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숏폼의 시대다. 이 노래가 이렇게까지 유행할 줄이야.
포켓몬컴퍼니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첫 번째 게임인 <레드·그린> 발매일을 기념하며, 매년 2월 27일을 '포켓몬 데이'로 지정해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고,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포켓몬 데이에는 많은 팬들이 5세대 리메이크 공개를 기대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포켓몬 레전드 Z-A>라는 6세대 레전드 시리즈가 공개된 바 있다. 그리고 같은 날 공개된 하나의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포켓댄스>다.
2월 27일, 각 국가별 포켓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포켓댄스>' 영상은 중독성 있는 노래와 함께, 역대 파트너 포켓몬들이 트레이너와 함께 춤을 추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독특한 점은 가사에 포켓몬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단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대신 버디(친구), 바디(몸) 등 발음이 유사한 단어들을 활용해, 친구와 함께 춤을 추고 가까워진다는 <포켓몬>스러운 주제를 담고 있다.
아홉 명의 애니메이터가 각기 다른 스타일로 화면을 채웠던 <포켓댄스> 원본 영상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 공식 채널에서는 814만 회, 아시아 채널에서는 486만 회, 북미 채널에서는 41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포켓댄스> 노래는 처음부터 댄스 챌린지가 되도록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2월 27일, 일본 포켓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K-POP 보이그룹 '엔하이픈'이 <포켓댄스> 춤을 추는 영상을 올렸다.
이때부터 시작된 <포켓댄스> 챌린지는 조금씩 탄력을 받아, 틱톡과 유튜브 쇼츠 등 숏폼 플랫폼에서 그 진가를 드러냈다. 원본 영상 공개 이후, 약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해외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켓댄스> 춤을 추고 관련 영상을 공유했다.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4월 8일 기준, <포켓댄스> 유행은 현재진형형으로, 그 동력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일단, <포켓댄스>라는 제목을 제외하면 '포켓몬'이 먼저 연상되지 않는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됐다. 덕분에 포켓몬 팬들만 즐기는 문화가 아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노래가 중독적이고, 춤이 매우 쉽고 간결하다는 특징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핵심 안무는 검지손가락으로 양쪽을 번갈아 찌르면서, 마지막 박자에서 엉덩이를 살짝 흔들어주는 것으로,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춤이었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아닌 캐릭터로 참여한 사례도 많았던 점이 눈에 띈다. 포켓몬컴퍼니가 처음 공개한 영상도, 트레이너와 포켓몬들이 함께 춤을 추는 '애니메이션' 버전이었던 만큼, 챌린지에 참여한 크리에이터들도 여러 캐릭터를 활용했다. 버추얼 유튜버부터, 2D, 3D 캐릭터로 춤을 춘 영상이나, AI 필터를 활용한 버전도 있었으며, <원신> 등 다른 게임의 캐릭터를 활용한 영상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숏폼에서 유행하는 댄스 챌린지와 노래의 경우 그 수명 주기가 짧은 편이다. <포켓댄스> 챌린지의 인기는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을까? 한편, 이번 챌린지가 큰 호응을 얻은 만큼, 포켓몬컴퍼니가 다음 번에도 이와 유사한 댄스 챌린지를 공개할지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