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기획/특집

월매출 27억원, 마구마구의 성공비결

동접 1만 3천으로 월매출 27억 기록한 '마구마구'의 흥행비결은?

태무 2007-08-22 17:13:53

 

애니파크가 개발하고 CJ인터넷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가 지난 7월 동시접속자 수 1만 3천 명에 월 매출 27억 원이라는 기록을 세워 주목 받고 있다.

 

물론 월매출 27억에 최고,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MMORPG는 물론이고 <스페셜포스>나 <서든어택>에 비교하면 결코 놀라운 매출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마구마구>는 스포츠와 트레이딩 카드게임(TCG)이라는 소위 ‘돈 벌기 쉽지 않은’ 두 가지 장르를 적절하게 조화시켜서 성공했고, 게임업계의 흥행 타율 부진 속에서도 1만3천 명이라는 동접으로 27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마구마구>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마구마구>의 이상윤 PM은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온라인게임으로 멋지게 표현해낸 <마구마구>의 완성도와 함께 지난 4월 실시한 업데이트를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지난 4월 업데이트 이후 동접은 23%나 증가했고, 이후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CJ인터넷의 <마구마구> 이상윤 PM과 개발사 애니파크의 도움을 받아 <마구마구>의 성공비결을 분석해봤다. /디스이즈게임

 

 

기사 작성에 많은 도움을 준 <마구마구> 이상윤 PM.

 

 

성공비결 1. 유저들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했다

 

한국 프로야구에는 골수 팬들이 참 많다. 그냥 마니아가 아니라 '골수팬'이다. 프로야구 골수팬들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연령대가 높고, 연고 구단이나 선수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다는 특징이 있다.

 

당장 디스이즈게임만 둘러봐도 태무는 MBC 청룡 어린이 응원단부터 시작해 꾸준히 LG를 응원하고 있고 깨쓰통도 LG, 시몬 반장은 기아, 다크지니와 이터비아는 두산 골수팬이다. 연고별로 좋아하는 구단이 확연히 다르며, 어떤 구단을 응원하기 시작하면 좀처럼 배신(?)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팬들이 온라인 야구게임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가 좋아하는 구단,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를 얼마나 현실과 비슷하게 구현했는가 하는 부분일 것이다. 던지고, 치고, 달리는 재미도 중요하지만, '96년의 한대화는 엄청났었지. 또 보고 싶네~'는 식의 욕구가 더 크다.

 

<마구마구>의 성공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마구마구>는 치고 달리는 재미는 기본적으로 깔아두고, 여기에 쉬운 조작 시스템과 '카드 덱' 시스템을 추가해, 게임의 초점을 선수영입과 구단 운용에 맞췄다.

 

각 선수를 연도별 카드로 구현하고, 그 해의 성적에 따라 능력치가 달라지는 <마구마구>의 표현방식은 유저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마구마구>는 개발 초기부터 KBO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서 1983년부터 2005년까지 23년간 국내에서 활약한 프로야구 선수들을 거의 모두 재현해냈다. 여기까지는 큰 차별화 요소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마구마구>는 선수를 그냥 한 가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카드 덱' 시스템을 도입해 연도 별로 각기 다른 능력치를 부여하고 차별화시켰다. 현역 선수들은 한 달에 한번씩 로스터 업데이트를 해서 최신 성적을 반영해나갔다.

 

바로 이 점이 경쟁작들을 크게 앞서 나갈 수 있었던 요소인 것이다.

 

<마구마구> 이상윤 PM은 "온라인게임 유저가 아니라 프로야구 마니아들의 입맛에 맞췄다. KBO 라이선스를 통해 로스터를 충실하고 빠르게 재현하고, 게임 시스템도 아주 쉽게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실제로 유저층의 30% 이상이 30대~50대일 정도로 연령대가 높은데, 이런 유저들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나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성공비결 2. 높은 충성도와 적절한 유료화 시스템

 

<마구마구>의 동접자 수치는 다른 게임과 전혀 다른 곡선을 그린다. 보통 온라인게임이 '방학 시즌'에 최고 동접을 기록하는 것과 달리 <마구마구>는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4월과 한국시리즈가 벌어지는 10월에 최고 동접을 친다.

 

실제 프로야구가 스토브 리그를 갖는 겨울시즌에는 <마구마구>의 동접 수치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그 동안에는 개발팀도 매달 진행하던 업데이트를 잠시 쉬고 신규 컨텐츠 개발에 전념하는 시간을 갖는다. 소재가 된 프로야구와 밀착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마구마구>의 유저층은 연령대가 굉장히 높다. 26세부터 50세까지의 유저가 과반수에 가까운 48.4%에 달하며, 41세부터 50세까지의 고연령층도 15%나 된다.

 

이상윤 PM은 "게임이라고는 <마구마구> 밖에 모르는 아저씨 유저(?)들도 상당히 많다. 야구장이나 TV로 자기가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관전하고 바로 <마구마구>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런 고연령층 유저들은 거의 매일마다 게임에 접속하고 있어 개발팀이나 운영팀에서도 아이디를 외울 정도라고 한다.

 

<마구마구>의 연령대별 유저 분포도.

 

게임 사업에서는 동접자 수치만큼이나 유저의 연령대가 중요하다. 아무래도 경제력이 풍부한 성인 유저가 많으면 적은 동접 수치에서도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고연령층 유저들은 충성도가 매우 높다. 이상윤 PM은 "돈은 얼마든지 낼테니까(팍팍 밀어줄 테니까) 돈 걱정 하지 말고 게임만 제대로 만들어 달라"는 아저씨 유저들(?)이 참 많다고 말한다.

 

이런 유저들이 거부감 없이 '돈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유료화 시스템도 적절했다. 이상윤 PM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른 게임의 유료화는 위로만 가는 반면, <마구마구>의 유료화는 넓게 간다"는 것이다.

 

RPG 코드가 가미된 캐주얼게임은 대부분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자신의 캐릭터가 예뻐지거나 좀 더 강해질 뿐이다.

 

하지만 <마구마구>에서는 이 선수, 저 선수를 모으는 데 유료화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늘은 LG를 모았다가, 내일은 두산을 모으고… 삼성은 너무 싫지만 2002년의 양준혁만은 꼭 데려오고 싶다는 야구 마니아들의 심리는 묘하게 자극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데리고 있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켠 야구 마니아들에게 몇 만원쯤은 큰 문제가 아니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태무도 99년의 김동수를 플레이할 수 있다면 2~3만원쯤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아마 야구 마니아라면 누구나 이런 마음을 거의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마구마구>의 성공비결은 야구 마니아들의 심리를 철저하게 공략한 데 있다.

 

물론 선수카드 이외의 유료화 아이템 구성도 다른 게임에 뒤쳐지지 않았다.

 

 

성공비결 3. 4월 업데이트의 대성공

 

물론 지금까지 언급한 시스템들이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이상윤 PM에 따르면 "너무 사실적인 게임으로 포지셔닝을 하려다 보니, 잘 된 부분도 있었지만 유저들을 옭아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은 바로 재계약. 기존의 <마구마구>는 돈을 내고 어떤 선수 카드를 사더라도 이용 기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카드가 사라졌다.

 

이 재계약 시스템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낳았는데, 우선 좋은 카드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한 달 동안 아무리 열심히 게임을 해도 재계약 비용을 마련하기에 바빴다.

 

또, 게임을 잠시 쉬었다가 복귀하려면 엄청난 재계약 비용이 쌓여있어 복귀하고 싶어도 복귀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평균적으로 구성된 카드 덱을 가지고 있어도 복귀하기 위해서는 2~3만원쯤은 결제해야 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지난 4월의 대규모 업데이트다. 개발사인 애니파크는 재계약 시스템을 아예 폐지하고, 그 대신 카드 인챈트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

 

4월 업데이트의 주요 내용. '유저 복귀'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야구 시즌의 개막과 함께 재계약 시스템이 없어지자, 다시 게임으로 돌아오는 야구 마니아들이 많아졌다.

 

또, 재계약 시스템이 없으니 좀더 쉽게 나만의 선수 카드 덱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은 곧 카드 모으기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당연히 자신의 카드를 갖고 여러가지 실험을 하기도 쉬워졌다.

 

4월 업데이트에서 추가된 카드 인챈트 시스템으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카드를 7번 동안 레벨업 시킬 수 있게 됐다. 카드 등급을 바꿀 수는 없지만, 7번이나 선수 능력치를 올릴 수 있으니 여러 유저들이 매달릴 수밖에 없다. 

 

즉, 개발사로서는 문제가 많았던 '재계약 시스템'에서 '카드 인챈트 시스템'으로 유료화의 초점을 바꾸면서,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동시에 '카드 덱'이라는 핵심 시스템을 좀더 부각시킬 수 있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이런 선택은 곧 동접과 매출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3월 대비 4월 동접자수가 23%나 늘어났고(작년 4월과 비교하면 30% 증가), 거니(게임머니) 소모량은 무려 10배나 뛰었다. 4월 업데이트는 유저와 게임사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었던 셈이다.

 

 

온라인 야구게임의 천하통일을 꿈꾸다

 

<마구마구>는 이미 국내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대세 게임'이다.

 

심지어 프로야구 선수들도 <마구마구>를 의식하고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 롯데 박현승 선수는 "<마구마구>에는 내가 나오지 않더라"며 아쉬움을 표현한 바 있고, 기아의 윤석민 선수는 연패 이후의 인터뷰에서 "<마구마구>에서는 연승하고 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몇몇 신인선수들은 인터뷰를 통해 "내가 <마구마구>에서는 일반 카드밖에 안되더라. 반드시 엘리트 카드가 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실황 프로야구>에서 자신의 능력치에 실망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일본의 괴짜 선수 이가와 케이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개발사측의 욕심은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는 모양이다. 애니파크 김홍규 대표는 "한국프로야구라면 <마구마구>로 통하게 하고 싶다. 온라인 야구게임에서 천하통일을 이루겠다"고 목표를 말한다.

 

작년 10월에 진행된 BCX 2006 행사장의 모습.

 

 

원대한 목표를 위해 <마구마구> 개발팀은 굵직한 계획들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맞춰 또 한번의 대형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2007년 확정 카드 덱 발표와 커뮤니티 강화가 업데이트의 중심이다.

 

이상윤 PM은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유저가 대부분인데, 마음놓고 야구에 관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커뮤니티성을 크게 강화하는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경기화면을 UCC로 제작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 시스템이나 선수 캐릭터의 다양한 모션 추가, 그리고 많은 유저들이 원하고 있는 '중계 음성'의 추가도 계획되고 있다. 이상윤 PM은 "스토브리그로 들어가기 전에 한번 더 화려하게 불꽃을 피워야죠"라며 각오를 다진다.

 

오는 10월 초에는 KBO가 공식 후원하는 온라인 게임 리그도 준비되고 있다. 3:3 시스템이 정착된 올해에는 약 400개의 팀이 참가해 <마구마구> 최강 자리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이미 대만에서 현재 프로리그 라이선스를 반영해 로컬라이징 작업을 끝낸 상태로 평균 동접 2만명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런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과 일본에 진출하는 계획도 착착 진행중이다.

 

2~3년 전부터 불어온 스포츠 캐주얼게임의 열풍. <마구마구>의 흥행 사례가 남긴 '선택한 스포츠 종목과 같이 호흡하고 밀착하라'는 교훈은 한 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