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피를 탐욕스럽게 갈구하는 뱀파이어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인간과의 혈투를 소재로 다룬 작품들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영화 <반헬싱> <언더월드> 시리즈 등이 그것이죠. 사실 영화 산업에서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많은 편에 속합니다.
반면 온라인게임쪽에선 이들은 지극히 약한 존재로 등장합니다. 유저들에게 몇 대에 맞고 죽는 몬스터나 가끔 좋은 아이템이나 보상을 주는 보스급 몬스터로 말이죠. 분명 뱀파이어는 매력적인 세계관을 지닌 물건이지만 워낙 캐릭터가 강해서 일까요. 소프톤엔터테인먼트에서 서비스중인 <다크에덴> 말고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다크에덴>을 서비스중인 소프톤엔터테인먼트에서 전작과 마찬가지로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을 소재로 한 MMORPG를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바로 최근에 알파 테스트를 진행중인 <D2 온라인>입니다. 프로젝트 <D2 온라인>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구본석 개발 이사를 만나 게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이성진 기자
뱀파이어가 인간 종족을 대상으로 흡혈 스킬을 시전하는 장면.
TIG> 프로젝트 <D2 온라인>은 어떤 게임인가.
구본석 이사(왼쪽 사진): <D2 온라인>은 뱀파이어를 중심으로 한 세계관에서 인간 진영과 뱀파이어 진영간의 전쟁을 그린 온라인게임이다. 중점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영화 <반헬싱>에서 보았던 그러한 세계관을 게임 속에 어떻게 잘 담아낼 것인지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중이다.
전작 <다크에덴>을 계승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게임만 놓고 보면 크게 다르다. 기본적으로 슬레이어와 뱀파이어간의 대립 구도는 그대로 가지고 가는데, 렐름 형태로 구현될 예정이다. 총 6개 종족이 등장해 3개 종족끼리 진영을 이루어 전쟁에 임하게 된다.
TIG> 사실 몇 일전에 공개된 <D2 온라인>의 동영상으로 인해 퀄리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솔직히 해외 바이어들에게 이렇게 개발중이다라는 걸 알리기 위해 제작한 영상이 그런 식으로 나갈 줄 몰랐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선 앞서도 설명했지만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온라인게임이 마치 완성된 게임의 플레이 동영상처럼 나간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많이 당혹스러웠고 속상하기도 했다. 우리가 그리는 <D2 온라인>은 분명 다른 것인데 이제 막 기본기만 구현된 상태에서 동영상이 나가니 어이가 없었다. 관련해 허락 없이 영상을 내보낸 담당자들은 사장님한테 많이 깨진 걸로 안다.
TIG> 최근 게임 테스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인가.
그렇지 않다. 정확히 말해 알파테스트에 가깝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내부적으로도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다. 최근 대다수의 게임들이 완성된 상태에서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제 막 게임이 구동된 단계에서 테스트를 실시한다는 사실에 내부적으로도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다.
하지만 <D2 온라인>이 지향하는 바가 단순히 개발자들만의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자가 아니기에 과감히 알파 버전에서 게임을 선보이고 어떤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지를 유저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기로 결정했다.
TIG> 그렇다면 이번 테스트에선 기본적인 것만 할 수 있단 말인가.
말 그대로 <D2 온라인>은 정말 게임의 기초 기반만 완성이 된 상태다. 직업도 4개만 선보였고 스킬 시스템 역시 각 클래스 별로 기본 3개만 넣었을 뿐이다. 간단한 전투를 경험해 볼 수 있으며, 거래 시스템과 잠깐 놀아 볼 수 있는 마을과 필드만 존재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목표한 바는 “<D2 온라인>이 이렇게 만들어 질까 한다”를 알리는 자리라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해 온라인상에서의 제작발표회다.
현재 원화 작업이 한창인 라히칸(늑대인간) 종족.
TIG> CBT나 FGT가 마케팅적인 요소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시도는 정말 도전적인 것 같다.
현재 MMORPG를 즐기는 유저들의 의견을 들어 보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D2 온라인>에 대한 유저들의 예상했던 대로 반응은 반반이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들 마음대로 게임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분명 <다크에덴>의 느낌을 살리게 되면 어둡고 선혈이 낭자하는 형태로 게임이 구현되어야 할텐데 그렇게 되면 그라비티의 <레퀴엠>과 또 차별화를 이룰 수 없다. 결국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조금 더 다른 형태로 구현해 내는 것이 성공의 키가 되지 않을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TIG> <D2 온라인>이 <다크에덴2>가 아니었나?
전혀 다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인데, 원래 개발중이던 <다크에덴2>는 지난 해에 개발중지 되었다. 5년 동안 개발한 것을 중지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다크에덴2>와 관련해선 당시의 개발팀 인력을 시작으로 소스까지 모두 과감히 접어버렸다.
현재 <D2 온라인>은 개발 기간이 1년도 되지 않는 물건이다. 즉, 소프톤엔터테인먼트에서 신규로 개발하기 시작한 MMORPG라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공식홈페이지에는 2004년도에 개발중이던 <다크에덴2>에 대한 정보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지만, 이 역시 큰 의미 있는 자료는 아니다.
TIG> 현재 테스트 현황은 어떤가. 게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법 하다.
3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 대다수가 기존 <다크에덴>유저들이 많다는 점에서 전작을 기준으로 <D2 온라인>에 접근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현재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의 의견은 공개된 지역이 휴먼 지역이라는 점에서 기존 타 판타지풍의 MMORPG들과 비교해 큰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는 다음 테스트에 선보일 뱀파이어 지역들이 추가됨으로써 해결이 될 부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TIG> <D2 온라인>이 내세우는 특별한 요소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사실 기존 MMORPG라는 테두리 안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기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다 보니 독창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D2 온라인>은 두 가지를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문화적인 면이다. MMORPG도 문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세계관에서 비롯된 문화 코드가 <D2 온라인>의 핵심적인 차이가 될 것이다. 분명 위험하지만 야릇한 매력을 지닌 그들의 세계를 얼마나 잘 구현해 내며 게임 곳곳에서 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느냐가 <D2 온라인>의 큰 장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축은 전쟁 콘텐츠다. <다크에덴>의 장점을 계승하지만, 한 단계 더 발전한 형태의 렐름전 구현이다. 자기 진영의 소속감을 고취시킴으로 전쟁 게임으로 진정한 맛을 느끼게 하고 싶다. 조금 더 전략적인 형태로 개개인의 역할이 구분된 형태로 말이다.
TIG> 그럼 정말 단순한 생각인데, 낮과 밤에 따른 차이도 존재하는가.
분명 밤낮에 따른 차이는 있을 것이다. 영화나 소설에서 보았듯이 말이다. 그렇지만 이 종족은 뱀파이어이기 때문에 휴먼 5명과 막상막하로 대결을 펼칠 수 있다는 식의 과장된 표현은 없을 것이다. 그런 류의 밸런싱은 추구하지도 않을뿐더러 MMORPG의 기본을 충실히 따르도록 노력할 것이다.
TIG> <D2 온라인>은 언제쯤 선보일 예정인가.
내년 중으로 OBT를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그 사이에 매달마다 이번 테스트처럼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미니 테스트를 진행할 생각이다. 유저들로부터 채택된 참신한 아이디어는 실제 해당 유저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방향으로 수렴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퀘스트의 경우 해당 퀘스트를 주는 NPC의 아이디가 해당 아이디어를 제출한 유저 아이디로 등재되거나, 게임 크레딧에 이름이 들어가는 등 다양한 방향에서 개발 참여에 대한 동기를 높여줄 생각이다.
TIG> 화제를 바꿔 구 이사의 이력이 궁금하다.
90년대 후반부터 텍스트 머드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무림의 꿈> <삼국연의> <꿈의 나라> 등을 만들며 게임 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웹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아스토로네스트> <아스트로엔> 등 기존 플랫폼을 벗어난 게임 만들기에 시간을 보냈다. 한동안 게임쪽을 떠나있기도 했었고. 작년에 이곳 김경록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눠 본 결과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MMORPG를 다시 만들 수 있어 다시 발을 담그게 되었다.
TIG> 마지막으로 디스이즈게임 가족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D2 온라인>을 떼로 몰려 다니며, 전쟁을 치르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전략적인 진영간 전투를 구현해 진영간 전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싶다. 그리고 단순히 인간의 피를 빨아 먹는 흡혈귀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한 뱀파이어의 세계를 제대로 구현해 내고 싶다. 앞으로도 개발에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유저들에게 특히 즐거운 기대감으로 게임을 기다릴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
완성된 <D2 온라인>을 기대해 달라는 소프톤엔터테인먼트의 구본석 개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