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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만들고 싶었던 것은 재미있는 게임" P의 거짓 심층 인터뷰 -2-

[인터뷰] 라운드8 스튜디오 기획팀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3-09-16 11:27:20
핵심 목표는 플레이어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소울라이크'와 '싱글 콘솔 게임'에 도전하는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의 <P의 거짓>이 16일, 사전 구매자를 대상으로 앞서 해보기 출시됐습니다.

<P의 거짓>은 국내 게이머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게임입니다. 지금까지 MMORPG와 모바일, 온라인 게임 위주로 개발력을 키워 온 국산 게임이 'AAA급 콘솔 게임'에 도전하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이 아닌 만큼 개발 과정에서 찾아온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P의 거짓>을 개발했을까요? 이에 디스이즈게임이 총 4회에 걸쳐 <P의 거짓> 개발팀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두 번째 인터뷰는 게임 개발의 핵심을 맡았던 기획팀에 대한 인터뷰입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왼쪽부터) 권병수 월드 담당, 최지원 디렉터, 이정현 전투 담당, 남기욱 레벨 디자인 담당

본 인터뷰는 리뷰판 제공 이전에 이루어졌습니다.


# "일단 만들고 검증하는 것"에 집중했다.

Q. <P의 거짓> 개발을 위해 외부에서 합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제안받게 되신 건가요? 소울라이크 게임을 만들자는 제안이 왔을 때 쉬운 일은 절대 아닐 거라는 예상을 하셨을 법 한데, 합류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최지원 디렉터: 이전에 박성준 라운드8 스튜디오장님과 같이 일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액션과 소울라이크 장르의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계세요. 마침 소울라이크 기반의 콘솔 게임을 만들기로 했고, 저를 잘 아시기도 해서 제안을 주셨습니다. 고민이 있긴 했지만, 개발자라면 정말 좋아하고 만들고 싶은 프로젝트를 한 번은 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 합류를 결심했습니다.


Q. '피노키오'라는 소재는 디렉터님이 먼저 제안하셨다고 들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아시다시피 소울라이크가 정말 만들기 어려운 장르입니다. 저희의 첫 도전이기도 하죠. 뭔가 주목받을 소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야기나 소재부터 게이머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목표였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잘 알려진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 것도 신선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 보니 피노키오의 모험 이야기가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제가 원작을 이미 읽어 본 상황이기도 했고요. 



Q. 그렇다면 개발 초기 <P의 거짓>의 인게임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가령 "새로운 전투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소울라이크 액션을 만들자"와 같은 식으로요.

A. 최지원 디렉터: 조금 다릅니다.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소울라이크 장르 자체를 제대로 만들자"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정말로 어려운 영역입니다. 소울라이크 장르에서 성공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르의 재미를 제대로 살리는 것, 이 부분에 대해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Q. 그러면 소울라이크 장르에 정통한 인원 위주로 개발 인력을 꾸리셨나요?

A. 최지원 디렉터: 아닙니다. 기획팀이 만든 목표에 따라가는 것보다는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습니다. 그렇다 보니 관련 장르를 정말 많이 플레이했습니다. <P의 거짓>을 개발하며 장르의 마니아가 되신 분도 있고, 구성원 각각이 원하는 재미 요소를 존중하고 수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그렇다 보니 분석이 중요했습니다. 같은 '재미'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해석이 나오더라도 모두 옳은 것이기에, 어떻게 게임을 개발해야 할 지에 정말 많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이런 일화도 있었네요. 저도 어느 정도 소울라이크 장르의 게임을 많이 해 봤다고 생각했는데, 안 해본 게임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디렉터님이 좀 해 보시라고 보채셔서, 퇴근하고 게임을 하고, 주말에도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이 있었네요.

A. 최지원 디렉터: 그리고 지난 아트팀 인터뷰에서 나온 것처럼 저희 팀이 대화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동기가 생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더욱 대화가 편해지고 각자 구현을 원하는 아이디어들이 생기면서 게임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풍부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네요.



Q.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떻게 대화를 나누냐도 중요합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사실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면 모두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일이 필요합니다. 다른 게임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우리 게임'을 해 보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게임이 아직 없는 상태잖아요? 그래서 초창기 프로토타입부터 시작해 계속해서 2~3개월마다 빌드를 하나 만들고, 같이 플레이를 하며 테스트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계속해서 거쳤습니다.




Q. 처음에는 몇 명이서 시작하셨나요?


A. 최지원 디렉터: 제가 2020년 2월 들어왔고, 노창규 AD님을 포함해 여기 있는 분들이 처음 모인 것은 2020년 5월 정도입니다. 골드행 기준으로는 순수 개발팀만 120명 정도까지 커졌습니다.



Q. 개발 기간을 고려하면, <P의 거짓>은 상당히 빠르게 만들어진 게임인 것 같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빠르게라기보단 큰 실수가 없었다가 맞는 것 같아요.

A. 남기욱 레벨 담당: 콘텐츠를 뒤집는 것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에요. 레벨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경험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테스트용 맵을 거의 다 만들었다 싶을 때마다 디렉터님 피드백으로 다시 만들기도 했네요(웃음). 

하지만, 전투나 기획 면에서 이미 준비해 주신 것이 많다 보니 아트나 연출만 안 입혀져 있을 뿐 플레이적인 면은 확인할 수 있거든요. 다 같이 테스트하면서 재미가 없으면 과감히 버리고 빨리 다시 만들자는 식으로 접근을 했었네요.

A. 권병수 월드 담당: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희가 테스트 주도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개발 초기부터 중요한 가치로 정했기에 일단 실제로 작동하는 빌드를 만들고, 모두가 테스트하며 재미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소통에 들어가는 값을 많이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테스트 중심의 개발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그래도 첫 도전이다 보니 막막한 감도 없지 않았을 듯한데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저희 같은 경우는 기획자분들도 엔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엔진을 활용해 직접 본인이 원하는 바를 구현해서 테스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보통은 기획서를 작성한 다음 프로그래밍이나 아트적인 검증을 하고 '아 이렇게 만들면 안 됐구나'를 느끼기도 하는데, 이미 플레이적인 검증이 끝난 상태에서 빌드 제작에 들어가니 더 빠르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A. 권병수 월드 담당: 그리고 기획에서 빠르게 프로토타이핑을 하며, 아트 팀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이런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네요.

A. 최지원 디렉터: 기획 의도를 확인할 때 텍스트 위주면 자칫 추상적일 수 있어 의도에 대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로 엔진을 통하여 실 플레이 위주의 의도 파악이 주효했던 것 같아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배경 팀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이미 개발진이 테스트 해본 맵을 바탕으로 배경 디자인을 하는 것이기에 제작이 더욱 수월하기도 했네요.




Q. 소울라이크 장르를 원래부터 좋아하셨던 분들이 많기도 하니 이것도 궁금합니다. '소울라이크'를 '플레이어'로써 즐기면서 느꼈던 것과, '소울라이크' 게임 개발자가 되어 실제 경험해 보니 달랐던 것이 있나요? 

A. 최지원 디렉터: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달라진 부분이라면 소울라이크 게임 개발자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습니다. 정말로 개발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절절히 느꼈습니다. 덕분에 저희 말고 소울라이크 장르에 도전하는 다른 프로젝트를 보면, 경쟁보다는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Q. 하나의 장르 안에서 각 게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계속해서 발전합니다. 소울라이크 역시 그렇죠. <P의 거짓> 개발팀이 생각하는 소울라이크 장르의 트렌드와 니즈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그리고 이 관점을 어떻게 <P의 거짓>에 반영했는지 궁금합니다.

A. 권병수 월드 담당: 트렌드라 하면 불친절하고 어려웠던 부분이 친절하면서도 매운 방식으로 바뀌지 않나 싶습니다. 이전에는 보스와 부활 지점이 먼 경우가 있었는데, 위치가 가까워지거나 아예 별도의 체크 포인트를 만들어 주는 경우가 생겼죠.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점이 불친절함이 친절함으로 바뀌는 과정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저희도 <P의 거짓>에서 이런 트렌드를 녹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퀘스트를 위해 특정한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방문했던 지역을 다시 가야 하는 경우도 있죠. 기존 소울라이크에서는 잘 알려주지 않는데, 저희는 별바라기의 이동 메뉴와 같은 곳에서 가이드를 해 주는 쪽으로 만들었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반대로 다른 곳에서는 친절하다 보니 레벨에서는 정통성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레벨마저도 너무 친절하면 그저 그런 액션 RPG가 되어버릴 것 같았어요. 그래도 불합리할 수 있다고 느끼는 부분은 최대한 완화하고 조율해 나갔습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전투에서는 '자유도'가 높아지는 추세 같아요. 스킬이 다양해지고, 조작할 수 있는 액션이 다양해지고 하는 것들이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P의 거짓>에서는 P기관이나, 다양한 무기의 조합 등을 통해서 전투의 자유도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최지원 디렉터님은 다수의 인터뷰에서 <P의 거짓>이 '소울라이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해 오시고 계십니다. 해당 장르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 가장 난관을 겪는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P의 거짓>에 어떤 요소가 도입되었나요?

A. 최지원 디렉터: 흔히 경험했던 하나의 액션 게임이라는 접근에서 난관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소울라이크 장르에는 여러 알아야 할 정보들이 있는데, 이를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하는 겁니다. 록온을 전혀 모른 채 게임을 하거나, 레벨을 안 올린 상태에서 게임을 하거나, '뒤잡'이라 불리는 시스템을 모르고 '하다 보면 알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뜨거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모르는 사람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게임에서 잘 알려줘야겠다고 느꼈어요. <P의 거짓>은 이 부분에서 노력했습니다.

또 하나는 어려움이 있어도 매력적인 이야기나 세계관, 비주얼을 보여주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면 어려운 보스를 만나도 꺾이지 않고 도전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외형적인 부분이나 연출 등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플레이어에게 흥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레벨 디자인 면에서도 초심자를 위해서 초반 챕터에는 숏컷(지름길)을 조금 많이 만들고 쉽게 인지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기술직에는 흔히 '곤조'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P의 거짓>을 개발하며 '이것만은 타협할 수 없다!' 혹은 '이것만큼은 지키고 싶다!'한 곤조가 있을까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전투할 때 플레이어에게 손해만 발생하는 상황이 없도록 노력했습니다. 손해만 발생하게 불쾌하거나 불합리한 느낌을 갖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Q. 퍼펙트 가드에 실패하더라도, 리게인을 통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런 의도인가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사실 방어에 성공한 것도 잘한 거잖아요? 예전에는 방어만 잘해도 칭찬받기도 했죠. 그런데 게임이 고도화되면서 이런 것들이 '성공하지 못했어'라고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점을 조금 완화하려 했습니다.


Q.  어느 정도 피지컬(반응 속도와 같은 실력)이 요구되는 부분을 완화한 것일까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소울라이크는 피지컬이 아닌 뇌지컬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간의 판단과 조작보다는 미리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하고 실행하는 결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피지컬이 좋은 사람이, 피지컬이 좋은 만큼의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퍼펙트 가드 시스템을 넣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체력 회복 아이템을 전부 소모하면, 적을 공격해서 다시 보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부분입니다. 회복 아이템을 전부 소진하면 "아 이제 곧 죽겠구나" 느끼실 수 있지만, 마음이 꺾이지 않고 집중해서 플레이나가면 극복할 수 있는 것이죠.


가드


Q. 확실히 데모를 플레이할 때 보스전에서 사망 직전까지 갔지만, 어떻게든 체력 회복 아이템을 다시 복구시켜서 역전했던 기억이 있네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이런 점이 초심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두 번 죽는 게임도 있잖아요? 한 번의 죽음은 용인해 주는 게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그래도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게, 긴장을 유지하면서 마음이 꺾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타격감은 어떻게 잡으셨나요? 인터뷰니까 좋은 이야기를 할려는 것이 아니라, <P의 거짓>을 처음 접했을 때 타격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정말 사소하면서도 게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죠. 

A. 이정현 전투 담당: 처음에는 타격감이 조금 달랐어요. '깡'하는 소리가 나오는 등 소리도 조금 더 딱딱했고, 현실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했습니다. 현실적인 것에서 오는 재미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재질과 동작에 대한 개발이 필요했기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 피드백을 하다 보니까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리뉴얼을 엄청 많이 했고,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하며 현재의 모습이 됐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타격감만큼은 정말 중요한 기준선을 잡았습니다. 타격감은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에 다들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깊은 맛의 장을 만드는 느낌이랄까요.

A. 남기욱 레벨 담당: 조금 더 첨언하면, 구조물을 때리는 느낌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데모를 해 보셨으면 알겠지만, 엘리시온 거리 지붕에 올라가면 몬스터가 갑자기 튀어나오는데, 오른쪽에 벽이 살짝 튀어나와 있어서 공격이 조금 막히도록 의도한 구간이 있거든요. 무기는 오른손에 들고 있으니까.

레벨적으로 이런 것들을 의도하기도 하는데, 이때가 아니라면 벽을 언제 쳐 보겠습니까? 이 부분에서도 피드백이 있었어요. "벽 치는 소리가 약합니다. 더 세게 해주세요", "이 재질을 쳤더니 왜 이 소리가 나죠?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이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웃음).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QA분들이 벽을 일일이 공격하시면서 "이 부분은 무기가 안 튕깁니다", "여기는 때렸더니 반응이 없네요"와 같은 것까지 일일히 찾으셔서 수정하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노력해 주신 프로그래밍이나 아트팀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A. 최지원 디렉터: 반대로 권병수 월드 담당님은 일부러 맞으면서 돌아다니시더라고요. 피격감이 좋다고 하시면서요(웃음).

A. 권병수 월드 담당: 때리는 타격감도 중요하지만, 피격당했을 때의 느낌도 중요합니다. 게임을 하시다 보면 '영혼까지 아프다'라고 느껴지는 공격도 있으실 거예요. 맞을 때나, 때릴 때나 사운드와 연출이 전부 다릅니다.




# 모든 것은 '재미'를 위해서

Q. <P의 거짓>의 핵심인 날과 자루 시스템은 어디서 아이디어가 출발했나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최지원 디렉터님이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항상 조깅을 하시는 시간에, 갑자기 전화하셔서 아이디어를 주십니다. 전화가 와서 받아 보니 "날과 손잡이를 나눠 보면 어때?"라고 하시더라고요. 조합에 따라 무기의 길이와 모션이 달라지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는데, 그 때는 이렇게 힘든 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개발하면서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그래도 프로토타입으로 기획을 만들었을 때 내부에서 반응이 정말 좋았네요(웃음).

A. 권병수 월드 담당: 개발 초기에는 '얼마나 기괴한 조합을 만드냐' 경연대회처럼 분위기가 흘러간 적도 있었네요. 내부에서도 밈(meme)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기를 원하시는 분이 계시기도 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개발 초중반에는 테스트를 하시면서 대부분 생존을 위해 더 강한 무기를 찾는 모습이었는데, 후반에는 이해도가 높아지시니 각종 기괴한 조합으로 게임을 하시더라고요. 여러분도 이런 패턴으로 게임을 플레이하시면 더욱 즐거우실 것 같습니다.





Q. 그러면 '리전 암'을 구상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A. 최지원 디렉터: 비슷한 시기에 구상했습니다. 조깅하다가 무기의 조합 자체만으로는 단조로울 수 있으니, 인형이니까 주인공의 왼팔을 사용해 조금 더 익사이팅한 전투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권병수 님이랑 같이 메카닉물을 좋아하다 보니, 초기의 주인공은 거의 메카닉 같은 느낌으로 몸의 다양한 부분을 교체하고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다만, 무기 조합의 조합이 핵심이다 보니 너무나 많은 파츠가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됐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초기에는 주인공의 등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저는 정현님에게 '판넬'을 만들자고 계속 어필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이런 부분은 일찌감치 기각했습니다(웃음).





Q. 무기의 다양한 조합이 핵심이라면, 밸런스 문제가 우려되기도 하는데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내부 테스트나 FGT 등 모든 것을 포함해서 같은 조합으로 게임을 꾸준히 하는 경우가 많이 없었습니다. 피드백을 봐도 어떤 무기가 좋은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았어요. 너무 하나의 조합으로 귀결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만약에 너무 한 쪽으로 귀결된다 하더라도, 너무 크지만 않으면 그것 또한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수치적인 부분을 보며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A. 남기욱 레벨 담당: 레벨 면에서도 밸런스 테스트를 합니다. 도구가 좋아도 현장에서 쓸 일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니까요. 정말 많은 테스트와 피드백을 진행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내부 테스트를 하면서 자신만의 조합을 어필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이 조합의 성능이 정말 좋다고요. 그리고, 다음 날 그 조합이 사라졌죠(웃음).

A. 남기욱 레벨 담당: 그러다 보니 언급을 안 하고 몰래 쓰시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면 전투 담당자님이 추적하셔서 왜 이야기 안 했냐고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웃음).


Q. 정말로 테스트를 많이 했다는 느낌이네요.

A. 최지원 디렉터: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라기보단 '안도감'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밸런스 면에선 정말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데모 이후로도 정말 마지막 날까지 폴리싱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FGT를 위해 오신 장르 이해도가 높으신 테스터 분들도 '빠르게 게임을 깨는 것' 대신, 맵 구석구석까지 찾아다니며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을 찾아내 피드백이나 버그 리포트를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Q. 그리고 게임을 하다 보면, 성능은 마음에 안 드는데 공격 모션은 참 마음에 드는 경우가 있잖아요? 플레이어가 무기의 조합을 통해 이런 부분을 스스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 무기의 모션은 너무 좋은데 성능이 안 좋아"나 "둔탁한 느낌은 마음에 드는데 공격 모션이 나랑 안 맞아"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죠. 아니면 게임을 진행하며 새로운 무기가 나오는데, 이런 점들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점을 조금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Q. 여러모로 무기의 조합과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전투의 다양성을 늘려 나가려 하는 느낌이네요. 이전 체험해서 확인한 것인데 퍼펫 스트링도 업그레이드를 모두 하면, 강공격 대신 퍼펫 스트링의 점프 공격을 통해 그로기를 터트릴 수 있더라고요.

A. 최지원 디렉터: 재발견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퍼펫 스트링 처음 사용하면 단순히 끌어들이기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게임을 하다 보면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깨우치는 등 가능성의 재발견이란 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전투 뿐만 아니라 레벨에서도 이런 점들이 많습니다.


Q. 반드시 패링을 하거나, 거리를 벌려야 하는 '퓨리 어택'의 의도는 무엇인가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판단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한 가지 액션으로만 적의 공격을 파훼하면 지루해질 수 있거든요.


Q. 그렇다면, 페이블 아츠의 개발 의도는 무엇인가요. 페이블 아츠는 상당히 화려하고 빠릅니다.

A. 최지원 디렉터: 전투에는 리듬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똑같은 리듬으로만 하면 전투가 지루해져 몰입이 저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투의 리듬을 줘 몰입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고 싶었어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페이블 아츠는 격투 게임의 필살기 같은 느낌인데, 플레이어가 더 잘 할수록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화려하고 멋있어야 플레이어가 더 잘 활용하도록 하고, 잘 활용하기 위해서 게임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몰입하는 등 이런 식으로 향상 효과를 누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네요.


Q. 전투 부분에서 많이 차별화를 주려고 한 느낌입니다.

A. 최지원 디렉터: 결국은 게임의 '재미'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차별화라기보단 저희 개발진의 경험으로 우려낸, 재미를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소울라이크의 디자인에 관하여

Q. 레벨 디자인 팀이 정말로 고생이 많았을 듯 합니다. 소울라이크 하면 숏컷(지름길)로 구성된 복잡하면서도 섬세한 맵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말로는 쉽지만, 디자인하는 입장에서는 '합리적이고 예술적인' 숏컷 디자인이 참으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셨나요?

A. 남기욱 레벨 담당: ​저만 고생을 한 게 아니에요. 모두가 고생했습니다.

개발 초반에 디렉터님에게 "(맵을) 아름답게 만들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수정도 정말 많이 했고요. 그래도 너무 초반부터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습니다. 쌓아 간다는 느낌이랄까요. 가장 집중했던 것은 몰입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세이브 포인트로 역행하도록 유도하기보다는, 복귀해서 재정비를 할 지 선택할 수 있다는 느낌과 숏컷을 찾았다는 안도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중요한 숏컷의 경우에는 기억에 남도록 챕터의 콘셉트에 맞는 구조물과 연관지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게 숏컷이 되네?"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신경썼네요. 안도감과 감탄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테스트를 할 때 반응이 별로 없으면 더 고민하게 되고, 그날 밤 못 자고 그러기도 했네요.

A. 최지원 디렉터: 그만큼 레벨 쪽에서 수용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레벨을 한번 만들면 바꾸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항상 과감하게 바꾸고 노력해주시는 점에서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A. 권병수 월드 담당: 숏컷이란 게 어떻게 보면 양면성이 있어요. 일관되게 만들면 진부하고 식상해져 버리거든요. 그렇다고 모든 숏컷을 다 다르게 만들면 대부분의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 버립니다. '따뜻한 냉커피'처럼 누구나 인지할 수 있는 가시성을 가지면서도 식상하지 않게 만들어야 해요. 그렇다 보니 레벨 디자인 팀에게 정말 힘든 요구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꼭 숏컷이 지름길이 된다기보다는, 동선의 확장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 점을 레벨 담당자 분들이 많이 신경쓰셨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내러티브적으로도 탐험의 재미를 잘 풀어내기 위해 아트팀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네요.


한 외국 게이머가 직접 만든 <P의 거짓> 데모 버전의 맵 일부 (출처: 레딧)



Q. 지금까지 공개된 인터뷰나 정보를 보면 내러티브가 반복되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P의 거짓>의 내러티브에 집중하고, 여러 인터뷰에서 강조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최지원 디렉터: 아까 언급했던 것처럼 플레이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의 의미도 있고,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소울라이크의 방식을 빌려 풀어내는 것이 신선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해외 쪽에서는 내러티브와 관련해 많은 관심을 주시더라고요. 

A. 권병수 월드 담당: 소울라이크라고 하면 전투가 핵심이고 내러티브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하고 애정을 갖기 위해서는 내러티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피노키오가 유명하긴 하지만, 사실 원작이 어떤 내용이냐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기도 하거든요. 원작을 꼼꼼하게 보고 다양한 요소를 재해석해 보여주기 위해 프로젝트 초기부터 노력했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내러티브를 전달하고 보여주는 타이밍에도 집중했습니다. 갑자기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주면 플레이어가 혼란스러워하거나, 아예 스킵해 버릴 수 있거든요.


Q. 그러고 보니 내구도 시스템을 넣게 된 비화도 궁금합니다. 의도가 무엇인가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사실, 저도 초기에는 내구도 시스템이 제약적인 플레이라 생각이 들 수 있어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민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팅 게임에서는 항상 재장전이 필요하잖아요? 탄약이 제한되어 있기에 만들어 내는 재미도 있다 보니, 그런 쪽에서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한 것 같아요.

A. 최지원 디렉터: 또 한 가지는 주인공의 매력을 보여 주기 위해서입니다. 주인공이 인형이지만, 외형적으로 인형이란 점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왼팔의 의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여러 점을 생각하다 보니 왼팔로 내구도를 회복하고 멋지게 표현하면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지 않을까 했습니다. 멋스러운 표현을 위해 생각한 점도 있어요.

A. 권병수 월드 담당: 개인적으로는 플레이하면서, 보스 공략이 잘 안 될때 무기를 갈면서 차분하게 생각하다 보게 되더라고요. 이런 재미 요소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멋스러움 말고도, 본편을 해 보시면 조금 더 많은 전략적인 활용 수단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Q. 적들의 무기에도 내구도가 있죠. 적의 무기를 파괴하면 공략이 정말 수월해지더라고요. 공격을 당하는 입장에서, 상대를 가지고 노는 입장으로 바뀌는 느낌이었습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가드가 너무 방어적인 역할을 하기만 했었는데, 공격적인 역할까지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 출발했습니다. 가드는 잘 하지만 무기가 무기워서 공격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때에, 무기를 파괴해 조금 더 유리한 지점을 만든다던지 하는 재미를 주고 싶었습니다. 보상감이 확실히 있다는 피드백도 많았어요.


Q. 그러고 보니 이처럼 데모 버전 이후 회피를 상향해 달라, 내구도 시스템을 넣은 이유는 무엇이냐, 엇박자가 너무 많다 등등, 수많은 플레이어의 피드백이 찾아왔습니다. 혹시 이런 피드백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셨나요?

A. 최지원 디렉터: 못한 부분도 당연히 있습니다. 내부에서 테스트를 하다 보면 고착화될 수 영역이 있다 보니, 편의적인 부분에서 예상하지 못한 피드백이 다소 있긴 했습니다.


Q. 게임 데모 버전은 출시 일정에 영향을 줄 만큼 정말 준비하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정말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어요. 일정 상 힘들지 않겠냐면서요. 그래도 실제로 피드백을 받고 게임을 개선한 점을 생각하면, 도움이 정말로 많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으로 게임을 검증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A. 권병수 월드 담당: 저희가 몇 년에 걸쳐 개발하다 보니 익숙해지는 면이 있어서, 어떻게 보면 편향적인 시각을 가지기 쉽습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고 쉽지만, 실제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어렵거나 낯설어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해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돌이켜 보면 플레이어 분들과의 신뢰 구축에 이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실제 게임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 홍보를 많이 한 이유? "겸손"


Q. 골드행 소감이 궁금합니다. 디렉터님은 게임스컴 인터뷰에서 "정말 뜨거웠던 경험"이자 "다른 개발자도 꼭 경험했으면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셨는데요.

A. 권병수 월드 담당: 유명한 표현인데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가 딱 떠오르더라고요.

A. 남기욱 레벨 담당: 골드행이 오긴 오는구나 하면서, 지금까지의 경험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디렉터님이 게임스컴 인터뷰에서 밝혔듯 정말로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거요. 그리고 그 다음날 그 뜨거워진 가슴으로 데이원 패치를 위한 작업을 해야 했죠(웃음).

A. 이정현 전투 담당: 골드행을 할 때도 다른 패치를 준비하고 있다 보니, 일하다가 잠깐 나와서 사진 찍고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골드행을 했다고 "다 끝났습니다. 다들 집 가서 쉬세요!"는 절대 아니에요(웃음). 그래도 확실히 사진 찍고 하다 보니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여전히 그 감동이 아직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P의 거짓> 개발팀의 골드행 사진

Q. 게임 개발이 길어지고 출시일이 연기되며 종종 비판적인 피드백을 접하는 등 소위 말해 '마음이 꺾일 만한' 순간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게임 완성까지 개발팀 모두가 뭉칠 수 있었던 원동력 같은 것이 있었을까요?

A. 이정현 전투 담당: 힘들고 고통스러웠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도 좋은 소울라이크 게임 하나를 만들어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뭉쳤던 것 같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기획자들이 마음이 꺾이는 순간은 본인이 기획한 것들이 여러 이유로 구현되지 못 할때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계속해서 빌드를 만들고 테스트하며, 한 방향으로 달리다 보니 꺾인다는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테스트를 할 때마다 좋은 반응을 주시기도 해서 힘내서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네요.

A. 권병수 월드 담당: 조금 더 이야기하면, 꺾일 만큼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정말 정신 없이 달려왔네요. 마음이 꺾이려면 사람이 생각이 많아져야 하는데, 그런 시간이 없을 만큼 바빴습니다. 그리고 초기부터 콘솔 게임을 만들자는 공통적인 가치관을 만들었기에 지금이 아니면 두 번은 없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A. 최지원 디렉터: 개발 초기에는 정해진 것만 있을 뿐 만들어진 것이 없다 보니 그렇게까지 빠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빌드를 만들고 테스트하고 검증하고, 코어적인 재미가 하나하나 생성되는 것을 보다 보니 그 이후로부터는 속도가 올라가며 신나게 개발해 나간 느낌이 있었네요.


Q. 최지원 디렉터님에게 드리고 싶은 질문도 있습니다. <P의 거짓>을 공개한 이후로, 정말로 많은 인터뷰와 게임쇼에 출연하셨습니다. 개발에만 집중하고 싶으신 마음도 있으셨을 듯 하고, 게임에 대한 너무 '지나친 기대감'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을 법 한데, 부담은 없으셨나요?

A. 최지원 디렉터: 저희는 콘솔 게임 개발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루키'라고 생각합니다. 신입 사원이나 신병들은 "안녕하십니까"라며 신고를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직접 찾아뵈어 <P의 거짓>을 최대한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성스럽게 게임을 만들었기에 조금이라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자신감보다는 겸손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직접 인사드리고 알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개발에 무리가 가지는 않았습니다. 개발이 한창일 때는 박성준 스튜디오장님이나 노창규 AD님이 저 대신 대응해주시기도 했고, 프로듀서님도 고생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Q, 이제 출시가 코앞입니다. 게이머 분들이 <P의 거짓>에서 중점적으로 봐 주셨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최지원 디렉터: 저희들은 소울라이크가, 너무 맵고, 어렵고, 진입이 힘들지 않은 장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죽음을 즐겁게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이정현 전투 담당: 한 명의 액션 게임 팬으로써, '재미있는 게임'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A. 남기욱 레벨 담당: 정말 플레이어 입장에서 만들려고 노력을 했고, 기대감 충족 위해 담금질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게임의 배경인 크라트 시에 푹 빠지시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크라트 시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겁니다.

A. 권병수 월드 담당: 만들면서 정말로 즐거웠고, 이 즐거움을 여러분들도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멋진 세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P의 거짓> 본편을 해 보시고 게임에 나오지 못한 세계관의 다른 면들에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신다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물어보겠습니다. 완성된 <P의 거짓>은 데모 버전과 정말로 '다른 게임' 수준까지 폴리싱을 하셨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거짓인가요? 진실인가요? 

A. 최지원 디렉터: 제 코를 봐 주십시오.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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