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기획기사
① 게임계의 넷플릭스 노리는 MS, 블리자드 인수로 승리의 마침표 찍다 (현재 기사)
② 블리자드 인수한 MS, '반독점법' 돌파 가능할까? (바로가기)
③ MS 인수, 바비 코틱의 구원일까 액블 변화의 희망일까 (바로가기)
④ "그래서 히오스, 오버워치 부활 가능한가요?" (바로가기)
1. 게임 역사상 가장 큰, 압도적 규모의 인수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현금 687억 달러(약 82조 원)를 질렀습니다. MS 46년 역사상 가장 큰 인수 비용일 뿐 아니라 게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빅 딜입니다. 게임과 IT 업계 전체를 흔드는 소식이자 향후 시장 판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사건입니다.
먼저 아래 이전 계약들이 '스몰 딜'로 보이는 착시현상을 경험해보세요.
※ 참고: 역대 주요 게임사 인수
22년 MS,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687억 달러)
22년 테이크투, 징가 인수 (127억 달러)
16년 텐센트, 슈퍼셀 인수 (102억 달러)
21년 MS, 제니맥스 인수 (75억 달러)
15년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인수 (59억 달러)
16년 자이언트, 플레이티카 인수 (44억 달러)
14년 MS, 모장 인수 (25억 달러)
이번 계약으로 2014년 이후 역대 주요 게임사 인수 사례 7개 중 MS와 관련된 게 4가지나 됩니다. MS가 이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전후 EA가 'Eat All'로 명성을 날렸지만 지난 10년 MS에 비하면 그 규모에서 새 발의 피입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콜오브듀티>,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전설적인 라인업들이 조만간 Xbox 게임패스에 이름을 올리겠죠. 소니와 이미 계약을 맺은 타이틀을 바로 해지할 가능은 희박하지만, 후속작들은 Xbox 독점 가능성이 높습니다. Xbox 게임패스의 우세는 더욱 굳어질 겁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표현이 떠오네요. (MS가 차세대 콘솔 경쟁에서 독점 라인업 때문에 소니에 밀릴 가능성도 없어졌죠!)
모바일 유저까지 구독 서비스가 확장될 경우, 게임패스는 더욱 압도적인 포지션을 차지하겠죠. MS는 이번 인수 계약으로 2020년대 후반 요란했던 스트리밍 구독서비스 시장에서 승리의 마침표를 쾅 찍었습니다.
3. MS, 미래의 메타버스 전장에서 주도권을 잡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에서 커뮤니티들이 주도하는 콘텐츠와 소비, 상거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게임처럼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이렇게 많은 게임이 메타버스 경제 및 사회로 진화해가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 바비 코딕도 '메타버스'가 이번 인수 계약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임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인해줬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사회적 경험으로 변화시켰고 플레이어가 가장 참여적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인 게임을 통해 목적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수억 명의 플레이어 커뮤니티를 만들고 즐겁게 했다.
이런 커뮤니티를 다 함께 연결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페이스북, 구글, 텐센트, 넷이즈, 아마존, 애플, 소니, 디즈니 등은 자체 게임 및 메타버스 주도권에 대한 야심을 가지고 있다. 경쟁 업체들은 전문적으로 제작된 콘텐츠와 사용자가 생산한 콘텐츠, 풍부한 소셜 연결로 가득 찬 가상 세계의 기회를 보고 있다.
우리의 재능과 게임은 풍부한 메타버스 구성의 중요한 구성 요소다."
MS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인터넷 서비스로 큰 성공을 거둬본 적이 드뭅니다. 생산성 앱이나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에서 앞서 나갔지만 정작 스스로 만든 서비스는 실패해 왔죠.
메타버스를 노리는 MS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IP를 가지고 있는 게임사'를 전격 인수했습니다. 두 회사의 인수 논의는 지난해 말 시작했습니다. 82조 규모의 계약이 전격 성사됐다는 건 메타버스에 MS의 강력한 욕망과, 그 안을 채울 콘텐츠에 대한 MS의 애타는 갈증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4. 합종연횡의 전장, 뜨거워지다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메타버스 전장에 깃발을 꽂았습니다.
ETC
- 아직 계약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독점 여부에 대한 당국의 판단을 거쳐야 합니다.
- 계약 완료까지는 18개월 남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연도 2023년에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성희롱과 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 바비 코딕도 한 시름 놨습니다. 7월 이후 주가가 27% 빠졌지만 투자자들에게 프리미엄 45%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줬고, 인수 발표 후 주가가 30% 가까이 올랐으니까요. 대표 자리도 인수 완료 전까지 최소 18개월은 유지할 예정입니다.
- 이번 인수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부문이 매우 커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으로 분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