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세계관이 또 넓어졌다.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신작은 <쿠키런: 오븐스매시>라는 난투형 액션 게임이다. 4월 24일부터 오늘(30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된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플레이한 첫인상은 "생각보다 꽤 재밌다"는 것이다. 기존 <쿠키런: 모험의 탑>과는 달리 PvP 액션 배틀 중심의 게임이라서 <쿠키런> 시리즈에서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를 보여줬다.
CBT를 플레이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했지만, <오븐스매시>를 설명할 때 슈퍼셀의 <브롤스타즈>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만큼 두 게임의 큰 골조가 비슷하다. <브롤스타즈>의 문법에 익숙한 유저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쿠키런> 특유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도 있으니, 취향에 맞는 유저들도 적잖게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브롤스타즈>라는 거대한 벽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븐스매시>의 특장점이 더 확실하게 돋보여야 하는데, 아트와 그래픽 등 비주얼 요소와 세계관의 매력만큼은 합격점을 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전반적인 플레이와 UX는 아직 고쳐야 할 지점이 많다. 그런 피드백을 받기 위해 존재하는 CBT이기에, 하반기 정식 출시까지 각고의 노력이 이어져 지금보다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길 희망해본다.
<오븐스매시>는 어떤 매력을 가졌고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느꼈는지, CBT 플레이 경험을 기반으로 면밀히 소개하려 한다. 공식 영상과는 또 다른 디테일을 볼 수 있는 실제 플레이 영상도 기사에 함께 담았으니, 끝까지 정독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오븐스매시>는 마녀의 오븐에서 탈출하기 위해,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탑을 오르며 쿠키들을 구하기 위해 시작했던 전작들과 시작부터 다르다. 신규 캐릭터 'DJ 미야'가 자신을 "플래터 시티의 아이돌"이라 소개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시리즈의 문법에 익숙한 사람들은 눈치챘겠지만, '쿠키'라는 접미어가 안 들어간 캐릭터다. 다시 말해 중요한 캐릭터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플래터 시티라는 공간도 독특하다. 지금까지 과자, 음식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던 것과 달리, 근미래의 도시다. 'DJ 미야'의 차림새도, 전투 진입 전에 기본적으로 머무르는 공간인 '플래터 시티'도 모두 SF 설정이 접목됐다. 여기에 이하 자세히 설명할, 서바이벌 및 팀 배틀을 근간으로 한 전투 모드, 기존에 없던 신규 플레이어블 쿠키들까지 마주하면 <오븐스매시>의 세계관에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CBT 플레이에서 공개된 콘텐츠가 제한되어 있어, 세계관과 내러티브의 방향성만 엿보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긴 했다. 플래터 시티 안엔 정식 출시 때는 접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 건물 및 공간이 있고, 인게임 아트와 공식 홈페이지 등에 소개된 자료를 참고하면 신규 쿠키들이 각자 뭉친 일종의 세력, 집단도 보인다.
지금까지의 <쿠키런> 시리즈들이 내러티브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것처럼, <오븐스매시> 또한 매력적인 설정과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줬으면 하는 기대가 생겼다.





이제 이 게임의 핵심인 전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CBT에서 공개된 모드는 크게 4가지다.
▶ 배틀로얄: 10명이 참전해 높은 순위를 목표로 싸운다. 공격력, 속도, 체력을 올려주는 아이템들이 필드 곳곳에 있는데, 특히 중앙에 많이 있다. 자기장 같은 형태로 필드도 중앙을 향해 줄어들기 때문에, 교전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아이템 파밍과 '스펠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모드다. 빠르게 중앙으로 파고들어 강해질 것인지, 수풀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며 치고 빠지는 방식을 취할 것인지, 전략적 선택이 중요하다.
▶ 캐슬브레이크: 3대3 팀전이다.(참고로 아군은 항상 블루팀, 적은 레드팀) 중앙의 거북이 근처에 머무르면, 상대 캐슬에 거북이가 대포를 쏜다. 거북이 주변을 오래 지켜 캐슬을 무너뜨리거나, 거북이를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시켜 승리하면 된다. 거북이 호송 미션이 걸린 팀전이라고 보면 편하다. 다른 팀전에 비해 필드가 넓은 편이라, 공방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시야를 넓게 가져가야 한다.
▶ 골드러시: 3대3 팀 배틀이며 '골드'를 두고 싸우는 모드다. 캐릭터가 죽을 때마다 골드를 드랍하는데, 한쪽 팀이 10개 이상의 골드를 획득하고, 그 상태를 일정 시간 이상 유지하면 승리한다. 팀원이 가진 골드의 총합이 10개가 넘어가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는데, 이때 골드를 많이 가진 아군을 후방으로 보내고 골드를 적게 가진 아군이 전방에서 싸우며 시간을 벌어주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 스매시아레나: 팀원들의 킬(Kill) 수 총합이 10회에 먼저 도달하는 쪽이 이기는 3대3 팀전이다. 필드가 세로로는 좁고 가로로는 긴 편인데, 몸을 숨길 엄폐물이나 수풀이 많아, 적의 공격은 최대한 피하면서 아군이 적을 공격할 때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 한 번에 여러 목숨을 내주지 않는 것이 '스매시아레나' 모드 교전의 핵심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각각의 모드의 특징과 세부적인 전략을 소개했지만, 핵심은 결국 적을 쓰러뜨리고 살아남는 것이다. 아무런 설명 없이도 한 판만 플레이해보면 "아, 이렇게 이기고 지는 거구나"하고 알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모드만 있다. 길어야 3분 짧으면 1분 안에 승부가 나는 매우 빠른 교전 양상도, 이런 직관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오븐스매시>는 이런 부담 없는 플레이 안에서, 실력과 전략으로 승부를 가르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런 방향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밸런스'가 가장 중요한데, 과연 어땠을까?
<오븐스매시>에서 각각의 쿠키는, CBT 기준 10레벨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 쿠키들은 일반 공격, 주로 이동 기술을 포함한 특수 기술, 필살기까지 3가지의 액티브 기술을 활용한다. 특정 레벨에선 해금 요소들이 있는데, 기술의 위력이 줄어드는 대신 사용 빈도를 늘릴 수 있는 유틸 기술이나, 특정 패시브 능력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결정적으로 기본 스탯 자체가 상승한다.
모바일 씬에서는 난투 액션 장르가 아닌 대전 격투 게임에서도 레벨 업을 통한 스탯 상승 시스템을 넣고 레벨에 따른 매칭을 해주는 경우가 있다곤 하지만, 소위 "깡 스탯"으로 인해 지는 경우가 생기면 기분이 나쁘기 마련이다. 이는 <브롤스타즈>에서도 호불호 요소로 언급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다행히 <오븐스매시>에서는 10레벨까지 도달하는 과정도, (선택 사항으로 주어지는) 유틸 스킬 등의 해금 비용도 그리 부담스럽진 않게 마련됐다. CBT 기간 동안 콘텐츠를 모두 즐겨볼 수 있게 재화를 더 넉넉히 제공해주기도 했지만, 기본적인 시스템 자체가 그리 빡빡하게 구성되어 있진 않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따라오는 질문은 쿠키들 사이의 밸런스다. CBT에서 만나볼 수 있는 쿠키들의 장단점을 대부분 경험해봤지만, 기자는 이 밸런스에 대해 "좋다고 말하기도, 안 좋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평하고 싶다.
일단, 원거리 근거리 캐릭터에 따른 차이는 CBT 기준으로 충분히 극복할 만한 수준에 있었다. 적들의 움직임을 잘 보며 엄폐물을 적절히 활용하면, 원거리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을 줄일 수 있고, 근거리 캐릭터라고 적진의 중앙에서 무작정 공격만 퍼부을 순 없는 유지력을 가지고 있다.
가장 높은 에픽 등급 캐릭터가 아니어도, 일반(Common) 등급 캐릭터도 컨트롤만 능숙하다면 충분히 위협적인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실제로 매치에서 자주 보인 정글전사 쿠키, 체리맛 쿠키는 모두 일반 등급이고 복숭아맛 쿠키, 블루파이맛 쿠키도 레어 등급이다. 모드에 따라 유리한 쿠키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더 간결한 컨트롤로도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실력에 영향을 조금 덜 받는 캐릭터는 있기 마련이다. <오븐스매시>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오리지널 쿠키 중 하나인 육포맛 쿠키가 대표적인 예시다.
CBT에서는 유료 구매 없이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낮은 등급의 캐릭터가 더 활약을 해도 기분 나쁘게 생각할 유저가 없겠지만, 정식 라이브 서비스가 시작된 후에도 그럴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캐릭터의 '개성'이 얼마나 잘 살아있느냐로도 이어진다.

플레이가 눈에 띄는 캐릭터들이 있었다. 아군의 힐과 함께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필살기를 가진 박하사탕맛 쿠키, 방벽을 세워 흐름을 바꾸는 딸기크레페맛 쿠키가 그랬다. 어시스트에도 가산을 줘 MVP를 선정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쿠키만 재미를 보는 시스템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플레이 다양성이 유지되려면 '팀 플레이'가 시스템적으로도 더 명확하게 전달됐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오븐스매시> CBT 경험은 아쉬운 점도 적잖게 있었다.
일단, CBT라는 점을 감안해도 매칭이 빠르게 잡히지 않아, 기다리는 시간이 플레이하는 시간 못지 않게 길었다. 안 그래도 한 판의 길이가 짧다 보니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매칭 시간은 정식 출시 이후 유저가 늘어나면 개선될 사항이지만, 이에 연결된 다른 부분들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지하철이나 야외에서 플레이할 때 서버 연결이 불안정한 경우가 있어, 인게임 플레이가 잠시 끊기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일례로, 신규 오리지널 쿠키 중 하나인 아이스팝맛 쿠키의 기본 일반 공격은 배트를 휘두르는 근접 공격이지만, 차징했을 때 얼음공을 배팅해 날릴 수 있는데, 이런 세밀한 조작 과정에서 잠시라도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으면 원거리 조준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다른 쿠키들은 에임 보정이 있는 편이라 상대적으로 불편이 덜하긴 했다)
퀘스트에서도 권장하는 '3인 풀 파티' 플레이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그 효용성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개인으로 플레이하면 모드와 쿠키 선택이 자유로운데, 파티로 참전하면 파티장만 모드를 고를 수 있고 파티 안에서 중복된 쿠키로 참전할 수도 없다. 인게임에 채팅이나 이모티콘 표시 기능도 없어서, 서로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니 '팀 플레이'의 의미도 느끼기 어려웠다.

난투 게임의 핵심은 무엇일까. 결국 이기고 지는 것으로 갈리는 희비와 슈퍼 플레이를 해냈을 때의 쾌감이다. PvE 중심의 <모험의 탑> 같은 게임이 보스 레이드의 '성패'(성공과 실패)로 재미를 준다면, <오븐스매시>는 팀과 개인의 '승패'(승리와 패배)로 재미를 줘야 한다.
그러나 '배틀로얄' 모드에서 10인 중 1등을 해도 나오는 연출은 다소 빈약했고, 그렇게 점수를 쌓아 여는, 일명 "상자깡"의 연출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이 보였다.
이런 경험 직후에 다음 판을 위해 다시 매칭 대기를 하다 보면, 이탈하는 유저가 생길 수밖에 없다. CBT에서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정식 서비스 때는 이런 요소들이 꼭 개선됐으면 한다.

<오븐스매시> 개발사 프레스에이(PressA)는 데브시스터즈의 자회사로, 이전에 <사이드 불릿>이라는 배틀로얄 게임을 선보인 적이 있었다. <데드 사이드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얼리 액세스를 먼저 하기도 했던 게임이다. 다소 아쉬운 평가 속에 <사이드 불릿>의 서비스 종료를 한 뒤, 착수한 프로젝트가 <쿠키런: 오븐스매시>다.
<오븐스매시>의 초기 기획은 PC 콘솔 플랫폼에서 <스매시 레전드>와 유사한 스타일의 난투 게임을 지향하고 있었다. 초기엔 쿼터뷰 시점에서 점프 공격과 지형 파괴가 있던 모습이었다. 최초 공개 이후 몇 년이 지나는 동안, 플랫폼도 모바일로 바뀌고, 게임의 구조도 상당 부분 바뀌어 지금의 형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 사이 많은 고민과 검증의 시간이 있었으리라 예상된다. CBT 플레이 경험을 종합해보면, 일부 아쉬운 점들도 있었지만 정식 출시까지 개선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고,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재미, 세계관이 가진 매력이 큰 강점이라 느껴졌다.
데브시스터즈 또한 <오븐스매시>에 꽤나 진심이다. 4월 26일 토요일엔 24명의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이 한 곳에 모여 '<쿠키런: 오븐스매시> 크리에이터 컵'이라는 이벤트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오븐브레이크>, <킹덤>, <모험의 탑>에서 모두 그래왔듯 성우와 쿠키의 연결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 이 이벤트 경기에 마들렌맛 쿠키의 남도형 성우가 참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븐스매시>의 팀 난투 플레이를 기반으로, e스포츠의 가능성까지 내다보며 긴 호흡의 준비도 병행하고 있는 셈이다. <브롤스타즈> 또한 이런 e스포츠가 활성화되어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근거 있는 도전이라 볼 수 있다.


CBT 오픈 첫날 기존 시리즈에선 볼 수 없던 콘셉트인 'DJ 미야'가 말을 걸었을 때 받은 신선한 충격, 인게임 플레이 곳곳에서 보이는 신규 캐릭터들의 세력과 진영에 대한 힌트, 힐러 캐릭터도 팀 배틀에서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공격 기술을 가진 독특한 구성 등 <오븐스매시>가 가진 매력이 분명히 있다.
추후 정식 서비스 과정도 궁금한 게임이다. 키가 작은 쿠키들이 가진 물리적 액션 연출의 한계 안에서 어떤 스킬 구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전투 중엔 잘 보기 어려운 캐릭터 꾸미기 요소 외에 또 어떤 보상들이 다음 전투를 이어갈 핵심적인 동력이 되어줄까.
하반기까지 게임의 내실을 잘 보강해, 긴 시간을 거쳐온 <오븐스매시>의 도전 과정이 빛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끝으로, 공식 영상에서 볼 수 없는 구간들 위주로 남긴 CBT 플레이 영상을 보여드리며 기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