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는 이전부터 한국적 문화를 자사의 게임 안에 구현하려 노력해 왔다. 2021년에는 깜짝 트레일러를 공개한 <도깨비>를 통해 현대 한국의 풍경을 게임 내에 그대로 담아낸 모습을 보여준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검은사막>에 신규 대륙 '아침의 나라'를 업데이트했다. 아침의 나라는 한국의 왕조 국가 '조선'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외로 게임에서 이처럼 조선 문화와 한국의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려 시도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사극이나 퓨전 사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드라마와 영화 같은 영상 매체와는 사정이 다르다. MMORPG 장르에서 3D 그래픽으로 구현해 낸 사례는 더욱 드물다. 펄어비스는 이런 환경 속에서 한국적인 배경을 게임에 담아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아침의 나라의 지형은 한반도의 자연 풍경이나 국내 여행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에게 친숙하도록 만들어졌다. 가령 처음 만날 수 있는 아침의 나라의 모습은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고금도를 본떠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담양 대나무 숲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배경이나, 매년 3월 말 경부터 명승지에서 볼 수 있는 진달래꽃이 개화한 풍경을 담는 등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배경과 청취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미 커뮤니티에는 '아침의 나라'의 지형을 돌아다니며 남긴 스크린샷이 빠르게 업로드되며 "친숙한 풍경을 게임에서 만날 수 있어 좋다"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노력은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펄어비스는 이전부터 한국의 모습을 게임 내에 담아내기 위해 정부 단체와 업무 협약(MOU)을 지속적으로 체결해 오고 있었다. 21년에는 한국관광공사와 ‘게임 한류의 확산 및 한류관광 활성화 협력’ 업무 협약을 맺었다. 2022년에는 문화재청과 ‘게임을 통한 문화유산 콘텐츠 보급 확산’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그 외에도 이번 '아침의 나라'를 위해 경주시, 고성군, 단양군, 담양군, 부여군 등 다양한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의 도움을 받아 도자기나 유물 등의 모델링을 하는 등 세세한 고증에도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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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아침의 나라'에 구현되어 있는 한국 전통 복식과 문양, 생활상이 어떻게 고증되고 재창작되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한 예로 옛 한국에서 오줌싸개가 키(쭉정이를 걸러내는 농기구)를 쓰고 소금을 받으러 다니는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
이에 맞춰 게임에 등장하는 '도깨비 일꾼'이 키를 쓰고 다니는 등의 모습이 있다. 아침의 나라에 등장하는 병사들은 조선 시대 팽배수(조선군의 병과 중 하나)가 사용하던 원방패와 비슷한 문양이 그려진 방패를 들고 다닌다. 건물에는 대들보와 주춧돌이 구현되어 있으며, 마을 앞에는 풍요를 기원하는 솟대와 일종의 수호신인 장승이 서 있다.
한국적인 요소를 활용한 하우징 콘텐츠도 존재한다. 아침의 나라에서는 조선 기와집 풍으로 만들어진 '삼향재'나 지붕을 나무 널판으로 덮은 '너와집'을 빌려 거주할 수 있으며 한국 문화에 맞춘 131개의 가구 아이템이 새롭게 추가됐다.
또한, <검은사막>에는 항해 콘텐츠가 있는데, 아침의 나라 조선소에서 '판옥선'을 제작해 직접 타고 다닐 수 있기도 하다. 개발진은 "아름다우면서도 강인한 모습에 걸맞는 판옥선이 추가됐다"라며 "150이라는 선실을 활용할 수 있고, 외형에서 보이는 것처럼 갑판 위의 단단한 덮개형 구조를 통해 높은 방어력과 함께 충각 기술의 피해량 또한 높다"라고 설명했다.
판옥선이 기존 갑판 주위에 판자로 된 두꺼운 방패를 세우고, 그 위에 갑판을 하나 더 세워 목재 선박임에도 매우 견고했다는 것을 고증한 것이다. 판옥선의 승선 인원 역시 임진왜란 당시 125명 이상이었으며, 후대에 가서는 160명이 넘어갔다고 알려져 있기에 적절한 고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