운영은 어떻게 되나?
현재는 <피파온라인>과 <피파온라인 2>를 전혀 별개로 놓고, 두 게임에 모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로스터 등 업데이트는 <피파온라인 2>에 우선 주력할 예정이다.
TIG> 대략 언제쯤 <피파온라인 2>를 플레이할 수 있나?
지금으로서는 10월 중에 테스트를 시작한다는 얘기만 할 수 있다. 정확한 일정 발표는 차후에 따로 있을 예정이다. 테스트 수준의 개발은 이미 끝났고, 아까 얘기한 대로 로스터 패치 때문에 기다리는 일정도 있었다. 곧 유저들이 직접 <피파온라인 2>를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