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지스타 행사장 한 켠에는 업체들 사이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오고 가는 장소가 있다. 바로 B2B관. 마침 최근 국내 FPS 게이머들에게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크라이시스>의 개발사 크라이텍이 이곳에 참여했다. 디스이즈게임은 크라이텍의 엔진 비즈니스 매니저인 헤럴드 실리(Herald Seeley)와 만나 크라이엔진2를 통한 그들의 미들웨어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디스이즈게임 황성철 기자
디스이즈게임> 여러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크라이엔진으로 차기 MMO를 개발중이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크라이엔진1 버전을 사용한 것을 들 수 있다. 엔씨소프트 출신의 송재경씨는 크라이엔진2로 신작 MMO를 개발중이기도 하다. 그런데 많은 국내 개발자들은 크라이엔진2의 엄청난 요구 사양에 실망한다. 온라인게임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끌어들여야 때문이다. 크라이엔진2의 온라인 게임을 향한 전략은 무엇인가?
헤럴드 실리>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데 2년에서 5년 정도 걸린다. 그것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이 얼마나 복잡한가와 얼마나 큰가에 따라 다르다.
1년 전에 <크라이시스>를 하이 옵션으로 실행할 수 있었던 비디오 카드가 500달러였다면 지금에는 그것이 반값정도로 떨어졌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크라이엔진2가 현재 하이엔드급의 사양을 요구하지만 게임의 개발 완료시점에는 그것이 평균적인 사양이 된다는 것이다.
게이머들은 항상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요를 가지고 있다. 나는 현재 개발을 시작하는 MMO들이 사양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최근 많은 발매된 많은 PC 게임들이 PC 업그레이드에 대한 수요를 늘려줄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엔씨소프트 <아이온>을 본 느낌은 어떤가?
<아이온>이 나왔을 때 보고 놀랐던 점은 게임에서 크라이엔진의 모습을 발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개발팀은 크라이엔진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확장했다. 대단하다.
디스이즈게임> 많은 국내 게이머들은 크라이엔진2를 FPS만을 위한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다.
크라이엔진1은 FPS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크라이엔진2는 미들웨어로 만들어졌다. 크라이엔진2의 접근방식은 다르다. 우리는 게임엔진을 보다 모듈 지향적(Modular), 규칙적(Primly)으로 만들었다. 여러 구성요소를 추가하거나 빼면서 다양한 장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크라이엔진1과 <파크라이>는 처녀작이었다. 우리는 성장을 이룩한 회사로서 현재 3개의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으며 같은 게임엔진을 사용하는 많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내부 사용을 위한 것이라고 할 지라도 모두가 FPS 장르는 아니기에 우리는 게임엔진을 보다 일반적이고 포괄적으로 만들어야만 했다.
우리는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여러 게임엔진에 대한 조사를 수행한 뒤 크라이엔진2의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들에게 크라이엔진2가 유연하고 매우 잘 짜여진 구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엔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디스이즈게임> 그렇다면 현재 크라이텍이 발표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말인가?
이미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는 현재 헝가리의 부다페스트(Budapest)와 우크라이나의 키예프(Kiev) 스튜디오에서 3가지 게임을 개발 중이다.
디스이즈게임> 신작들은 모두 FPS가 아닌가?
FPS일 필요는 없다(Not necessarily FPS). 현재 3개의 게임을 개발 중이다.
디스이즈게임> 알다시피 현재 많은 국내 개발사들이 FPS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10~20여 가지의 신작 FPS게임들이 나오면서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많은 개발사들이 그들의 차기작에 크라이엔진2의 채택 여부를 고려 중인데 지스타 이후 그들에게 어떻게 지원을 해줄 것인가?
한국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우리는 앞으로 모든 컨텐츠는 물론 관련 툴(sandbox)과 문서들을 한글화하려 한다.
디스이즈게임> 그렇다면 언제쯤 완전히 한글화된 크라이엔진2를 볼 수 있게 되는가?
한글화에 정확히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제 우리는 첫 발을 내딛었다. 문서의 한글화 작업부터 진행되고 있다.
부스에는 크라이텍의 개발자가 크라이엔진2의 샌드박스를 시연하고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현재 크라이엔진(1,2)의 라이선스를 취득한 국내 개발사는 몇 군데인가?
여섯 곳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아마 맞을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그렇다면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위메이드의 <카일라스>, XL게임즈와 리로디드 스튜디오의 차기작을 제외하면 최소 하나에서 두 가지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크라이엔진2를 사용하여 개발중인 한국의 게임은 몇 가지인가?
두 가지다. (XL게임즈와 리로디드 스튜디오)
디스이즈게임> 최근 세계 게임엔진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언리얼엔진3와 Id소프트의 테크5 엔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는 두 가지 전략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우리의 게임엔진을 최고 수준(top-tier)의 기술로 무장하는 것이다. 많은 개발사들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게임들에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엔진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현재 너무나 많은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서 차별성을 갖기란 매우 어렵다. 우리의 게임엔진은 그 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과 다른 이들과의 차별성을 띄는 것에 대해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 개발사들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상위 10%의 게임에 사용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 게임들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개발사들이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올해 지스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게임 컨벤션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가지 흥미 있었던 것은 게임이 한국에서 상당히 유명하다는 것과 문화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이었다. 또 한가지는 향후 유럽의 온라인 게임 시장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디스이즈게임> 한국방문은 이번이 처음인가?
처음이다. 정말 놀라움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아침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었는데 그건 정말 놀라웠다.
디스이즈게임> 아직 지스타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상담을 한 국내 업체의 수는 얼마나 되는가?
숫자는 대외비라서 알려주지 못하겠다. 그러나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몇몇 개발사가 매우 큰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며, 그 신작에 우리의 게임엔진을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이 자리에 온 것은 그들에게 우리가 매우 큰 규모의 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시간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