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패키지 게임의 마지막 세대라고 할 수 있는 트리거소프트의 액션 RPG <페이트>(The Fate). 이 액션 RPG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인 <페이트 온라인>(The Fate Online)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기분은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 원작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을 아니었습니다. 또한, 시간도 흘러 온라인 게임 세대에게 인지도 역시 높은 상황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개발사는 무슨 이유로 6년만에 MMORPG로 <페이트>를 부활시키려는 것일까요?
이에 <페이트 온라인>의 개발사인 엔그림소프트에 침투를 감행해서 게임을 체험해보고, 개발을 총괄하는 김정환 기획차장과 홍익성 아트디렉터와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원작 엔딩을 본)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디스이즈게임 <페이트 온라인> 최초공개 읽는 순서
① 공중/필드 전투 플레이 영상 → ② 던전 플레이 영상 → ③ 프리뷰
→ ④ 사전 체험기+인터뷰
패키지 게임 같은 느낌의 던전 플레이 |
<페이트 온라인>에 처음 접속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독특한 느낌의 그래픽이었습니다. 게임은 <젤다의 전설: 바람의 택트> 등에서 사용된 툰 쉐이딩 기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 디자인만 놓고 보면 만화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00% 툰 쉐이딩을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스킬 이펙트 및 기타 다양한 사물·오브젝트 등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3D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실사풍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패키지 게임을 원작으로 두고 있는 만큼 ‘마니악함’에 있어 많은 염려를 했지만 적어도 겉모습에 있어서 만큼은 그런 부분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캐릭터는 툰쉐이딩 기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사물이나 스킬 이펙트 등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게임에 접속하고 처음 몇 분간은 “이것이 정말 내가 알고 있는 PC 패키지 게임 <페이트>를 소재로 하는 온라인 게임이 맞나?”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그래픽부터 시작해서 겉으로 보여지는 대부분의 것들이 원작 <페이트>와는 많이 동떨어져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퀘스트를 받고 던전에 들어가니 “아, 이게 이래서 <페이트>를 원작으로 두고 있구나” 라는 사실을 단 번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게임은 퀘스트 및 던전 플레이 방식에 있어 원작 <페이트>.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 무수히 등장했던 ‘<디아블로> 방식의 액션 RPG’ 게임들의 진행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습니다.
3가지 난이도 중 하나를 선택하고 던전에 입장해야 합니다.
참고로 각 던전은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인스턴스 던전 형태로 등장하는 <페이트 온라인>의 던전은 PC 패키지 액션 RPG들과 비슷한 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 ‘함정’ 부분만 봐도 그렇습니다. 던전 안에는 ‘솟아오르는 가시’ 및 ‘움직이는 발판’과 같은 무수한 함정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보고 피해야만 합니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상자! 유저들은 던전 곳곳에 널려있는 ‘상자’를 일일이 파괴해서 아이템을 얻거나 열쇠 아이템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열쇠를 사용해 막힌 길을 연다던가, 숨겨진 길을 찾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갈 수 없는 지역에 간다는 등의 플레이도 맛볼 수 있습니다.
물속에 감춰진 길을 따라 가면 숨겨진 장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던전의 마지막에는 최종보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해야만 합니다. 기본적으로 <페이트 온라인>의 던전은 혼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이런 강력한 보스몬스터를 잡고 싶다면 아무래도 파티를 맺고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페이트 온라인>은 원작에서 등장했던 시나리오 및 퀘스트를 그대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즉 말로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패키지 게임과 같은 맛을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혹시라도 원작을 플레이해봤다면 보다 색다른 재미도 경험할 수 있겠죠.
던전 안에는 상자들이 등장합니다. 파괴하면 각종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손맛이 느껴지는 전투와 공중전 |
<페이트 온라인>의 전투 및 조작 시스템은 일반적인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키보드의 WASD 키를 사용해서 캐릭터를 이동하고, 1번부터 0번까지의 단축키를 사용해서 공격 및 각종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콤보 시스템’이 아직 미구현이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는 그렇지만, 일단 기본적인 전투의 느낌은 적어도 ‘중간 이상은 한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의 애니메이션도 부드러웠고 타격감도 괜찮았습니다. 특히 광역마법을 쓸 때 나오는 화려한 이펙트와 사운드는 굉장히 경쾌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백팩을 사용하면 날 수 있고, 바로 공중전투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페이트 온라인>은 아직 많은 부분이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체험에서는 ‘도시 건설’이나 ‘공성전’ 같은 게임의 주요 특징들을 모두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기본 뼈대라고 할 수 있는 던전 플레이 및 기타 중요 시스템들은 대부분 구현이 되어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공중전’까지 구현이 되어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은 ‘로켓팩’ 같은 특정 아이템을 장착하면 바로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거대한 부엉이 같은 ‘펫’ 등의 비행 아이템이 더욱 더 많이 추가될 것이라고 합니다) 공중에는 다양한 몬스터들이 날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바로 전투를 벌일 수 있습니다.
공중전은 기본적으로 지상전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바닥이 없고 캐릭터가 상하좌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가령 마법사의 경우 광역마법의 범위가 거대한 구 형태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몬스터들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으며, 흡사 슈팅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마법을 난사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법사는 흡사 슈팅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공중전을 진행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가볍게 맛을 본 <페이트 온라인>은 패키지 액션 RPG에서나 볼 수 있었던 ‘던전 플레이의 감각’ 및 전투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RPG였습니다. 아직 많은 부분이 미구현이었기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적어도 패키지 액션 RPG를 좋아했던 유저라면 자신의 기대작 리스트에 올려놓고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엔그림소프트 김정환 기획차장(왼쪽)과 홍익성 아트디렉터(오른쪽).
TIG> <페이트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을 꼽자면 무엇이 있는가? 다른 무엇보다도 비주얼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다. 만화와 같은 느낌을 살리면서도 너무 마니악하게 다가가지 않는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래도 <페이트> 원작이 좀 마니악한 면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여기에 콘솔 및 PC패키지 액션 RPG들의 느낌을 살리는데도 많은 힘을 쏟았다. 던전 플레이에 있어 패키지 게임과 같은 ‘함정’이나 ‘상자 파괴’, ‘길찾기’ 같은 요소를 넣었고, 전투에 있어서도 콤보 시스템을 넣어 타격감을 살렸다. 그리고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시간 개념’에 있어서도, 저녁 시간이 되면 상점 NPC가 퇴근하러 가서 물건 확보에 제약을 받는 다는 등의 요소를 넣었다. TIG> 아무래도 개발중이다 보니 많은 부분이 구현되지 않은 것 같다. 아직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 중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꼽자면 무엇이 있는가? 미구현인 시스템 중에 가장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길드 타운 시스템’ 이다. 이는 거대 길드가 ‘마치 자신의 집을 짓 듯’ 직접 도시를 건설하고 상점과 NPC를 배치하는 등. 도시의 모든 것을 꾸며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어떻게 보자면 <페이트 온라인>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제대로만 구현된다면 부제목에 ‘도시건설 RPG’를 넣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개발진 내부에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 TIG> 원작이 있지만, 그렇게 많은 부분을 채용한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채용한 부분도 게임의 시스템보다는 퀘스트나 시나리오 쪽에 많이 치중한 것 같다. 그렇다. 아무래도 원작의 인지도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온라인 게임의 특성을 무시하면서까지 원작의 모든 것들을 무리하게 가져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일례로 원작을 해본 유저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물약 충전 시스템’ 등은 온라인 버전에서 구현되지 않았다. 게임의 시나리오도 “원작으로부터 XX년 후”가 아니라, 동일한 시점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패키지 게임과 같은 온라인 RPG’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패키지 게임에서 사용된 시나리오와 퀘스트 등을 많이 가지고 왔다. 던전 및 게임 플레이 등에 있어서도 이를 적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직 많은 부분이 부족하지만 차후 베타 테스트를 할 단계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리면 분명 콘솔이나 PC 패키지 액션 RPG를 좋아했던 유저들의 마음에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TIG> 방금 말했지만, 현재 게이머들 사이에서 원작의 인지도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페이트’ 이라는 이름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무엇보다도 개발진인 우리가 <페이트>라는 게임 자체에 굉장히 애착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실 원작의 경우도 게임이 발매됐던 당시에 온라인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실제로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만약 그 때 온라인화를 진행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있다.
이런 아쉬움을 살리고, 그때 당시 얻었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서 좋은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보자. 그래서 개발을 시작한 것이 바로 지금의 <페이트 온라인>이다. TIG> 원작의 개발진들은 현재 얼마나 남아있는가? 원작을 개발했던 사람들 중 ‘핵심’ 개발자들은 많이 남아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페이트 온라인>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은 대부분 원작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다.
TIG> 게임의 사양은 어떻게 잡고 있는가? 아직 개발중이기 때문에 확정된 사항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높은 사양’ 이라는 소리는 듣지 않게 할 생각이다. 원활하게 잘 구동될 수 있는 사양 내에서 최적의 프레임과 그래픽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TIG> 마지막으로 게임의 향후 서비스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현재 <페이트 온라인>은 바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기본 뼈대’ 만큼은 확실하게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욕심 부릴 생각은 없다. 퍼블리셔를 정하고 더욱 더 완성도를 끌어 올린 이후에 올해 여름 시즌 정도에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