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아마 많은 게이머들이 확률형 아이템, 즉 '뽑기'의 존재를 언급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껏 PvP가 강조된 MMORPG, 소위 '리니지라이크' 장르에서 뽑기는 하나의 공식처럼 생각되어 왔다. 그런데 뽑기 없이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신작 MMORPG가 등장했다. 바로 웹젠의 <뮤 모나크>다.
10월 19일 출시한 <뮤 모나크>는 21일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이후, 10위 이내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12월 5일 기준으로는 5위에 자리했다. 뽑기 없이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뮤 모나크>의 비결은 무엇일까?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캐릭터 생성 화면. <뮤 온라인> 초창기 캐릭터인 '흑기사', '흑마법사', '요정' 3종이 존재한다.
<뮤 모나크>는 웹젠의 대표 IP <뮤> IP 기반 신작 모바일 MMORPG다. 확률형 아이템의 부재를 포함해 초기 PC MMORPG <뮤 온라인>의 게임성을 이어받은 것이 특징이다. 게임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단연 그래픽이다. 좋게 이야기하자면 원작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레트로 그래픽이 눈에 띈다. 그래픽 안 좋다는 말이다.
<뮤 모나크>는 자동 사냥이 도입된 MMORPG의 핵심 요소, 즉 캐릭터 육성과 경쟁을 강조했다. 보통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가며 게임 속 기능에 대해 학습하고 차후 이뤄질 PvP에 정당성을 부여해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뮤 모나크>는 별다른 스토리 퀘스트 없이 자동 사냥을 통한 육성 과정부터 시작한다. 핵심만 남긴 셈이다.
퀘스트를 통한 스토리 전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레벨이 상승함에 따라 해금되는 새로운 기능은 게임 내 우편 시스템과 팝업 튜토리얼을 통해 알려준다. 그리 친절한 편은 아니다. <뮤 모나크>는 목표 유저층 설정이 확고하다는 인상이다. <뮤> 시리즈가 갖고 있는 인지도 덕분일까. 지금도 수많은 게이머들이 <뮤 모나크>를 즐기고 있다.
파밍과 레벨업은 분리되어 있다. <뮤 모나크>에서 고급 장비는 보스 또는 황금 몬스터라고 하는 특수 몬스터가 드랍하는데, 이들은 한 번 잡으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일반 몬스터와 떨어진 장소에서 스폰되기 때문에, 레벨업이 목적이라면 일반 몬스터가 나오는 장소에서 사냥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수 몬스터들은 동떨어진 장소에서 등장한다.
당연히 일반 몬스터 사냥 효율은 특수 몬스터 사냥을 통해 육성한 캐릭터의 스펙이 뒷받침되어야 나온다. 대신 70레벨부터는 게임을 종료해도 PK(플레이어 킬) 걱정 없이 경험치를 수급할 수 있는 '오프라인 사냥'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키워둔 만큼 보상받는다는 느낌을 준다.
한편 '이권'에 해당하는 (보스를 포함한) 특수 몬스터 사냥 또한 육성 상태가 따라주지 않으면 어렵다. 드랍되는 장비의 소유권은 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유저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PK 위험 또한 도사리고 있다.
<뮤 모나크>에선 일정 레벨이 넘으면 PK 보호 모드가 해제된다. 사냥터에서도 분쟁이 일어나기 쉬운 형태다.
<뮤 모나크>에서 가장 먼저 살 수 있는 상품은 '첫 충전 선물' 패키지다. 누적 19,000원을 지불하면 <뮤> 시리즈의 상징인 '날개'를 비롯해 탈것, 초반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강화된 장비를 얻을 수 있다. 첫 충전 선물 패키지 중 가장 저렴한 것은 1,200원 패키지인데, 여기에 아이템 모두 줍기, 필드에서 상점 이용, 거래소 진열 슬롯을 2개 추가해 주는 특권 카드 3일권이 탈것과 함께 포함되어 있다.
1,200원 패키지 만으로도 게임이 급격하게 편해진다. 특권 카드 덕분이다. <뮤 오리진>에 존재하는 많은 시스템은 기간제로 효과가 주어지는데, 여기서 오는 체감이 크다. 효과가 사라지면 답답하게 느껴지고 이 상태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핵심 BM인 일일 패키지 또한 마찬가지다. 일일 패키지는 하루 42,000원까지 구매할 수 있으며, 장비와 장신구 강화 재료를 지급한다. 일정 주기로 다시 구매해야 하는, 일종의 '유지비'가 소모되는 장비를 지급하기도 한다.
데미지 증가 옵션이 붙은 '사탄'이 대표적이다. 뮤 코인으로 일정 주기마다 구매해야 하는데, 일일 패키지 제공품에 포함되어 있다.
<뮤 모나크>에는 며칠간 꾸준히 금액을 충전하면 추가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 있다. 20일차부터 탈것, 장비, 강화 재료, 희귀 합성 재료 등 가치가 높은 보상을 주기 때문에 일일 패키지 구매 유인이 크다. 더욱이 가장 저렴한 일일 패키지는 1,500원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뮤 모나크>에 큰 금액을 쓸 계획이 없다면 1,500원씩 꾸준히 과금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각각의 유저들은 정해진 예산 안에서 효율적인 지점을 찾아 과금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예산선에 가까운 지점에서 지출액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비를 바꾸면 강화 상태를 그대로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재화만 수급되면 부담 없이 강화할 수 있다.
유료 패키지는 강화 재료를 수급할 수 있는 빠른 방법 중 하나다.
서버 오픈 이벤트로 20만원 누적 충전 시 데미지 25% 증가/흡수 옵션이 달린 정령의 날개를 지급한다.
만약 6만원 보상까지 받은 상황이라면?
당장 14만원을 쓰긴 어렵더라도, 4일 정도 일일 패키지를 구매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레벨을 올리다 보면 새로운 시스템이 해금된다.
40레벨에 열리는 '휘장' 시스템은 일종의 VIP 시스템에 해당한다. 휘장 활성화 시 캐릭터 스펙, 드랍율, 경험치 획득량 증가 등 효과와 더불어 멤버 전용 맵 이용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해 여러 유용한 효과를 주는 휘장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데, 멤버십 포인트는 인게임 화폐로 교환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패키지 구매 대가로 지급된다.
65레벨에는 특정 재화를 이용해 장비의 옵션을 강화하는 시스템이, 90 레벨에는 캐릭터 스탯을 확률적으로 증가시키는 시스템이 추가된다. 이들 시스템에서 소모하는 재화는 모두 유료 재화인 다이아로 구매할 수 있다.
레벨이 오르면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된다.
그래픽은 다소 레트로 감성이지만, 보스 레이드부터 공성전까지 있을 건 다 있다.
MMORPG 장르가 하향세에 접어들며 신작 게임들은 대중화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유저 당 매출은 줄이더라도 최대한 많은 유저를 포섭하겠다는 취지다. 그 과정에 뽑기는 하나의 공식처럼 적용됐다.
<뮤 모나크>는 정반대의 선택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MMORPG에 익숙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확정적으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형태의 사업 모델을 적용한 것이다. 다만 과금 구조를 다층화함으로서 유저 별로 지불할 수 있는 금액에 넓은 범위를 설정했다. 이에 더해 스트레스는 줄이고, 성장 체감은 늘렸다.
시간 제한 없는 오프라인 자동전투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PK 걱정 없이 경험치 획득이 가능하도록 해 약자가 느낄 수 있는 설움에 대한 방지책을 만들었다. 대신, 유저나 길드 간 경쟁이 발생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배치해 내 캐릭터의 강함에 대해 느낄 수 있는 효용은 큰 형태다.
정리하자면 <뮤 모나크>는 PvP 위주의 MMORPG에서 느낄 수 있는 치열한 육성 경쟁의 재미를 보다 빠르고 비교적 저렴하게(?)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매출 순위를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은 아직 유지되고 있는 기존 유저층과 더불어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신규 서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뮤 모나크>의 콘텐츠는 서버 운영 일차에 따라서 해금되는 방식이다. 서버 오픈 6일 차에는 공성전이 열리고, 12일 차에는 통합 서버 PvP가, 25일 차에는 대전 콘텐츠가 추가되는 식이다. 유료 패키지도 마찬가지로 서버 일차에 따라 판매를 시작한다.
<뮤 모나크>의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현재 <뮤 모나크>는 하루에 하나 꼴로 신규 서버를 오픈하고 있다.
<뮤 모나크> 서버 추가 내역 (출처: <뮤 모나크>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